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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의 명칭과 형식 통일안> 해설
이석규
사)한국시조협회 고문
Ⅰ. 들어가며
1. 시조는 검증된 것만 따져도 700년 이상의 장구한 세월을 이어온, 우리민족의 유일한 정형시이다. 학자에 따라서 그 이전 심지어 1000년 설을 주장하기까지도 한다.
2. 시조의 형식은 3장 6구 12소절로 이루어져 있다. 각 소절의 음절수는 3, 4 또는 4, 4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특히 종장 첫 소절은 3자로 고정되어 있고 종장의 둘째 소절은 5-7 자로 되어 있다. 그 밖의 소절들은 경우에 따라서 한두 글자 가감할 수가 있다. 이는 교착어인 우리말의 특성을 자연스럽게 반영한 것으로 정형성에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3. 시조의 표준형식에 글자 가감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는 주장과 음수율의 본질을 훼손할 정도로 지나친 융통성을 강조하는 주장을 양극으로 그 중간에 속하는 많은 주장들이 있다. 이러한 인식의 차이는 시조 형식의 혼란은 물론 시조의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경우까지 염려하게 되었다.
3. 이에 ((사)한국시조협회(이사장 이석규))는 시조의 명칭과 형식을 전반적으로 고찰하여 그 통일안을 내기로 하고, 세계전통시인협회 한국본부(회장 김봉군), (사)한국시조문학진흥회(이사장 김락기), 시조문학문우회(회장 문복선), 여강시조회(회장 박창수), 월하시조문학회(회장 신강우) 등과 연합하여, 상기 단체에 소속되어 있는 유만근, 김흥열, 원용우, 김봉군, 이광녕, 이정자, 김윤숭, 신웅순, 이석규 등 9명의 대표적 학자들로 연구논문을 발표하게 하였다.
4. 그 논문들을 참고로 하고, 시조의 본질적 문제들을 체계화하여 상기 학자들이 4차 이상의 깊은 토론을 거친 끝에, 마침내 통일안을 마련하였다.
5. 2016. 11. 17. 국회강당에서 350여 명의 정계, 학계, 시조관계 인사들이 모인 가운데 공청회를 갖고, 우선 6개 단체로부터 통일안에서 제시하는 명칭과 형식에 따라 창작 및 교육활동을 하기로 하였다.
6. 2016 . 12. 15. ‘더 바인 연회장’에서 150여 명의 축하객이 모인 가운데 이 [시조 명칭과 형식 통일안]을 선포하였다.
7. 시조의 명칭과 형식이 저마다 다른, 현실적 난맥상을 벗어나 시조가 유네스코에도 등재되고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정형시로서 발전하기 위하여, [시조 명칭과 형식 통일안]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Ⅱ. 명칭
1. 시조의 명칭
이 장르의 명칭을 시조(時調)라고 한다.
【해설】
고시조 시절에는 영언(永言), 가요(歌謠), 가곡(歌曲), 단가(短歌), 악장(樂章), 신조(新調), 신번(新飜), 신성(新聲), 국풍(國風)… 등 여러 명칭으로 불렸으나 20세기 초, 백팔번뇌, 시조유취 등의 시조집을 거치면서 주로 시조라는 명칭으로 정착되어 갔다.
자산 안확(安廓) 선생은 시조창과 구분하는 뜻으로 시조시(時調詩)(1939)라고 쓰자고 주장하였는데, 그 명칭을 따르는 견해가 최근까지 일각에 남아 있으나 시조가 대세이다. 또 이희승 선생이 한때 시조의 時를 詩로 고쳐 시조(詩調)라는 명칭을 쓸 것을 제의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현대에 와서는 시조(時調)로 굳어졌다.
원래 시조란 이름이 쓰이기 시작한 것은 이세춘(18세기 영조 때)이 시절가조(時節歌調)라고 부른 것이 처음이며(신광수(申光洙)의 석북집(石北集)), 시절가조(時節歌調)의 첫 글자와 끝 글자를 따서 시조(時調)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다음과 같은 명칭으로 부르는 사람들이 있어, 간단히 언급하고자 한다.
1) 정형시(定型詩): 시조는 당연히 정형시이다. 그러나 정형시가 시조의 명칭이 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정형시는 나라마다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서양의 소네트, 일본의 와카, 하이쿠, 중국의 5언 절구와 5언 율시, 7언 절구와 7언 율시 등이 있다.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시 중에서도 동요나, 김소월, 김영랑 등의 7,5조로 된 시들이 있다. 특히 김영랑의 7,5조로 된 4행시는 정형시임에 틀림없다. 이와 같이 정형시는 시조 외에도 많이 있다. 따라서 시를 분류할 때 시조가 정형시(定型詩)에 속하는 것이지, 시조의 명칭이 정형시는 아니다. 시조라는 명칭을 쓰지 않고 꼭 정형시라고만 해야 한다는 주장과 어김없이 정형시라고만 부르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이를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 즉 시조의 명칭은 시조(時調)일 뿐이고 시조 외에 다른 것은 시조의 명칭이 아니다.
2) 정형시(整形詩): 이 용어를 처음 쓴 분은 가람 이병기 선생이다. 1920년 후반에 이어 1930년대에 시조 개혁운동을 일으키던 중에, 시조의 글자(음절) 수가 완전히 고정되어 있지 않고 한두 자의 가감이 있는 것이, 외국의 정형시와 다르므로 이와 같은 이름을 붙인 것이다. 그리고 현재에도 이러한 명칭을 따르는 학자들이 있다. 가람 선생께서 시조를 현대화하기 위하여 제시한, 구체적 표현이나, 제재의 범위를 넓히고, 개성을 중시하며, 연시조를 쓸 것을 강조한 일 등 보다 현대적으로 발전시키려 한 의도는 참으로 합당하지만, 글자 수의 가감을 확대하면서, 정형시(整形詩)라는 용어를 쓴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1932년 동아일보에 게재한 “시조를 혁신하자”라는 논고에서 가람은 시조를 정형시이면서 자유시라고 보고 있다. 그래서 종래의 시조의 표준형식을 준수하려고 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하고, 새로운 시조는 자수로 헤아릴 수 없는 묘미를 구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외국 정형시를 기준으로 두고 보는 시각이다.
정형시의 글자 수를 가장 정확히 쓸 수 있는 언어(문자)는 고립어인 중국어이고, 그다음이 굴절어인 영어 등 인도유럽어다. 절구, 율시를 비롯하여 소네트나 오드 같은 서양 정형시는 음절 수나 고저, 장단 또는 강약이 정확하게 되풀이된다. 그러나 한국의 정형시는 언어 자체가 첨가어(교착어)로서 그들의 언어와는 근본이 다르다. 무엇보다 조사나 어미 등 접사가 유독 많이 발달해 있으며, 운이나 강약 등이 단어의 의미변별 요인이 될 수가 없다.
