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93승69패 AL 동부 1위) : 디비전시리즈에서 탈락한 보스턴은 다시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포스트시즌 에이스를 찾아나선 끝에 크리스 세일의 양말 색깔을 바꿨다. 데이브 돔브로스키 사장은 이번에도 유망주를 아낌없이 퍼줬다(요안 몬카다 마이클 코펙 빅터 디아스 루이스 바사베). 어쨌든 세일 영입에 성공하면서 선발진은 사이영상급 투수가 한 명 더 추가됐다. 불펜에도 새 얼굴을 들였다. 밀워키에서 주가를 높인 타일러 손버그를 받고 역시 선수 네 명을 보냈다. 10년간 팀을 지킨 클레이 벅홀츠는 필라델피아로 이적. 2013년 월드시리즈 우승도 목격한 벅홀츠는 통산 81승61패 3.96의 성적을 남기고 보스턴 생활을 마감했다(2007년 월드시리즈 로스터는 포함되지 않았다). 트레이드 시장을 적극 활용한 것과 달리 FA 시장은 큰 돈을 쓰지 않았다. 1루수 미치 모어랜드를 데려온 것이 사실상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1년 550만).
보스턴은 피츠버그와의 개막전에서 파블로 산도발의 결승타, 앤드류 베닌텐디의 쐐기 스리런 홈런으로 승리했다. 다음 경기에서는 크리스 세일이 보스턴 데뷔전을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양키스 볼티모어의 시즌 초반 선전에 막혀 지구 3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오클랜드에게 덜미를 잡힌 5월21일에는 탬파베이에게 3위마저 빼앗겼다. 긍정적인 사실은 보스턴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와중에도 절대 5할 승률 아래로 떨어지지 않은 것. 보스턴은 이후 28경기에서 18승을 올리더니 지구 공동 선두에 올랐다(39승30패). 7월 마지막 나흘 동안 양키스에게 선두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8월 첫 날 곧바로 탈환에 성공했다. 그사이 보스턴은 에두아르도 누녜스와 애디슨 리드를 데려오면서 후반기 박차를 가할 준비를 마쳤다.
보스턴은 8월10일 탬파베이전 승리로 올 시즌 가장 긴 8연승을 질주했다. 8월24일 클리블랜드전에서는 5할 승률에 20승을 확보(73승53패). 클리블랜드(.679) 다음으로 높은 8월 승률(.667)을 기록했다. 8월에 추진력을 얻은 보스턴은 9/10월에도 6할 승률(17승11패 .607)을 유지하고 2년 연속 지구 우승을 확정지었다. 작년과 완벽히 일치하는 성적으로 정규시즌을 마무리. 디비전 시대가 열린 1969년 이후 보스턴이 2년 연속 지구 우승을 이뤄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디비전시리즈 상대는 휴스턴이었다. 지난해 클리블랜드를 만나 한 경기도 이기지 못했던 보스턴은 이번 시리즈 전망도 부정적이었다(ESPN 전문가 휴스턴 26명 보스턴 4명). 시리즈 첫 두 경기는 무기력한 패배. 1차전 선발 세일이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망친 데 이어(5이닝 7실점) 2차전 드류 포머랜츠도 휴스턴 화력을 버티지 못했다(2이닝 4실점). 3차전 타선의 대폭발로 분위기를 바꾸는 듯 했지만, 4차전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불펜으로 나온 세일은 4회부터 7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아 1차전 부진을 만회할 수 있었다. 그런데 8회에도 올라온 것이 화근이 됐다. 디비전시리즈 탈락에 크게 실망한 돔브로스키는 존 페럴 감독을 해고했다. 2013년에 부임한 페럴은 5년 사이 월드시리즈 우승 1회, 지구우승 3회를 이끌었다. 돔브로스키는 감독 교체에 대해 "때로는 변화가 더 좋은 결과를 안겨주기도 한다"는 이유를 밝혔다.
