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3.28)
제목 : 큰형님 홈페이지 개설을 축하드립니다
가족간의 사랑과 대화를 위한 공간으로...
큰 형님의 건강을 기원하며 홈페이지 개설을축하드립니다.
<수원소식>
상섭이가 지난 22일 군 입대하였습니다.
가기전에 미쳐 인사드리지 못한 가족에게 대신 인사를 드립니다.
현재 춘천 102보충대를 거쳐 2사단(00소재)으로 배치 신병교육대에서 훈련중입니다.
어제 장정 소포라면서 배달된 옷을 보고 또 한차례 많이 울었답니다,(상섭 모)
군대도 요즈음엔 좋아졌고 입대후 100일후에 위로휴가가 있는 모양입니다.
편지오면 주소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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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04-08 09:48:57)
제목 : 겔로퍼를 타고 다녀온 양구땅
어느 분이 매스컴에 벌이는 자동차 10년 타기 캠페인을
차 못 바꾸는 변명과 자기 위안으로 삼았는데
덜컥 만 8년을 얼마 남지 않은 애지중지 92년식 엘란트라가 이젠 너무 지쳣는지
(14만키로미터주행) 자주 병원에 가야만 했다.
하긴 군대에 간 상섭이까지 극성스레 몰아 댔으니 오죽하랴.
입대 2~3개월 전부터는 아예 녀석의 차지로 내던져진 운명이었다.
별수없이 새차 고르기 즐거움과 고민에 빠져 들었다.
EF소나타가 좋다는데 30대 젊은친구들이 너도 나도 모는것을 보니
흰 머리의 이 나이(형님들께 죄송)에 어울릴것 같지 않고
한 등급 올려 그랜져 XG급(그것도 제일 싼 가격의)이 맘에 들지만
만만치 않은 차 가격과 갑자기 엘린트라에서 그랜져로의 신분상승 역시
부담이 돼 RV인 트라제나 산타모, 겔로퍼를 두고 또 고민에 빠졌다.
(한가지 미리 밝혀 둘 것은 현대차 이외의 타사 차량은
현대 자동차 영업소장으로 있는 작은 처남과
처가의 무언의 압력(?)으로 선정 기준에서 제외 됨)
결국 단점보다는 장점만 생각하기로 하고
최종 결정한 것 이 겔로퍼 숏바디 2인승 밴이다.
장점 1. 고심중인 차량중 가격이 제일 싸다(1286만원)
2. 년간 세금이 고작 28,500원
3. 연료비 부담 없다.
4. 넓은 적재함으로 책 장사 또는 기타 장사 하기는 안성맟춤
5. 튼튼하고 안전하다.
목요일 오후에 계약한지 하룻만에 처남이 차를 가져 왔다.
은색의 중후해 보이는 차량 모습에 갑자기 내가 터프가이가 된 듯 했다.
등록 수속하고 번호판 달고 열쇠를 넘겨 받고 나니 토요일 주말이다.
주말 밤 열한시.
가게 셔터를 내리고 아내와 함께 은색 갤로퍼에 올랐다.
겔로퍼의 모든것을 알기 위한 시승에 들어 갔다.
동수원 톨게이트를 지나 무조건 영동고속도로로 달렸다.
승용차처럼 날렵하지는 않지만 듬직한 준마처럼 성큼 성큼 달리는게 마음에 들었다.
다소 소음이 신경이 거슬리지만 일단은 새차 운전이라는 즐거움에 숙제로 남겼다,
목적지 없이 달려온 원주 톨케이트에서 아내가
"양구가 어디야?"하고 물었다. 또 상섭이 생각이 난 모양이다.
"그래 양구에 가자" 훈련부대 담만 봐도 다소 아들에 대한 모정이 위로가 될까 했다.
5번 도로인 횡성을 지나 홍천에서 우회전,
인제가는 44번 국도를 탔다.
까만 어듬속에 스쳐 가는 인근 군부대 정문의 초병을 바라 보며
연신 아들 이야기를 하는 아내 말에 부모 사랑이란 이런것일까 생각을 한다.
조금 큰 휴게소인 홍천군 두촌면 회양강 휴게소에서
잠시 눈을 부치기로 했다.
2인승 밴은 구조상 앞자리와 뒤 화물적재함간 격벽이 되어 있어
의자를 뒤로 젖히지 못해 불편했다.
별 수 없이 나는 앞자리 운전석과 조수석을 가로 질러 엉거주춤한 상태로,
아내는 뒤 화물 적재함에서 파카를 덮고 노숙아닌 노숙을 했다.
새벽 5시 30분 늘상 울리는 핸드폰의 아람소리에 습관처럼 눈을 떴다.
이어 첫 행군에 지친듯 아직 잠이 들깬 겔로퍼를 재촉해 시동 스위치를 돌렸다.
둔탁힌 엔진음이 새벽의 적막을 깨트린채 휴게소를 빠져 나간다.
신남 삼거리에서 44번 국도를 버리고 좌회전 46번 도로로 바꿔 탔다.
창문을 여니 새벽의 싱그러운 맑은공기가 그렇게 상쾌할 수 가 없었다.
양구교를 지나니 헌병 검문소이다.
검문소 건물에 노도부대라고 쓰여져 있고
검문 헌병 부대 마크가 2사단이라 표시된것을 보니 갑지기 아들을 만난것 같아 반가웠다.
책이라도 몇권 들고 와서 주고 싶은 아쉬움이 생각난다.
소양강 상류를 끼고 도는 46번 도로는
군데 군데 아들이 근무할 2사단의 흔적이 배어 있는듯 하여 모든게 정감스러워 진다.
검문소를 지난지 약 30분 드디어 신병교육대장의 위로 편지 봉투에 적힌
양구군 남면 청리에 도착했다.
몇개의 부대들이 붙어 있지만 어느 부대가 신병교육대인지 알수 없었다.
맨 마지막 부대에서 유턴 되 돌아 온길을 달렸다.
아까 미쳐 발견 하지 못한 "환영""환송" 표시가 쓰여진 부대를 보니
여기가 신병교육대인가보다.
멀리 현대식 막사인듯 4층 건물이 보인다.
지금 시간은 오전 6시 30분
일요일 기상시간은 7시라면 아직 상섭이는 곤한 잠에서 제 엄마 꿈을 꾸고 있을까?
부대 담을 바라보며 눈물을 찔끔대던 아내가
"그래 아들 훈련소 담만 바라봐도 위안이 되냐"는 내 말에
기다렸다는듯 펑펑 울음을 터트린다.
자식사랑 부모사랑이듯 10남매를 키우신 돌아가신 어머님의 사랑도
이러셨겠지 생각하니 갑자기 숙연해진다.
갤로퍼의 귀로길은
양구에서 소양호를 계속 끼고 도는 46번 도로이다.
가파른 고갯길에서 차를 잠시 정차한후 4륜 구동 기어(수동식임)를 넣었다.
갑작스레 굉음과 함께 장거리 경주 출발선에 대기중인 힘찬 말처럼 날 뛰는것 같았다.
엑셀을 밟으니 미쳐 느겨 보지 못한 험로 주행의 넘쳐 흐르는 파워를 느길 수 있었다.
춘천을 지나 일요일 아침 경춘가도의 한적함과
봄 냄새 나는 길가의 꽃망울을 뒤로 하고 달리다 보니 어느새 남양주시이다.
중부, 구리-판교간, 경부 고속도로를 번갈아 타며 수원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
9시 총 주행거리 410키로미터의 겔로퍼 대장정 시승기가 막을 내린다.
일요일에도 등교하는 숙지고 3년 지각생들의 잰 달리기를 쳐다보며
나도 서들러 가게의 자동셔터 스위치를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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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2-05 09:12:09)
제목 : 아침가리를 가다
나는 눈부신 초록을 보았다.
- 갤로퍼와 함께 한 오지의 땅 아침가리
아침가리 - 이 땅에 몇 안 남은 오지의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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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상에 늘 "승용차진입불가" "일반차량진입불가r" 표시가 되어 있어
그 꿈을 접었지만
갤로퍼와 인연을 가진지 일년이 지나서야 그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아침가리는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방동리에서
홍천군 내면 월둔까지 약 21킬로미터의 오프로드(비포장길)로
방태산(1,443미터) 응복산(1,155미터) 구룡덕봉(1,388미터)
가칠봉(1,240미터)에 숨겨진 오지이자
천연의 원시림이 아직 때묻지 않은 비경을 연출하고 있는 곳이다.
또한 조선후기 가난했던 백성들이 학정과 수탈을 피하고
지식인들이 난을 피해 은둔해서 살았던 오지인
3둔(월둔, 살둔, 달둔), 5가리(젖가리, 연가리, 명지가리, 아침가리, 명가리)의 하나이다.
"둔"은 강 언저리에 사람이 거주할만한 적당한 땅을 말하고
"가리"는 산 속에서 밭을 일굴만한 터를 가리킨다.
이제는 방태산 휴양림으로 더 알려진 젖가리에 비해서
아침가리는 아직도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오지로 남아 있다.
그것은 단순히 두 다리로 의지하고 걷거나
일반 자동차로는 불가한
4륜구동 지프로만 겨우 다닐 수 있는 어려움 때문이긴 하지만
그 천연의 비경을 아끼고 오염되지 않도록 하는
아침가리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노력이기도 하다.
이런 아침가리를 이달 들어 두 번이나 다녀와
초여름 눈부신 초록의 환상을 차마 혼자 간직하지 못하는 열병을 앓으면서도
행여라도 마지막 남은 이곳마저 오염될까봐
여인의 살포시 귀엣말처럼 아침가리에 대한 감동을 말하고자 한다.
6월 첫 주말 밤 10시
수원을 출발한 갤로퍼는 멀고 먼 강원도 오지 나들이를 떠난다.
준비물이야 그저 아내와 함께 훌쩍 떠나는 여행이거늘
그래도 이번엔 신경이 쓰인다.
하체를 단단히 튜닝하고
덩치큰 4X4 지프매니아들이 오프로드 동호회 활동의
첫 테스트 운행지로 손꼽히는 아침가리 코스이고
동호회가 아니더라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
항상 두 대 이상이 가야 하는 오프로드이기에
혼자 떠나는 솔로 매니아로서는 항상 긴장되기 때문이다.
내 갤로퍼의 오프로드 튜닝이라 봐야
한등급 업그레이드된 타이어 교체와
윈(WIN)사의 블랙다이아몬드 쇼크업소바(감쇠장치)하체 보강과
헬라드라이빙램프가 고작이기 때문이다.
주말이지만
밤 10시이후 영동고속도로의 원주 톨게이트를 빠져 나온 국도는 한산하기만 했다.