따라서 그들 기준으로 보았을 때는 정형시가 아닌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가람 선생뿐 아니라, 시조를 현재에도 정형시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기준을 우리의 시에 두고 있지 않는 오류 때문이다. 둘째 글자 수의 허용의 폭을 넓혀서 창작에 편의를 도모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용어로 판단된다.
그러나 세계 어느 나라에도 정형시(整形詩)라는 용어는 없다. 무엇보다도 시조가 3장 6구 12소절이라는 구조가 완전무결하게 확정되어 있다. 그것은 우리말이 첨가어로서 중국이나 인도유럽어 등 굴절어와는 비할 수 없을 만큼 조사나 어미 등 접사가 발달된 언어이다. 따라서 불가피한 범위에서 한두 자 가감을 허용하는 것이지, 정형시가 아니기 때문에 가감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의 정형시(定型詩)는 우리말에 맞도록 만들어진 것이기에 우리식 정형시이다. 첨가어를 쓰지 않는 외국 정형시를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실제로 최근에 시조가 미국에서 크게 각광을 받고 있는데, 수만 명의 시조인구를 가졌으면서도 시조를 전혀 하자가 없는 정형시로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시조는 정형시(定型詩)이지, 결코 있지도 않은 정형시(整形詩)라는 용어를 만들어 쓰는 것은 전혀 합당하지 않다
3) 전통시(傳統詩): 전통시는 시의 형식이나 내용에서, 그 나라의 언어적 문화적 전통을 드러내고 있는 시를 가리킨다. 따라서 전통시는 나라마다 있으며, 우리의 자유시 중에서도 김소월이나 김영랑, 신석정 그리고 이수복 같은 몇몇 시인들의 시를 전통시라고 하고, 그들을 전통시인이라고 부르는 데 이견이 없다.
물론 시조는 전통시이다. 그러나 전통시에 속할 뿐이지 결코 그 명칭이 전통시는 결코 아니다.
4) 삼행시(三行詩): 일부에서는 시조라는 명칭을 쓰지 않고 삼행시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시조의 명칭은 3행시가 아니라 시조(時調)다. 그리고 시조의 초장, 중장, 종장은 장(章)의 명칭이지 행(行)이 아니다. 하나의 장을 몇 개의 행으로 나누어 배열할 수도 있다. 그리고 장 하위단위로 구와 소절이 있다. 그런데 3행시는 3장, 6구, 12소절의 형식과는 관련되는 바가 없다. 시조는 삼행시가 아니며, 아무런 관계도 없다.
5) 민족시, 겨레시: 시조는 민족을 대표하고 겨레를 대표하는 시이다. 당연히 민족시, 겨레시라고 부를 수 있지만, 그것 역시 명칭으로 사용하고 있지는 않다.
2. 시조의 종류
시조는 단시조(單時調)와 연시조(連詩調)로 분류된다
단, 예외로 장시조(長時調)를 변격시조로 인정한다.
【해설】
1) 시조를 문학상 분류명칭으로 ‘평시조 ․ 엇시조 ․ 사설시조’로 나누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시(詩)와 음악(唱, 歌曲)의 분화를 고려하지 않았을 때의 명칭이다. 이들은 현대에는 국악 용어로만 쓰이고 있으므로, 문학상 용어로서는 적절하지 못하다.
일반적으로 문학에서는 ‘단형시조 ․ 중형시조 ․ 장형시조’ 또는 ‘단시조 ․ 중시조 ․ 장시조’로 분류하여 쓰고 있다.
그런데 단형시조 ․ 중형시조 ․ 장형시조’는 시조 자체가 이미 형으로 고정되어 있는데, 또 고정의 의미가 있는 ‘형’을 넣어, 의미가 중복되게 할 필요가 없다. ‘형’을 뺀 ‘단시조ㆍ중시조ㆍ장시조’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들 중 중시조와 장시조는 분류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초장과 중장은 갖추고 있다지만, 그 사이에 있는 긴 사설을 중장으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다. 물론 초장도 길어지는 경우가 있으므로 시조의 기본 형식인 3장 6구 12소절을 벗어나서 그 형식을 지키지 않고 있다. 게다가 과거의 중시조라고 여겨지는 시조는 현대시조에서는 더 이상 발견되지 않으므로, 단시조(短時調)와 장시조(長時調) 두 가지로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시 말하지만, 시조의 형식은 ‘3장 6구 12소절’이다. 장시조는 3장도 불분명하고 더구나 6구 12소절은 지키지 않아 시조의 형식에서 실제로 벗어나 있으므로 시조라고 할 수 없다. 그런데도 고려 말(변안렬)부터 장시조가 존재해 왔으며, 현대에도 장시조를 쓰고 있다. 이에 장시조를 변격으로 처리, 이를 예외로 인정한다.
따라서 장시조가 변격이라면, 단시조(短時調)와 장시조(長時調)로 구분하는 것보다는 그냥 시조(時調)와 그 변격인 장시조를 예외로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2) 단시조를 나타내는 말로, 평시조(平時調), 단시조(短時調), 단시조(單時調) 등 세 가지가 있다.
평시조(平時調): 시(詩)와 음악(唱, 歌曲)의 분화를 고려하지 않았을 때의 명칭인데, 현대에는 국악용어로만 쓰인다. 그러므로 이것은 문학으로서의 현대시조 용어는 아니다.
단시조(短時調): 문학용어로서 고시조에서 엇시조, 사설시조를 현대에 와서 중시조, 장시조라고 부르게 되면서, 장시조와 대비되는 용어로 사용된 것이다. 3장 6구 12소절로 된 시조의 원형이며 표준이다.
단시조(單時調): 연시조는 세종 때 맹사성(孟思誠)의 강호사시가(江湖四時歌) 이후 이현보(李賢輔), 이황(李滉), 이이(李珥), 윤선도(尹善道)로 내려오면서 이미 고시조에서부터 잘 발달되어 왔다. 현대시조로 오면서도 육당 최남선이 많이 썼고, 특히 가람 이병기에의 시조의 현대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장려되어 왔으며, 최근에 이르러서는 오히려 발표되는 양이 단시조를 능가하는 정도다.
처음에는 두 수 이상의 시조로 되어 있는 시조를 볼 때 각 수마다 행을 한 간씩 띄어서 배행하고 있다. 그것이 마치 자유시 등에서 행을 띄는 부분까지를 하나의 연(聯)으로 불리는 것과 동일하게 보고, 두 개 이상의 연(聯)으로 되어 있으므로 연시조(聯詩調)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하나가 연이 아니라 3장 6구 12소절로 되어 있는 하나의 완벽한 시조이므로 연이라고 보면 안 되고, 반드시 수(首)라고 보아야 한다. 그것을 수(首)가 아니고 연(聯)으로 보았을 때, 그 하나 속에 장별, 구별, 소절별로 띄어서 행 가름을 하여 여러 개의 연으로 만들 수 있으므로, 결국 한 연 안에 몇 개의 연이 존재하는 것이 된다. 따라서 수를 연으로 보는 것은 오류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다.
