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불을 밝혀준 산, 천등산(天燈山).
(전북 완주군 운주면 산북里, 금당里, 장선里에 속함)
다음 불 로그:-kims1102@
동내 약국에 들였더니 내년달력이 벌써 나와 있네!
올해가 끝나려면 아직 두 달 남짓 남았지만 벌써부터 내년도 달력을 만들며
“달력마케팅” 에 나서는 업체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종근당제약회사는 내년도 달력제작을 완료하고 병원, 약국 등 거래처에 배포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 회사는 매년 경제계에서 가장 빨리 달력을 만들어 배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3단 벽걸이 형태로 된 달력은 내년 1월이 아닌 올해 10월부터 날짜가 표시돼
있는 게 특징이다.
달력을 받자마자 바로 벽에 걸 수 있다는 설명인데
이 제약회사가 달력 제작을 서두르는 이유는 선점(先占)및 광고 효과 때문이다.
달력을 빨리 만들면 1차 고객인 병, 의원과 약국의 벽면을 선점하고,
2차 고객인 소비자들에게도 회사 로고와 주요 제품명을 1년 내내 노출시킬 수
있기 때문이란다.
생존경쟁이 치열한 초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비법이 아닐 수 없지만 억지로 나이
한 살 더 먹은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하다.
오늘 금광에서는 천등산(天燈山)을 찾기로 했다.
천등산은 높이 707m의 산으로,
전북 완주군 운주면 산북里, 금당里, 장선里에 속하며 괴목동천을 사이에 두고
북동으로 대둔산과 마주보고 있는 산이란다.
암골美가 빼어나고 산세가 수려함에도 불구하고 “호남의 금강산”이라는 별칭을
듣는 대둔산(완주: 8경)의 명성에 가려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유명한 산들이 사람들로 오염되어 가는 것과는 달리 아직 태고(太古)적 자연미가
고스란히 살아 있는 것이 특징으로 이웃한 대둔산과는 달리 조용하고 한적한
산행을 즐기려는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란다.
남도(南道)의 10월은 맛에 취하고 흥에 취한다고 했다.
가을이 정점으로 치닫는 10월 광주, 전남북의 곳곳에서 축제가 펼쳐지고
수확의 계절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축제가 열리고 있다.
순천만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정원박람회도 막바지(20일에 폐막)에 이르렀다.
추억과 낭만을 찾아 떠나는 “광주 7080 충장축제”도 동구 충장로, 금남로,
예술의 거리에서 펼쳐졌다.
광주극장 인근 골목길은 1970-80년대 풍경을 볼 수 있는 추억의 테마거리다.
이발관, 만화방, 사진관, DJ다방 등이 아직 남아있어 당시 정취를 느낄 수 있다.
현대적으로 각색한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변사 극이 공연되었고,
영화 “은하철도 999”, “이수일과 심순애” 주인공으로 분장한 배우들이 상가를
돌며 영화 장면을 재현하는 상황극도 펼쳤었다.
나들이하기 좋은 요즘 가족 친지와 함께 즐거운 축제분위기에 빠져 초가을의
정취를 함께 즐겨보면 어떨까?
천등산(天燈山)의 이름에 대해서는,
후백제를 세운 견훤(867-936년)과 연관되어 있다.
견훤이 후백제를 세우려고 천등산에 산성을 쌓고 적군과 대치 중 한 밤중에
적의 습격을 받게 되었다.
이 때 대둔산 용굴 안에 있던 용이 닭 울음소리를 내서 밤잠을 자던 견훤의
잠을 깨우고,
천등산의 산신이 밝은 빛을 내비쳐서 견훤이 적군을 되받아 쳐 승리했다고 한다.
이후부터 이 산의 이름을 하늘이 불을 밝혀준 산이라는 뜻으로 천등산(天燈山)
이라 불렀으며,
용의 닭 울음소리를 들었다는 곳인 천등산 남쪽 산성 이름이 용계성(龍鷄城)으로
불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광주역에서 산행버스를 기다리는데 시간이 다 되어도 차가 오지를 않는다.