횡성, 풍암, 상남을 거쳐
현리에서 31번 도로를 버리고 우회전
방태산 휴양림입구를 지나 방동약수에 도달한 것은 밤 1시,
톡 쏘는 탄산성분이 강한 시원한 약수가 나그네를 반긴다.
민박집의 환한 불빛 속에
늦은 시간까지 도란 도란대는
나그네들의 담소를 들으며 잠시 눈을 부치기 위해
우리 역시 갤로퍼 뒤 간이침실(?)로 이동
아침가리의 환상을 꿈꾼다.
새벽 5시 어스름한 여명 속에 눈을 뜬다.
상큼한 신록의 공기와 약수로 속세의 더러움을 씻어낸 채
갤로퍼의 시동을 켠다.
약수터 초입을 지나자 시멘트 길은 끝나고
본격적인 오르막길 오프로드이다.
제법 큼지막한 돌들이 튀지만 쇼크업소바의 위력(?)이
부드러운 승차감을 가져다준다.
이십 여분 남짓 오른 고갯마루 옆의 헬기장(고도계 750미터)에서
아침 일출을 기다린다.
동쪽의 미천골 휴양림의 조봉(1,182미터)능선에서
불쑥 솟구치는 일출이 장관이다.
북쪽 능선을 보니
겹겹이 포개진 백두대간 산군들의 파노라마 속에
점봉산(1,424미터) 단목령 능선들이 운해를 두르고 있다.
사람의 마음은 세월 따라 변해도
자연은 순수한 그 자태로 변함없는 모습 그대로에
잠시 잊혀진 나를 생각해본다.
다시 내리막길을 달린다.
열목어 포획을 금지하는 경고판을 지나면서부터
평균 고도 500미터의 부드러운 임도인
조경동 아침가리이다.
"아침나절 밭을 갈고나면 더 갈 밭이 없다"는 유래의 아침가리는
궁색한 우리네 오지 삶을 암시한 듯 하지만
때묻지 않는 천혜의 자연을 벗하며
화전을 일구며 순박한 사람들이 살았던 터이기도 하다.
이제는 농가 한 채와 폐교된 방동초등학교 조경분교만이
낮선이의 마음을 뭉클하게 해 준다.
똑 같은 삶을 저들은 넉넉함을 찾아 그 터를 버린 채 외지로 나가고
뒤늦게 찾아온 나그네는 차마 가슴이 아파서
그저 눈부신 초록만 바라다본다.
어디선가 페교 되기전 전교생 7명이었다던
그때 아이들의 노랫소리와 선생님의 풍금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조경분교를 지나면서부터
약 십여킬로미터는 환상의 숲길이다.
차 한대가 겨우 빠져나갈 만한 나무숲길은
하늘도 잘 보이지 않는 원시림 그 자체이다.
산판 길의 다리가 끊겨
물을 건너야 하는 곳이 세 군데 있지만
역시 고도 500미터를 오르내리는 부드러운 달리기이다.
먼지 하나 묻어 있지 않은 나무 숲 길을 달리면서
길옆의 작은 나뭇가지들이 짜증스럽게
차체를 생채기하는 것을 뻔히 보면서도
나는 그저 이곳에 내 흔적을 남기는 것만도 죄스러워
차마 야단도 치지도 못하고 숨만 죽인 채 핸들만 잡았다.
약간의 공터에 차를 멈춘다.
차에서 내려 신발과 양말을 벗은 채
그저 이 자연의 고요함이 깰세라
살금 살금...
조용히 길옆의 너무 많아 알지도 못하는 풀과 나무들을 바라다 보았다.
"저거 질경이풀 아니에요?"
아침부터 이제껏 아침가리의 아름다움에 취하고
긴 오프로드에 바짝 긴장하던 아내가
도로 가운데 차바퀴 간격 사이에 수북한 풀들을 바라보며
역시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제서야 보니
축구장의 잔디처럼 온통 바닥은 질경이풀이고
빼꼼 드려다 보이는 하늘 사이로
아카시아 꽃이 피어 있었다.
이윽고 명지거리를 지나
구룡덕재(월둔고개)로 올라가는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바닥은 자갈길이고
구불구불 좁은 길이 제법 가파른 채
이따금 좌측에 까마득한 낭떠러지 길도 있어
가슴 졸이는 구간도 있지만
오프로드의 짜릿함을 만끽하며 4H- L 기어로 부지런히 올라간다.
구룡덕재에 올라서니 방동약수를 출발한지 꼭 두시간여
거리는 16킬로미터이하지만
구룡덕봉으로 올라가는 올라가는 길은 출입금지 차단기로 막아졌다.
구룡덕봉까지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월둔으로 내려갔다.
월둔까지 약5킬로미터의 내리막길이다.
이윽고 월둔에 도착하니 구룡덕재에서 꼭 30분이 소요되었고
총 길이 21킬로미터
두시간 반여의 아침가리 구룡덕재 오프로드의 대미를
장식하는 순간이었다.
월둔에는 강원 내륙의 오지이면서
국도의 마지막 포장도로인
역시 환상적인 56번 도로와 내린천이 기다리고 있었다.
삼봉약수, 갈천약수,
불바라기약수와 미천골휴양림을 품에 안고 있는
56번 도로를 북쪽으로 내치면
양양을 지나 동해, 설악으로 이어지는
한적한 숲과 계곡을 낀 드라이브 코스이다.
개인산(1,341미터)을 구비 돌아
미산계곡으로 이어지는 내린천에 대한 미련은
다음으로 접어두고
반대편 56번 도로와 운두령을 넘어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수원에 도착하니
밤에 훌쩍 떠난 짧은 여행이 아침나절 끝났다.
그 아침가리의 열병은
결국 그 다음주 또 나를 그곳으로 끌어 들였다.
짜릿한 흥분과 눈부신 초록을 찾아서
똑 같은 코스의 여정을 떠났다.
외로울 수밖에 없는 땅,
사람들이 떠났지만 사람 냄새가 나는,
문명의 수혜도 못 받으면서 몇십리길을 오르내렸을
저들의 삶의 터전과 저 길이 좋아
이제는 성인들이 다 되었음직한 아이들이 뛰어 놀던
학교의 운동장이 그리워
나를 그대로 두게 하지 못했다.
이번에 운 좋게 구룡덕재에서 차단기가 올려져 있어
해발 1,388미터의 구룡덕봉을 오를 수 있었다.
아홉 마리의 용이 꿈틀거린다는 구룡덕봉 오름길은
왕복 약 1시간여가 소요되는 8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로
온통 자갈밭과 씨름하여야 하는 대단한 인내심을 요하는 코스였다.
하지만 구룡덕봉에 올라 바라보는
방태산 휴양림이 있는 젖가리골과 좌우의 조망은
한 폭의 초록 그림 이였다.
눈 부신 초록을 찾아
두 번이나 아침가리골을 다녀온 나는
이제 더 이상 그곳에 가지 않기로 했다.
숨어 있는 오지의 비경이 하나둘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이제 다음에 올 때는 내가 두 번이나 찾아와 느꼈던 감동을
똑 같이 느끼지 못할 것 같아
차라리 지금 이 순간의 정지된 감동만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어진다.
지난주보다 더 많은 지프매니아들이
휙휙 옆으로 지나가는 행렬을 보며
아침가리는 영원히 아침가리이어야만 한다면
나만의 호사스로운 이기심일까.
왠지 가슴이 적셔옴을 느낀다.
◎ 아침가리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만종분기점) - 중앙고속도로(춘천-대구) 횡성I/C -
횡성에서 풍암(서석)가는 19번 지방도 - 풍암에서 56번 좌회전후 1KM쯤 가서 다시 우회전 444, 451지방도 - 상남에서 31번도로 - 현리에서 방대교 지나 우회전 방태산자연휴양림까지 이정표 따라감 - 휴양림 입구에서 방동약수 표지판쪽 시멘트 포장길을 올라가면 됨
(역 방향) 영동고속도로 - 속사I/C - 31번 운두령 고갯길 - 창촌에서 56번도로 -
광원리 내린천갈림길 지나 좌회전 월둔교 지나면 역 방향 코스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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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홈페이지 새 단장을 축하드립니다.
이방 저방 새 집 구경을 하다가
아직 세간이 덜 들여온 우리집글방에 2001년 6월 30일 서점신문에 기고된 졸문을 올립니다.
홈페이지에 가족 여러분들의 따듯한 애정과 참여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수원 윤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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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2-13 19:40:34)
제목 : 마라톤 연습기
일요일 새벽 4시 행여 잠에 취할세라 이중 삼중으로
울리는 기상소리에 눈을 뜬다. 전화 모닝콜, TV, 핸드폰 알람까지.......
달콤한 잠의 유혹을 뿌리치고 침대에서 용수철처럼 튀어 나왔다.
새해 들어 다짐한 마라톤 풀 코스 완주를 위한 훈련으로
오늘로서 연 3주차 인 LSD (Long Slow Distance ; 느리게 편한
페이스로 2시간 이상의 장거리를 천천히 달리는 것) 마라톤 연습이다.
주간 기준 평일에는 거리주 평균 8~10km를 4~5일 달리고
늦게 가게문을 여는 휴일에는 장거리 훈련을 하기로 했다.
기온은 영하 6도 창문을 열고 날씨를 보니 안개가 자욱한 일기에
매서운 찬 공기가 오늘의 훈련도 만만치 않음을 암시한다.
물 두컵을 마시고 인절미 두 쪽을 천천히 씹으면서 채비를 차린다.
상의는 쿨맥스 긴팔티와 면티를 겹쳐 입고 하의는 타이츠 위에
츄리닝을 입은 복장에 고어텍스 모자, 벙어리 다운 장갑
이 정도면 기초 복장으로는 만족이다.
배낭에는 물 2병 쵸코파이 5개 바나나 3개 예비 옷, 타올등과 핸드폰
약간의 비상금을 넣었다. 그리고 안전사고를 대비해 야광 안전띠를
착용하고 배낭 뒤에도 야광 테이프를 붙였다.
실내에서 간단한 스트레칭을 한 후 5시 10분전에 아파트를 나섰다.
곤히 잠든 아내를 깨우기 미안했지만 열쇠 하나도
짐이 된다는 핑계로 아내의 배웅까지 받았다.
[5km]
단지 정문 앞에서 마지막 스트레칭 및 스톱워치를 점검한 후
새벽 5시 드디어 출발이다.
오늘의 장거리 목표는 37km 계획 시간은 약 4시간 30분
풀 코스 42.195km를 5시간 완주를 목표로 1km를 7분에 달리는
속도로 설정된 연습 계획이다.
