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이름이 길고 어려운 이유
제 기억으로는, 2006년 경으로 기억됩니다. 교인 한 분이 이사를 가서 이사예배를 가는데, 아파트 이름이 너무 길고 어려워서 너무 힘들게 집을 찾아갔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그 교인이 우스개 소리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요즘 아파트 이름을 이렇게 어렵게 짓는 건, “시골 사는 시어머니가 찾아오기 힘들게 하기 위해서”, 라고요. 우리는 깔깔깔, 웃었지만 뒷맛은 씁쓸했습니다. 설마, 그럴 리야 있겠습니까, 웃자고 한 이야기겠지요.
그런데 요즘 아파트 이름 장난 아닙니다. 가람마을10단지동양엔파트월드메르디앙, 동탄시범다은마을월드메르디앙반도유보라, 이천증포3지구대원칸타빌2차더테라스, 영종하늘도시유승한내들스카이스테이, 더샾퍼스트파크아파트, 미켈란쉐르빌, 디에이치라클라스 등등. 이름도 길지만 정체불명의 외국말이 꼭 낍니다. 블레스티지, 첼리투스, 원펜타스, 리버젠, 루센티아 등등.
어제가 한글날이었죠. 아파트 이름에 외국말을 붙여야 집값이 올라가서 그런 것인지,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그렇다고 저는 한글만을 써야 한다 주장하지 않습니다. 한글이 세상에서 가장 우수하지만 그렇다고 완벽한 건 아니죠. 적절한 표현을 위해선 외국말도 필요합니다. 때로는 한글성경보다 영어성경을 봐야 그 의미가 풍성해지고, 새로운 영감을 얻을 때도 많습니다. 찬송도 그렇습니다. 한국말은 영어에 비해 말이 길어질 때가 많아, 노래가사에서 비효율적일 때도 있습니다. 어떤 찬양은 영어로 불러야(원래 영어노래였다면) 더 의미가 삽니다.
그러나, 모국어보다 외국어가 더 뭔가 ‘있어보이는’ 그런 가치관은, 적어도 한류가 세상을 휩쓸고 있는 오늘날엔 촌스러운 생각이 아닌가 싶습니다. 개나리아파트, 장미아파트, 무지개아파트, 얼마나 이름 좋습니까! ‘겉사람’ 보다는 ‘속사람’을 보시는 주님처럼, 우리 마음도 늘 세속에 물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2021년 10월 10일 주보에서)
첫댓글 개나리아파트~장미아파트~
추억의 아파트 이름들 입니다^^
그리고 또한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