그리하여 최근에는 자연스럽게 연시조(聯詩調)라는 용어를 쓰지 않고, 두 수 이상이 이어져 있다는 의미의 연시조(連時調)라는 용어를 쓴다. 그리고 이와 대비가 되는 것은, 한 수로 되어 있다는 뜻의 단시조(單時調)란 용어를 쓴다.
이상을 요약하면 평시조는 현대에 와서는 음악용어이므로 문학에서는 사용할 필요가 없고, 단시조(短時調)는 장시조(長時調)를 정격으로 인정하지 않고 변격으로 처리하므로 사용할 기회가 흔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다만 한 수로 되어 있는 시조를, 여러 수로 되어 있는 연시조(連時調)와 대비하는 의미로 단시조(單時調)라고 한다.
3. 시조의 각 단위 명칭
1) 수(首)와 편(篇)
① 단시조, 장시조의 단위 명칭은 수(首) 또는 편(篇)이라고 한다.
② 연시조의 형태는 두 수 이상의 단시조 형태가 모여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그 각각을 수(首)라고 칭하고, 이 경우 연시조 전체는 편(篇)으로 불러서 수와 구분한다.
【해설】
원래 글을 세는 단위에는 수(首)와 편(篇)이 있다. 시나 시조와 같이 짧은 글은 보통의 경우 수라고 하고, 소설이나 수필, 평론, 논문 등은 편으로 부른다.
그런데 소설, 논문 같은 긴 글을 수라고 부르는 경우는 없지만, 시는 종종 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므로 단시조, 장시조 등은 그 호칭으로 수(首) 또는 편(篇)이라 부를 수 있다. 다만 연시조(連時調)의 경우 여러 수의 단시조 형태가 모여진 것이므로 연시조를 이루고 있는 둘 이상의 단시조 형태는 수(首)라 하고, 연시조 전체를 칭할 때는 편(篇)이라 한다. 왜냐하면 3수로 이루어진 연시조 한 수, 네 수짜리 연시조 한 수라고 한다면 자연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단시조가 연시조의 한 부분을 이루고 있을 때는 수라고만 칭해야 하지만, 독립된 단시조의 경우는 수 또는 편이라 부를 수 있다.
3. 시조의 각 단위 명칭
2) 장(章), 구(句) 그리고 소절(小節)
① 장(章): 장은 고시조집에 줄 구분 없이 줄글로 기록되어 있는데,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3행으로 나누어 쓰는 것이 관행이 되어 왔다. 이 3행을 각각 장(章)이라고 하며, 1행을 초장(初章), 2행을 중장(中章), 3행을 종장(終章)이라고 한다. 그리고 장을 행이라 부르지 않는다.
【해설】
장(章)의 어문 용어는 영어 chapter와 같은 의미로 쓰이며, 문법에서 ‘sentense’를 문장(文章)이라고 한다.
장(章)이란 글을 나누는 단위로서, 한 제목으로 되어 있는 글의 하위단위로 가장 큰 부분을 가리킨다. 완성된 책의 하위단위를 열거하면, 권(卷) > 부(部) > 장(章) > 절(節) > 구(句)…로 나눌 수 있다. 이들 중에 많은 책들이 권(卷)과 부(部)가 생략되므로 보통의 경우 책의 가장 큰 한 부분을 장이라 한다.
언어학에서는 장(章)이란 용어 대신 문장(文章)이란 용어를 쓴다. 언어학은 ‘언어란 무엇인가?’라는 명제를 해결하려는 학문으로 연구의 가장 큰 단위가 문장 곧 sentense이다. 물론 문장은 이론상으로 여러 개의 절이나 구를 반복하여 무한히 긴 것도 만들 수는 있지만, 단 한 낱말로 끝나는 문장도 있다. 보통의 경우는 주어, 서술어를 갖추고 있으며, 글이 시작되어 마침표로 끝날 때까지를 하나의 문장이라고 한다.
시조의 장은 이러한 용어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장은 19세기 말까지 윤선도 ‘어부(漁父)단가(短歌) 52장(章)’(1763 [해동가요]에 수록)처럼 수(首)와 같은 의미로 사용된 적도 있는데, 20세기 초, 시조 한 수를 세 단위로 나누어 각각 초장, 중장, 종장이라고 부르기 시작하여 일반화되었다. 그러므로 시조의 장은 의미와 형식에 따라 시조를 3분하여 붙인 명칭이다.
장은 자유시의 연(聯)이나 행(行)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연은 글을 계속되는 문장들로 이어가다가 행을 바꿀 때 한 간을 띄어서 바꾸는 경우가 있는데, 행이 한 간 이상 띄어지기 전까지의 글 뭉치를 하나의 연(聯)이라고 한다. 특히 문학적인 글에서 필자의 의도에 따라서 글을 몇 개의 연으로 나누어 쓸 수가 있다. 물론 연으로 나누지 않아도 상관없는 임의 단위이다. 그것이 연이다.
시조에서의 장(章)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단시조 한 수를 글자 수에 맞추어 3분하여 그 하나를 각각 장이라고 한다. 시조 한 수는 세 개의 장으로 되어 있고, 각 장을 초장, 중장, 종장이라고 이름한다. 하나의 장은 2개의 구, 4개의 소절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므로 장은 시조의 단위로, 반드시 2구 4소절로 이루어져 있어야 한다. 시조 한 수가 보통 세 줄로 기사되기 때문에, 장 대신 행이란 용어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잘못 사용하는 것이다. ‘행’은 단지 글의 한 줄을 뜻한다. 길든 짧든 관계없다. 그러므로 시조의 한 장을 한 행 또는 몇 개의 행으로 나누어 쓸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장은 연(聯)갈이, 행(行)갈이에 관계없이 시조를 삼분한 하나로 시조에만 국한 되어 사용하고 있는 시조만의 리듬과 의미의 단위다.
② 구(句): 각 장(章)의 하위단위로서 각 장을 2개의 의미단위로 나눈 하나를 각각 구(句)라고 하는데, 시조가 초장, 중장, 종장의 3장으로 되어 있으므로 6구가 된다. 각 장의 앞의 것을 내구(또는 전구) 뒤의 것을 외구(또는 후구)라고 한다.