사또 낚시터를 가볍게 한바퀴 돌고 농로 길을 돌아
84번 도로를 탔다.
첫 번째 LSD 훈련인 1월 20일
출발시 빗방울이 간간 뿌렸지만 겨울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의 호기를 놓칠 수 없어 32km 장거리주를 떠났지만
결국 12km를 지나서 쏟아지는 비로 인해 완주를 포기
택시와 버스를 번갈아 타며 귀가하는 신세가 되었다.
두 번째 LSD 훈련인 1월 27일
새벽 6시 10분에 출발 3시간 41분만에 32km를 달렸다.
하프코스(21.0975km) 달리기외 처음이라 혹 부상으로
가게 출근도 못하는 줄 걱정했던 것과 달리 이외로 잘 견디어 냈다.
역시 하면 된다는 자신감과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고
기분좋은 휴일이었다.
단지 면장갑으로는 보온이 충분히 되지 않아 고생을 하였지만..
오늘 코스는 아파트를 출발 84번 도로를 타고 수원과학대와
보통리를 돌아 정남면 소재지를 통과 세 개의 지방도로를
번갈아 타고 오산으로 가서 유턴
다시 정남으로 온후 집이 있는 태인읍 안녕리로 왔다가
융건릉, 용주사를 돌아오는 코스로 하였다.
수원과학대 입구까지의 왕복 4차선인 84번 도로는
보도에 가로등과 자전차 전용도로가 있어 달리기엔
최상의 조건이었다.
비록 2km 남짓한 거리지만 초반 안전하게 땀을 빼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수원과학대 앞에서 첫 번째 급수 및 바나나 1개를 먹고
1분 정도 스트레칭후 다시 출발 ~~~
[10km]
칠흙같은 어둠에 안개까지 겹친 달리기는 정말 어렵고
힘들었다.
차들은 아직 많지 않지만 갓길도 없는 도로의
백색 라인을 따라가다 차가 오면 최대한 비탈 쪽으로
바짝 붙여 달려야 하는지라 신경이 쓰여진다.
지난주 달리기 때는 전날 내린 비로 인해 도로의
군데군데 고여 있는 물이 얼어 미끄러질 우려 때문에
제대로 못 달렸는데
오늘은 안개 때문에 가시거리가 짧아 이래저래 힘든 주행이다.
달리기에 입문 막연히 건강을 걱정하고 체중을 줄이려던
목표가 점점 마라톤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이제는 철저한 마라톤 매니아로 변신해 가고 있음을 느낀다.
그 동안 체중도 약 14kg 줄였고
5km 달리기 1회 10km 달리기 4회를 거쳐
작년 12월 2일 여의도 한강 공원 여의도 성수대교간
왕복 하프코스에 처음 도전 새로운 도약기를 마련했고
12월 31일 0시 해를 이어 달리는
눈 내리는 남양주 하프마라톤에도 참가
두 번째의 하프코스 완주 기록을 세웠다.
두 번의 하프 코스를 완주한 자신감이
오는 4월 21일 동양일보 주최 청주마라톤에 겁 없이
풀 코스 신청을 덜컥 해버린 계기가 되었다.
풀 코스에 대한 동경과 목표는 누구나 갖게 되는 꿈이지만
그 꿈이 너무 빨리 내 앞에 나타난 것에 대해
기대반 걱정반이 앞선다.
마라톤 인구의 저변확대로
매년 200여개 이상의 마라톤 대회가 열리고
특히 동계기간이 끝난 3, 4월에는 많은 대회가
휴일마다 중복되어 있어
러너들에게 어느 대회를 선정할지 즐거운 고민에 빠지게 된다.
굳이 풀 코스에 대한 첫 도전을 청주마라톤으로 한 것은
초등학교 교장이신 아버님의 전근 때마다 이곳 저곳에
옮겨 살았던 충북이 유년기와 학창시절을 보낸
마음의 고향이었기 때문이다.
정남 면소재지를 통과하여
오산 쪽으로 가는 330도로로 빠졌다.
수원의 원천천과 지류가 만나 이루어진 황구지천을
가로지른 제법 긴 다리인 용수교를 지날 때는
칼날 같은 바람이 귓전을 때린다.
330도로와 314도로가 분기되는 지점에서 잠시 급수를 한다.
소요 시간은 1시간 7분으로 예정 시간보다 4분 일찍 도착했다.
마라톤에서 대부분의 러너들이 완주에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인 초반 오버 페이스가 안되도록
1분여 편한 스트레칭으로 몸풀기를 한다.
하지만 차가운 날씨는 장갑을 벗은 채
잠시 배낭을 추스르는데도 손이 엄청 시렵다.
불과 짧은 휴식인데도 흐르는 땀이 식느라 추위가 엄습한다.
차갑고 딱딱한 초코파이를 반쯤 먹다가 버렸다.
추위를 피하기 위해서도 다시 배낭을 들쳐 메고 달려야 했다.
발안 - 오산간 82번 도로와 연결하는 314도로는
낮은 구릉인데도 간간 오르막 내림길이 있어 심심지 않았다.
아직도 안개는 자욱한데
앞에서 달려오는 승합차가 늦게 나를 발견했는지
놀래 급히 핸들을 꺾었다. 미안했다.
안개 속에 사람이 있는 것만 해도 바짝 긴장할텐데
내 달리기가 마치 차를 보고 달려드는 것처럼 보이니
얼마나 놀랬을까.
별 미친놈이 밤중에 그것도 안개 속을 달리기를
한다고 꾸덜댔을 것이다.
고개를 하나 넘어서니 전경부대인 듯 전경 하나가
입초를 서고 있다.
문득 제대를 얼마 안 남긴 아들 녀석이 생각난다.
처음 군대에 갔을 때는 안쓰러운 생각을 했던 때가
바로 엊그제 같았는데 세월이 왜 이리 빠른 건지.....
마을 입구에서 개 한 마리가 짖자 온 동네 개들이 짖어댄다.
다행스럽게도 요즘은 시골에도
개도둑 때문에 묶어 놓는지 쫓아오는 견들은 없다.
그렇지 않으면 달려가는 낮선 침입자를 추격하는
견들 때문에 짜증스러울 텐데 말이다.
[15km]
작년 5월 초등학교 운동장 200m 트랙을
세 바퀴 도는 것을 시발로 한 나의 달리기는
2주 후 12바퀴(2.4km) 한달 후 25바퀴(5km)
두달 후 30바퀴(6km)로 발전했다.
급기야는 7월 22일 서울시 육상연합회 주최
여의도 마라톤대회 5km코스에 출전하게 되었다.
종목별로 다른 색깔의 배번호를 단 10km,
하프코스 선배 주자들의 화려한 복장과 노련한 표정들은
처음 5km에 입문하는 초짜에겐 부러움의 대상 이였고
괜스레 주눅만 들었다.
옆구리가 파진 삼각형 스타일의 마라톤 팬티는
달릴 때 허벅지 부분이 편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왠지 점잖은 색상의 러닝과 반바지형 내 팬티는 초라해 보였다.
하지만 7월 장마 우중을 뚫고 달린 내 기록은 21분 48초였다.
평소 연습기록은 28분 대였는데
소나기가 삼복의 청량제 구실을 했는지 엄청난
기록 경신 이였고 어릴 때나 이제껏 특별한 운동과는
별 관심이 없었던 내게 마라톤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
대단한 변화였고 행여 낙오로 망신만 당할까봐 혼자 슬그머니
참석한 첫 달림 이였다.
314도로와 82번 도로가 만나는
오산시 두곡동에서 잠시 휴식 스트레칭을 한다.
달린거리는 14.8km 현재 시간은 오전 6시 43분
안개와 어둠은 아직 걷히지 않고 있다.
[20km]
82번 도로는 오산이 가까워지면서 길은 평탄했지만
제법 주행하는 차들이 늘어 달리기가 불편했다.
더욱 갓길 포장 끝 부분의 요철 및 작은 돌 때문에
발바닥도 아파 오기 시작한다.
오산대학 근처 로터리를 돌아 정남 쪽으로 가는
330 도로로 들어섰다.
오산 로터리를 출발한지 약 1km 지나자
약간의 오르막길이 나온다. 보폭을 최대한 짧게 힘겹게 오른다.
이제껏 달린 거리는 18.5km 오늘 예정의 하프를 통과 지점이다.
이 상태로 라면 목표시간대 완주가 가능할 것 같다.
어스름하게 날은 개이지만 안개는 여전했다.
여의도 5km 달리기에 자신감을 얻은 나는
8월 26일 여주에서 개최하는
도자기 엑스포 하프마라톤대회 10km 코스를 신청했다.
연습을 하기 위해 달리기 동호회나 클럽에 가입하면
체계적으로 마라톤에 대해 배울 수 있지만 잠자는
시간외 하루 근무시간(18시간)의 짬을 내서 참가하기엔 무리였다.
별 수 없이 인터넷을 통한 정보를 얻거나
운동복과 운동화를 차에 싣고 다니면서
무조건 틈만 나면 달리는 식의 연습이었다.
한밤중 영업이 끝난 시간의 화서로(자전차전용도로)를 달리거나
서호공원(호수거리 2km)순환코스 또는 주말을 이용
안산 사사동에서 어천 저수지까지의
지방도로(5km 왕복)에서 연습을 하였다.
내 마라톤 인생에서 한 등급 업그레이드된 10k코스는
스피드칩(전자계측장치)을 신발 끈에 묶는 것조차 모르던 촌놈이
그런 대로 마라토너 폼을 흉내내 달렸고 기록은 58분 07초였다.
언덕을 넘자 20km 지점 농로 갈림길인 현대 주유소가 나온다.
스트레칭 및 급수 마지막 남은 바나나를 먹는다.
[25km]
현대 주유소에서 330 도로를 버리고
서랑 저수지 쪽 농로로 접어든다.
약 5km구간이 한적한 시골길 시멘트길이다.
아스팔트길보다 시멘트 도로는 무릅쪽에 충격을 더 받을 것
같지만 지나가는 자동차로부터 해방될 수 있어 좋았다.
서낭당 고갯길 같은 언덕을 오르면
마라톤의 하프 거리인 약 21km 지점이다.
공식 하프대회 참가 이후 지난주에 이어
두 번째로 맞는 하프 이상 달림이 시작되는 것이다.
새로 뛴다는 각오로 체중에 몸을 실은 채 발뒤꿈치에
자연스럽게 힘을 주어 제법 빠른 속도로 언덕을 내려갔다.
아직 컨디션은 괜찮고 오산 지나기전의 발바닥 통증은
후끈한 발 열 때문인지 감각이 없이 아프지 않다.
여주대회 참석 후 시작된 무릅 부상은
두 달여나 나를 괴롭혔다.
