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은총을 힘입어 성자 다음으로 모든 천사와 사람들 위에 들어 높임을 받으신 성모 마리아는 그리스도의 신비에 참여하신 지극히 거룩한 천주의 모친으로서 교회의 특별한 예식으로 공경을 받으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실 복되신 동정녀는 오래전부터 ‘천주의 모친’이란 칭호로 공경을 받으시고, 신자들은 온갖 위험과 아쉬움 중에 그녀의 보호 밑으로 들어가 도움을 청한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루카 1,48-49) 하신 마리아의 예언대로, 특히 에페수스(Ephesus) 공의회 이후로 하느님 백성의 마리아 공경은 존경과 사랑과 기도와 모방에 있어서 놀라울 정도로 발전하였다.
교회 안에 언제나 있었던 이 같은 마리아 공경이 비록 온전히 독특한 것이기는 하나, 혈육을 취하신 말씀인 성자가 성부와 성령과 함께 받으시는 흠숭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며, 그 흠숭에 오히려 큰 도움이 되는 것이다. 건전한 정통 교리의 테두리 안에서 시대와 장소의 조건이나 신자들의 기질과 품성에 따라 교회가 인준한 성모 신심의 여러 형태는, 성모가 공경을 받으심으로써 성자가 옳게 이해되시고 사랑과 영광을 받으시며 성자의 계명이 준수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것은 성부께서 성자를 위하여 모든 것을 창조하시고(콜로 1,15-16), 성자 안에 모든 충만함이 머물기를 원하셨기 때문이다(콜로 1,19;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66항).
성모 마리아와 관련된 주요 축일들은 다음과 같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1월 1일, 주님 봉헌 축일: 2월 2일, 루르드(Lourdes)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2월 11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3월 25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 5월 31일, 카르멜 산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7월 16일, 성모 대성전 봉헌 기념일: 8월 5일, 성모 승천 대축일: 8월 15일(1950년 교황 비오 12세가 선언),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 8월 22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신 축일: 9월 8일,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9월 15일,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10월 7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 11월 21일,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12월 8일. 마리아를 세례명으로 선택한 경우 축일은 위의 날짜 중에서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8월 15일과 1월 1일을 주로 선택한다.
그리고 마리아라는 이름뿐만 아니라 의미상 성모 마리아를 상징하거나 성모와 관련된 여러 명칭과 애칭들 역시 세례명으로 사용한다. 알림 또는 고지(告知, Annuntiatio)에서 유래해 주님 탄생 예고의 성모(성모영보)를 뜻하는 안눈치아타(Annunciata), 장미(Rose)와 마리아(Maria)를 합친 로즈마리(Rosemary, Rose Marie), 카르멜 산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에서 나온 카르멜라(Carmela) 또는 카르멘(Carmen), 성모 승천(Assumptio Mariae)의 의미를 지닌 아숨타(Assumpta) 또는 아순타(Assunta), 하늘(Caelum)에서 유래하며 하늘의 모후(Regina Caeli)이신 성모를 상징하는 첼리나(Celina) 또는 레지나(Regina), 망망대해에서 길잡이가 되고 우리 삶에 희망을 주는 바다의 별(Stella Maris)과 같은 성모를 뜻하는 마리 스텔라(Marie Stella) 또는 스텔라(Stella), 탄생(Nativitas, Nativity)에서 유래해 성모 탄생을 뜻하는 나탈리아(Natalia) 또는 나탈리(Natalie), 고통의 성모(Mater dolorosa)에서 나온 돌로로사(Dolorasa), 묵주 기도(Rosarium, Rosary)의 성모에서 나온 로사리아(Rosaria) 또는 로살리아(Rosalia), 순결하고 고귀한 의미를 지닌 백합(Lily) 같은 성모를 뜻하는 릴리안(Lilian 또는 Lillian), 동정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Immaculata Conceptio)에서 나와 원죄 없이 잉태되신(무염시태) 성모를 뜻하는 임마쿨라타(Immaculata) 또는 임마콜라타(Immacolata) 등이 있다.
이상과 같은 이름을 세례명으로 사용할 경우 축일은 성모 마리아의 여러 축일 중에서 자유롭게 선택하거나 모든 성인 대축일(11월 1일)을 사용할 수 있다. 성모 마리아의 여러 축일 중에서 선택할 경우 가능한 이름의 의미와 잘 어울리는 날로 축일을 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안눈치아타는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인 3월 25일, 로즈마리는 계절적으로 적합한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인 5월 31일, 카르멜라 또는 카르멘은 카르멜 산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인 7월 16일, 아숨타 또는 아순타와 마리 스텔라 또는 스텔라는 성모 승천 대축일인 8월 15일, 첼리나 또는 레지나는 성모 승천 대축일인 8월 15일 또는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인 8월 22일, 나탈리아 또는 나탈리는 동정 마리아 탄생 축일인 9월 8일, 돌로로사는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인 9월 15일, 로사리아 또는 로살리아는 묵주 기도의 동정 마리아 기념일인 10월 7일, 릴리안과 임마쿨라타 또는 임마콜라타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인 12월 8일을 축일로 선택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