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를 본받아 살아가는 교회(신년주일)
요한복음 8:12
정유년, 닭의 해를 맞이하신 여러분에게 하나님의 크신 은총이 늘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2017년도 교회의 표어는 ‘그리스도를 본받아 살아가는 교회’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살아가는 이들은 ‘어둠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을 것이라’는 말씀은 은혜의 말씀이자 격려의 말씀이요, 희망의 말씀입니다. 그리스도를 본받아 살아가시는 여러분의 삶에 생명의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인도 하심이 함께하시는 정유년이 되시길 바랍니다.
▪그리스도를 본받아 –토마스 아 켐피스
기독교문학 가운데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작품이라고 일컬어진 『그리스도를 본받아』라는 책의 저자인 토마스 아 켐피스는 1379년 대장장이의 아들로 태어납니다(브리태니커 백과사전(Encyclopedia Britannica)). 1413년 사제직분을 받은 그는 1471년 6월 25일 사망하기 전까지 58년간 수도생활을 했으며, 98세의 나이로 하나님 품에 안깁니다. 존 웨슬리(John Wesley)는 “『그리스도를 본받아』는 천 번을 거듭해서 읽더라도 결코 만족을 얻을 수 없다. 그 일반 원리들은 묵상의 씨앗들이다. 따라서 거기에 담긴 내용은 고갈되는 법이 없다.”고 극찬을 했습니다.
신학교 시절 이 책을 읽었지만, 생각이 어려서인지 큰 감동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지난 시월 그 책을 읽은 후, 30년도 더 지났음에도 번역본이 끊임없이 출간되는 것을 보면서 새롭게 번역된 책은 어떤지 확인하고자 다시 구매하여 천천히 읽게 되었습니다. 존 웨슬리의 말대로 ‘고갈되지 않는 내용’은 아주 간단명료하게 ‘그리스를 본받아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밝히고 있었습니다. ‘진리는 복잡하지 않고, 분명하다’는 것을 다시금 확증했고, 그것을 요약해서 몇 단어로 표현한다면 ‘기도, 겸손, 사랑, 섬김’으로 정리할 수 있었고, 예수님의 삶은 곧 하나님께 기도하시는 삶이셨고, 하나님 앞에서 사람 앞에서 겸손한 삶을 사셨고, 자기의 몸을 십자가에 내어주시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셨으며, 제자들까지도 섬기시는 본을 보여주셨습니다. 이 책을 읽은 후, ‘그리스도를 본받아’ 라는 책 제목에 살을 붙여서 ‘그리스도를 본받아 살아가는 교회’라 정한 것입니다.
▪ 나는 세상의 빛이라
요한복음 8장 12절의 말씀 -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둠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에서 예수님은 자신이 곧 세상의 빛이요 생명이라고 하십니다. 이 구원의 감격을 누리려면 ‘예수님을 따르는 것’ 바꿔 말하면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살아야 합니다.
누군가를 본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먼저 그분에 대해서 배워야 합니다. 그러므로 그분의 말씀을 배우고 익히는 일에 목회의 중점을 둘 것입니다. 온 교우들과 함께 말씀을 깊이 묵상하고 이해하여, 말씀이 품고 있는 깊은 뜻을 깨우쳐 가도록 힘쓸 것입니다. 그리고 배우고 익힌 말씀대로 살아가기 위해 힘쓸 것입니다. 이 일을 위해서는 참으로 많은 용기가 필요합니다. 세상은 여전히 어둡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어두운 세상이라고 할지라도 절망하지 않고 희망의 빛을 볼 것입니다.
정유년(丁酉年)은 닭의 해입니다. 닭의 울음소리는 ‘깬다’라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새벽에 닭이 울면 ‘어둠이 깨집니다.’ 베드로가 예수님을 부인했을 때, 닭이 울자 베드로는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깨우칩니다.’ ‘어둠을 깨뜨리고 빛으로 나아가는 것’은 누구나 소망하지만, 어둠이 깊은 세상에서 빛으로 나아가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쉽지 않아도 우리는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살아가고자 결단한 사람들입니다. 그리스도를 본받아 살아가는 이들만이 느낄 수 있는 참 기쁨을 누리시는 귀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삶을 살아가려면
예수님께서는 이 땅에 오심으로 우리에게 이미 모든 본을 보여주셨습니다.
‘기도의 삶, 겸손의 삶, 사랑의 삶, 섬김의 삶’은 우리 신앙의 본질이 되어야 합니다. 아무리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깨달았다고 하여도 위의 4가지가 결핍되면, 그저 머리로만 신앙 생활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위의 삶을 머리로 사신 것이 아니라, 생활로 살아가셨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의 신앙이 건강해지려면 우리의 일상생활과 분리되지 않아야 합니다. 삶으로 살아가는 구체적인 신앙만 여러분의 신앙을 더욱 굳건하게 하고, 신앙의 깊은 세계로 인도할 것입니다.