무리한 연습 때문인지 오른쪽 다리 무릅아래 정강이
부분의 뼈에서 마치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으로 심한 고생을 했다.
하루 연습하면 하루를 쉬어야 하고
조금 강도 높은 장거리 달리기를 한 후에는
일상 걸음걸이조차 부자유스러울 정도였다.
하지만 마라톤에 깊이 빠져들면 하루라도 달리기를
하지 않으면 온 몸이 쑤셔서 견딜 수 없는
중독증세를 나타낸다.
사실 왠 만한 무릅 통증은 초반에는 아프다가
어느 정도 달리기만 하면 마치 진통제를 맞은 것
마냥 감각이 무디어 짐을 느끼지만
부상으로 마라톤을 중도에 포기하여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조심스러운 연습을 하여야 했다.
무릅 부상 와중에도 9월에 달린
하남환경마라톤 10km 에서는 진통소염제를 먹고 달렸으니
마라톤중독이 얼마나 중증인 것을 알 수가 있었다.
그래도 기록은 54분 08초가 나왔다.
무릅통증은 병원으로, 한방치료로, 얼음찜질로, 테이프요법 등으로
해도 신통치 않던 것이 어느 순간
거짓말처럼 없어져 버렸다.
그간 훈련으로 인해 달리기에 적합한
근육 단련이 효과를 본 모양이다.
앞서의 부상은 무리한 달리기를 미처 지탱하지 못한
근육통의 일종이었다.
새삼 근력강화를 위한 연습도 강화하여야 되고 부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훈련과 휴식이
적당히 조절하여야만 됨을 알았다.
서랑 저수지 옆을 통과한다.
저수지 외측의 얼음이 언 부분에 하얀 무서리가 내린 채
정적만 아침 안개에 휘감겨 있다.
시골 정취가 무르익는 평탄한 농로 길을 계속 달리다 보니
이제는 다리의 통증도 없고 호흡도 규칙적인 채
피곤과 고통보다는 오히려 힘이 나는 듯 했다.
바로 마라토너들이 달리기할 때
흔히 느낄 수 있는 무아지경에 빠진 듯 몸이 가볍고 기분이
상쾌해지는 러너스하이(runner's high)현상을 맛본다.
용수말 마을을 가로질러서 330도로와 다시 만나는
용수교 앞에서 잠시 급수 및 간식을 먹는다.
1시간 40분전에 오산 쪽으로 달렸던 도로였다.
달린 거리는 25km 시간은 2시간 55분대
아직까지는 페이스 조절이 잘되는 것 같았다.
[30km]
용수교를 지나 정남에서 수원과학대가 아닌
병점 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앞으로 남은 거리는 12km 예정 시간은 1시간 30분 여
발안에서 병점 태안 쪽으로 가는 343도로는
평시에도 차량이 많은 지역인지라 오고 가는 차량들이 많다.
안전사고 위험, 차량의 매연 등 여러 가지로 악조건이지만
장거리 연습을 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감내를 하여야만 했다.
LSD연습을 하기 위해서 아내와 둘이서 차를 타고
집을 중심으로 3, 40km 거리를 달릴 수 있는
교통량이 적은 도로의 마킹을 위해서 달렸지만
안전을 고려 선정된 도로는 고작 25km 뿐이었다.
결국 지루한 감이 있어도 몇 군데는 중복되는
연습코스를 선정했고 마라톤 42.195km가
얼마나 먼 거리인가를 새삼 실감했다.
작년 10월 21일 조선일보 주최 춘천마라톤은
풀 코스 만명시대를 넘는
여러 가지로 감동적인 인상을 주었던 대회였다.
풀 코스 만명, 10km코스 만명, 선수 가족 삼만등
도합 오만의 인파가 춘천공설운동장에 운집했다.
나는 비록 풀 코스가 아닌 10km 코스이지만
풀 코스를 뛰는 선배 고수들을 보면서 나름대로
풀 코스의 의지를 다질 수 있었다.
가을 단풍과 어우러진 의암호를 끼고 도는
만 여명의 풀 코스 레이서들의 파도타기 함성은
두고두고 멋진 기억이었다.
마라톤이 건강을 찾아주고
삶의 자신감을 일깨워 주는 좋은 운동이기에
어차피 마라톤대회에 나가서 완주하는데 의미를 부여하지만
그래도 자신의 기록은 향상 관심이 있게 마련이다.
춘천마라톤 10km 달리기 기록은
실제 완주자 5786명중 954등(완주기록 54분 49초)을 하였고
11월 4일 서울 잠실 일원에서 달린 중앙일보주최 국제하프마라톤
10km 코스는 7720명중 954등(기록 52분 16초)을 하였다.
여주마라톤 대회 이후 6분 8초의 기록 향상이 되었다.
2001년 달리기에 입문 거북스러운 뱃살을 덜어낸
마라톤의 성취감과 기록향상의 자신감은
일년 후에나 시도될 하프코스의 도전을 앞당겨주었다.
2001년 12월 2일 춥고 고즈넉해 보이는
여의도 한강공원 하프 출발선에
이제는 달리기에 꽤 이력이 붙은 폼(?)으로 나도 서있었다.
중앙일보 마라톤을 끝내고 하프코스에 출전하기 위해서
11월 한 달여 내 딴에 엄청난 량의 훈련을 하였다.
주당 단 하루의 휴식을 빼곤 거의 매일 10km 이상을 뛰었고
하프거리도 3번을 달렸다.
10바퀴를 뛰어야 하는 서호 호수의 지루한 고통도 참았고
어천 저수지 지방도로에서의 지옥 같은 언덕훈련,
실내 헬스장의 트레드밀에서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비오듯 쏟아지는
땀을 씻으며 1시간씩 러닝을 하였다.
운동의 고통보다 달리기 후 찾아오는 성취감은
그 무엇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희열이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드디어 출발신호가 따앙~~
4천여명의 하프주자가 여의도를 빠져나가고
그 틈새에 배번 2036번 나도 달려간다.
여의도에서 출발 한강자전차전용도로를 타고
성수대교를 돌아오는 코스에서
1시간 54분 16초란 기록으로 한해를 마감하는 하프코스
첫 완주의 기쁨을 안았다.
[35km]
세마대 갈림길이다. 30km룰 달렸다.
풀 코스 레이스에서 항상 마의 벽에 부딪힌다는 30km 지점
앞으로 남은 코스는 정신력으로 버티면서 달리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다리에 힘이 든다,
다행스럽게도 아직 다리 쪽으로는 아직 이렇다 부상은없지만
포기하고 싶은 충동과 앞으로 남은 거리에 대한 부담감으로
속도감은 조금 느려진 채 걷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야 그래도 벌써 30km를 내가 달렸구나 하는 기쁨과
레이스의 시작은 지금부터라는 굳은 의지로
달리자는 각오를 새로이 한다.
지금까지 큰 무리 없이 페이스조절을 잘해 왔기에
앞으로 남은 오늘의 목표 7km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멀리 집(아파트)이 보인다.
남은 코스는 짧은 주로를 보완키 위해
첫 번째 5km 코스와 중복 돼 달리는 융건능, 용주사를 거쳐
아파트까지 달리는 거리이다.
해를 이어 달리는
서울종합촬영소에서의 남양주 마라톤 하프코스는
2001년 12월 31일밤 12시에 출발
2002년 새해를 맞이하는 뜻깊은 행사였지만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해 교통이 마비
많은 사람들이 불참 또는 지각하여 안타까움을 주었다.
하지만 참석한 러너에게는
특별한 추억을 갖기에 더 없이 좋은 기회였다.
눈길을 헤치며 여유 있게 달려간 갤로퍼 덕분에
한해를 마무리하는 멋진 식전행사 및
새터 삼거리를 돌아 오는 눈 쌓인 북한강변을 달리는
야간 마라톤의 추억을 다졌다.
비록 폭설과
종합촬영소를 올라가는 1.5km인 마의 언덕(?)구간이 있어
좋은 기록(2시간 12분54초)은 아니었지만
새해 첫 출발의 달림 이로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
[37km]
마라톤으로 체중이 줄다보니 옷마다 커서
못 입는 즐거운 비명이었고
36인치의 허리가 줄어 32인치 청바지를 입었을 땐
애들처럼 좋아했다.
하지만 얼굴 생김은 무리한 체중 감량으로 많은 변화가 된듯
가게에서 있다보면 두 종류의 질문을 하시는
손님들로 당황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첫 번째는 어디 아팠었냐, 얼굴이 반쪽이다 라는
걱정(?)스런 질문을 하시는 손님은 꽤나
우리 집 단골이신 데
일일이 마라톤학(?)을 설명드릴 수 없고
그저 빙긋 웃음으로 대충 얼버 부릴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두 번째는 이 가게 주인이 바뀌었냐는 질문인데
어쩌다 한 두 번 들리신 손님중 그래도 관심이 많으신 고객 분들이다.
제가 그대로 먼저 주인입니다 하면 다들 깜짝 놀라신다.
단골 손님중 삼십 중반쯤 되시는 풍채(?)가 많이 나가시는
남자 손님이 계셨는데 한 두달 뜸하시다가
어느 날 문득 들어오실 길래 이번에 내가 깜작 놀랐다.
그 육중하고 중후한 모습이 어디론가 사라졌고
갑자기 날쌘돌이가 되어 있었다.
사연인즉 사장님 다이어트 하신 것을 보고
젊은 놈이 충격을 받고
자기도 헬스장 에서 죽기 살기로 러닝머신을 했다나...
아무튼 마라톤 열풍은 열풍인가 보다.
운동화와 간편한 운동복 차림이라면
언제 어디서든지 달리기나 걷기가 가능하기에 누구에게든
권하고 싶은 베스트 운동이다.
수원과학대 입구를 돌아서 융건능 쪽으로 돌았다.
앞으로 2km 남짓 남았지만 풀 코스 피니시 라인(도착지점)까지
7km가 남았다는 각오로 마지막 인내력으로 달린다.
도로 폭은 좁지만 구불구불 좌우로 프라다스 가로수들이 우거진
융건능 용주사간 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 일품이었다.
두 번째 언덕을 넘어서니 아파트가 보인다.
실제 풀 코스까지 아직 5km는 더 달려야 되지만 오늘 목표는
37km로 너무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사실 엄청나게 힘들었다.
아파트 입구에 도착하니 오전 9시 25분 새벽 5시 출발한 것이
예정시간을 5분 앞당긴 4시간 25분의
37km 장거리 연습의 대미를 내린다.
앞으로도 계속 달려야 하고 달릴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된
나의 풀 코스 연습기가 될 것이다.
