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은 믿음의 첫 번째 요소를 지식이라고 말하였다. 칼빈에게, 믿음은 ‘지식’(cognitio)이었다.
(1) 맹목적 믿음(fides implicita)이 아닌 지식(cognitio)
로마 카톨릭은 교회의 지시대로 따르기만 한다면 말씀에 무지해도 믿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단지 로마 카톨릭 교회가 성경과 상관이 없어도 “이것이 교회가 가진 믿음이다”라고 하기만 하면, 무엇이든 자신 있게 받아들인다. 이것은 로마 가톨릭이 주장하는 "맹목적 신앙"이라는 개념이다. 로마 가톨릭은 지식의 유무에 따라서 믿음을 맹목적 신앙(fides implicita)과 명확한 신앙(fides explicita)으로 나눈다. 그러나, 칼빈은 교회에 대한 맹목적 믿음(fides implicita)이 참 믿음이 아니며, 아는 것 없이 믿는 것은 맹목적인 추종이지 참 믿음이 아니라고 말한다. 하나님의 지식인 계시에 의존하지 않는 믿음은 공허할 뿐이며, 맹목성(implication)은 믿음이 아니다. 칼빈은 생각과 앎(notitia)을 높이 평가한다. 그는 반지성주의를 멀리한다. 그가 말하는 믿음은 무지가 아니라, 명확한 생각과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인식에 근거해 있다. “우리가 우리의 육체의 짐을 벗을 때까지 많은 것이 우리에게 숨겨져 있다 할지라도 인식은 믿음과 연결되어 있다.”
칼빈은 “믿음은 견고하고 틀림없는 지식이다”라고 말한다. 칼빈의 신학은 이해를 구하는 믿음(faith seeking understanding)이라고 말할 수 있다. 칼빈에게 이해력이 없는 믿음은 없다.
(2) 하나님의 뜻을 아는 지식(of knowing what is his will toward us)
칼빈은 믿음을 하나님의 존재만이 아니라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아는 지식이라고 말한다. 칼빈은 믿음을 이해와 결합한다. 믿음은 지식에 근거하며, 이 지식은 하나님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대한 지식을 가리킨다. 칼빈은 하나님의 뜻을 아는 것을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믿음이란 하나님이 존재하신다는 것을 아는 문제일 뿐만 아니라 우리에 대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아는 문제(of knowing what is his will toward us)―특히 이 문제는 중요하다―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본래 누구냐 하는 것을 아는 것(what he wills to be toward us)이 우리의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믿음이 우리에 대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아는 것(we hold faith to be a knowledge of God's will toward us)이라고 보고, 그러한 하나님의 뜻은 그의 말씀에서 지각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지식의 토대는 하나님의 진리에 대해 마음속에 이미 형성되어 있는 확신이다.”
(3) 하나님의 자비에 대한 확고하고도 확실한 지식
칼빈은 “믿음이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자비를 확고하고도 확실한 지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칼빈은 “믿음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자비를 아는 지식이며, 그것의 진리의 확실한 확신이다”이라고 말한다.
칼빈은 로마서 4장 14절 주석에서, 믿음은 하나님 또는 그의 진리에 대한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이 믿음은 하나님의 자비에 대한 확실한 지식이라고 말한다.
(4) 복음과 성령의 조명에 의한 믿음의 지식의 확실성
칼빈은 믿음의 지식의 확실성은 복음과 성령의 조명에 의하여 얻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지식은 그리스도 안에서 값없이 주어진 약속의 신실성에 근거를 두고 있고, 성령으로 말미암아 우리의 정신에 계시 되었을 뿐 아니라 우리의 마음에 인친 바 된 것이다”라고 말한다.
칼빈은 에베소서 1장 13절 주석에서, 복음의 진리는 성령의 인침에 의하여 믿음 안에서 확고해진다고 말한다. 칼빈은 에베소서 3장 19절 주석에서도, 믿음의 지식의 확실성은 복음과 성령의 조명에 의해 획득된다고 말한다. 소피스트들은 믿음이 성령의 가르침으로 획득된다는 것을 부인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믿음을 몸의 감각의 인식에 의하여 측정하기 때문이다(for they measure faith by the perception of the bodily senses).
칼빈은 창세기 27장 1-7절 주석에서, 믿음은 하나님께서 그의 성령과 말씀에 의하여 우리를 조명하심에 따라 하나님의 선하심과 은총으로부 얻는 이해라고 말한다. 믿음은 이 두 가지가 없으면 존재하지 못한다. 즉 하나님의 말씀이 없으면 안되며, 또한 하나님께서 교회 안에 두신 순서대로 그 뒤에 성령의 은사가 없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