【해설】
구(句)는 문법용어로 쓰일 때는 문장 중 한 어절 이상이 모여 문장에서 하나의 성분을 이루는 문장의 하위단위이다. 그러나 시조에서는 이와 상관없이 각 장의 둘째 소절과 셋째 소절 사이에서 기식(氣息)으로 나누어지는 구의 하위단위이며, 율독 시 자연적으로 의미단위와 함께 읽혀지는 운율단위이다. 초, 중, 종 3장이 각각 2개의 구로 되어 있으므로, 시조는 당연히 6구로 되어 있다. 한 장에 속한 2 구를 앞의 것을 전구(내구), 뒤의 것을 후구(외구)라고 칭하기도 한다. 시조의 구를 글자 수로 나누면 다음과 같다 6구의 구성은 아래와 같다.
초장: 7, 8, 중장: 7, 8 종장: 8, 7
③ 소절(小節): 구를 다시 나누면 2개의 소절이 된다. 따라서 초장이 2구 4소절, 중장이 2구 4소절, 종장이 2구 4소절로 되어 있으며, 이를 종합하면 시조는 3장 6구 12소절로 되어 있다.
【해설】
구의 하위 단위의 명칭을 그동안 음보(音步foot), 마디, 소절(小節) 등의 명칭으로 불리워 왔다. 이를 각각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음보(音步foot): 음보는 영시의 리듬 단위를 번역해서 사용하는 용어이다.
영어권 정형시, 소네트의 리듬은 강약의 배합과 그것이 한 행에 반복적으로 되풀이되는 데서 생겨난다. 강약으로 나타나는 하나하나가 바로 음절이다. 그러므로 소네트에서는 한 음보 안에 몇 음절이 있느냐가 아니라, ‘약강’이냐 ‘강약’이냐 아니면 ‘약약강’이냐 ‘강약약’이냐처럼 소리의 강약의 배합으로, 음절수와 강약의 모습을 동시에 나타낸다. 그러니까 ‘약강’은 2음절이며, 앞에 약한 음절과 뒤에 강한 음절 배합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것이 한 행에 몇 번 반복되느냐 하는 반복 횟수에 따라서 박자와 리듬이 다르게 나타난다. 이러한 약강 또는 강약약 하나하나를 음보(foot)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foot라고 부르지 않고 각각의 배합에 따른 명칭을 사용한다. 예컨대 ‘약강’은 ‘imbi’ 라고 하며 한 행에 두 번 이상을 나타낼 때는 복수형 imbus를 사용한다. 그것이 한 행에 두 번 되풀이 되면 imbus dimeter, 3회인 경우는 imbus trimeter를 사용하며 소네트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약강 5회 반복은 imbus pentarmeter라고 해서 meter 란 용어를 사용한다.
그리고 반복횟수에 대해서도 한 행에 대한 반복 횟수로 계수하지, 전체로 하지는 않는다. 시조가 3장 6구 12소절 또는 12음보라고 하는데, 소네트는 14행이니까 시조식으로 계수하면, imbus pentarmeter 경우 모두 70meter가 된다. 그러나 소네트에서는 70meter라고 하지 않고 그냥 한 행만 따져서 imbus pentermeter, 곧 약강 5회 반복율로 표현한다.
음보란, 다시 말하면 imbus pentarmeter의 경우 ①음절수는 2음절 ②강약의 배치는 ‘약, 강’ ③ 한행에 반복되는 횟수는 5회라는 세 가지의 리듬의 자질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소네트 전체를 통하여 음절수나, 강약의 배치나 그리고 한 행에 되풀이 되는 횟수가 일정하다.
이러한 엄격한 규칙을 갖고 있는 음보는 다음 두 가지 방법으로 변화를 시도할 수 있다.
하나는 약강, 또는 강약의 배합의 종류가 8가지가 있고, 한 행의 반복 횟수도 8가지이다. 이론적으로 보면 음보의 종류는 64가지나 된다. 그중에 무엇이든 골라서 하나를 선택해서 쓸 수가 있다. 물론 선택되면 그 음절수와 강약의 배치 그리고 반복횟수를 꼭 지켜야 한다. 이처럼 음보를 선택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다. 물론 많이 쓰이는 것도 있고 거의 안 쓰이는 것도 있지만, 시조처럼 단순하지가 않다.
둘째는 강약의 반복과정에서 의미나 단어의 범주를 무시할 수도 있다. 다음 예를 보자.
I wondered lonely as a cloud
That floatson high o’er vales and hills
William, Wordsworth <the Daffodills> 4연 중 1연의 앞 2행
이 시는 imbus tetrameter(약강이 4회 되풀이 되는 율격)이다. 이 시의 ‘약강’ 반복 모습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I won/dered lone/ly as/ a cloud/
약강 약강 약강 약강
/That floats/ on high/ o’er vales/ and hills/
약강 약강 약강 약강
/ /는 한 음보를 의미한다.
이 시의 2행을 먼저 보면 악강/ 약강/ 약강/ 약강/ 이 단어 단위로 끊어졌지만, 1행을 보면 단어 중간에서 음보가 나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니까 영시 정형시는 강약율을 맞추기 위하여 단어 중간을 마구 끊어낼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단어가 중간에서 끊어서라도 약강 2음절을 정확히 4회 되풀이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처럼 영시는 음보가 반드시 의미단위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를 허용하고 있다. 이것은 시조를 마치 다음과 나누는 것 같다.
/이 몸이 죽/ 고 죽어 일/ 백번 고쳐/죽어
/백골/ 이 진토되/ 어 넋이라/ 도 있고 없/고
/임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줄이 있으/랴
시조의 율격 단위를 이렇게 끊을 수가 있는가? 상상도 못할 일이다. 그러므로 음보라고 하는 것은 우리 시조에 사용하기 부적합한 용어이다.
다만 우리말은 접사와 합쳐진 파생어나 어휘 둘 이상이 결합된 복합어가 잘 발달 되어 있기 때문에, 접사에서 나누어지거나 수식어와 피수식어가 수순이 바뀌는 것이, 자유시에서는 말할 것도 없지만, 시조에서도 종종 허용되고 있다. 곧 의미단위와 소절 단위(형식단위, 율격단위)가 완전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 문제는 다른 논문에서 좀더 구체적으로 다루도록 하겠다.
결론적으로 음보라는 용어는 영시에서 사용되는 율격 단위로 우리 시조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시조의 세계화가 이미 활발하게 진척되고 있다. 우리가 세계화 운동을 일으켜서가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스스로 자기네 언어로 시조를 쓰는 법을 배워 활발하게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이미 미국에만도 시조를 공부하는 인원이 수만 명에 이른다고 하니 시조의 세계화는 생각보다 훨씬 빨리 널리 진행되어 세계가 인정하는 정형시가 될 것이다. 이러한 때에 음보라는 용어를 그냥 쓰는 것은 여러 가지 오해들 불러일으킬 수 있다.
