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아내를 생각하며 슬퍼함/ 이서우

[안정훈]

悼亡(도망)

이서우(李瑞雨:1633~1709)

본관은 우계(羽溪). 자는 윤보(潤甫), 호는 송곡(松谷).

조선후기의 문신이며 시인이며 서예가이다.

현종 때 과거하여 벼슬이 참판에 이르다.

아름다운 모습 어렴풋이 보일 듯 말 듯  사라지고

玉貌依稀看忽無 옥모의희간홀무

깨어보니 등잔불만 외롭게 어른거리네

覺來燈影十分孤 각래등영십분고

일찍 알았더라면 가을 빗소리에 남들도 꿈에서 깬다는 것을

早知秋雨驚人夢 조지추우경인몽

창 앞에 심은 벽오동은 함께 가지 못 하였네

不向窓前種碧梧 불향창전종벽오

*

죽은 부인을 위해 지은 시다.

본처 외에도 2명이 있다.

누구를 위해 썼는지는 모르지만

부부간의 금슬이 좋았나 보다.

얼마나 그리우면 자다가도

꿈에서도 그리워할까.

늦은 밤 어른거리는 등잔 불빛마저

죽은 부인처럼 느껴지는 것인지......

이래저래 잠 못 드는 밤이다.

뜨락에 심은 오동나무는

아직 어려서

관(棺)으로 쓰지 못하고

가을비에 소리 내어 울고 있다.

오늘만 사는 것처럼

오늘 죽는 것처럼

열심히 사랑하자!

“있을 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