간단한 몸풀기 운동후
아파트 9층까지 마지막 호흡조절을 하며 계단을 오른 후
문을 열고 들어가 거울에 비친 내 몰골은 하얀 눈사람이었다.
..........................................................................................................
(2002-05-22 09:19:00)
제목 : 윤상섭 제대하였습니다.
상섭이가 만 26개월의 군 생활(전투경찰)을 마감,
5월 20일 육군 병장으로 전역하였습니다.
그동안 숙이네신문 기족 여러분들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제대와 동시에 삼성SDI 자 회사에 취직
현재 교육중입니다.
학교 복학전(내년 2월)까지 다닐 계획이랍니다.
어느정도 자리가 잡히면 상섭 본인이 직접 인사
또는 인터넷 신고 드릴것이기에 우선 수원에서
소식 전합니다.
숙이네 신문 가족 여러분
항상 건강하시고 하시는일 잘되시길 빕니다.
수원 윤병성
..............................................................................................................................
(2002-08-12 07:35:07)
제목 : 황홀한 달빛 달리기
황홀한 달빛 달리기(풀 코스 연습기)
연 3주 째 벼르던 30km 이상 새벽 LSD를 허탕을 쳤다.
한번은 늦게 일어나 꾸물대다 나머지 둘은 꼭 새벽마다 내리는 비 때문이었다.
일요일이라도 낮 시간을 내기가 어렵고
더욱 뜨거운 한낮은 고작 10km정도의 훈련으로 만족하여야만 했기에
가을에 있을 세 번의 풀코스 준비연습 부족으로 항상 초조한 마음뿐이었다.
그러다 보니 오기가 발동 오늘밤은 아예 훈련장소로 이동 차량에서 노숙을 하기로 했다.
늦잠에서 깨든, 비가 오든 무조건 뛰기로 했다.
7월 27일 밤 11시 간단한 준비를 하고 차의 시동을 건다.
연습도로의 5km 구간의 절반위치에 있어야
양쪽으로 정확하게 5km의 구간 속도도 측정할 수 있고 급수도 용이할 것 같아
크로스 컨츄리 훈련 때 봐둔 산판 길을 갤로퍼로 달렸다.
음력 유월 열 여드레 환한 달빛이 환상적이다.
비록 국도를 벗어난 짧은 비포장길이지만
마라톤을 하기 전 한동안 오프로드에 빠져 오지를 달리던 기억을 떠올리니 감회가 새롭다.
11시 30분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해발 약 120m 정도의 산 능선에서 바라보는
달빛이 비쳐진 고요한 자연의 실루엣이 신비스러웠다.
"혼자 무섭지 않겠어요"
아내의 걱정스러움에 같이 올걸 했나 하는 아쉬움이지만
마라톤에 미친 건 나 혼자 뿐으로 족하다는 생각에
괜스레 아내까지 고생시킬 수 없었다.
밤 12시 차안에 대충 잘 공간을 만든 후
핸드폰의 아람을 새벽 4시로 맞춰놓고 내일의 훈련에 대비 눈을 부쳤다.
새벽 3시 18분 긴장이 되었는지 눈을 떴다.
밖에 나오니 상큼한 공기가 내 폐부 깊숙이 들어온다.
하늘은 맑고 초롱초롱한 별무리들이 어울려져 있고
달은 어젯밤보다 더 가깝게 바로 내 머리 위에 있었다.
기온은 섭씨 24도 적당한 바람과 달빛이 달리기엔 최상의 조건이다.
달리기 옷으로 갈아입고 가슴엔 밴드,
옷이 쏠릴 부위엔 바셀린을 바르고 스트레칭을 한다.
정말이지 달밤에 체조를 하고 있는 내 모습 - 누가 보면 미쳤다고 하겠지.
도로 옆에 급수용품 미니 아이스박스를 놓고
새벽 3시 50분 스톱워치를 누르며 드디어 달린다.
오늘 목표는 30km 달리기,
완주시간 3시간 km당 6분 속도로 매 급수구간 5km를 30분 이내로 달리기로 했다.
첫 번째 구간은 완만한 경사의 2.5km 내리막길과 반환점 후 다시 2.5km 오르막길이다.
잘 닦여진 아직 미 개통구간인 왕복 4차선 국도 -
도로 담당 부서엔 대단히 죄송스럽지만 마라톤매니아에겐 더 할 수 없는 훌륭한 연습 장소이다.
그저 고맙다는 인사만 할 뿐..
아무도 없는 조용한 도로를 내 뜀박질 소리가 정적을 깨트린다.
환한 달빛은 계속 내 앞에서 빠르게
또는 천천히 내 달리기와 일정거리를 두고 마치 페이스메이커처럼 날 이끌어 준다.
이런 것을 황홀한 달빛 달리기라고 표현해도 좋을까.
오래 전 설악산 대청을 향해 걷던 서북릉 능선 야간 종주 때 보름 이였던가
산상에 비쳐지는 환한 달빛의 신비스러움에
왠지 모를 흥분과 감동에 젖어 눈물이 나던 그저 두고두고 가슴을 와 닿던 기억이 있었다.
이제 등산이 아닌 마라톤 초보매니아로서 비밀스런 또 다른 감동을 갖게 되었다.
긴 내리막길이 끝난 반환 점을 돌던 시간은 13분 소요
이제부터 반대로 긴 오르막구간이다.
하지만 일주일 내내 매일 연습하던 장소라 낯설지도 힘들지도 않았다.
달은 이번엔 내 두 다리가 쳐지는 것을 막아주듯 뒤에서 나를 재촉하며 비쳐 준다. 히임~~
이윽고 첫 구간 5km 완주 완료, 시간은 삼십 분이 채 안됐다.
물 한 컵을 마시고 다시 반대편 구간 달리기이다.
짧은 급경사 내리막길이 한차례 지나간 후
다시 완만한 오르막길 내리막길로 되어 있는 2,5km 구간 왕복 코스이다.
도로 옆 낚시터의 밤 낚시꾼들과 흔들리는 찌를 바라보며
두달전 군제대한 아들 녀석이 하던 소리에 피식 웃어본다.
일년 전부터 마라톤을 하면서 체중이 줄어 보기 흉할(?)정도로
얼굴이 변해버린 몰골을 보면서
"아빠 마라톤이 아빠 건강에 도움이 되시는 것을 알지만 얼굴 모습은 영 아니네요.
어떻게 마라톤을 하시게 되었어요"
살며 변해 가는 내 다양한 취미 패턴에 대한 이해하긴 어려운 듯한 질문이다.
한때 산이 좋아 전국을 쏘다니기도 했고 낚시에 몰입하기도 했으며
어줍잖게 오프로드의 매력에 빠져 지도를 보며 흙 길만 찾아다니더니
이제는 달리기에 미친 사람(적어도 달리기를 이해 못하는 분들이 볼 때)이 되었으니 오죽하랴.
"임마 아빠는 이제 할 수 있을 때까지 오직 달리기 뿐이야"
불문곡직 녀석에게 말했지만 어쨋든 실제로 달려보지 못한 녀석에겐 내 답변이 궁색한 보인다.
반환 점을 돌아오던 길을 반복 계속 달렸다.
그리고 마지막 약 700미터 정도의 힘겨운 오르막길을 오르니 두 번째 5km 구간이 끝났다.
토탈 10km 구간 완주로 58분 32초 소요 되었다.
이온음료와 찰떡쵸코파이를 먹으며 다시 달린다.
42.195km 대장정으로 치면 이제 약 24% 정도,
이 코스를 3번 반복하면 오늘목표인 30km이다.
달빛과 아침노을이 겹쳐진 그리고 어는 새 날이 밝아진 두 번째 코스
10km구간은 57분 33초 소요되었다.
이 코스도 이제 많이 알려진 듯 나보다 늦게 출발한 십 여명의 마라톤 매니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오고 가며 스칠 때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반가운 인사와 격려의 구호이다.
세 번째 코스 10km 구간은 59분 03초로 약간 앞서의 기록보다 뒤쳐졌지만
전체적인 기록은 2시간 55분으로 오늘 완주가 끝났다.
페이스 조절만 잘 한다면 풀 코스 4시간대 욕심을 내 볼만도 하다.
아직 더 달릴 수 있어 40km LSD 마무리를 하고 싶었지만 너무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정리 운동 후 차에 오르기 전 문득 하늘을 보니 아직 달이 그대로 있었다.
"달님아 고맙다. 다음주에는 비록 반쪽도 안돼 네 환한 웃음은
기대할 수 없지만 또 만나자꾸나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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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8.11)
제목 : 여름날의 雨中 달리기
여름날의 우중(雨中) 달리기
황홀한 달빛 달리기 이후 연 2주 째 일요일 새벽 우중(雨中) 달리기를 즐겼다.
연습장 차량에서 노숙을 한 지도 벌써 세 번째,
토요일 저녁마다 마라톤용품을 싸들고 집을 나갈 때마다 아내에게 미안함을 느낀다.
매일 오전 10~13km의 런닝 일요일 새벽에
장거리 LSD의 시간을 이해해주는 아내가 그저 고마울 뿐이다.
특히 오늘은 안산에 사시는 셋째 형님네 조카가
이동통신대리점 개업을 하게 되어 형님 댁에서 모처럼 가족들이 모였고
예의 고스톱 판을 치다가 빠져 나왔기에 더욱 미안했다.
이번엔 스타트 지점이 있는 곳에서 차를 주차시켰다.
산 언덕까지 올라가야만 하지만 우중충한 밤비 분위기가 냉큼 내키지 않았다.
매 10km 급수는 이곳에서 하고 5km 급수는 허리 색에 물병을 차고 달리기로 했다.
새벽 4시 눈을 뜨니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있다.
찰떡으로 간단한 요기후 문을 박차고 나가 스트레칭을 하다보니
갑자기 소나기 이런 ! 다시 차에 올랐다.
어중간하게 맞은 비로 으스스 한기를 느꼈다.
히터를 틀고 창 밖을 보며 말없는 상념 -
미친 짓이다. 누가? 내가? 적당히 건강만 유지하며
10km나 하프나 뛰면 됐지
오십 넘어 늦깎이 마라토너 주제에 무슨 풀 코스를 뛴다고 .....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는 일 빗줄기가 가늘어짐을 보고 다시 나갔다.
하지만 또 한차례 빗줄기...
결국 체온을 고려 쿨맥스 반팔티로 바꿔 입고 출발한 시간이 새벽 5시였다.
비는 잠시 그쳤지만 여명이 오기 전 칠흙 같은 어둠은 계속 되었다.
오늘 목표는 40km이지만 어찌될지 모르겠다.
지난주 40km를 목표한 달리기가 우중 달리기로 실패,
35km완주 3시간 35분 25초로 만족해야만 했다.