참고로 옥스퍼드 영어대사전(OHD)에 어이없게도 “시조는 보통 24음절로 구성되는 한국 서정시”라고 잘못 풀이하고 있다. 그 까닭은 시조의 리듬단위를 “음보”라는 영어 정형시 용어를 섰기 때문에 일어난 넌 센스다. 누군가 영어 소절 박자를 영어식으로 trochee (강약 2음절짜리 박자)로 잘못 소개하면서 시조를 12음보라고 하므로 24음절로 표기한 오류가 발생한 것이다.
또 한 가지 세계적인 어떤 정형시도 그 시의 용어를 자국어로 쓰지 않고, 다른 나라 시의 용어를 번역해서 쓰는 경우는 없다.
Ⓑ마디: ‘마디’는 우리의 고유어로 참 좋은 말이다. 그래서 마디라는 용어를 쓰는 것이 괜찮을 것 같기는 하다. 그러나 다음의 문제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시조, 장, 구, 수, 편 등이 모두 한자어이다. 그런데 그중에 오직 ‘마디’만 고유어로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럽지 못한 점이 좀 있다.
둘째, 마디를 한자어로 표시하면 절(節)이다. 그런데 절은 구(句)보다 상위 단위로 쓴다. 시조에서는 구의 하위 단위에 ‘마디’라는 용어를 쓴다면 크기의 질서가 뒤죽박죽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우리말의 70% 이상이 한자어고, 한자어를 우리말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 대한민국, 태극기, 애국가, 헌법… 등 수도 없는 우리말을 배척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한자어의 대부분이 우리 고유어와 조금도 다름없이 친근감을 느끼는 말이 많기도 하다. 또 한 가지는 ‘마디’라는 말을 한자어로 바꿀 때 ‘촌(寸)’이란 의미도 있어서 아무래도 적절하지 못한 점들이 있다.
Ⓒ 소절(小節): 소절이란 용어가 일부에서나마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5,6년 전부터이다. 소절은 절이나 구보다 작은 말마디라는 뜻이다. 시조의 한 장은 4개의 말 도막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그 말 도막은 3음절, 4음절이 보통이다. 시조의 위치에 따라 5, 6음절이 나올 때도 있는데, 율독을 할 때에 이 음절들을 단위로 해서 휴지가 발생한다. 이때의 율독 단위가 소절이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소절은 음절 수가 반드시 같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동일한 시간의 양, 곧 등장성의 휴지를 한 주기로 해서 발생되기 때문에 소절은 길이의 개념과 시간의 개념을 함께 갖추고 있다.
시조에 부적절한 음보라는 용어를 쓰는 대신에 어절과도 관계되는 ‘소절’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가 앞으로도 음보라는 용어를 계속 사용한다면, 국제적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우리 민족과 시조 자체의 자긍심에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에, 앞으로 우리는 ‘음보’를 버리고 ‘소절’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바로 잡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영어 표기를 할 때에도 혹자는 소절을 bar로 하나는 의견도 있었으나 seojul로 표시하여, 시조(sijo), 장(jang), 구(goo)와 균형을 맞추는 것이 최선의 대안이다.
Ⅱ. 형식
1. 운율(韻律)
시조는 각장 3 또는 4음절로 된 소절이 4번 반복하는 리듬(음수율, 소절률)이다.
2. 구성
시조는 초장, 중장, 종장의 3장으로 되어 있으며, 각 장은 다시 내구(전구)와 외구(후구)로 되어 6구를 이룬다. 각 구는 각각 2개 소절로 되어 있다. 장별로 보면 1장 2구 4소절이며, 전체로 보면 3 장 6구 12소절로 이루어져 있다.
3) 글자 수
① 초장 3, 4, 4, 4. 중장 3, 4, 4, 4. 종장 3, 5, 4, 3. 총 45자를 기본형으로 한다.
② 종장 첫 소절은 3자 고정, 둘째 소절은 5∼7자로 한다.
③ 나머지는 소절 당 2∼5자까지 허용하며, 총 음수는 기본형에 2자 가감을 허용한다.
【해설】
시조의 형식에 관하여서는 이미 명칭해설 과정에서 대충 언급한 바 있다. 편의상 운율, 구성, 글자 수(음절수)를 함께 서술하겠다.
1) 시조의 기원에 관하여는 여러 학설이 있다. 이미 널리 알려져서 일반화되어 있는 이야기지만, ①신가(神歌) 또는 무가(巫歌)기원설(이희승), ②민요기원설(이병기) ③향가기원설(김사엽, 이탁, 이태극) ④한시기원설(안확, 정래동) ⑤불가기원설(안확, 정래동) ⑥고려시대 속요기원설(정병욱) ⑦별곡기원설(김태준) ⑧성리학기원설(원용우)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 중에서 한시와 성리학은 내용의 흐름이나 사상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이며, 나머지는 모두 시조 형식의 형성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이 확실해 보인다. 그중에 향가, 민요, 고려시대의 속요는 시조형성에 모델로서 참고가 되었을 것이다. 아무튼 시조의 형성에 전혀 관계가 없는 학설은 없어 보여, 경중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두 일리가 있는 학설들이다.
따라서 시조는 시조 이전에 존재했던 대부분의 시가(詩歌) 형식이 지닌 장점의 특성을 취하고 단점의 속성을 피하며, 그 위에 간결하면서도 언어운용에 효율적인 요소들이 창의적으로 가미되어 만들어진 최선의 형식이라 하겠다.
2) 시조가 발생한 시기와 작가는 1300년 전후 50여 년 사이일 것으로 추정된다. 최초의 시조작가로 우탁(1263-1342) 선생과 이조년(1269-1343) 선생을 꼽는데, 이 두 분의 생멸연대가 비슷하다. 참고로 우탁이 6년 연상이라는 점으로 볼 때는 우탁이 시조(時調)의 비조(鼻祖)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겨우 6년 차이밖에 안 나기 때문에 확실한 근거가 되지 않는 것이, 이조년이 더 어린 나이에 시조를 썼을 수도 있으므로 생몰연대로만으로는 가리기에 어려운 점이 있다. 더구나 우탁의 시조는 주로 탄로가로서 노인의 심정을 토로하는 내용인데 비하여, 이조년의 시조 다정가는 젊은이의 연정을 읊고 있다는 점에서는 이조년이 젊었을 때 먼저 시조를 썼을 수도 있다.