Good : 포심 평균구속을 끌어올린(94.4마일) 세일은 원래 스타일로 돌아갔다(17승8패 2.90).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슬라이더 비율(33.7%)을 앞세워 타자들을 추풍낙엽처럼 쓰러뜨렸다. 개막 두 번째 등판부터 이어간 8경기 연속 두 자릿수 탈삼진은 메이저리그 역대 타이 기록(1999년 페드로 마르티네스 2015년 세일). 올 시즌 두 자릿수 탈삼진 18경기는 팀 최고기록에 한 경기 부족했다(1999년 페드로 19경기). 9월21일 볼티모어전에서는 8회 라이언 플래허티를 돌려세우고 시즌 300삼진을 달성. 아메리칸리그에서 300삼진 투수가 나온 것도 1999년 페드로 마르티네스 이후 처음이었다. 9이닝당 탈삼진 12.93개는 역대 3위 기록(2001년 랜디 존슨 13.41개 1999년 페드로 13.20개). 볼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끌고간 것이 비결 중 하나로, 세일의 투 스트라이크 비율은 메이저리그 전체 1위였다(34.7% 벌랜더 33.6%). 역사적인 탈삼진 시즌을 만든 세일은 데뷔 첫 이닝 타이틀도 가져왔다(214.1). 강력함과 내구성을 모두 보여줬지만, 사이영상 수상은 또 실패했다. 적수가 없었던 전반기(11승4패 2.75)와 달리 후반기에는 엄청난 경쟁자가 나타났다. 전반기에 비해 평범해진 후반기 성적(6승4패 3.12)도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세일의 부담을 덜어준 선수는 포머랜츠였다(17승6패 3.32). 출발은 오락가락 했다(첫 7경기 3승3패 5.29). 5월21일 오클랜드전에서는 페럴과 신경전도 벌였다. 공교롭게도 포머랜츠는 이때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후 24경기 14승3패 2.85의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같은 기간 아메리칸리그에서 포머랜츠보다 평균자책점이 낮은 투수는 코리 클루버(1.62) 뿐이었다(80이닝).
포머랜츠는 승리 기여도(fwar)에서 세일(7.7)에 이은 선발 2위(3.1)였다. 전체로는 3위였는데, 마무리 크렉 킴브럴이 포머랜츠보다 승리 기여도가 높았다(3.3). 킴브럴은 지난해 애를 먹었던 영점을 바로잡았다(BB/9 5.09→1.83개). 데뷔 후 가장 빠른 포심(평균 98.3마일)을 바탕으로 최강 마무리의 위용을 되찾았다(35세이브 1.43). 평균자책점을 비롯해 WHIP(0.68) 피안타율(.140) 9이닝당 탈삼진(16.43) 잔루율(93.95)은 모두 리그 불펜 1위. 킴브럴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높은 헛스윙 비율을 뽐낸 불펜투수이기도 했다(킴브럴 20.8% 켄리 잰슨 19.7%). 6월30일 미네소타전에서는 펜웨이파크 연속 세이브 기록을 30경기로 갈아치웠다(종전 톰 고든 29경기). 킴브럴이 확실하게 뒷문을 걸어잠근 보스턴 불펜은 조 켈리(54경기 2.79) 히스 헴브리(62경기 3.63) 맷 반스(70경기 3.88) 등의 활약에 힘입어 불펜 평균자책점(3.15) 리그 2위에 올랐다.

무키 베츠는 공격 수비 주루 모두 플러스 점수를 받았다(4년 연속). 아웃존 스윙이 줄고 볼넷률이 늘어난 것이 긍정적이다(6.7→10.8%). 투수들이 정면 승부를 피하는 타석이 많아졌는데 유인구에 속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했다. 2년 연속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우익수 디펜시브런세이브(DRS)는 올해도 30을 넘겼다(31). 또한 베츠는 보스턴 역사상 최초로 2년 연속 20-20클럽에 가입했다(24홈런 26도루). 아쉬운 부분은 타율 출루율 장타율이 모두 하락한 것(.264 .344 .459). 인플레이 타율(BABIP)이 .322에서 .268로 떨어졌는데(통산 .318) 라인드라이브 비율도 줄었다(19.3→16.8%). 베츠는 시즌 중반 "나는 현실주의자다. 아마 작년보다 크게 좋아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말을 한 바 있다.