비 맞는 것은 견딜 수 있지만
런닝화에 물이 스며들어 질퍽거리는 불쾌감과 미끄러워 오래 달릴 수 없었다.
그래서 오늘은 비록 무겁고 스피드는 덜하지만 굽이 높고 쿠션이 좋은 조깅화를 신었다.
언덕 지점 2.5km까지 오르막길이다.
매일 달리던 코스라 단조로움과 지루함을 느끼지만
이 도로가 개통되면 더 이상 이곳에서 달리지 못하리란 생각을 하니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언덕을 오르고 다시 내리막길이다. 흐린 하늘에 조금씩 날이 개이고 있다.
올 가을 세 번의 풀 코스 도전 -
그 첫 번째인 9월 8일 충주마라톤이 이제 꼭 4 주가 남았다.
두 번째 풀 코스 예정인 10월 20일 조선일보 춘마(춘천 마라톤)를 뛰기 위한 오프닝
성이지만 오히려 언덕길이 많아 춘마 보다 더 힘들다는 코스이다.
일부구간은 지난 3월 하프를 뛴 구간이기에 그 어려움을 실감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마라토너들이 춘마를 앞두고 뜨거운 여름을 이기고 연습한 결과를 테스트할 겸
(오히려 부상이 많아 춘마를 출전을 못할지도 모르지만)약 2천명이 풀 코스에 도전을 하였다.
충주마라톤을 끝나고 춘마까지는 약 6주의 기간이 있어
충분한 회복 및 재도전 준비의 여유가 있지만
세 번째 풀 코스인 11월 3일
중마(중앙일보 국제마라톤 잠실-성남구간)와는 불과 2주 차이로 걱정이다.
애초 춘마에는 풀을 뛰고
중마에는 하프를 뛸 계획이 이상하게 둘 다 풀 코스 신청이 되었다.
마라톤 인구의 증가와 폭팔 하는 춘천마라톤의 인기 때문에
아직 대회요강이 발표되지 않은 춘마의 조기 마감 또는 참가자격의 제한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에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쳐 버릴까봐
초조한 마음에 먼저 접수가 시작된 중마에 신청한 것이 엉뚱한 결과를 초래했다.
춘천 마라톤은 의암호 반을 끼고 도는 순환 마라톤 코스로 단풍이 어우러진
가을의 풍광과 함께 마라톤매니아들의 꿈이자 풀 코스 첫 도전자들이 선호하는
국내 최대의 메이저급 대회이다.
만 여명이 참석한 작년 마스터즈(일반 선수) 풀 코스 완주 기록을 보니
1위 2시간 35분대에서 제일 마지막 완주자(7,695위) 7시간 9분이었다.
올해에는 풀 코스 단일 종목으로 우려했던 참가자격 제한을 하지 않고
인터넷 접수 선착순 15,000명으로 대회요강이 발표됐다.
참가비가 40,000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으로 접수만 하여 서버가 다운되는 등
하루종일 인터넷에서 난리가 났었다.
결국 이틀만에 마감,
네티즌들의 거친 항의와 우여곡절 끝에 추첨에 의한 방법으로
1,000명이 추가 등록 약 16,000명이 결전의 날인 10월 20일 춘천을 기다리고 있다.
나 역시 집에서 신청하기엔 인터넷이 불안하여
생전 처음 PC방에 가서 접수시간 전부터 대기한 끝에 겨우 접수를 할 수 있었다.
중마는 잠실 올림픽 메인 스타디움을 출발하여
성남을 반환점을 하여 다시 잠실 올림픽경기장으로 골인하는
메이저급 국제 대회로 올해 풀 코스를 처음 신설 시내 교통통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참가자격을 최근 국내대회 4시간 30분 완주기록으로 제한하였다.
나는 지난 4월의 첫 풀 코스인
청주 동양마(동양일보 마라톤대회) 4시간 7분 완주 기록이 있기에 무난히 신청이 되었다.
참가자격을 제한하고 바로 2주전에 같은 메이저급 춘천대회가 열려서 그런지
풀 코스 참가자는 약 2,000명이지만 잠실-성남코스가
대체로 평탄하고 또 비슷한 도로여건에서
16,000여명이 북적대며 뛰는 춘마 보다는 아무래도 기록이 좋게 나올 것 같아
(혹 보스턴마라톤 참가 자격인 3시간 35분내 완주가 된다면?) 놓치고 싶지 않은 대회이다.
하지만 두 대회 간격이 짧아 걱정이 태산이다.
특히 돌아가신 아버님의 기일과 겹쳐 있고
양쪽 다 포기하고 싶지 않은 대회이기 때문에 춘마 끝난 후 컨디션을 본 후 결정할 계획이다.
5km 반환 점을 돌았다.
다시금 빗방울이 굵어졌다.
시원한 빗방울이 온몸의 땀과 피로를 씻겨 준다.
비를 맞고 달리는 맛도 그런 대로 운치가 있었다.
반환점 이후 시작된 언덕길도 힘들지 않았다.
7km지점을 달릴 때부터 시야가 밝아졌다.
중앙분리대 반대편에서 달려오는 마라톤매니아 매주 일요일마다 마주치는 분들이다.
비는 간헐적으로 내리고
그 빗속의 달리기를 즐기며 다시 힘차게 달리니 10km 도착지점이다.
이제 출발을 위한 스트레칭을 하는 분들도 계시다.
오늘도 내가 제일 첫 번째인 가보다. 시간은 56분 15초,
아이스박스에서 이온음료를 마시고 간식을 들고 다시 턴, 두 번째 질주를 한다.
출발과 동시에 약간의 언덕이다
"허허" "하하" 가파른 내 숨쉬기가 더운 열기를 내 뿜는다.
잘 포장된 도로라 물이 고인 웅덩이는 없지만 내리는 빗줄기로 인해
조깅화도 젖기 시작했다.
신촌 낚시터를 지나면서부터 다시 굵은 빗방울이다.
올 장마는 게릴라성 비가 내리는 게 특색이다.
비로 인한 피해도 많아 걱정이다. 13km 지점을 통과한다.
나와 연배가 비슷한 분이신 데 한쪽 다리가 약간 장애이신 분이 달리신다.
지난주부터 뵙는 분이다.
나중에 보니 하프거리를 달리신 것을 보니
성한 다리도 어려운 마라톤인데 대단한 용기 시다.
다시 15km 지점의 반환점이다.
허리 색의 물 한 컵을 먹고 턴, 다시 언덕길을 달린다.
제일 먼저 뛰다보니 상대편 마라톤매니아들의 연습거리를 대충은 알 수가 있다.
저분은 10km, 저분은 하프, 저분은 풀, 훈련도로가 편도 5km이니 눈치로 알 수 있다.
마라톤 풀에 도전하려면
한 달에 훈련 량이 완주시간에 따라 최소한도 200~300km는 되어야 한다.
이렇게 하려면 매주 50~70km는 달려야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다.
어쩌다 주중 훈련 하루를 빼먹던가 일요일의 LSD 훈련이라도 펑크가 나면
이 목표를 채우기가 어렵다.
금년 들어 지난 6월까지 월 평균 연습량은
월 평균 1회 대회에 나가 뛴 거리까지 포함해서 약 195km를 달렸다.
(하프 5회, 풀 1회) 그러다가 지난 7월에는 처음 280km를 도달했다,
그것도 대회 참가가 없는 순수한 훈련만으로
때로는 폭염과 때로는 빗속을 달린 결과가 이제 어느 정도 목표 권에 도달한 셈이다.
이 달에도 300km가 목표다.
그리고 본격적인 가을 대회가 시작되는 다음달부터는
훈련 량을 서서히 줄여 컨디션 조절을 하여야 한다.
마라톤을 처음 시작할 때 부상도 많아 훈련을 쉰 날이 많았지만
근래에는 어느 정도 마라톤 몸 만들기가 되었는지 큰 부상이 없었던 것만 해도 천만다행이다.
다시 도착지점인 20km 반환점이다.
기록은 56분 38초 음료와 간식을 들고 다시 턴이다.
일찍 훈련을 끝내고 철수 준비를 하는 분들도 있다.
"풀 코스 연습하세요 대단하십니다. 파이팅""감사합니다"
격려의 말에 갑자기 힘이 붙는다.
늘 혼자 하는 마라톤 연습, 외로운 연습이었다.
어차피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지만
마라톤동호회에 가입하여 함께 연습하면 외로움이나 힘든 줄도 덜하고
훈련방법에 대한 교정, 자기기량 향상 등 좋은 점이 많을 것 같지만
규칙적인 시간을 내기 어려운 내게 항상 먼 이야기다.
25km지점 반환점이다.
비는 계속 내리고 있고 기어이 양말이 흠뻑 젖어 버렸다.
부상만 아니라면 조깅화를 벗어 던지고 맨발로 뛰고 싶다.
얼마나 시원할까. 먼 옛날 어려운 시절 초등학교 운동회때 고무신을 신고 달리기를 하다가
미끄럽거나 잘 달려지지 않을 때 양손에 벗어들고 뛰던 추억들이 있었지만
걷는 것은 몰라도 마라톤에서 맨발로 뛴다는 것은 무리다.
하긴 맨발의 아베베도 있었고
작년 여주 마라톤 10km를 뛸 때 나이 드신 분이 맨발로 뛰시는 것을 보았다.
부상에 무리가 없고 건강에 좋다면 야 맨발이 얼마나 좋을까.
야트막한 고갯마루를 올라서니 30km 도착지점이 보인다.
직선거리라 가까워 보여도 약 900m,
마지막 사력을 다하여 달린다.
늦게 출발했기 때문에 가게문을 열기 위해선
오늘 훈련도 이쯤 마무리를 하여야만 했다.
비도 계속되고 우중 달리기가 마냥 좋은 것은 아닌지라
내 두 다리도 천천히 그 명령을 기다리나 보다.
도착지점 구간기록은 57분 45초
전체 30km 달린 기록은 2주전보다 4분 33초 단축된 2시간 50분 41초였지만
청주 "동양마" 30km 지점 통과 시간보다는 뒤쳐졌다.
차에 올라 시동을 걸고
유리창의 빗물을 닦아내기 위해 와이퍼를 동작하였을 때
긴 머리를 펄럭이며 전력 질주 달려오는 주자는 아줌마 마라토너이다.
남편 되시는 분은 이미 골인했고 오늘도 하프 연습이란다.
나도 지독하지만 마라톤을 하시는 분들은 이렇게 대단하고 존경스러울 수가 없었다.
2002년 8월 11일 매송에서 멋진 우중 달리기를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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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24 17:42:50)
제목 : 나의 풀 코스 첫 도전기
안녕하세요.