어찌되었든 정확한 시조 창작일이 명시되어 있지 않은 이상 그 어느 것도 옳다고 속단할 수가 없다. 따라서 우탁 선생과 이조년 선생 두 분을 모두 최초의 시조작가라고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3) 우리민족의 첫 번째 문자는 중국에서 전래된 한자(漢字)로서, 고구려의 을지문덕의 612년에 여수장우중문시(與隨將)于仲文詩)를 쓴 것과 그보다 먼저 412년에 광개토대왕릉비(廣開土大王陵碑)가 세워진 것을 보면 적어도 4,5세기에는 고구려의 귀족계급사이에서는 한자사용이 상당히 일반화되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일설에는 중국 한나라의 무제 시절 BC 2세기 말에 위만조선을 무찌르고 한사군(漢四郡)을 설치하면서 한자가 들어왔다는 설도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따라서 한자 또는 한문이 시조 발생 10세기 이전에 들어왔으며 지배계급에서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익숙하게 쓰였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향가는 561년 송사다함가(送斯多含歌)로부터 도이장가(悼二將歌)(1120)까지 6세기간 발전되어 왔다. 그런데 향가의 존재를 제목만 남아 있는 도솔가(28)부터 따지면 1세기에 이미 향가가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 된다. 잘 아는 바와 같이 향가는 향찰로 기록되어 있고, 향찰은 신라시대의 글자로 한자의 음과 훈(訓)을 빌어 만든 신라식 문자, 곧 신라의 문자였다.
향찰이 한자를 우리식으로 활용한 문자인 만큼 불편하고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우리말을 조사나 용언의 어미까지 어느 정도 기록할 수 있었다. 한자처럼 그냥 의미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명사나 서술어, 그리고 당시의 우리 언어의 발음까지 기록하였으므로 이를 통하여 그 시대 언어의 일부를 비교적 정확하게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말의 기록으로써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던 최초의 글자는 향찰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신라(BC 57- AD 935)가 망한 후에는 향찰도 없어졌으므로, 그 후에는 한자 외에 우리의 생각과 느낌 그리고 발음을 기록할 문자가 없었다. 물론 고려시대는 향찰보다 훨씬 간소한 이두(吏讀)가 있었고 구결(口訣)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말을 자유롭게 기록하고 의사소통하는 일에는 거의 의미가 없었다. 고작 한문의 토를 다는 정도에 불과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리하여 훈민정음(1446년 반포)이 창제되기까지 당연히 우리말을 기록할 수단이 없었다. 그러나 세계 역사상 인류가 창제한 최고, 최선의 문자인 훈민정음이 창제된 후에도, 상당기간 동안 양반계급의 이권과 권위 유지를 위하여, 자기들도 사용하지 않고 백성들에게도 쓰지 못하게 하는 풍조가 지배하는 희한한 현상이 일어났다. (물론 시조도 한자로 번역하여 기록함으로써 표현된 우리말의 실체는 알 수 없고 겨우 의미만 전달할 수 있는 정도였다. 그러므로 글자만을 가지고 이야기 한다면 한글창제 이전까지의 시조를 복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1728(영조 4년) 한글로 기록된 청구영언(靑丘永言)이 나오기까지 시조발생 후 약 400년 이상, 시조가 전해질 수 있었던 오직 노래로 구전(口傳)됨으로써 가능했다. 그렇게 어렵사리 시조의 실체가 보존되었으며, 일부는 한자로 번역된 작품들이 시조의 의미내용만을 고증하고 뒷받침하는 기능을 해주고 있다.
청구영언 이후에는 해동가요(海東歌謠), 고금가곡(古今歌曲), 가곡원류(歌曲源流) 등 시조모음집이 전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시조모음집에도 시조의 형식에 대하여 그 이론이 기록된 것은 없다. 따라서 시조가 나타나서 20세기 초에 이르도록 시조의 형식에 대한 이론이 기록상 보이지 않고 또한 그 형식이 지켜지기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놀랍기 그지없는 것은 대부분의 시조가 시조의 기본형식에서 거의 벗어남이 없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개중에는 훨씬 벗어나는 작품들도 간혹 볼 수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상당히 기본 형식을 잘 지키고 있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4) 위에 언급한 청구영언을 비롯한 각종 시조집의 기록은 장, 절, 구(章節句)의 구별이 없이 한 줄로 기록되어 있다. 다만 지면이 좁아 다음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을 때 줄을 바꾸어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20세기에 들어와 시조의 형식에 대한 필요와 관심이 일어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3행으로 기록하거나 6행(2행 후에 한행을 띄어 씀으로써 6행)으로 기록했어도 역시 3행으로 된 것에 대한 인식이 뚜렷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시조가 3장으로 되어 있다는 데 이론을 제기하는 경우는 아무도 없다. 다만 구를 논하는 과정에는 6구설(최남선, 안확, 정병욱, 이태극 등), 8구설(이병기), 12구설(이광수, 이은상, 조윤제 등)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구라는 용어의 개념을 달리 해석하였을 뿐이다. 다시 말하면 용어사용에 대한 문제일 뿐으로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없다. 물론 현재는 3장 6구로 일반화되어 있다. 그리고 구를 이루는 하위 단위를 음보라 하여 3장 6구 12음보라는 주장이 통용되었다. 다만 음보라는 용어는 영시에서 온 용어로서, 한 나라의 정형시의 용어를 형식 자체가 전혀 다른, 다른 나라의 정형시의 용어를 쓰는 것은 유례가 없고, 많은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 음보(音譜, foot)라는 용어를 통일안에서는 소절(小節, sojul)이란 용어를 사용한다.(시조의 명칭, 형식 통일안 해설 (3) 참조)
이를 다시 정리하면, 시조는 3장 6구 12소절이라는 결코 움직일 수 없는 확정된 구조를 가지고 있는 정형시(定型詩)이다.
5) 1925년 육당 최남선이 발간한 창작시조집 [백팔번뇌(百八煩惱)]는 시조의 형식을 이론화하지는 않았지만, 시조의 형식을 정확히 지킨, 현대시조 108편을 시조의 표준형식으로 발표하고 있다.
또한 1939년 자산 안확이 시조이론서인 『시조시학(時調詩學)』을 저술, 발표한 시조의 형식은 육당의 『백팔번뇌』와 완전히 똑같은 구조와 음절수를 제시하고 있다. 이어서 『자산시선(自山詩選)』에 현대시조 160편을 실었는데, 모두가시조의 형식이 3장 6구 12소절(음보)로 되어 있다. 육당과 자산이 제시한 시조의 표준형식은 다음과 같다.
전구 | 후구 | ||||
첫소절 | 둘째 소절 | 셋째 소절 | 넷째 소절 | ||
초장 | 3 | 4 | / | 4 | 4 |
중장 | 3 | 4 | / | 4 | 4 |
종장 | 3 | 5 | / | 4 | 3 |
그러나 시조의 음절수에 대하여 여러 견해가 있다. 예를 들면 최남선, 이병기, 이광수, 안확, 이은상, 조윤제, 이태극, 정병욱 등은 대표적 학자 외에도 많은 학자의 여러 주장이 있는데, 다음 세 가지 표준으로 요약된다.
