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의 비밀, 임신일기 엿보기 "아기 때문에 매일 웃고 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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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의 비밀, 임신일기 엿보기 "아기 때문에 매일 웃고 울어요"

서울 송파구에 사는 함희연(32) 씨는 결혼 2개월 만에 예비 엄마가 됐다. 함씨는 결혼생활에 채 익숙해지기도 전에 아기가 생겨 당황스러웠지만, 지금은 몇 달 후 엄마가된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고 말했다.
함씨는 아직 몸무게에 변화도 없고 태동도 느껴지지 않아 뱃속의 아기에게 말을 건네기는 어색하다. 그래도 태아에게 좋다면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시도해 본다.
함씨는 속이 거북한 입덧 대신 쉴 새 없이 먹고 싶은 음식이 생각 나는 ‘ 먹는 입덧 ’ 으로 시 달린다. 매일 먹고 싶은음식이 새록새록 떠올라 ‘ 무엇을 먼저 먹을까 ’ 행복 한 고민을 한다.


‘ made in 우성아파트 ’
임신 7주. 아무리 생각해도 태몽이라고 할 만큼 특별한 꿈을꾸지 않았다. 주변 사람이 대신 꿔주기도 한다는데, 주변에특별한 꿈을 꿨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다. 어떤 아이가태어날까? 두근두근.
의사 선생님이 2~3개월 사이 태아의 두뇌 발달이 급속도로 이뤄지니 영양이 풍부한 음식을 많이 먹고 태아에게말도 많이 건네라고 했다. 아빠 목소리가 아기에게 더 잘전달된다기에 남편에게 말 좀 해보라고 했더니, 부끄러운지 좀처럼 말문을 열지 못한다.일단 태명부터 정하자! 먼저 엄마가 된 친구들은 태몽과 관련된 태명을 지었다고 하던데, 언젠가 태명은 부르기 좋고예쁘지 않게 지어야 좋다는 말을 들은 것 같다. 한참 창문만 쳐다보고 있던 남편이 대뜸 “우성이 어때?”라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짓는다. ‘ made in 우성아파트 ’ 우성아파트에서 만들어진 아이라는 뜻이다. 열성인자보다는 우성인자를 많이갖고 태어나라는 의미도 담았다.
두뇌 발달에 좋은 견과류 챙겨요
어느덧 12주가 지났다. 시도 때도 없이 배가 고파 큰일이다.물론 음식을 손도 대지 못하는 입덧보다는 낫지만….직장생활을 하는데 먹고 싶은 게 많아도 신경 쓰이는일이다. 가방 속에 어떤 간식을 넣어 다닐까 고민하다천도복숭아와 호두, 아몬드를 챙겼다. 시어머니께서 태아의뇌 발달에 좋다며 호두· 땅콩· 잣· 아몬드 등의 견과류와참깨· 호박씨· 해바라기씨 등의 종실류를 챙겨주셨다.나보다 뱃속의 아기 생각이 먼저 나니 나도 서서히 엄마가 되어가나 보다.


지나가는 아이만 보면 배시시 웃음이 흘러나온다는 김은애(29)씨. 이제 막 임신 7개월에 접어든 김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 똑똑 ’ 하 며 문을 두드리듯 뱃속에서 발길질하는 태아가 마냥 신기하다. 요즘에는 감정의 기복이 심해져 이유 모를 눈물을 흘리기도 한단다. 마음이 심란할 때면 이어폰을 꼽고 음악을들으며 산책을 하거나, 재미있고 웃음이 나오는 태교책을 읽는다. 엄마가 웃으면 태아가 함께 행복을 느낀다는 말에 하루에 10번씩 크게 웃으려고 노력 중이다.


