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중등 축구까지 승부조작 번지나 (경남매일신문)

[SOCCER MOM]

중등 축구까지 승부조작 번지나

대교 눈높이 중등리그 경북권역 예선 대진표 조작 의혹

2014년 03월 04일 (화)

우현준 기자 souldream@naver.com

　경북축구협회가 2014 대교 눈높이 중등 축구리그 경북권역 예선 대진표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경북권역 예선 대진표 구성이 특정학교에 유리하게 편성되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협회가 주장한 근거리 원칙에 따른 대진표 편성이 이뤄지지 않아 해당 권역 5개 학교 감독들이 집단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앞서 경북도민일보가 지난달 21일 `2014 대교 눈높이 중등 축구리그 경북권역 예선 대진표 구성`이라는 제하의 기사로 경북축구협회가 강압적인 대진표를 구성해 해당 감독들의 강한 항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A조와 B조로 나뉜 대진표가 공정한 조 추첨도 거치지 않고 비교적 강팀들을 B조로 몰아서 편성했다는 것이다. A조 모 감독은 자신의 팀이 왕중왕전에 진출하기 위해 경북축구협회를 상대로 로비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A조 모 감독은 지난해까지 경북축구협회 이사직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유리한 조 편성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E 중학교가 고학년 팀과 저학년 팀으로 구성돼 같은 조에 소속돼있어 유리한 조 편성에 승부조작 가능성이 제기됐다.

　경북 축구협회가 주장하고 있는 `근거리 원칙`에 의한 조 편성은 주장과 다른 것으로 파악됐다.

　B조에 속한 금오중에서 울진중까지의 거리는 무려 229㎞로 차로 약 3시간 30분 이상 소요되는 먼 거리다.

　또한， E 중학교가 고학년 팀과 저학년 팀으로 구성돼 같은 조에 소속되어있는 것에 대해 경북 축구협회는 승부조작이 일어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그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이번 사건과 관련 B조 5개 학교(강구중ㆍ울진중ㆍ포철중ㆍ무산중ㆍ금오중) 감독들은 "공정하게 이뤄져야 할 스포츠 경기에 이러한 문제를 일으켜놓고 오히려 당당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경북축구협회의 모습에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문제는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모든 절차가 공정하게 진행되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익철 경북축구협회 전무는 B조 감독들이 주장하는 대진표 논란에 대해서 "모 중학교에 조 편성이 유리하게 적용되었다면 같은 조에 속한 팀들이 가만히 있겠는가?"며 반박했다.

　신 전무는 문제의 E 중학교 소속 두 개 팀이 각각 같은 조에 편성돼 일어날 수 있는 승부조작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그 부분은 협회차원에서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며 "절대 우려하는 일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주장했다.

　신 전무는 "모든 책임을 자신이 지겠다"며 "이번 문제는 지역 내 문제이니 원칙상 대한축구협회는 관여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반발 중인 B조의 5개 학교 감독들이 항의가 받아들여져 대한축구협회에서 지침이 내려온다면 당연히 수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문화체육관광부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파벌문제로 인해 러시아로 귀화한 것으로 알려진 안현수 선수의 문제가 체육계 저변에 깔린 부조리와 구조적 난맥상에 의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시한 바 있다.

　경남 축구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 스포츠계의 오랜 구습인 파벌， 승부조작 등이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박 대통령의 발언과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이 같은 문제가 근절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