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주방을 겨냥하고 있는 넵스가 발표한 신제품은 우리의 주방이 걸어온 길이며, 넵스가 나아가야 할 길이다. 4가지 관점으로 과거의 것을 재발견하고 브랜드 가치를 부여하는 시도였다.
바라보는 방식이 다르면 디자인이 바뀐다 지속적으로 국내 시장에 유입되고 있는 수입 주방가구들의 틈새에서 국내 고가 주방가구 시장을 지키고 있는 브랜드, 넵스Nefs. 50평형대 이상의 주거 공간에 아일랜드 평면과 페닌슐러 평면을 중심으로 전개해오던 이들이 선보인 신제품 3종은 기존에 넵스가 고수해온 이미지와 오래전부터 우리 생활 속에 익숙하게 사용된 요소들의 새로운 결합이다. 이탈리아어로 각각 어둠, 오크나무, 무늬목 수종을 의미하는 ‘모로Moro’, ‘로베레Rovere’, ‘라띠Lati’. 이 제품들은 2004년 하반기 우수산업디자인(GD) 상품으로 선정되어 지난 2002년과 2003년의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이 3가지 제품들은 기존 주방이 가진 한계와 이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오래전 유행했던 주방가구 중 편리하다고 판단되는 일부 디자인을 요즘의 추세에 맞게 재해석한 것이다. 더불어 중·소형 평형에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ㅡ’자형 평면을 한층 발전시켰다. 넵스가 이런 연구를 시도하게 된 배경에는 신도시에 거주하며, 집의 규모가 작아 콤팩트하지만 세련된 성향을 가진 젊은 소비자들이 있다. 이에 따라 주방 안에 모든 기능을 함축할 수 있는 제품군을 선보이게 된 것이다. 또 하나, 넵스는 주방을 엄마들의 활동 공간으로 바라본다. ‘가사 노동의 공간’이 아닌 짧은 동선 안에서 엄마들이 효율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지난 2002년 ‘맘스 오피스Mom's Office’ 기능을 처음으로 제안했고 그간의 소비자 반응을 수렴하여, ‘라띠’를 통해 일자형 평면으로 풀어보았다.
나뭇결이 주는 느낌을 최대한 살리며 가장 보편적인 페닌슐러 평면을 활용한 디자인 모로.
갈수록 다양해지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따르다 보면 언젠가는 디자인이 기능적 포화 상태에 이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신제품들은 아주 보편적인 요구에서 출발해 오랜 시간 검증되어온 요소들을 재발견했고, 소비자들의 욕구와 디자인적 효율성 사이에서 유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주방을 해석하는 4가지 컨셉트, 포잉 이런 모든 요소를 포괄하며 모로, 로베로, 라띠를 해석하는 기준은 ‘포잉4ing 컨셉트’이다. 기능적, 환경적, 인간공학적, 문화적 이 4가지 측면에서 해석된 컨셉트들은 기술, 자연, 인간, 문화의 조화와 완성을 추구한다. 첫째, 환경적 해석은 마감재, 원자재는 물론 도장에서도 자연친화적으로 접근한 것이다. 부분적으로는 살균 조명을 활용하는 등 사용자에 대한 고려도 잊지 않았다. 둘째, 문화적 해석은 넵스가 추구하는 주방 문화의 핵심인 ‘맘스 오피스’ 기능을 강화시켰고, 엄마들의 작업 공간이면서 동시에 개인적인 활동 공간, 사무 공간으로 활용될 여지를 남겨주었다. 이는 기존에 없었던 기능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고, 앞으로 전개될 넵스 가구들의 중요한 근간을 이루는 요소라고 한다. 여기에 넵스의 지향점인 가족 문화 중심 공간으로서의 주방까지, 넵스의 주방은 단순한 ‘가사家事’의 공간이 아니다.
