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나 싸움에서 기선 제압이란 매우 중요한 전술 가운데 하나다. 그래서 복싱과 같은 경기를 하기 전에 선수들은 불꽃 튀는 눈싸움을 먼저 하면서 상대의 기를 눌러 놓으려고 한다. 본 경기 전에 상대의 마음을 무너뜨려서 낙심하게 만들어 버리려고 하는 것이다.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건 군사들의 사기다. 군에 입대하면 병사들이 암기해야 할 몇 개의 정의가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군기와 사기다.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시행령 2조 기본정신 편에 보면 “군대의 강약은 사기에 좌우된다. 사기는 군 복무에 대한 군인의 정신적 자세이며, 사기왕성한 군인은 스스로 어려움에 임하고 즐거이 그 직책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군인은 자기 직책에 대한 이해와 자신을 가져야 하며, 굳센 정신력과 튼튼한 체력을 길러 죽음에 임하여서도 맡은 바 임무를 완수하겠다는 왕성한 사기를 간직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이스라엘이 가나안 동편에 집결해 있으면서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으로 진격하기 전에 일단의 무리들이 지휘관인 모세의 막사를 찾아왔다. 르우벤과 갓 지파의 수장들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지파가 가진 많은 가축을 근거로 주로 목초지였던 요단강 동편의 야셀과 길르앗 땅을 자기들에게 달라고 요청하면서 자신들은 요단강을 건너지 않게 해 달라고 청한 것이다.
(민 32:4) 곧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회중 앞에서 쳐서 멸하신 땅은 목축할 만한 장소요 당신의 종들에게는 가축이 있나이다 (민 32:5) 또 이르되 우리가 만일 당신에게 은혜를 입었으면 이 땅을 당신의 종들에게 그들의 소유로 주시고 우리에게 요단강을 건너지 않게 하소서
모세는 저들의 이야기를 듣자 매우 불쾌하고 분노했다. 그들의 주장이 이스라엘 공동체의 사기를 크게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민 32:6) 모세가 갓 자손과 르우벤 자손에게 이르되 너희 형제들은 싸우러 가거늘 너희는 여기 앉아 있고자 하느냐 (민 32:7) 너희가 어찌하여 이스라엘 자손에게 낙심하게 하여서 여호와께서 그들에게 주신 땅으로 건너갈 수 없게 하려 하느냐
교회에서도 꼭 이런 부류들이 있다. 자신들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힘써 싸우는 성도들의 피나는 노력을 저해하고 공동체를 얼마나 힘 빠지게 하는 일인지 모르고 함부로 말하고 비난하고 자기 생각대로 내뱉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틈만 있으면 지도자들을 공격하고 동조자들을 찾기 위해 없는 말도 지어내서 분위기를 자신들이 유리한 편으로 몰아간다. 저들은 그렇게 하나님의 교회에 큰 손해를 입힌다. 이런 행동은 하나님의 원수를 돕는 이적행위와 같은 것이다. 모세는 이런 갓 자손과 르우벤 자손의 형태를 단호히 나무라고 배격했다.
(민 32:8) 너희 조상들도 내가 가데스바네아에서 그 땅을 보라고 보냈을 때에 그리 하였었나니 (민 32:9) 그들이 에스골 골짜기에 올라가서 그 땅을 보고 이스라엘 자손을 낙심하게 하여서 여호와께서 그들에게 주신 땅으로 갈 수 없게 하였었느니라
열 명의 정탐꾼들은 공동체의 사기를 떨어뜨림으로 결국 자기도 광야에서 엎드려져 죽고 당시 모든 성인을 가나안에도 못 들어가게 한 장본인들이 되고 말았다. 우리는 공동체에서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내뱉은 불평불만을 모세처럼 과감히 배격하고 우리를 낙심케 하는 위험천만한 주장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원수의 작전이 싸워보기도 전에 먹혀서 하나님의 군대는 사기가 떨어지고 지도자들은 낙심이 되어서 앞으로 나갈 수 없게 될 것이다. 그 결과는 슬프지만, 실패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비난자들은 또 그 책임을 자신들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서 찾기 위해 다시 움직일 것이다.
하나님 아버지! 우리가 공동체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원수의 부역자들이 될 수 있음을 두려워하게 하소서. 말 한마디, 작은 몸짓 하나라도 교회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찻잔 속의 태풍이 될 수 있음을 알게 하시어 매사에 힘이 되는 말, 긍정의 말로 신앙 동료들을 격려하고 앞장서서 나아가 영혼의 구원을 위해 힘써 싸우는 영적 전사들이 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