올해 보스턴은 20-20클럽에 성공한 선수가 한 명 더 있다.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낸 앤드류 베닌텐디(20홈런 20도루)다. 신인 20-20클럽 타자는 2012년 마이크 트라웃 이후 처음(30홈런 49도루). 역대 11명이 전부인데, 보스턴 출신만 세 명이다(1987년 엘리스 벅스 1997년 노마 가르시아파라). 베츠(102)에 이어 팀 타점 2위인 베닌텐디(90)는 찬스에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시즌 성적(.271 .352 .424)보다 득점권(.351 .460 .500)에서 더 위협적이었다. 득점권 ops .960은 리그 5위. 6타점 경기를 두 차례나 보였으며, 7월5일 텍사스전은 5타수5안타를 몰아쳤다. 베츠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와 외야를 지킨 베닌텐디는 수비도 견고했다(DRS 7). 세 선수가 지킨 보스턴 외야는 메이저리그 최강(DRS 48 ML 1위). 좌완 상대 성적(.232 .336 .286 1홈런)을 어떻게 바꾸는지가 향후 해결 과제다. 반대로 좌완에 유독 강했던 신인도 나왔다. 10명이 오고간 3루에 자리잡은 라파엘 데버스다(.284 .338 .482). 데버스의 좌완 상대 성적은 .400 .474 .600. 8월14일 양키스전에서는 아롤디스 채프먼을 맞아 9회 극적인 동점 홈런을 터뜨렸다. 포스트시즌 같은 큰 무대에서도 위축되지 않았는데(.364 2홈런) 공수 전반적으로 아직 설익은 모습은 있었다.
Bad : 메이저리그는 이전시즌보다 홈런이 8.8% 증가했다. 6105홈런은 단일시즌 신기록. 2015년 4팀, 2016년 12팀이었던 200홈런 팀이 올해는 17팀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200홈런을 쏘아올렸던 보스턴은 홈런이 펑펑 쏟아진 시대에 되려 홈런 수가 줄어들었다(208→168홈런). 오죽하면 200타석 이상 들어선 11명 중 장타율 5할대 타자가 나오지 않았다(데버스 .482). 보스턴에서 장타율 5할대 타자가 싹이 마른 것은 1992년 이후 처음. 일부 팀들은 홈런을 치기 위해 발사 각도를 조정했는데, 보스턴은 이 변화를 탐탁지 않게 여겼다. 보스턴에 의하면 각 개인마다 스윙의 강점과 약점이 있고 그 강점을 발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아무리 유행이라고 해도 일괄적으로 발사 각도를 높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사실 보스턴의 홈런 수가 줄어든 직접적인 이유는 연 평균 34홈런을 더해준 데이빗 오티스의 부재가 컸다. 마지막 시즌까지도 기량을 유지한 오티스는 복귀 소문이 떠돌긴 했지만 돌아오지는 않았다. 오티스의 은퇴로 무게감이 떨어질 것은 예상했던 바. 그래서 오티스는 "새로운 파워 히터(엔카나시온)를 영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스턴은 베츠 보가츠 브래들리 베닌텐디 같은 운동 능력이 좋은 타자들이 많다. 이들이 타석에서 우위를 가지려면 한 방으로 위압감을 줄 수 있는 타자가 투수의 집중력을 분산해줘야 했다(지난해 오티스가 그랬다). 하지만 프런트는 홈런 타자의 가치를 높게 보지 않았다. 유일하게 영입한 모어랜드는 기대치만큼의 홈런(22개). 오히려 실망스러웠던 쪽은 지명타자를 물려받은 핸리 라미레스였다(.242 .320 .429). 좌투수 성적이 더 나빠진 라미레스(.179 .293 .387)는 홈런 23개 가운데 득점권 홈런은 단 3개 뿐이었다.
오티스를 대신할 클럽하우스 리더도 찾지 못했다. 더스틴 페드로이아는 자기 몸 챙기기도 바빴다(105경기 .293 .369 .392). 페럴의 투수 운영은 종종 내분을 일으켰다. 투수진 리더가 되어줘야 할 데이빗 프라이스도 시끌시끌 했다. 두 차례 부상자 명단에 있는 동안 93경기를 놓친 프라이스는 미디어와 전쟁을 선포했다.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언론에 강경한 자세를 취했다. 전담 해설가 데니스 에커슬리 하고도 마찰을 빚었다. 에커슬리가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의 리햅 과정을 보고 과격하게 반응하자, 여기에 발끈하고 에커슬리에게 독설을 퍼부었다. 동료를 보호하기 위한 프라이스의 행동은 정당했다. 다만 자기 본연의 역할을 못해줬다(6승3패 3.38). 시즌 막판에는 3000만 달러 불펜투수로 전락했다. 보스턴은 또 다른 사이영상 투수 릭 포셀로도 문제였다. 포셀로는 최다승 투수에서 최다패 투수가 됐다(11승17패 4.65). 피안타(236) 피홈런(38)도 리그 최하위. 체인지업이 쓸 수 없는 상태(피안타율 .341)가 되면서 볼배합이 다시 단조로워졌다. 우완 선발이 필요했던 보스턴은 8월23일 클리블랜드전에서 9이닝 1실점 완투승(1안타)을 거둔 덕 피스터가 잠깐 잘해줬지만, 마지막 네 경기 16.2이닝 17실점으로 무너졌다(5승9패 4.88).