셋째로는 기능적인 요소들을 보강했다. 이동성이 가미된 가구들은 물론이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하드웨어까지. 넵스는 이탈리아 주방가구 톤첼리를 함께 운영해오며 학습된 결과를 바탕으로 기능적인 접근을 이루어냈다. 견고한 하드웨어를 통해 수납장 도어의 개폐 방식을 달리하고, 코너 수납장에는 조명을 설치했다. 이 외에도 평면의 활용이라든가 상판의 활용 등 다양한 기술적 시도들을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인간 공학적인 측면을 우선으로 했다는 것이다. 인체공학적으로 제시되는 통계적인 치수와 실 사용자 간의 차이를 디자인으로 보완하고 불편함을 없애는 것이 필요했다. 이에 개수대와 조리대 사이에 높이차를 두고 가열대의 높이를 달리했다. 디자인적으로는 조금 느낌이 떨어지더라도 사용자의 편의를 최대한 고려해 치수를 적용한 것이다.
(왼) 모로의 맘스 오피스. 인출식으로 구성된 하부장의 맘스 오피스로 엄마들에게 여유있는 활동공간을 제공한다. (오) 로베레는 공간 효율성을 높일수 있도록 회전 테이블과 이동식 수납장을 사용했다.
포잉 컨셉트의 3가지 타입
모로 페닌슐러형 혹은 ‘ㄷ’자형 주방가구로 블랙과 실버의 대조적인 연출이 주방에 강한 인상을 준다. 나뭇결의 질감을 그대로 살릴 수 있도록 에쉬무늬목을 사용해 오픈 포아 방식의 도장(나뭇결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는 도장)을 했다. 수납장은 역스프링 방식의 원터치 도어 시스템을 적용하여 가볍게 누르는 것만으로도 개폐가 가능하다. ‘ㄱ’자형 페닌슐러 테이블은 조리대와 홈바의 역할을 하며 테이블 밑에는 맘스 오피스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인출식으로 마련한 작은 책상과 수납공간이 있다. 가열대와 개수대 사이 하부 코너장에는 오토라이팅 시스템과 강화유리 선반을 삽입하여 안쪽의 수납용품들이 잘 들여다보일 수 있게 했다. 이 외에도 살균 조명 시스템과 액세서리 박스 시스템으로 고안한 뒷선반 등이 있다.
로베레 좁은 주방공간에 유리한 일자형 동선을 재해석했으며, 싱크대 상판에 회전 테이블 보드를 갖추어 실용성을 더했다. 무빙 키친의 컨셉트를 적용하여 이동식 서랍장을 제안해 수납을 손쉽게 하며 보조 테이블의 역할도 할 수 있게 했다. 미드웨이의 자외선 살균조명 시스템은 싱크대와 조리대를 살균하며 선반 역할을 한다. 슬라이딩 도어를 채택한 상부장은 예전 상부장의 편리함을 되살린 것이다. 대신 슬라이딩 도어로 인해 생기는 불필요한 공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하드웨어와 공간 구성에 변화를 주었다. 하부장에는 냉장고와 냉동고를 삽입해 공간 효율성을 높였다.
라띠 일자형 평면을 확대 해석한 것으로 공간 효율성을 높이고 인체공학적인 요소를 우선으로 전개하였다. 맘스 오피스 기능은 훨씬 강화되었지만,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도록 인출식으로 구성, 시각적인 부분도 고려했다. 키보드 트레이, 콘센트, 조명, 수납 등 필요한 요소들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천연 대리석이 90% 이상 함유된 상판은 허리의 부담을 고려해 조리대와 가열대 간에 6cm의 높이차를 두었다. 리프트식 상부장 도어로 물건을 넣고 꺼내기 쉽게 했다. 코너 키큰장에는 오토라이팅 시스템을 적용했다.
(왼) 모로의 코너 하부장으로 깊숙한 곳의 제품이 잘 보일 수 있도록 센서 조명과 투명 유리 선반을 사용했다. (오) 라띠의 인출식 맘스 오피스를 일자형 평면에 적용시켜보았다.
(왼) 로베레의 상부장으로 슬라이딩도어를 사용했다. 슬라이딩 도어로 인해 생기는 불필요한 공간을 최소화할 수 있게 하드웨어와 선반을 사용했다. (오) 모로의 개수대와 뒷선반. 넵스는 상판 위에 뒷선반을 삽입하여 미드웨이의 기능을 대신했다. 뒷선반에는 칼꽂이, 접시꽂이, 수저통 등이 내장되어 있다.
자료제공/ 주식회사 넵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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