부족한 달림이의 글 계속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첨엔 다 힘들지만 "시작이 반이다"란 말처럼
집 주변의 편한 걷기부터 인근 학교운동장 트랙의 반바퀴 달리기 부터 시작 하다 보면,
어느날 갑자기 뒤를 돌아보면 건강도 좋아지고
마라톤의 매력에 빠져 버린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아래 글은 금년 4월 21일 첫 풀 코스를 달린 소감을
청주 동양일보 동양마라톤 홈페이지에 올렸던 글입니다.
혹 마라톤에 미치실(?) 아님 그저 건강에 도움이 되신다고 생각하시면 한번 들여다 보아 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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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4월 21일 화창한 초여름의 날씨였다.
뒤늦게 건강과의 싸움을 시작 나이 오십이 넘어 입문한 달리기 11개월,
드디어 풀 코스 첫 도전을 시도한 동양일보 청주 마라톤대회 날이다.
응원 차 같이 내려온 아내의 손을 굳게 잡았다 놓고 운동장 풀 코스 집결장소로 갔다.
이어서 간략한 대회식, 신나는 에어로빅으로 몸 풀기 후 풀 코스 출발선에 섰다.
작년 7월 서울 여의도 마라톤대회에 불안한 마음으로 처음 5km에 출전 선수들의
화려한 복장과 노련한 표정을 보고 주눅들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내가 풀 코스를 뛴다 하니
갑자가 콧날이 시큰거렸다.
그간 5km 1회, 10km 4회, 하프 4회 내 딴에 정석대로 한 등급씩 업앤업 한 셈이다.
드디어 출발 "징"소리 - 멀고 먼 42.195km 먼 백리길 장도의 스타트가 시작됐다.
트랙을 반 바퀴 정도 돌고 운동장을 빠져 나와 긴 마라톤 행렬에 나도 파묻혀 버렸다.
과연 내가 완주를 할 수 있을까.
작년 12월에 풀 코스를 신청 금년 1월부터 풀 코스 대비 훈련을 해 온 지난 시절들이 순간 떠오른다.
다른 주자들 역시 비장한 모습이다. 날씨는 맑았지만 기온이 상당히 올라간 듯 하다.
첫 번째 로터리에서 좌회전이다.
인공폭포의 물 줄기가 시원스럽다.
1km 통과지점을 4분 50초에 달렸다.
처음 풀 코스에 신청할 때는 5시간 완주를 목표로 했지만
그 동안 연습량을 감안 다시 4시간 30 분대로 수정했다.
그러자면 등속주행 시 km당 약 6분 20초 정도로 달려야 되는데 너무 오버페이스 같았다.
하지만 연습 시 의 달리기 속도와 별 차이가 없는 것 같고
어차피 등속주행은 어려울 것 같아 후반부의
시간을 벌기 위해 그냥 달렸다.
5km 종목 반환점인 2.5km 구간을 통과했다.
앞에서 청주마라톤 동호회유니폼을 입은 남자분과
빨간 유니폼을 입은 여자선수가 달리고 있었다.
달리는 폼이 상당히 노련해 보이고 시종 고른 페이스로 달리고 있다.
같은 동호회원이신 듯 어느 분이 귀띰 해준다.
여자 주자는 풀 코스 기록이 3시간 40분대인데
오늘 입상권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아마 옆의 남자 분은 페이스메이커로 달리시는 것 같았다.
어쨌든 초반부터 쭈욱 그분들을 따라 왔기에
일단은 나도 그분들을 페이스 메이커로 하고 달리기로 했다.
허락도 없이 페이스 메이커라고 해서 당사자 분에게 미안함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5km지점이다.
청주시에서 만든 마라톤 구간 거리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올해 처음 신설된 청주 동양마라톤은 매5km 마다 청주시에서 세운
거리 영구 시설물로 표지판이 있고
매 1km마다 주최 측에서 세운 표지판이 별도로 세워져 있어 달리는 주자에겐 많은 도움이 됐다.
특히 급수, 물 스펀지 사전 안내 예고를 하는 등 준비에 신경을 많이 쓴 듯 하였다.
시계를 보니 운동장을 출발한지 24분 29초 걸렸다. km당 평균 속도는 4분 51초이다.
이제 북부 우회도로를 탄다.
가로수 그늘이 드믄 드믄 있어 싱그러운 초여름의 달리기이다.
많은 분들이 앞질러 달리지만 나는 빨간 페이스메이커와 일정거리를 두고 뒤따랐다.
지나치시는 옆 주자들과 간간이 이야기도 나누고
LG화학. 하이닉스회사를 뒤로하고 계속 달린다.
게시판에 친절하게 코스 설명을 하여 주시고
따로 메일을 보내주신 얼굴 모르는는 이석범님을 출발전 뵈려 했었지만 만나지 못했다.
지금 어느 지점인가 같이 뛰고 있을 텐데 마음속으로 펀런 하시길 빌어본다.
10km지점이다.
소요시간이 51분 25초이다.
구간 km당 5분 18초로 속도이다. 아직은 괜찮은것 같다.
무심천을 가로지르는 송천교를 지난다.
옛날의 이지점이 어디쯤이던가. 까치네 부근 같았지만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실로 35년만에 청주를 둘러보는 게 아닌가.
많이도 변했고 발전되었음을 느낀다.
내게 청주는 고향은 아니지만 교직에 계시는 부친을 따라
유년기와 학창시절을 보낸 곳이기에 늘 내겐 마음의 고향이었다.
그러기에 나의 첫 풀 코스 도전을 청주에서 뛰고 싶었다.
하프 반환 점을 지난다.
풀 코스 뒤에 출발한 하프종목 선두 주자인 듯 반환 점을 돌아 역주하는 주자들이 보인다.
대단한 속도이다.
진천 쪽 갈림길과 충주 쪽 갈림길을 직진하여 우회전 하니
이제부터는 동부우회도로란다,
그리 높지 않은 언덕을 넘자 15km지점이다.
예쁜 건물의 바람막이 레스트랑이 보인다.
총 1시간 20분이 소요되었고 구간 km당 5분 40초 속도이다.
15km 지점을 지나서부터
그 동안 따라가면서 편한 레이스를 했던 빨간 유니폼을 뒤로하고 먼저 출발했다.
이제부터 터널이 있는 제법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야 했다.
하지만 주위의 경치를 즐기며 달리다 보니 조금도 힘들지 않았다.
청주 마라톤 코스 중 동부 우회도로코스는
산과 들 그리고 저수지를 볼 수 있는 주위 경치가 아름답고
청주시내를 내려다보며 조망하는 달리기 코스로
특히 15 ~ 20km구간은 칭찬해 줄 만 했다.
아마 청주 사시는 분들은 이곳에서 많이 연습을 하시는 것 같았다.
20km지점이다.
단지가 제법 큰 부영 아파트 근처이다.
소요시간은 1시간 49분 33초이다. 구간 속도는 km당 5분 51초로 앞 구간과 비슷했다.
20km 지점을 지나자 걷는 분들도 하나 둘 보인다.
10km지점부터 옆에서 함께 뛰시던
역시 풀 코스가 처음이시라는 분도 어느새 뒤로 처지셨는가보다.
배번도 제대로 못보고 미쳐 인사도 못한 아쉬운 작별이다.
청주에서 직장을 다니신다 했다.
백리 길을 말없는 고독한 레이스보다는 동무 삼아 이야기하며 달리는 것도
상당히 효과적인 레이스 방법인가 보다.
도심으로 들어오면서 인도에서 가끔씩 박수를 치시는 분들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 마라톤과는 관심 없다는 표정들이다.
용암사거리를 지나서 미평 사거리까지는 갔다가 되돌아오는 구간으로
마의 25km구간이라 지만
한쪽 주로(22.5km)엔 물 스펀지 반환점을 턴하면 주로(25km)엔 급수가 있어 달릴 만 했다.
하지만 반환 점에서 칩 매트나 반환리본은 없었다.
물론 중간 진행 요원이 체크를 하겠지만
혹시라도 어느 주자가 이 구간에서 적당히 코스를 빼 놓고 달리는
불상사라도 생긴다면 큰일이다.
25km지점에는 마라톤 인터넷에 평소 좋은 글을 많이 올리시는
4시간 페이스 메이커인 포항그릿넷마소속의 달리는 선인 강석호님과 몇분이서 계셨다.
자기 기록은 희생하면서 남을 위해 일정기준대로 뛰어 주시는 페이스메이커가 참 고맙게 느껴진다.
초면이지만 반갑게 인사를 드리고 나니 4시간대 완주 욕심이 생긴다.
다시 용암사거리에서 보은 쪽으로 우회전 약간은 복잡한 도로를 달린다.
교통통제가 어려운 듯 차량과 달림이들이 함께 섞여 달렸지만
구간이 짧아 바로 남부 우회도로이다.
시원스런 남부우회 도로구간이다.
직선도로가 약간은 지루했지만 그런 대로 달리기엔 좋았다.
언덕을 올라서고 보니 30km지점이다.
소요시간은 2시간 48분 21초 25km지점에서
랩 타임을 누르지 못해 20 ~ 30km 구간의 km당 속도는 5분 50초이다.
30 ~ 35km 구간은 지루한 달리기이다.
두 서너 개의 언덕을 오르내려야 했다.
걷는 주자가 있는가 하면 나를 앞질러 가는 주자도 있고
또 내가 다른 주자를 앞지르는 자신과의 싸움이 계속된다.
4월의 봄 기온답지 않게 한낮의 태양은 너무나도 뜨겁고
조금이라도 일찍 물 스펀지를 전해 주러 역으로 달려오는 자원봉사 학생들의 노고가
눈물겹게 고마웠고 힘이 났다 .
작년 12월 2일 여의도 전마협 대회에서 처음 하프를 달린 이후
풀 코스를 대비 겨우내 부지런히 연습에 몰입했다.
그래봤자 한달 200km를 겨우 채울 정도이지만 내 딴에 최선을 다한 훈련이었다.
주당 10km 조깅 2-3회, 인터벌훈련 1회, 산악 크로스컨트리및 및 언덕훈련 1회
그리고 일요일엔 20km이상 LSD훈련을 원칙으로 하여 달리고 그중 30km 이상도 4회 달렸다.
또 대회 감각을 익히기 위해 남양주, 충주, 수원마라톤대회에 하프코스도 뛰었다.
이제껏 하프 최고기록은 지난 충주(3월31일), 수원(4월7일)에서의 1시간 42분대였다.
훈련 한달 전 LSD를 마무리하기 위해 3월 17일에는 야간 40km를 달렸다.