우리는 그래서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삶을 배워야 합니다.
무엇을 통해서 배울 수 있습니까? 먼저, 예배를 통해서 배우게 됩니다. 예배를 통해서 우리는 하나님께 기도하고, 예배 시간에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대로 살아야겠다고 결단하게 되는 것입니다. 예배는 예수님을 본받아 살아가야 할 모든 것이 녹아있습니다. 그래서 예배의 감격을 회복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 2017년 한 해는 52주간 주일 성수를 하시겠다고 결단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도우셔서 주일 성수를 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시고, 주일 성수를 해도 쉬지 않고 일하는 것보다 더 많은 넉넉함을 누리게 하시고, 더 많은 쉼을 통한 재충전의 복을 내려주실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말씀을 가까이할 때에 그리스도의 삶을 배울 수 있습니다. 최소한 하루 15분씩 성경을 읽으십시오. 무슨 뜻인지 이해 안 되어도 읽으십시오. 성령이 인도하셔서 깨우침을 주실 것입니다. 도저히 이 말씀이 이해가 안 되고, 이해하고 싶다면 교역자들에게 문의하십시오. 하루 15분씩 성경을 읽으면 일 년에 일독할 수 있습니다. 성경 전체의 흐름을 알면 우리의 신앙만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삶이 달라집니다. 우리 삶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 것이고, 본질적인지 성경은 말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깨달은 말씀을 실천하십시오.
그것을 저는 헌신과 봉사하는 실천운동으로 여러분에게 제시합니다. 자신의 재능을 사회와 교회에 나누십시오. 우리 사회에서 귀한 일을 하는 단체에 1구좌 1만 원이라도 후원하시어 그들이 힘차게 일해나갈 수 있도록 도우십시오. 교인들 간에 서로 격려하시고, 중보기도를 함으로 하나님의 한 식구임을 증명하십시오. 여러분이 가진 재능이 적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헌신하고자 할 때, 하나님은 그 어떤 헌신이라도 보잘 것 없다고 여기지 않으시고 크게 사용하신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 2017년 한남교회는
겸손하게 서로 섬기는 교회가 되길 바랍니다, 이것이 ‘그리스도를 본받아 살아가는 교회’의 증거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절대로 교만하지 마십시오. 하나님은 교만한 것을 가장 싫어하시고, 잠언 16장 18절에서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라고 지혜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교회 일이란, 자기 마음에 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에 들어야 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에 들게 하는 것입니다.
사랑을 나누며 행복한 교회가 되길 바랍니다. 교회는 행복해야 합니다. 교회에 오면 왠지 기분이 좋아야 합니다. 세상에서 속상하고 아파서 우울하다가도 교회에 오면 그런 마음이 싹 없어지고 행복한 마음이 생겨야 합니다. 사랑하게 되면 콩깍지 낀다고 합니다. 콩깍지가 끼면 단점은 안 보이고 장정만 보입니다. 세상에 단점이나 결점이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2017년도에는 서로서로 장정만 보시기 바랍니다. 누군가에게 단점이 보이는 순간이 있다면, 눈 딱 감고 그 사람의 좋은 점을 다섯 가지만 떠올려보시기 바랍니다. 혹시 다섯 가지가 안 된다고 해도 한 가지를 떠올리는 동안 단점만 바라보던 마음을 자라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기도로 서로 세워주는 교회가 되길 바랍니다.
왜 교회입니까? 그리고 우리가 서로 어떻게 도울 수 있습니까? 물질로 돕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돕자고 하는 일인데 편파적이라고 오해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간혹 도움을 받는 분이 자존심 상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 안에서 서로 돕는 일은 참으로 조심스럽습니다. 그러나 조금 지나쳐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은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중보기도’입니다. ‘중보기도’는 말 그대로, 하나님께 이웃을 위해 드리는 기도요, 그 기도를 들어주실 분은 하나님이시기에 기도 중에서도 가장 능력이 크게 나타나는 기도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기도는 이기적인 기도가 아닙니다. 그래서 더욱 귀한 기도입니다.
▪그리스도를 본받아 살아가는 교회
이런 교회가 된다면, 이 교회에 속해있는 교인들이 복을 받습니다. 이런 복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복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둠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고 복된 말씀을 주셨습니다.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살아가는 교회, 그 교회의 구성원이 된다는 것은 얼마나 큰 행복입니까?
저는 목회자로서 한 해 동안 한남교회가 ‘그리스도를 본받아 살아가는 교회’가 되길 힘쓰겠습니다. 그래서 한남교회가 건강하고, 행복한 교회가 될 수 있도록 힘쓸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저 혼자만의 힘으로 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이 함께 해주셔야 가능한 일입니다. 새해, 빛이요 생명이신 예수님께서 그리스도를 본받아 살아가고자 결단하시는 여러분에게 생명의 빛을 선물로 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