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5편. 추(秋)향저격
하늘이 이리 높았던가, 바람이 이토록 살랑였던가! 어느새 야생의 본능이 깨어나는 계절, 가을이다. 전국이 가을빛으로 물들면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야생의 본능이 깨어나는 이들이 있다.
가을 산의 귀한 보물 송이버섯이 얼굴을 비추면 바다에선 꽃게며 홍가리비가 줄줄이 올라온다. 일 년에 딱 한 번! 가을 향 저격하기 위해 나선 사람들- 그 특별한 풍경 속으로 떠나보자.
1부. 가을 대물을 찾아서 –
가을 곡식이 찬 이슬에 영근다는 한로에서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 사이 온몸의 감각이 살아난다는 김성진 씨. 30여 년 백두대간 청정지역에서 토종벌만 찾아다녔다는 그가 일 년에 딱 한 번, 토종꿀 수확에 나서기 때문이란다. 강원도 양양에서 시작해 속초, 고성군 최전방 통일전망대 인근까지 토종벌이 살기 좋은 곳이라면 그곳이 어디든 간다는 김성진 씨.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가을이면 백두대간을 누비느라 몸이 열 개여도 부족하다는데~ 토종꿀을 수확해 오면 그때부터 바빠지는 건 아내 차정희 씨. 벌집 채로 으깨서 채반에 걸러내는 작업을 부지런히 해야 한단다. 그렇게 한 방울씩 떨어진 토종꿀은 말 그대로 가을 대물! 귀하디귀한 토종꿀 수확한 날엔 고마운 사람들 위해 특별식을 준비한다. 바로 가을철 대표 보양식 ‘호박토종꿀보양찜’ 토종벌보다 더 토종벌을 잘 안다는 벌 아저씨 김성진 씨와 함께하는 특별한 가을 여행, 가을 대물을 찾아 떠나보자. 2부. 가을 미味항 통영 –
쪽빛 바다의 항구도시이자 미각의 도시 통영. 늘 통영 여행을 꿈꿨다는 성악가 고희전 씨가 가을 맛 찾아 통영을 찾았다. 통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을 제철 음식, 홍가리비! 빨갛게 물든 단풍색 조개껍질이 특징인 홍가리비는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통통하게 살이 차오른단다. 홍가리비 수확에 나선 이가 있어 함께 배에 오르는 고희전 씨 열심히 일했으니 홍가리비 한 상 차려주겠다는데~ 홍가리비 삼합부터 홍가리비 라면까지! 달콤하면서도 부드럽고 쫄깃한 가을 제철 홍가리비 맛보고 나니 절로 노래까지 뽐내게 된단다. 길 위에서 만난 유쾌한 할머니와 저녁 찬을 낚기 위해 항구로 나왔다는 강태공에게서 듣는 통영의 상징! 그리고 통영에 왔으면 꼭 맛봐야 한다는 통영 제철 바다의 맛 ‘다찌’ 한 상을 만난다. 낮과 밤이 아름다운 통영! 맛있는 가을을 만나고 싶다면 고희전 씨와 함께 통영 여행 떠나보자. 3부. 가을산 송이 찾기 –
강원도 오대산 자락, 가을만 되면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는 남자가 있으니 바로 손영균 씨다. 매일 해발 1,000m 고지 산을 넘나들며 가을 산의 보물을 찾아다닌다는데~ 발견하면 "심 봤다!"를 절로 외치게 된다는 송이버섯이 그 보물의 주인공! 가을 한 철 벌어서 일 년을 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을 산에서 최고로 친다는 야생 버섯, 송이버섯! 특히 올해는 이상기온으로 가을이 늦게 찾아오면서 새벽부터 밤늦도록 산을 돌아다녀도 송이버섯 한 송이 만나기가 어렵단다. 30년 이상 자란 소나무, 바람, 공기 이 세 가지 요소가 고루 갖춰진 곳에서만 자란다는 송이버섯! 그만큼 생육 조건이 까다로워 서양의 송로버섯만큼이나 값비싼 식재료라는데~ 일 년에 딱 한 번, 가을에만 만날 수 있다는 야생 송이버섯을 사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손영균 씨! 과연 가을 산의 보물, 송이버섯을 만날 수 있을 것인가!
4부. 꽃게 ‘맛’나니 가을 – 섬의 모양이 꼬리가 있는 동물 머리와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두미도. 그곳에서 귀어 5년 차 정대진, 송희령 부부를 만났다. 낚시가 좋아서 전국의 섬이란 섬은 다 찾아다녔다는 부부는 처음 마주한 두미도 바다 풍경에 빠져 그날 덜컥 땅을 계약해 버렸다는데~ 도시의 삶을 정리하고 귀어를 결정! 하지만 태어나 처음 해 보는 뱃일에 고생도 많았다고. 첫날부터 배의 스크루에 그물이 감겼는지도 모른 채 바다를 누비다 마을 어선에 도움을 받기도 했단다. 덕분에 마을 사람들과 친해졌고, 이제는 고향 같은 곳이 됐다고~ 가을은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 어김없이 찾아온 꽃게를 잡으러 바다로 향한다. 잡힌 꽃게가 많든 적든 중요치 않다는 부부. 많이 잡히면 돈을 벌어 좋고, 적게 잡히면 마을 사람들과 함께 나눠 먹으니 좋고~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단다. 바다가 좋다고 부부가 뱃일만 하느냐! 요즘은 농사일에도 푹 빠져있다고~ 자연의 속도에 맞춰 텃밭을 가꾸며 자급자족의 삶을 꿈꾸고 있단다. “진짜 두미도 생긴 것 같이 쉼표, 그게 맞는 말인 거 같아요. 우리 인생의 진짜 쉼표!” 두미도 맑은 바다에서 웃음꽃 만발하는 부부의 가을을 만난다. 5부. 오미자 익어가는 가을 –
빨간 오미자가 익어가면 문경에 가을이 왔다는 증거! 전국 오미자 생산량의 약 45퍼센트를 차지하는 문경 동로면은 농가마다 오미자 수확이 한창이다. 그곳에서 5대째 살고 있는 3대 독자 신욱현, 권경자 부부도 4명의 누이와 함께 오미자 농사를 짓고 있다. 오 남매가 열정으로 키우는 오미자 농장은 축구장 5배 크기! 그렇다 보니 오미자 수확 철이 되면 너나 할 것 없이 이집 저집 돌아다니며 품앗이 농사를 짓는단다. 함께 농사짓고 오미자 김밥 만들어 먹으며 웃음꽃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오미자 오 남매, 그 유쾌한 이야기 속으로 떠나본다. 빨간 오미자가 익어가면 문경에 또 바빠지는 곳이 있으니 오랜 세월 서민들의 곁을 지켰던 우리나라 대표 전통술 막걸리 양조장이다. 오미자를 이용해 과일이 들어간 생막걸리를 만들고 있다는 홍승희 씨! 전통 항아리에 술을 숙성하는 것은 물론 술 빚는 방법까지 전통 막걸리 양조법을 그대로 고수한단다. 오미자에 진심이라는 그녀는 오미자 소주, 스파클링 오미자까지 다양한 오미자 술을 개발하고 있다는데. 공식 평창올림픽 만찬주로도 지정된 그녀의 오미자 술을 만나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