마땅히 달릴만한 곳이 없어 집 근처의 병점 육교에서 수원대입구까지 84번 도로를 뛰기로 했다.
84번 도로는 인도 안쪽으로 자전차 전용도로가 있고 가로등 설비가 잘 되어 있어
야깅에는 좋은 조건이었다. 화성 효 마라톤의 건강가족 코스이기도 하다.
약 5km 거리를 8번 왔다 갔다
40km를 밤 12시 출발한 것이 새벽 4시20분에 끝낼 수 있었다.
집에 도착하니 차량 매연과 먼지에 찌들은 얼굴에 초봄의 다소 쌀쌀한 밤 기온으로
입술 주위에 하얗게 입김이 얼어 붙었다.
하지만 아주 편하고 기분좋은 레이스였으며
풀 코스 목표를 4시간 30분대로 수정한 계기가 되었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 지난 시간들을 생각하다보니
마의 35km 지점을 힘 안들이고 달렸다. 한차례 내리막이었다가 올라간 지점이었다.
총 소요시간 3시간 21분 구간 km당 6분 37초 속도로 점점 스피드가 떨어짐을 느꼈다.
이미 4시간 페이스메이커와는 멀리 떨어지고 SUB-4 진입은 어려울 것 같았다.
초반의 오버페이스가 역시 무리였나 보다.
하지만 다시 달렸다. 어차피 4시간 30분대 목표를 했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달리기로 했다.
고속버스터미널 근처는 마라톤 주자 틈새로 차량을 소통시키느라 복잡했다.
마라톤 대회로 교통통제를 하다 보니 항상 시민들에겐 미안했다.
보통 1~20m 이상 떨어져 있는 주자들 사이 차량이 지나가기에
어떤 때는 내가 스피드를 줄여야 했다.
그래도 교통경찰들이 참 수고가 많으심을 느꼈다.
이제 얼마 안 남은 이정표 37키로 지점을 통과한다.
앞에서 달리는 여자부 선수 1위인 듯 주자를 한동안 따라 달리다
내가 먼저 포기 뒤로 쳐졌다.
무엇보다도 그 여자 선수 옆에서 같이 바짝 붙어 달리는
대회 진행 표지판을 단 차량의 매연 때문에 따라갈 수 가 없었다.
서청주 사거리에서 다시 우회전 몇 시간전 막연한 설렘과 두려움 속에 달렸던
초반 코스를 다시 달린다.
아 내가 여기까지 달릴 수 있었다니 신기하기도 하고 내 두 다리가 갑자기 고마워진다.
마지막 급수지점을 통과한다.
39km지점쯤인가 거의 뛰다 걷다 하는 선수들이 많고
눈치껏 차량을 통과시키는 경찰의 교통통제 때문에 나도 두 번 정도 달리기를 중단해야 되는
이상한 신호대기(?)에 멈추어 서야 했다.
이제 에너지가 고갈됨을 느낀 채 걷고 싶은 달콤한 유혹을 느낀다.
이제껏 거의 쉬지 않고 달린 것을 보니 대회 1주일 전 처음 해본 마라톤 식이요법이
내 딴에 상당히 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
일주일전 처음 3일간 고 단백질 식사로 살 고기류와 물 외 일체 아무 것도 먹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체중이 갑자기 2kg정도 빠졌다.
몸 속에 있는 글리코켄이 완전히 고갈된 증거였다.
4일째부터 탄수화물위주의 식사를 하니 체중은 정상으로 들어오고
몸이 상당히 가벼워짐을 느꼈다.
-2km 195란 이정표를 통과 하면서 나도 걷다 뛰다 의 행복한 대열(?)에 합류했다.
시계를 보니 3시간 55분 정도 소요된 시간이었다.
반가운 분이 지나가신다.
15km 지점부터 내가 앞섰던 빨간 유니폼 여자 선수 분이 달려가신다.
조금도 힘들지 않게 여유 있게 달리시는 표정이다.
마라톤 고수란 저런 건가 보다. 나도 오기가 났다. 그래 나도 뛰자.
언덕을 오르고 인공폭포를 지나 우회전하자 운동장 쪽으로 올라가는 마지막 언덕길이다. 내 몸에 비축된 마지막 에너지의 풀 가동이다.
이 보다 더한 언덕길도 수없이 오르내렸는데
8년 전 고등학교 1학년이던 아들과 지리산 종주 등반 중 일정 상 차질이 생겨
구례에서 열차시간을 맞추기 위해 장터목산장을 아침에 출발
노고단까지 하루종일 내 걷던 그 지옥 같은 기억을 떠올리자 이건 아무 것도 아닌 게임이었다.
드디어 많은 분들의 박수소리를 들으며 운동장으로 빨려들 듯 달려갔다.
트랙에서 전력 질주 마지막 한사람을 앞지를 때 나의 페이스메이커였던
빨간 유니폼은 골인 여자부 3위라는 사회자 멘트가 들렸다.
이어서 나도 피니시라인에 골인 시간은 4시간 8분대 -
정확한 기록은 4시간 07분 35초였다. 풀코스 완주자 263명중 70등을 했다.
마지막 7km구간은 km당 6분 44초로 달렸다.
그런데 웬 일인지 응원 차 나온 아내가 안 보인다.
운동장 트랙에서 숨고르기를 할 즈음 그 제서야 아내가 뛰어온다.
반가움과 놀라움에 한마디 - "아니 왜 이렇게 빨리? "
- 4시간 30분대에 들어 온다 해서 스탠드에서 느긋하게 기다리다
잠시 여자부 3위 골인을 쳐다보며 한눈을 파는 사이 소중한 남편의 골인장면을 놓쳐 버렸단다.
이제 첫 42.195km의 도전은 끝났고 나는 해 냈다.
그리고 이제 또 새로운 시작은 계속될 것이다.
다소 진행에 문제가 있었지만 준비하시느라 수고하여 주신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어려운 여건 하에서 수고하여 주신 교통경찰, 자원봉사 학생들에게도 감사를 드린다.
아울러 처음 치러진 산과 들,
저수지가 어우러진 그리고 도심이 있는 청주마라톤 풀 코스가 점점 더 발전하기를 빈다.
<배번 8241 윤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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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9-07 07:38:24)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저야 즐거운 달림이지만
일요일 조상님들의 산소를 보살피는
금초에 참여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3교대 근무하는 상섭이도 일요일 전근이라
대타(?)도 가동 못하니 어쩝니까.
다음에 열심히 하겠습니다.
형님, 아우님들 수고 많이 하여 주십시요.
참 어머님 산소 작업시 벌(?) 조심하세요.
충주는 상섭 엄마와 함께 같이 갑니다.
마라톤 때문에 일요일 장사 놓쳤다고 아쉬어
하는것을 겨우 달랬습니다.
하긴 하루 가게 문 닫으면 이래 저래 손해가
많지만 도리가 없네요.
모든것을 잊고 42.195km를 달리기로 했습니다.
기록보다는 춘천 마라톤을 뛰기 위한
가벼운 몸풀기 정도로
부담없이 달릴 생각입니다.
계속 연락 드리겠습니다.
내일 기록은 충주마라톤 홈페이지에 저녁때쯤
올라올것입니다.풀코스 배번 170
숙이네신문 화이팅! 금초팀 화이팅! 달림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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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9-11 19:05:41)
충주마라톤 완주하였습니다.
9월 8일 충주에서
두번째 풀코스 완주를 하였습니다.
숙이네 신문 가족 여러분들의 성원에 감사 드립니다.
특히 직접 응원까지 하여주신 큰형님을 비롯한
행암리 식구들(두분 작가및 꽃님 모친)께 꾸벅~
그리고 새벽 일찍부터
벌초로 고생이 많으셨던 작은 형님들,동생들
수고하셨습니다.
완주기록은 3시간 57분 09초
전체 순위 966 완주자중 247위입니다.
추석때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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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0-08 09:15:07)
제목 : 굼벵이도 기는 재주가 있다니~~~
우중 달리기가 된 제1회 제천 청풍 호반 마라톤대회.
춘천 마라톤을 2주 앞두고 마지막 컨디션 조절과
워밍업겸 하프에 신청하였지만
현지에 도착 아침 일찍 차로 둘러본 코스는
마라톤코스가 아니라 산악극기훈련코스 같았습니다.
아름다운 충주 호반을 배경으로 왕복하는
하프(21.0975km)코스는
자그만치 약 500~1,000m정도의 언덕을
계속 오르내려야 하는 이제껏 달려본 코스중
최대의 난코스로 하프 최고기록(1시간 42분대)경신을
일찍암치 접어 두고 그저 2시간 정도 완주로
목표를 수정 했습니다.
중부 내륙지방에서 치러지는 제1회 대회는
홍보도 안되었는지 참가자도 적고 비마져 내려
산만하고 단촐한 대회였지만
정작 달리기에겐 환상적인 코스였습니다.
호수를 끼고 언덕을 오르내리는 구불구불한 코스는
밋밋한 평지나 직선도로보다 지루하지 않아 좋았고
맑은 공기 깨끗한 자연 시야에 들어오는충주호의
수려한 가을 풍광이 어우러진 멋진 코스였습니다.
우려했던 언덕 오르막도 그동안 꾸준한 연습의 결과로
가법게 펀런 하였습니다.
기록은 1시간 45분 10초.
제딴에 만족한 성과입니다.
홈페이지(http//run.cjmbc.co.kr)에 들어가
전체 기록을 보니 남자 하프 참가자 317명중 65등이고
50대 연대에서 1등을 했더군요.
비록 50대가 17명 뿐 이지만
운동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던 제가
이제껏 운동에서 1등을 해 보기는 처음입니다.
굼벵이도 기는 재주가 있다는 속담이 생각납니다.
연대별 1등은 상장과 부상을 주는데 참가자가
50명이 넘어야만 되는 대회요강때문에 줄려나 모르죠.
하지만 당초 예상 참가자수가 너무 적은 대회라
어쩜 기대해볼만 합니다.
상은 못 타더라도 그래도 기분은 좋습니다.
중앙 큰 대회에 가면 별것도 아닌 기록인데
어쩌다 50대 1등이란 타이틀을 가지게 됐네요.
책장사는 부업으로 하고
앞으로 시골의 조그마한 동네에서 주최 하는
노장마라톤 대회나 따라 다녀 등수안에 들어
부상이나 타러 다니는게 실속이 있겠네요~~~~~~
가족들의 성원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정도의 컨디션 이면 춘천마라톤은 좋은 기록을
기대 해 볼만 합니다. 풀 3시간 40분대 목표입니다.
춘천대회는 기록이 잘 나오는 대회로 알려져
있거든요.
기온이 갑자기 많이 내려 갔습니다.
가족 여러분 건강에 주의 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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