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J28WPWTl4Sc
사자성어 중 ‘교자채신(敎子採薪)’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물고기를 주기보다는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라”는 의미인데 한국이 아프리카에 공여하는 방식이 꼭 이를 닮았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성과가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이 바로 세네갈이라는 국가입니다. 대서양 연안의 세네갈은 서아프리카 국가 중에서도 가장 많은 쌀을 소비하는 국가입니다. 그래서 세네갈의 국화가 '벼'일만큼 쌀에 대한 애정과 갈망이 컸습니다만 최근 몇 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세네갈은 심각한 식량부족에 시달렸었죠. 전체 가구 중 18.8%가 식량부족을 겪었습니다. 쌀이 주식임에도 자급률이 낮아 소비량의 절반 이상을 수입에 의존해왔으나 수입도 돈이 있어야 할 수 있으니까요. 여기에 쌀, 즉 벼는 수확할 때까지 거의 물속에서 자라다시피 할만큼 항상 논에 물을 머금고 있어야 하지만 사막이 대부분인 아프리카에서 이런 환경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이 말라버리는 모래사막은 세네갈 정부와 국민들의 쌀을 더욱 갈구하게 만들었고 식량문제해결이 최우선 국정과제로 자리잡으면서 급기야 한국에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습니다. 이 요청을 계기로 한국의 농촌진흥청이 KAFACI를 통해 '아프리카 벼 개발 파트너십'에 참여하게 된 것입니다. 2010년 한국은 아프리카 19개국과 함께 '한-아프리카 농식품 기술협력회의체 KAFACI를 출범했는데요. 아프리카의 농업현안을 공유하고 농업기술을 이전함으로써 아프리카의 농업생산성과 농가소득을 높이는 것에 그 목적이 있습니다. 이 사업에 참여한 국가는 가나, 가봉, 나이지리아, 세네갈, 에티오피아, 잠비아, 카메룬, 케냐, 탄자니아를 포함한 19개국입니다. 이들 모두가 식량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 농촌진흥청은 이들에게 쌀을 줄 것이 아니라 현지에 적합한 쌀을 직접 재배해 자급률을 높이는 것에 방점을 찍는 '아프리카 벼 개발 파트너십 사업'을 2016년부터 10년간 시행해 아프리카에 적합한 벼 품종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죠. 가장 먼저 성과를 낸 국가가 세네갈인데요. 세네갈 정부의 요청에 따라 적합한 품종개발에 돌입한 농진청은 결국 2017년 세네갈 기후와 토양에 적합한 '이스리'라는 쌀품종을 개발해냈습니다. 이스리 품종은 한국의 식량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해주었던 허문회 박사가 개발한 '통일벼'를 활용해 개발한 신품종입니다. 1960년대 가난한 한국을 먹여살리기위해 필리핀 소재 '국제미작연구소(IRRI)'에 근무하던 허문회 박사는 'IR667'이라는 품종을 개발해 1972년부터 국내에서 '통일벼'라는 이름으로 보급됐습니다. 1977년 마침내 쌀자급자족을 이루게한 신화적인 품종이죠. 그러나 생산성은 좋지만 밥맛이 조금 부족한 관계로 1992년 이후로 자취를 감췄지만 아프리카에서는 한국과 같은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일단 수확량이 좋은 통일벼 계통의 ‘밀양23호’와 ‘태백’을 현지 토착종과 교배시켜 1년에 2~3기작을 가능하게 했고 수확량은 1헥타르당 약 10톤에 이릅니다. 그래서 세네갈 논을 장악했던 ‘사헬’ 품종을 대체하고 있는데 ‘사헬’보다 밥맛이 좋고 수확량도 3배 가량 많아 지금은 거의 대부분 이스리 품종을 재배 중입니다. 2018년부터 세네갈의 농업연구청이 보급을 시작한 후 재배면적이 500헥타르에 불과했다가 2021년에는 무려 20,000헥타르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농진청이 의도했던 것처럼 농가소득에서 엄청난 기여를 하고 있는데요. 세네갈 현지에서 쌀을 판매하는 '리페드(REFED)'라는 단체에 따르면 이스리 쌀은 kg당 800원에 판매되는 반면 사헬은 약 70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1kg에 100원 차이라면 3배 이상의 수확량을 자랑하는 이스리를 재배하면 농가소득이 단순계산해도 3배로 증가하기 때문에 세네갈 정부에서도 세네갈 농부들에게도 세네갈 국민들에게도 모두 이익이 되는 가장 이상적인 프로젝트입니다. 현재 세네갈 이외에도 아프리카 19개 국가에서 현재까지 개발된 쌀 품종만 55개에 이른다고 합니다. 말라위에서 2개, 말리에서 1개가 품종등록을 완료했고, 우간다, 케냐, 가나 등에서 8개 품종에 대한 등록절차가 진행 중이고, 9개 국가에서 37개의 품종이 현지적응평가를 거치고 있는데요. 아프리카 역시도 도시화와 인구증가를 피할 수 없는만큼 농가는 줄지만 쌀소비량은 느는 추세를 피할 수 없습니다만 전체 아프리카의 쌀생산량만으로 늘어난 소비량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전체 아프리카의 쌀소비량 90%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한국 덕분에 아프리카는 희망을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