산행이사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출발지점인 양동시장에도 도착을 안했다는 것이다.
최 기사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전원이 꺼진 상태다.
순간 화가 났다.
지난주 금요일에 최기사가 다른 일로 2박3일 장기운행을 하게 되어 부득이 다른
차를 대체해주겠다고 양해를 바랐던 일이었다.
급한 마음으로 계속해서 전화를 걸었더니 늦게야 통화를 했는데,
대체버스기사가 위치를 잘 몰라 엉뚱한 곳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늦게 회원들을
싣고 출발했다는 것이다.
오늘 산행 할 차는 광주 인근 화순에 주소지를 둔 대도관광버스였다.
차가 출고한지 얼마 안 된 차여서 비닐포장이 군데군데 그대로 붙어 있는
새 차였다.
장거리산행을 하고나면 그 다음 주 산행 때는 회원참여가 적다는 징크스가 있다.
그래서일까?
오늘은 26명의 회원만 참여해 적은인원으로 산행지로 떠났는데 그래도 모처럼
만에 양동매씨들이 많이 참여해줘 기분이 좋았다.
아침에는 날씨가 조금 쌀쌀했지만 낮에는 햇살이 맑고 따뜻했다.
아침 날씨 때문에 두꺼운 옷을 입고 나온 회원들이 자기 옷차림을 보며 어색하게
웃는다.
아침부터 김 병우회원이 밀감 한 상자를 기증해주어 밀감파티를 열었다.
꽃 사랑회원도 떡을 만들어와 회원들에게 일일이 돌린다.
기분 좋은 아침, 금광은 행복한 가족 같은 분위기였다.
요즘은 고구마가 제철이다.
일반인이 흔히 알고 있는 고구마 품종은 크게 물고구마, 밤고구마, 호박고구마,
자색고구마 등이 있다.
이중 찬바람이 부는 9월 하순부터 11월까지 수확되는 게 호박고구마다.
여름에 주로 수확되는 건 밤고구마다.
호박고구마는 속살이 호박색이고 단맛이 강해 2000년 중반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호박고구마가 밤고구마를 제치고 인기를 얻은 건 먹는 방식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
물기가 없고 조직이 치밀한 밤고구마는 주로 쩌 먹을 때 좋다.
그러나 전자레인지나 오븐에 굽거나 샐러드에 넣어 날로 먹는 방법이 확산되면서
물기가 적당한 호박고구마가 제격이라는 것이다.
구워도 촉촉한 기운이 남아 부드럽게 입 속에서 녹는다.
또 샐러드로 먹을 경우에도 물기가 적당하고 식감이 아삭아삭해 고구마 중 가장
먹기 좋다고 한다.
오늘 산행은 운주면 원장선 마을에서 출발해서 뫼 골을 따라,
기도터 -대슬랩 -620峰 -감투峰 -660峰 -천등산 -690峰 -밧줄지대 -620峰
400峰 -고산村 -평촌마을로 하산하는 약 6.5km(4시간 30분소요)코스다.
산행은 마을길을 따라 걷다가 뫼 골을 따라 올라갔다.
노송(老松)이 있고, 병풍바위를 바라보며 기도터로 올라가는 길은 경사도가 높고
계속되는 오르막길이었다.
나는 감기후유증과 피부약복용으로 극도로 체력이 떨어져있었다.
가다 쉬기를 계속해 봐도 다리에는 힘이 없고 가슴까지 아파온다.
입안이 바싹 마른다.
안되겠다 싶었지만, 산행버스는 이미 도착지점인 평촌마을로 떠난 후였다.
620峰아래, 545峰중간지점에서 연결되는 밧줄지대가 있었지만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았다.
오늘은 내 산행역사상 최악의 컨디션으로 힘든 산행이었다.
천둥산은 바위와 어우러진 노송이 많았다.
회원들은 주변 배경을 촬영하느라 정신이 없어 산행속도가 늦어졌고 그나마 나는
동행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1진은 산행속도가 빨라 우리 시야에서 이미 보이지 않은지가 오래였다.
