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진해예일교회 정영학 목사입니다.
소록도라는 곳, 그리고 하나님의 집 동성교회에서 양미동 집사님을 비롯해서 수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게 해 주신 하나님께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청골산을 통해 여러 차례 소록도 봉사에 대한 정보를 접했고, 또 많은 분들이 올린 소록도 봉사 후기를 읽으면서 대수롭지 않게 읽고 지웠는데, 이번 8월1일부터 3일까지 2박 3일의 소록도 봉사에 마음이 끌리기 시작했습니다. 마침 큰 딸 다혜가 생각이 났고, 봉사시간이 30시간이라는 문구에 눈이 확 떠였습니다. 그래서 다혜에게 말을 했습니다. 소록도에 봉사가면 봉사시간 30시간을 준단다 라고 말입니다.
의외로 다혜의 대답은 OK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나의 체력 문제였습니다.
7월30일부터 31일 양일간 몇 안되는 예일교회 전교인 수양회가 있었는데, 이 일을 준비하고 또 마치고 가려면 힘이 들뿐 아니라 제 몸 상태가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였기에 아내는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사실 봉사를 간다면 노동을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고, 또 그렇게 준비했습니다.(마음으로, 정신적으로)
소록도라는 곳은 오래전부터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가보리라 마음 먹고 있었는데, 기회가 온 것입니다. 그것도 큰딸과 함께 말입니다.
아무튼 7월 19일부터 3박4일간의 고향인 울릉도를 다녀왔고, 1박2일 간의 교회 행사를 치르고, 그 주일밤에 4시간의 긴 운전을 해서 마침내 녹동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하니 밤 10시 15분. 이순신을 볼거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왔는데, 여관에 도착하니까 마치고 있었습니다. 사워하고 잠자리에 들려고 하니 배에서 소리가 났다.
그래서 다혜와 여관을 나와 분식집을 찾으니 없어서 마침 김밥천국이 있어 김밥과 라면으로 허기를 채우고 다시 여관에 돌아와 잠을 잤다.
새벽 4시경일까 갑자기 천둥이 치고 번개가 치더니 억수같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내심 걱정이 되었다. 이런 날씨에 어떻게 봉사활동을 할려나...
이때 일어나서 뒤적뒤적하다가 여섯시쯤에 씻고 다혜도 깨워 씻겨서 준비하고 부두로 나갔는데, 벌써 많은 분들이 와 있었고, 차들이 많았다. 소록도 봉사차량이라는 글이 눈이 확 들어오면서 잠시 세우고 녹색티를 입은 분들에게 소록도 봉사 때문에 왔다고 하니까 누구냐고 하길래 진해예일교회 정영학 목사라고 밝혔다. 그러니까 바로 차를 배에 실으라고 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제가 처음 만났던 분이 바로 양미동집사님과 오집사님이었나 봅니다.
암튼 설레는 마음으로 배에 올라 다혜에게 바로 저 곳이 소록도란다. 라고 가리키며 길지 않는 5분 간의 뱃길 여행을 했다. 소록도에 도착해서 목적지 동생리 동성교회에 도착.
이미 많은 분들이 와 있었다. 이런 저런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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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다혜는 10조에 편성되었고 특별조였다. 그리고 내가 맡은 일은 화장실 청소담당.
의외였다. 소록도에 봉사하려 왔는데, 화장실 봉사라니....
막노동같은 일을 할 줄 알고 운동화니, 긴팔 난방을 준비해 왔는데....
암튼 내가 맡은 일이기에 최선을 다하리라 생각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여러분들에게나 특별히 양미동 집사님께 누가 되지는 않았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저를 도와 준 세계선교회 문인화 선생님과 신광수 형제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일찍 온다고 마무리를 맡겼는데 웃음으로 쾌히 승락해 준 두 분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점심 시간에 식사봉사하는 모습에서 모든 분들이 꺼리김 없이 숟가락으로 한술 두술 어른신들에게 먹이시는 모습들을 보면서 천사가 따로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오는 날까지 그런 천사들을 보았습니다. 자오나움에는 천사들이 이렇게나 많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많은 은혜와 도전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저녁 집회 때는 더더욱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첫날 간증을 해 주신 홍집사님, 둘째날 나와 다혜에게 잠자리를 제공해 주신 원로장로님이신 유인석 장로님의 간증은 큰 충격이었고, 너무나 큰 도전이었다. 그리고 기도하면서 그 동안 잃었던 눈물을 되찾게 되었고, 감사가 무엇인가를 깨닫게 되었다. 한편 쉬지말고 기도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유장로님 댁에 머물면서 깨닫게 되었다.
앞을 보지 못하시는 장로님께서는 한번 들은 이름을 기억하시고, 새벽마다 새벽기도회 나올 실 때마다 신발을 신으시면서 저와 다혜를 위해, 그리고 저의 목회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모습은 지금도 눈에 선하면서 가슴이 찡하다.
새벽예배 때 두 손이 없으신 나이 많으신 여집사님의 박수치는 모습은 그 동안 들어왔던 이야기들이 사실임을 확인하고는 한번더 놀랐다. 그리고 찬양대의 우렁찬 찬양소리도 나에게는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많은 은혜가 되었다.
