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근로자 해고시 구체적 사유담긴 서면통지 안했다면 경비업체, 경비원 해고는 ‘무효’

[가람(이명찬)]

근로자 해고시 구체적 사유담긴 서면통지 안했다면 경비업체, 경비원 해고는 ‘무효’

수원지법 안산지원 판결

<아파트관리신문> 조혜민 기자 cho@aptn.co.kr

경비용역업체가 근로자 해고시 근로기준법에 따라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담긴 해고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다면 절차상 하자가 있어, 경비원 해고는 무효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제3민사부(재판장 이상현 부장판사)는 최근 경기 안산시 A아파트 전(前) 경비원 B씨가 이 아파트 경비용역업체 C사를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확인 등 청구소송에서 “원고 경비원 B씨에 대한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을 각하하고, 피고 경비용역업체 C사는 원고 경비원 B씨에게 1백33만여원의 임금을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 경비원 B씨가 피고 C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근로기간을 지난 2012년 5월부터 지난 2013년 5월까지로 정했지만 원고 B씨에게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 경비원 B씨와 경비용역업체 C사 사이의 근로관계는 지난 2013년 5월에 기간만료로 종료됐고, 원고 경비원 B씨의 해고무효확인청구는 과거 법률관계의 확인청구에 지나지 않아 근로관계에 따른 원래의 지위나 신분을 회복하기 위한 유효하고도 적절한 수단이 된다고 할 수 없어 부적법하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근로기준법 제27조 및 대법원 판례에 비춰보면, 이 사건 해고통지서에는 근로계약서에서 정한 해지사유와 같은 추상적 사유만 나열돼 있을 뿐 구체적인 사실관계 내지 비위내용이 전혀 기재돼 있지 않았다.”며 “원고 경비원 B씨는 해고통지서를 받기 전에 피고 C사로부터 구체적인 해고사유에 대해 고지 받지도 못한 것으로 보이는 등 이 사건 해고는 해고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지적했다.

다만 “원고 경비원 B씨와 피고 경비용역업체 C사가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근로기간의 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이나 근로계약 갱신요건과 절차에 관한 규정이 없고, 피고 C사의 취업규칙 등에서 이러한 규정을 두고 있다고 볼 자료가 없다.”며 “원고 경비원 B씨의 주장 등 사정만으로는 원고 B씨와 피고 경비용역업체 C사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돼 있었다거나 그에 따라 원고 B씨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려워, 원고 B씨의 근로기간 만료일은 지난 2013년 5월이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원고 경비원 B씨는 지난 2013년 5월부터 B씨를 복직시킬 때까지 임금의 지급도 아울러 구하나, 원고 B씨와 피고 경비용역업체 C사 사이의 근로관계가 지난 2013년 5월 근로기간 만료로 종료됐기 때문에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피고 경비용역업체 C사는 원고 경비원 B씨에게 이 사건 해고 다음날이 지난 2013년 4월부터 같은 해 5월까지의 임금인 1백33만여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원고 경비원 B씨의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은 부적합해 각하하고, 원고 B씨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