처음 온 회원이 군고구마 한 개를 내게 건 내준다.
고구마는 저장이 쉬워 사시사철 먹을 수 있지만 제철에 먹어야 싱싱한 단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요즘이 수확 적기인 호박고구마는 수확한 뒤 10일정도 숙성시키면 전분이
당으로 바뀌면서 단맛이 강해진다.
호박고구마는 항산화성분인 베타카로틴이 많이 함유돼 있어 참살이 식품으로
인기가 높다.
호박고구마는 연간 고구마 생산량에서 40%정도를 차지하고 고구마 주산지인
해남군은 전체 생산량 가운데 60%가 호박고구마다.
해남군화산, 황산면 황토밭에서 생산되는 고구마는 당도가 높고 마그네슘 등
무기질 함유량이 많다.
울퉁불퉁 붉은 빛깔 “보약덩어리” 찬바람불면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해남-여주 호박고구마는 지금이 제철이다.
죽기 살기, 정신력으로 버티며 감투峰에 오르니 12시가 조금 넘었다.
정상인 천둥山에서 점심을 먹자는 회원이 있었으나 내가 너무 지쳐있어서
감투峰에서 먹기로 했다.
점심을 먹고,
회원들이 준비해 온 과일도 먹고, 따끈한 커피도 마시고 나니 몸이 한결 좋았다.
점심 후 천등산 정상을 향해 다시 출발했다.
날씨가 좋아 주변경관을 그대로 볼 수가 있어 좋았고, 시원한 조망과 대둔산에
버금가는 암골美가 일품이었다.
660峰에서 내려가는 직 벽에 가까운 밧줄지대는 오늘 산행의 하일 라이트이자
공수부대 유격훈련장 같았다.
여성회원들과 일부 연로한 남성회원들은 겁을 먹고 밧줄을 잡고 허둥대기도 하고
산행이사와 “군왕봉”이 밑에서 통제하고 컨트롤하느라고 바쁘다.
620봉에서 고산村으로 갈라지는 400峰까지에는 판석, 해태바위, 얹힌 바위,
비늘바위 등이 있었고 산죽(山竹)길로 이어졌다.
400峰에서 내려가는 길도 경사도가 높아 낙엽에 미끄러져 넘어지는 회원들이
엉덩방아를 찧고 너털웃음을 웃는다.
산행은 이래서 힘이 들고 위험해도 산행하면서 흘린 땀으로 상쾌함을 느낄 때
그 기분은 겪어보지 않는 사람은 모른다.
묘역을 지나 고산村, 평촌마을에 도착하니 괴목동천이 흐르는 계곡도로변에는
산행버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고,
산에 가지 못한 양동매씨들을 위해 부회장이 말벗이 되어 술을 마시고 있다.
여기서 준비해온 하산酒를 먹고 출발하기로 했다.
오늘 하산酒는 쌀밥에, 돼지머리고기에 김치, 물김치였고 “꽃 사랑”회원이 가져온
묵은 김치볶음이 곁 드려 졌다.
대체버스라 준비가 부족해 식탁도, 의자도 부족해 서서먹거나 앉아서 먹는
사람도 있었다.
오늘은 그나마 회원이 적어서 망정이지 지난 주 같았으면 난리가 날 뻔했다.
그래도 조강지처가 났다고 최기사가 척척 손발이 맞고 없어보니 알 수가 있었다.
도로변에 가을 들국화가 피어있다.
산등성 외따른 데, / 애기 들국화 / 바람도 없는데 / 괜히 몸을 뒤뉘인다.
가을은 / 다시 올 테지 / 다시 올까? / 나와 네 외로운 마음이,
지금처럼 / 순하게 겹쳐진 이 순간이...... (천상병詩人의 들국화 全文)
(2013년 10월 18일)
첫댓글 내 산행 역사상 가장 힘들었던 산행이었다.
감기 후유증과 체력고갈 상태에서 무모한 산행이었지만 정신력으로 버티니 힘이되었다
무리한 산행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데요. ㅉ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