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우리를 시기한 것인지 토요일 오후의 날씨는 무척이나 흐렸다.
조원들이 가지고 있는 발표에 대한 불안함만큼 우울한 날씨였기에 출발을 앞두고
늦게나마 활짝 개인 하늘을 보았으면 하고 집을 나섰다.
나와 은희의 약속장소는 사상에 있는 E-Mart여서
지하철을 타고 30여분 정도의 거리를 달려가 우리 조원들을 만났다.
7명이나 되는 우리 식구가 1박 2일간 필요한 먹거리를 준비하러 간 것인데
여기에서의 쇼핑이 앞으로의 행보를 보여주기도 했다.
고기나 라면 같은 단순한 물품 외에 자잘한 부분들에서
서로의 의견이 조금씩 부딪히는가 싶더니
"어, 그 머냐."로 불리게 된 우리 곽독재씨와 최마담이
고추가 먹고 싶다, 아니다 비싸다는 말을 반복하더니
지인이와 은희는 생수를 꼭 사가겠다며 카트의 빈자리를 줄였다.
7명이나 되는 인원이기는 했지만 막상 모든 물품을 구매하고서
계산대로 향하는 우리 카트는 그 순간 마트 내에서 가장 많은 양을 자랑했고,
그에 못지 않은 액수로 강조장의 얼굴을 어둡게 했다.
이 쇼핑을 계기로 다시 운영의 중요성을 다시 느끼게 되었는데
분명 사야하는 물품은 정해져 있었지만 결국 마트 안의 같은 장소를
돌고 또 지나기를 수차례나 반복하고 나서야 장보기가 끝났기 때문이다.
사전에 물품 리스트를 정확히 작성하고,
우선순위를 정확히 했다면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우여곡절 끝에 출발한 우리는 약간은 쌀쌀한 바람을 뚫고
목적지인 양산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고속도로를 달리면서는 큰 어려움이 없었는데 양산으로 진입한 이후
초행길인 탓도 있었지만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일들이 이어졌다.
먼저 우리 곽독재 기사님께서 비포장이라는 이유로 가야할 길을 외면하고
공사 현장으로 차를 몰고 가면서 문제가 생겼다.
다행히 잘못을 일찍 깨달았지만 문제는 다음에 발생했는데
공사장의 입구에 만들어진 차량 바퀴 청소하는 곳에 바퀴를 씻겠다며
차량을 진입시켰고, 바닥에 고인 물만 예상한 우리에게
좌우에서 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창문을 열고 있던 조원들이
물벼락을 맞아야 했고, 통과를 하면서 차체의 높이 차이로 인해
약간의 진동이 발생하여, 최마담이 "아, 곽독재!!"를 연발하게 했다.
시간이 지나 산길을 오름에 따라 안개가 자욱해지자
모두들 길이 맞는지 의심을 하던 중에 약도에 나와있는
공원을 지나게 되었는데 이 공원이 흔히 생각하는 공원이 아니었다.
쉽게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크기의 공동묘지였던 것이다.
모두들 괴성을 남발했고, 끝없이 이어지는 묘지의 규모에
모두들 몸을 움츠릴 수 밖에 없었다.
4시가 가까워 올 무렵,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아직 앞 손님들이 돌아가지 않은 관계로 우리의 일정은 다시 미뤄지게 되었다.
그러나 흐리고, 바람이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계곡의 물도 맑고
공기는 물론 시설도 비교적 마음에 들어서 모두들
청소가 끝나기까지 200미터 거리에 있다는 암자로 향했다.
하지만 커플의 사진포즈에 질린 조원들은 커플과 삼발이를 뒤로 하고
배를 채우기 위해 숙소로 발길을 돌렸다.
각자 짐을 정리하고, 라면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나서
드디어 이번 여행의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모두가 한자리에 모였다.
발표를 위해 거금을 들여 노트북을 장만한 곽사장의 도움으로
우리는 각자 준비한 자료를 모두가 손쉽게 볼 수 있었고,
화면에 펼쳐진 자료들을 바탕으로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도영이가 차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 순간이었는데
다른 조원들에 비해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전체적인 의견을
잘 조율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어놓았다.
(너의 모습은 멋진 opinion leader였어.)
이제는 시간이 많이 남은 것이 아니기에 모두들 긴장한 표정으로
의견을 내어 놓았고, 사례 분석을 위한 전반적인
우리의 접근방향을 완결짓고 앞으로의 준비과정을
모두 완결하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흘렀고
결국 라면은 언제 먹었냐는 듯 저녁을 준비했다.
하지만 발표에 관한 이야기를 한 직후라 다들 TV를 보거나
쉬고 있는 것과는 달리 우리 회장님께서 직접 상추 무침도 준비하고,
자리를 준비하는 등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모여주셔서 인상적었다.
