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도 한글날 있을까 /이름 운영자 작성일 2007-10-08 조회수 1573 / koreadpr.co.kr
10월9일은 561돌을 맞는 한글날이지만 북은 우리와 달리 매년 1월15일을 '훈민정음 창제기념일'로 기념하고 있다. 남에서는 훈민정음이 반포된 세종 28년(1446년) 음력 9월중 마지막 날인 29일을 양력으로 환산해 한글날로 기념하고 있지만 북한은 창제일인 세종 25년 음력 12월을 양력으로 따져 기념하기 때문이다.
2001년 발간된 북한의 '조선대백과사전'은 훈민정음에 대해 "15세기에 창제한 조선인민의 고유한 민족글자"라면서 "당시의 왕이었던 세종의 직접적인 주관밑에 정인지, 최항, 박팽년, 신숙주, 성삼문, 강희안, 이개, 이현로들이 집체적인 지혜를 모아 만들었다"고 적었다.
또 '세종실록'과 '훈민정음해례' 등을 근거로 "세종 25년인 1444년 1월(음력 1443년 12월)에 창제되었다"고 말해, 남한의 훈민정음 반포일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채 창제일을 기념하고 있다.
훈민정음에 대한 북한의 평가는 매우 높은 편이다.
평양방송은 지난 1월15일 '우리 민족의 자랑 훈민정음'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내고 "훈민정음은 가장 과학적인 제작 원리에 기초해서 만들어진 세계에서 으뜸가는 글자"라며 "우리 말의 말소리를 가장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글자를 만든 도학적 원리도 아주 독특하다"고 평가했다.
북은 창제기념일 5주년 또는 10주년 되는 해에 평양에서 기념보고회를 열지만 분위기는 그리 뜨겁지 않다. 이는 훈민정음이 그 이전에 존재했던 전통문자를 계승했다는 북한 학계의 인식에서 비롯됐다. 북은 5천년 전 평양 일대를 중심으로 번성했다는 이른바 '대동강문화'에서 '신지(神誌)글자'를 만들어 썼으며 이 문자가 고조선, 삼국, 고려를 거쳐 훈민정음 창제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훈민정음 창제로 글자생활 발전에 새로운 길이 열렸다"며 훈민정음 자체의 우수성과 민족 언어생활에서 '전환점'으로서의 역할은 높이 평가하고 있다.
창제 기념일과 관련해서도 1961년까지는 1월9일을 기념일로 설정했으나 1963년부터는 1월15일로 변경시켜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한글이 민족의 자랑스러운 유산이자 문화발전의 바탕이라는 인식은 남북한 공통임에 틀림없다.
북은 이렇듯 우리 말과 글의 우수성을 부각시키면서 외래 문화의 무차별적인 '침습'을 경계하고 있다. 북은 정권 수립(1948.9.9) 이전부터 한자어와 '왜색풍'의 말을 손질하기 시작해 1966년부터 본격적으로 외래어를 '문화어'로 고쳐 70년대 초까지 5만여 개의 새 어휘를 만들었다. 특히 한자어와 외래어에 대해 "민족어의 어휘구성에 들어온 이질적인 요소, 민족어의 고유성과 순결성을 파괴하고 좀먹는 독소"라며 경계하고 있다.
북은 민족문화의 우수성을 강조하면서 최근에는 세종대왕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조선대백과사전은 세종대왕에 대해 "비교적 풍부한 학문지식을 소유한 봉건 군주"라며 "집현전 학자들에게 연구를 진행하게 하여.. 28자로 된 우리나라 문자인 '훈민정음'을 만드는 데 성공하였다"고 평가했다.
[서로 가서 축하해주면 좋겠다. - 이번 한글날에 북쪽 한자 초청해 남북 국어정책 토론회 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