태교에는 바느질이 최고
입덧이 심해서 매일 골골~. 무언가에 열중하면 괜찮지 않을까 싶어 문화센터에 갔다. 엄마가 손을 많이 움직여야 똑똑한 아기가 태어난다기에 바느질 강좌를 등록했다.배가 볼록한 엄마들이 한 강의실에 모여 드르륵 드르륵 재봉틀을 돌리는 모습이 어쩐지 재미있다. 우리 힘찬순이의 배냇저고리를 내 손으로 만들어 입히겠다는 생각에 오히려가슴이 설렌다.
즐거운 태아의 발길질
임신한 지 25주가 지나면서 눈에 띄게 배가 불러오기 시작했다. 아기가 무럭무럭 자란다는 신호겠지? 남편이 갑자기 배가 불러오면 살이 틀 염려가 있다며 튼살방지크림과 마사지크림을 사왔다. 매일 배와 다리를 마사지해 주며 힘찬순이에게 말을 건넨다.의사 선생님이 4개월 이후부터 태아에게 서서히 감정이 생기기 시작하기 때문에 아빠가 마사지를 하며 애정 표현을 해주면 좋다고 했다. 남편은 아기가 자신의 손길을 느끼고반응하는 듯하다며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마사지를 해준다. 의사 선생님에게 태동을 느꼈다고 하자 태아와 대화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 킥 ’ 이나 ‘ 쿡쿡 ’ ‘ 히히 ’ 등 하나의 단어를 정해 태동을 느낄 때마다 그 단어를 말하라고 했다. 나중에 엄마가 그 단어를 말할 때마다 태아가 발길질을 한다는얘기다. 그렇게 아이와 교감하는 날이 언제쯤 올까?


지난 9월9일 0시46분, 24시간의 진통 끝에 서울 방화동의 한 산부인과에서 예쁜 딸을 낳은 이미경(38) 씨. 늦은 나이에 가진 첫아기였기 때문에 출산 예정일이 다가올수록 불안한 마음이 커졌다. 일주일전부터 가진통이 시작돼 출산하는 줄 알고 두 차례나 부랴부랴 병원에 갈 정도로 초조한 나날을 보냈다고 한다.만삭의 몸으로 11층 아파트를 오르내리고 인터넷을 뒤져 임산부 체조를 따라 할 정도로 열심히 자연분만을 준비했다는 이씨. 출산을해 새로운 세상을 보았다는 이씨는 아기의 해맑은 미소를 볼 때마다 희망이 한 가득 솟아나는 기분이다.


출산으로 엄마의 마음 알았어요
출산 예정일이 사흘이 지나면서 산통이 시작됐다. 일주일전부터 이따금 배가 아프기는 했지만 막상 겪어 보니 산통이란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의 연속이었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고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의사 선생님이가족들에게 제왕절개를 권했다. 정신이 혼미한 상황에서도 나는 끝까지 자연분만을 고집했다. 지금까지 겪은 진통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아기와의 설레는 첫 만남도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엄마의 간절한 마음을 알았던지, 아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바깥 세상으로 나오려고 제자리를 찾았다. 그리고 1시간여만에 아기가 태어났다. 태아가 딸이기를 바랐는데, 막상딸아이의 얼굴을 보니 순간 마음이 무거워졌다. 이 녀석도 언젠가 아이를 낳겠구나. 등을 돌린 채 아스라이 눈물을 찍어내는 엄마의 모습이 어른거린다. 엄마도 나를 이렇게낳았구나. 가족의 고마움을 알게 해주려고 희망이가 태어났나보다.
통증을 이겨낼 수 있게 한 가족분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가족분만실을 선택해 큰 힘이 됐다. 숨이 턱턱 막히고 정신까지 혼미해지는 순간마다 “복식호흡!”을 외치는 남편의 목소리가 들렸다. 평소에 체조를 하며 열심히 연습했던 복식호흡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남편 덕분에 호흡을 가다듬었다. 남편의 손을 잡고 함께 호흡하며 통증을이겨냈다.

* 본 정보는 '아이맘 매거진 17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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