실외에서 나무를 이용해서 직접 고기를 구워먹는 재미는 해 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모두들 술잔을 기울이며 이 자리에서도 프리젠테이션의 기술이나
좋은 아이디어들이 오갔는데 모두 열성적인 모습으로 의견을 내어 놓았다.
산장의 사장님을 초청하여 우리의 고기파티를 함께 했는데
알고보니 이 분이 우리의 선배님이셨다.
공대 73학번이라는 말에 모두들 놀랐고,
다양한 인생 경험을 들으며
동아인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밤이 깊어지고 바람이 쌀쌀해 지면서
우리의 숙소 옆에 마련된 노래방에 가게 되었는데
정말 우리 조원들의 모습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발라드로 조용히 시작된 자리가
어느새 후끈 달아오르더니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신나게 노래하고, 함께 춤추면서 단합의 시간을 가졌다.
모두의 모습 속에서 그간 쌓인 스트레스들이
남김없이 사라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새 자정을 넘긴 시간이 되어 방으로 모인 우리는
식구들과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밤이 깊어가는 것을 아쉬워했다.
첫 술자리와는 달리 게임을 한다거나 하지 않고,
이야기를 하면서 술잔을 기울이다 보니 어느새 밤이 깊어졌다.
늦게 잠자리에 든 탓인지 아침에 일어나는데 힘이 많이 들었다.
일찍 일어난 회장님과 조장님이 어느새 아침을 준비해서
숙취로 바닥과 일심동체가 되어가던 우리의 속을 달래주었다.
전날과는 달리 태양이 우리를 비추고
더없이 좋은 날씨가 되면서 약간은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청소와 사진촬영 등을 모두 마친 우리는 점심을 먹은 후
마지막 목적지인 BEXCO를 향해 발길을 돌렸다.
우리의 발표에 WOLF MOTORS가 있고,
이 시기에 부산국제모터쇼를 한다는 것은 하늘도 우리를 돕는 징조라고 생각한다.
길게 늘어선 줄을 보는 것으로 시작된 모터쇼는 엄청난 인파 속에서
우리 식구들이 2,3명씩 다니게 만들어 버렸다.
쭉쭉빵빵 레이싱걸들을 보느라 정신이 없는 모습이었다.
(특히 밖으로 나와서 식구들이 이야기하는 레이싱걸의 사진을
하나도 빠짐없이 보유한 것이 강조장님이었다는 사실은 의외였다.
또한 우리 촹민이를 필두로 레이싱걸들과 사진을 찍느라 바빴는데
조만간 식구들의 싸이를 죽 돌아봐야겠네... ㅋㅋㅋ)
개인적으로 자동차에 큰 관심이 없어서인지 업체별로
전시된 차량의 큰 차이점을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
행사장 안의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고,
레이싱걸이나 각종 행사를 통해 고객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업체들의 노력은 높이 평가하고 싶다.
우리도 우리의 발표에 있어서 경청해 주시는 분들의
눈을 사로잡고, 무릎을 칠 수 있는 좋은 경영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사실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고나 할까?
모든 일정은 끝이 났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다들 집으로 향했지만
이번 주말의 기억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우리 식구들에게 먼저 미안하다는 말을 남깁니다.
피곤함을 핑계로 기대하신 것에 못 미치더라고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길 바라고~~~
다음주 화요일에 각자 많은 준비해서 만나기로 해요~~~
그리고 사진 찍은 거 꼭 보내주시고요~~~
첫댓글 멋진 놈덜~ ㅋㅋㅋ
모두 수고 하셨습니다.아~진짜피곤허네..ㅋㅋㅋ화욜날부터 제대로 달려봅시당~☆
오..진짜 워크샵 분위기가 나네요..웬지 부럽기도 하고..저희 7조도 비슷하게라도 꼭 가고 싶네요 ^^
부산 국제 모터쇼 또 가고 싶당....
읽기 힘들었습니다^^*
우리 나라의 최고 미녀들은 여의도에 다 모여 있는줄 아랐는데 모터쇼에 다 있더군요... 기아자동차에 근무하는 제 친구에게 레이싱걸들이 해운대 한화콘도에 머무른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우리 이번 주말엔 한화콘도로 엠티 가요...ㅋㅋ 넘 죠아*^---------*^
그머냐 가 아니라 그 모냐? 에요.ㅋㅋ 전 엠티이후로 만성피로로 시달리고 있어요 우루사 500마리..흑
우리 조원들~ 쪼끔있따 ,,6시에 피자 먹어요 ^^ 자료 많이 수집한 분만 // 오셔요 *&ㅡ&*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