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졌다. 15명 학생들이 참가했다. 4명, 4명, 4명, 3명으로 임시모둠을 편성했다.
대학생 자원봉사 3명과 나까지 4개 모둠으로 편성하였다.
각각 부전시장 일대, 영광도서, 롯데백화점, 서면 지하상가와 도서관 일대로 권역을 나누어 낱말 수집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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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감도 독서교실에서 '고감도'에 대해 설명했다.
-책읽기가 즐거워지기 위해서는 어휘력이 풍부해야 한다. 익숙해지기까지는 괴로움을 견디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독서력, 이해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쉬운 것만 읽는 버릇해서는 안된다. 공을 들여야 한다는 것 (괴로울 苦)
-혼자 읽기보다는 함께 읽는 것이 감동의 공유, 생각의 확장에 도움이 된다. 느낌을 발견하라. (느낌있는 독서 感)
-책을 읽는다고, 읽었다고 책상물림만 하지 말고 손발을 쓰라. 움직임이 필요하다. 현장을 아는 것, 사람을 만나는 용기가 필요하다. 책과는 다른 '실제'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높이 뛰어오를 跳)
2. 이번 고감도 독서교실은,
-발품을 팔아 낱말들을 수집한다. (주제를 정했을 경우 깊이 있는 공부를 할 때는 이와같은 자료 수집이 첫 단계이다.)
-수집한 낱말을 유목화한다. 성격 같은 것끼리 묶어보기. (분류, 분류된 것들에 명칭 부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새로운 명칭을 부여하는 것, 그 낱말에 자신만의 해설을 붙이는 작업은 용어창출의 의미가 있다. 모든 연구물, 글쓰기에서는 이러한 과정이 고급스럽게 적용된다.
이와 같은 3단계를 거쳐간다. 나흘동안 장소를 달리하여 반복된다.
3. 일정운영
09:00-09:40. 오리엔테이션. 고감도 독서교실과 강사 안내. 조사과정에서 지킬 예절과 안전한 길다니기에 대해 말해두었다. 그리고 리더들에게 과한 요구하지 않는 것. 준비물의 준비 등을 점검했다. 물론 출석도 불렀다.
09:40-11:30 현지에서 낱말 수집. 수첩과 필기구를 들고 보고 적고, 물어 적고 하였다. 4명의 리더들은 장소를 고정키로 했다. 나는 부전시장만 4일동안 담당. 학생들 모둠은 매일 돌아가며 권역별 담당리더들과 이동한다. 실내팀장보다 실외팀장이 혹독하겠다. 부전시장은 골목골목 사이로 칼바람이 불어서 많이 추웠다.
11:30-12:10 수집된 자료의 정리, 유목화, 재정의, 짧은 글짓기 작업 등
오늘은 팀별로 한 낱말을 선정해 스무고개로 다른 팀이 맞추기 게임을 했는데, 이것도 2개팀 밖에 실시하지 못했다.
4. 특기사항
1) 부전시장에서
-명태의 이름이 참 많다. 노가리, 코다리, 명태, 생태, 황태 등
-어묵과 오뎅의 차이가 뭘까? 어물의 함량이 다르다. 어묵이 오뎅보다 훨씬 많다.
곤약의 경우는 맑고 투명한 것, 가급적이면 비닐포장된 것이 더 좋은 제품이라고 한다.
이런 사실을 알려준 상인은 생산공장의 견학이 가능하다고 안내해주었다. 얼른 연락처를 받아두었다. 겨울에는 어렵고 여름에만 가능하다 하였다.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고를 때는 한국인의 습성상 마블링(기름살이 퍼진 정도)가 거미줄처럼 조밀하고 복잡하게 무늬난 것이 좋다고 한다. 물론 고기의 색깔도 중요하다. 냄새도 중요하다.
-깨로 묵을 만든 것을 보았다. 깻묵(검었다), 녹두로 만든 묵도 보았다(흰색)
-토박이란 말은? 그 지역에서 나고 자라서 오랫동안 거주한 사람에게 이르는 말. 이런 것을 수집했다.
-상인들이 학생들이 공부하러 나온 것을 알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셨다. 격려도 해주셨다.
-추위에도 아랑곳 않고 열심히 일하시는 상인들을 보고, 어떤 학생들이 참 고생스럽게 일한다고 느낌을 말했다. 살필 줄 아는 마음씨가 고왔다.
2) 도서관 인근, 지하상가에서
-송수구. 대형건물 등에서 화재때 건물에 저장되어 있는 물탱크로부터 물을 공급받아 화재진압을 위해 소방호수를 연결하는 수구를 말한다.
다른 팀의 활동에 대해서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았는데, 시간이 없어서 알아보질 못했다.
3) 영광도서로 간 팀 중에는 308개의 낱말을 수집한 학생이 있었다. 이 팀은 학구열이 엄청났다. 서점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었다고 한다.
5. 과제
각자 수집한 낱말 중에 5개를 골라 국어사전에서 말하는 것과 자신이 나름대로 정의한 것을 써올 것.
6. 활동 모습
지하철 에스켈레이터로 이동 중에도 발견한 낱말을 적고 있다.
영광도서. 그야말로 낱말들의 천국이요 노다지다.
예전에는 어린이책만 주로 다녔는데, 이번 기회에 영광도서 전체를 훑어보았다.
어려운 말들이 왜 이렇게 많을까? (세상이 그만큼 복잡하고, 사람들의 호기심이 그렇게 많다!)
저 위에 있는 책도 봐야겠다!
잠시 책제목 읽기 삼매경에 빠졌다!
부전시장에서. 내장을 들어내고 꾸들꾸들 말린 '코다리'
정육점 골목에서 상인들이 한창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
젊은 상인이 일부러 불러 고기 부위별로 설명을 해주셨다.
수족관에서 보는 고기와 어전에서 보는 고기는 다르다.
산 것과 그렇지 않은 차이!
일본인들이 떡을 샀다. 곁에서 흥정하는 것을 구경했다.
떡도 모양, 재료, 만드는 방식에 따라 이름이 달리 붙는다.
어느 골목길 아래에서 위로 치켜본 굴뚝. 와 높다!
도서관에서 가까운 상가, 지하상가를 둘러본 팀의 활동 모습.
눈에 띄는 모든 글자는 우리의 밥이다!
낱말 사냥꾼!
호, 여기는 내가 모르는 낱말 없나?
신중한 메모!
'참깨 다이아몬드 반지 구입처'. 이런 데서도 사용되는 중요한 낱말이 있을 터!
도서관에 돌아와서 메모한 낱말들을 정리해본다.
적다보니 이렇게 많았다.
비슷한 성격의 낱말을 분류해보고 있다.
롯데백화점 안에서 (가전제품 코너에서 촬영하고 다른 곳에서는 못찍었습니다.)
가전제품은 상품 이름에 외국어를 너무 많이 씁니다!!
에어컨을 우리말로 뭐라 번역하면 좋을까요??
고생은 되었으나 뿌듯함, 재미도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