마지막날 김장로님의 새벽 기도회 때 피아노 치시는 모습은 또 다른 충격이었으며 도전이었고 은혜였다. 다혜에게 수차례 김장로님의 모습을 되새겨 주었다. 사실 다혜가 예배 시간에 피아노 치는 것을 꺼려했기 때문이다.
너무 많은 은혜와 도전을 받았는데, 일일이 다 기록할 수 없고 아쉬움이 남는 것 하나만 이야기 하고 마칠려고 합니다.
대민봉사를 갔는데, 22호 맨 끝 집 정영숙 할머니 댁으로 저를 포함해서 9명이 갔습니다. 첫 인사를 드리고 문을 여는 순간 구역질이 날 정도의 고약한 냄새와 함께 고양이들, 그리고 지저분한 방 환경. 겨우 겨우 방으로 들어가서 인사를 하고 기도 후 정리에 들어갔다. 나름대로 함께 분들에게 지시를 하고 걸래질을 하는데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 파리는 또 얼마나 많은지. 거기에다가 천정에는 거미줄이 가득했고.... 부엌은 더했다.
땀 흘리면서 수고해 준 옥련여고 구 샘을 비롯한 4명의 학생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문인화 선생님과 신광수 형제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봉사 후에 저녁 시간에 기도하는데 얼마나 마음이 아퍼든지. 좀더 깨끗하게 해 드리고 올 걸.... 좀더 정성스럽게 해 드릴 것을...
습기가 가득하고 고양이 배설물로 인해 썩는 냄새가 진동하는 할머님의 집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 고양이 배설물을 치울려고 하니까 고양이는 그곳에서 배설하기 때문에 치우지 말라고 하셨서 치우지 않았는데, 마음에 걸린다.
한편 유장로님께 인사를 하지 못하고 온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 그래도 나오면서 얼마되지 않지만 거실에 마음의 표시를 하고 왔는데도 마음이 편치 않다.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것이 오는 18일에 소록도에 다시 갈 기회가 생겼어 그때 다시 가서 인사하고 오리라 결심을 한다.
마지막으로 양집사님과의 만남과 간증을 들은 것에 대한 은혜를 되세기면서 맺으려고 한다.
사실 양미동 집사님이란 분은 전혀 몰랐다. 참가비 송금할 때 받으시는 분 이름이 양미동으로 되어 있어서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어갔다. 그리고 이 분이 어떤 분이신지, 어떤 사역을 하시는지도 모르고 소록도 봉사에 참석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막상 소록도에 와서 전체 모임 중에 첫 모습에서 놀랐다. 장애자였고, 집사님의 간증에서도 나왔던 것처럼 나환자인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큰 화상으로 인해 그렇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또 다시 마음이 숙연해졌다.
암튼 집사님의 간증은 나에게 큰 은혜가 되었다. 도전이 되기도 하였고. 특히 집사님의 표정이나 그 몸에서 나오는 광채는 새삼 나를 놀라게 했다. 당당함 그 자체, 아니 그 이상이라고 할까?
성한 사람도 하기 힘든 이 귀한 사역을 그것도 10년이 넘도록 한결같이 해 오셨다니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인간의 힘이 아닌 하나님의 도움이요, 기적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나에게 귀한 만남과 귀한 경험을 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또 다시 소록도 봉사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자주 이곳에 와서 성도님들의 신앙생활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흩어러진 마음과 생각을 바로 잡는 기회로 삼았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가져봅니다.
또한 기회가 된다면 자오나눔 쉼터가 있는 화성 마도에도 다녀 올 계획입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말입니다.
이 글은 자오나눔에도 일부가 올려져 있습니다.
너무 길게 넉두리를 적은 것 같아 미안합니다. 읽어주신 모든 분들게 감사를 드리며, 섬기시는 교회와 가정, 하시는 일들 위에 하나님의 크신 복이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첫댓글 좋은 체험 잘 읽었습니다.목사님 언제나 건강하시고 섬기는 교회위에 하나님의 은총이 가득하기를 기도 합니다.
목사님 귀한 후기 감사합니다. 다혜도 후기 써서 올려 달라고 하세요~~ ^_^*
정말 귀하신 목사님 감사합니다. 저도 가을엔 가려고 합니다. 늘 승리하소서...
목사님 좋은 체험 하셨지요. 수고 많으셨구요. 다혜또한 귀한 봉사였을줄 압니다. 다음기회에 뵙기 바랍니다. (^^)
목사님 화장실 청소 하신다고 고생하셨어요^^*참으로 감사합니다^^;
목사님 수고 많으셨네요... 함께 가지 못해서 죄송한 맘 뿐이네요...^^;; 후기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목사님 수고 많으셨습니다.함께 하는 삶의 현장에 주님이 계신것 아시죠?
정영학 목사님.. 가까이서 뵈던 분인데도 진작 못알아 뵈서 죄송합니다. 도명세 목사님과도 아주 가까우시더군요..부산 오는 날 섬진강에서 1시간 기다리다가 피곤해서 먼저 왔습니다. 또 연락하십시다. 제 폰은요.. 019-508-8594
아는 사람도 없으면서도 봉사를 하시겠다는 일념으로 소록도 봉사에 참여하신 아름다운 모습이 감동입니다..수고많으셨습니다.
목사님 섬김의 본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 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하시는 사역 위에 주님께서 축복하실 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