9월초에는 사인 훔치기 논란에도 휘말렸다. 양키스는 보스턴이 애플 워치를 이용해 사인을 훔쳤다고 폭로했다. 상대 포수가 투수에게 사인을 보내면 중계 카메라를 보고 분석 팀이 가려낸다. 그 정보를 애플 워치로 전송해서 덕아웃에 있는 코치, 선수들이 공유하는 방식이다. 양키스는 8월 중순 토미 케인리가 나올 때마다 얻어맞자 이상한 기운을 감지했다고 한다. 거센 비난을 받은 보스턴은 맞불을 놓았다. 양키스도 중계 카메라로 사인을 훔쳤다고 주장했다. 이 대립은 한동안 미적지근하던 두 팀의 라이벌 구도에 다시 불을 붙였다. 한편 사무국은 사인 훔치기가 적발된 두 팀에게 벌금을 부과했다.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이 문제가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다음번 징계는 드래프트 지명권 손실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망 : 지구 우승, 포스트시즌 진출로 만족할 수 있는 시즌은 아니었다. 리빌딩 시즌으로 내다봤던 양키스가 포스트시즌에서 더 오래 야구를 한 것도 자존심이 상하는 부분이다. 올 겨울 최대 관건은 파워 히터를 충원할 수 있을지 여부다. 애당초 영입이 힘들 것으로 보였던 지안카를로 스탠튼은 다른 팀도 아닌 양키스로 갔다. 이로써 제이디 마르티네스가 더 절실해졌는데, 마르티네스의 에이전트는 다름아닌 스캇 보라스다. 현재 보라스는 2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계약을 원하고 있다는 소문이다(연평균 2500만 달러 수준의 계약을 맺게 될 것이라는 전망). 결과적으로 1년 전 에드윈 엔카나시온을 등한시 한 것이 더 많은 돈을 써야 하는 상황이 됐다.
공석이 된 감독자리는 휴스턴 벤치코치 알렉스 코라가 차지했다. 코라는 감독 경험은 없지만, 감독이 될 준비는 모두 마쳤다. 2005-08년 보스턴에서 뛴 적이 있어 특유의 분위기도 잘 알고 있다. 코라는 더 공격적인 팀이 될 것을 주문했다. 팀 최고 타자인 베츠를 리드오프로 쓰겠다고 밝혔다. 베츠와 베닌텐디가 테이블 세터를 이루면 공격력의 열쇠를 쥐게 되는 건 중심타선이다. 코라는 일단 핸리 라미레스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코라의 지론은 수비를 할 때도 공격성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 올해 보스턴은 수비 시프트 활용이 메이저리그에서 두 번째로 낮았다(677회). 반대로 코라는 수비 시프트 활용도가 가장 높았던 휴스턴(1522회) 출신이다. 보스턴이 어떻게 달라질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는 가운데, 코라는 킴브럴도 반드시 세이브 상황이 아닌 중요도가 높은 하이 레버리지 상황에서의 등판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야수 fwar 순위
5.3 - 무키 베츠
3.2 - 잰더 보가츠
2.3 -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
2.2 - 앤드류 베닌텐디
1.9 - 더스틴 페드로이아
1.6 - 크리스찬 바스케스
1.2 - 에두아르도 누녜스
0.9 - 미치 모어랜드
0.9 - 라파엘 데버스
투수 fwar 순위
7.7 - 크리스 세일
3.3 - 크렉 킴브럴
3.1 - 드류 포머랜츠
2.1 -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
2.0 - 릭 포셀로
1.5 - 데이빗 프라이스
1.4 - 덕 피스터
1.0 - 맷 반스
0.7 - 조 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