소절별 구별 음절수 총음절수
① 3 4 4 4 7 8 15
3 4 4 4 7 8 15
3 5 4 3 8 7 15 45
② 3 4 3 4 7 7 14
3 4 4 4 7 8 15
3 5 4 3 8 7 15 44
③ 3 4 3 4 7 7 14
3 4 3 4 7 7 14
3 5 4 3 8 7 15 43
위의 세 가지 표준이 모두 틀리는 주장이 아닌데다가 소절의 위치에 따라 음절수가 고정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표준 글자 수를 45자(최남선, 고정옥, 안확, 정병욱 등), 44자(조윤제, 이태극 등) 또는 43을 모두 인정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밖에도 음절수의 변동이 더 있을 수 있으므로 많게는 41자에서 50자로 보자는 견해에서부터, 극단적으로는 36자에서 57자까지 보려는 견해(임종찬)도 있다.
시조의 기본 리듬은 음량률이라는 주장으로, 소절의 음량률 곧 한 소절을 읽는 데 걸리는 시간이 같으면 글자 수는 아무래도 좋다는 극단의 견해까지 있다. 사실 소절을 읽는 데 걸리는 시간이 같다는 주장은 일찍이 안확이 그의 시조시학에서 주장한 바 있다. 다만 읽는 시간만 같으면 글자 수는 아무래도 좋다는 것이 아니라 ①에 나타난 소절의 음독시간이 같다는 뜻으로, 음절수가 아무래도 괜찮다는 견해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6) 시조는 원래 우리말의 3, 4 또는 4, 4음절이 되풀이하면서 일어나는 리듬으로 이것을 3번 되풀이하여 초,중,종장 구조를 이르도록 만들어진 시형식이다. 음수율이 3, 4 또는 4, 4로 나타나는 현상은 고전소설의 사설 부분에서도 발견되고, 판소리나 탈춤 가사에서도 흔히 발견되는 리듬이다. 특히 조선시대에 두드러지게 발달한 가사문학(歌辭文學)에서는 3,4 또는 4,4가 매우 규칙적으로 반복되며, 가사의 길이에 관계없이 마지막 절은 3, 5, 4, 3으로 되어 있어서 시조의 종장과 같다. 그런데 이들은 모두 시조보다 나중에 나타난 문학 형식이며 음수율은 시조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왜냐하면 고려시대의 속요는 3소절로 되어 있는 것이 많지만 형식이 일정치 않고 제각각이며 3 3, 4 4, 5 5의 리듬이 많으며 불규칙하여 반드시 3,4 또는 4,4의 음수가 주류를 이루었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7) 다시 강조하거니와 시조의 소절은 ‘3, 4’, ‘4, 4’로 되어 있다. 다만 종장은 특별히 변화를 주어, 극적인 전환과 클라이맥스를 표현할 수 있도록 그리고 확실한 결말을 맺도록 내구(內句)를 3, 5로 하였으며, 특히 둘째 소절 ‘5’는 3, 4 또는 4, 4절이라는, 음수의 한계를 넘어서는 파격적 형식을 창안해낸 것으로, 가히 신의 한 수라고 할 만한 변화다. 원칙을 뛰어넘어 막 용솟음쳐 날아오를 듯하면서도 절제한다. 화산의 분화구처럼, 강력한 자유의지와 그것을 절제로 다스리는 미학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는 것, 그것이 시조이다. 그리고 초장과 중장의 첫소절 3과는 달리 종장의 첫소절 3은 완전 고정하여 4를 쓰지 못하게 함으로써 5에 액센트를 주는 수법으로, 3에서 웅크리고 5에서 분출하는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자유의지의 여유 있는 분출을 위하여 5로 한정하지 않고 6음절 7음절까지 허용하고 있다. 학자에 따라서는 8까지도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는데, 시조의 리듬은 3 4절의 반복이며, 특별히 마련된 5를 제외하면 4가 가장 많은 음절수이다. 그런데, 5,6,7을 넘어서 8이 되면, 이는 이미 한 소절이 아니라 두 소절이 된다. 그렇게 되면 결국 종장은 초장, 중장과는 달리 5소절이 된다. 이는 3장 6구 12소절인 시조의 구조를 넘어서는 것이다. 그러므로 8은 시조의 리듬을 벗어난 것으로 마땅히 제외되어야 한다. 이러한 취지에서 종장 둘째 소절을 5-7까지로 제한한 것이다.
8) 이러한 형식을 설명하기 위하여 몇 가지 음절 상 특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5) 항에서 제시한 ①, ②, ③은 모두 표준이 될 수 있을 만큼 시조의 음절적 속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이 세 가지의 견해를 다음과 같이 한데 묶을 수 있다.
3 4 4(3) 4
3 4 4(3) 4
*3 5(6,7) 4 3
(1) 초‧중장의 셋째 소절 4(3)은 학자에 따라 4 또는 3음절이 정격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통일안에서는 이를 모두 맞는 말로 인정하여 이 표에서 4나 3음절은 모두 형식에 어긋나지 않음을 의미한다.
다만 4(3)으로 표시하고 3(4)로 표시하지 않은 것은, 4음절을 표준으로 삼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인정하였기 때문이다. 5)에서 시조의 총 음절수가 45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은 초‧중장의 셋째 소절이 4음절이라는 견해를 따르는 것이고, 시조의 총음절 수가 43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3음절이라는 견해를 따르는 것인데, 통일안에서는 4음절을 표준으로 삼는 것이 3음절보다 더 합당하고 여기며 신뢰한다. 그 까닭은 ①총음절 수도 43보다는 45가 더 적절하다고 본다. ②게다가 구별로 음절수를 고찰해도 초‧중‧종장의 배열이 “7-8, 7-8, 8-7”이 7-7, 7-7, 8-7보다 더욱 합리적이며 유기적 배열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③그러나 무엇보다도 고시조 5000편을 실제로 확인한 결과(2016. [시조 명칭과 형식통일안] 중에 <시조명칭, 형식과 명칭>, 김흥열, p.62 참조) 초장 셋째 소절의 음절수를 보면 3자 1900회, 4자 2200회로 나타나 4음절이 3음절보다 300회 16% 정도 더 많다. 중장 셋째 소절은 3자가 1700회, 4자가 2100회를 사용하여 4음절이 400회 정도 많으며, 3음절 기준으로 21%가량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무시하지 못할 만큼의 빈도수가 높은 4를, 셋째 소절의 음절의 표준으로 삼고 3을 괄호로 묶어 정격 범주에 넣었다. 물론 무엇을 쓰느냐는, 4음절이든 3음절이든 모두 정격이므로 전적으로 작가의 선택사항이다.
(2) 종장의 첫소절은 3음절로 완전하게 고정하여(3자가 아니면 시조로 인정하지 않음) 다음 둘째 소절의 5자와의 차이를 분명히 하고 있다.(7)항 참조) 그러나 5자에서 7자까지 허용하는 여유를 두고 있는 것 또한 교착어인 우리말의 특성에 알맞게 조정된 것으로 본다.
(3) 초장과 중장의 첫소절은 3으로 되어 있으나, 2음절 또는 4음절도 제한적으로 허용한다. 여기에 2음절과 4음절을 괄호에 표시하지 않은 것은, 그것은 원칙적으로는 정격에서 벗어나지만 교착어인 우리말의 특성을 고려하여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초‧중장의 첫소절에 2음절이 나타나는 것은 예컨대 “‘일지’/ 춘심(一枝春心)을…”(2, 3) “‘일도’/ 창해(一到蒼海)하면… ”(2, 4)에서와 같이 고시조에서 주로 고사성어(故事成語) 또는 사자성어(四字成語)같은 한자어를 쓸 경우에 주로 허용되는 것이다. 물론 2음절의 고유어도 가끔 나타난다.
초‧중장 첫소절에 4음절이 사용된 예(“‘잘 가노라’ 닫지…”는 3음절 사용예의 약 25%가 나타나며, 이는 무시할 수 없는 숫자로 교착어의 특성상 허용하는 것으로 한다. 중장의 첫소절은 3음절을 표준으로 하되, 때로 2음절이나 4음절을 허용한다.
참고로 초장 첫소절의 음절수가 3인 경우가 3120회, 4가 710회의 빈도수를 보이며, 중장의 첫소절은 3자가 3070회, 4자가 680회로, 초,중장 모두 3자의 1/4이 좀 안 된다. 따라서 정격은 아니라 해도 완전히 무시하기에는 빈도수가 많아 제한적으로 허용한다.
(4) 종장의 외구(후구) 두 소절 곧 셋째, 넷째 소절은, 4, 3음절이다. 고시조에서는 “…긔 벗인가 ‘하노라’”, “…올 동 말 동 ‘하여라’”, “…뫼만 높다 ‘하더라’”, “…내 뜻대로 ‘하리라.’” … 등 서술어에 붙은 동사화접사가 3음절로 되어 마지막 소절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날 보내기 ‘어려왜라’”, “…아니 감만 ‘못하리라’”처럼 마지막 소절이 4음절로 되어 있는 것도 적지 않다. 김흥열 시조시인의 조사에 의하면 3음절이 3250회에 4음절로 된 것이 830 4음절 사용횟수가 3음절 사용횟수의 약 25%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시조에서는 위에 예를 든 “하노라, 하여라, 하도다 …”류가 쓰이지 않으므로 3음절보다 오히려 4음절이 더 많을 수도 있다. 따라서 종장 외구, 곧 종장 3, 4소절은 전통적인 4, 3 외에도, 4, 4 또는 3, 4도 허용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본다.
(5) 초,중장의 둘째, 넷째 소절은 4음절만이 정격이고 다른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
이상을 요약하면, 시조의 표준형식은 그 구조가 3장, 6구, 12소절로 되어 있으며, 소절의 음절수까지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초장 3 4 / 4 4
중장 3 4 / 4 4
종장 3 5 / 4 3
-초장, 중장, 종장이 각각 2구(‘/’로 표시) 4소절(숫자로 표시)로 되어 있으며 전체를 보면 3장 6구 12소절로 구성되어 있다.
-소절의 음절 전개는 3, 4 또는 4, 4음절을 반복하는 음수율을 기초로 하되 종장 둘째 소절은 5-7음절로 변화를 주고 있다.
그리하여 위의 도표는 시조의 표준형식을 나타내 보이는 것이다.
운율은 각 소절마다 일정한 수의 음절로 인하여 일어나는 “음수율”과 각 소절이 각 장마다 4번 되풀이되는 데서 일어나는 “소절률”이다.
이 표준형식에 다음과 같은 예외와 속성을 내포한다.
-초장과 중장의 셋째 소절은 3자도 정격으로 인정한다.
-종장의 첫소절 3은 완전 고정되어 음절수를 줄이거나 늘릴 수 없다.
-종장의 둘째 소절 5는 5-7까지를 정격으로 본다.
-초장과 중장의 첫소절 3은 2나 4를 제한적으로 허용한다.
-종장의 외구, 곧 셋째 넷째 소절은 고시조로는 4,3이지만 현대시조에서는 4,4, 3,4를 허용한다.
-초,중장의 둘째, 넷째 소절은 4음절만이 정격이다.
-그밖에 3, 4음절을 남용하지 않고 최소한으로 제한하기 위하여 시조의 총 음절 수를 45자를 표준으로 하고 ±2자 이내로 제한한다. 따라서 시조의 총 음절 수는 43-47자 범위에 들어야 한다.
이상으로 시조의 형식을 장‧구‧소절 등 시조의 구조와 음절수의 표준과 선택 및 허용의 범위 그리고 총 음절수(글자 수)의 범위 등을 논술하면서 해설을 마치고자 한다.
5. 시조의 배행(配行)
시조는 3장 6구 12소절로 이루어진 시조는 그 배열 형태는 다양하게 전개할 수 있다. 그러나 너무 많은 배열 형태는 정형성을 파괴하여 바람직하지 않고 3장 6구 12소절 위주로 구성하되 소절 이하로 나누어 전개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해설】
배열의 방법에 따른 형태는 다음과 같다.
1) 줄글/ 3행/ 4행/ 5행/ 6행/ 7행/ 8행/ 9행... 12행 등 시인의 판단에 따라 자유로이 배행할 수 있다.
2) 소절 단위를 더 나누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1) 단시조 3행 배행
① ○○○ ○○○○ ○○○ ○○○○
○○○ ○○○○ ○○○ ○○○○
○○○ ○○○○○ ○○○○ ○○○
② ○○○ ○○○○ ○○○ ○○○○
○○○ ○○○○ ○○○ ○○○○
○○○ ○○○○○ ○○○○ ○○○
예2) 연시조 3행 배행
① ①-1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② ②-1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연시조 7행 배행
① ①-1 ①-2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3) 배행을 자유로이 할 수 있다.
-단시조 배행 ①과 ②는 모두 좋다.
-연시조 3행 배행도 ①과 ②가 모두 좋은 배행이다. 그러나 ①-1과 ②-1은 수의 구분이 되어 있지 않다. 시조의 수는 완전한 하나의 단시조 형식이므로 독립적인 단위이다. 연시조의 한 수도 당연히 독립된 모습으로 행을 나누어야 한다.
연시조 7행 배행은 구와 구 사이를 띄어 연으로 구분하느냐 않느냐 하는 문제가 있는데 이때도 연을 구분할 때도 연 사이를 한 행을 띄면, 수 사이는 두 행을 띄어 연과 수과 분명히 드러나도록 배행을 해야 한다. 행사이에 모두 한간을 띄어서 배행할 때도, 수 사이는 반드시 한간을 더 띄어서 구분이 되도록 배행을 하여야 한다. 수 사이를 구분하지 않으면 3장 6구 12소절의 독립성이 드러나지 않으므로 자유시처럼 보인다. 시조의 행 나누기에서 이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