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여권·입국허가서없으면 못가요∼
無비자 미국여행 갈수록 늘지만…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VWP)이 미국 여행의 문턱을 확 낮추면서 무비자로 미국을 찾는 여행객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올여름 휴가 기간 동안 비자 없이 미국으로 떠나는 여행객들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면서 항공사들마다 하와이, 로스앤젤레스(LA) 등 주요 노선을 증편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본격 시행된 VWP는 미국 여행을 하기 위해 서울 광화문 미국대사관앞에서 몇 시간씩 줄을 서서 비자를 받아야 했던 불편함을 단번에 없앴다. 하지만 VWP로 미국에 출국하기 위해서는 전자여권이 있어야 하고, 미국 당국에 사전 입국 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 무비자로 미국 여행을 다녀오기 위해 필요한 사전 준비사항을 꼼꼼히 알아본다.
◆무비자 미국 여행 갈수록 급증 = 우리나라와 미국 간에 비자면제프로그램(VWP)가 시행되면서 무비자의 편리함을 즐기는 여행객은 시간이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VWP 첫 시행 후 비자 없이 미국을 여행한 탑승객은 6월14일 현재 3만2760명으로 전체 미국 여행객의 20%에 달한다. 특히 신혼여행 등 관광지로 유명한 하와이의 경우 탑승객 2명 중 1명꼴로 무비자 혜택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자면제프로그램(VWP) 이용 승객이 늘어남에 따라 각 항공사들은 미국을 오가는 항공기를 대형기로 교체하거나, 여름철 성수기가 시작되는 오는 7월부터 미주 노선을 대폭 늘리는 등 만반의 준비에 나섰다. 태평양 횡단 노선에서 최다인 13개 도시, 주 93편의 항공편을 운항하고 있는 대한항공은 올해 여름부터 인천-하와이, 인천-시카고 노선의 투입 기종을 기존 B777에서 B747로 변경해 좌석 공급을 확대했다.
이와함께 여름 성수기를 맞아 7월18일부터 8월30일까지 현재 주 7회 운항 중인 인천-하와이 노선을 주 10회로 늘리고, 7월20일부터 8월30일까지 기존 주 28회인 인천-LA 노선을 31회로 증편할 계획이다. 같은 기간 시애틀 노선은 현재 주 5회에서 7회로 확대할 예정이다.
◆편리한 VWP, 이것만은 주의해야 = VWP로 미국을 오갈 수 있게 된 지 7개월이 지났지만, 이 제도에 대해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 여행객들이 공항에서 항공기에 오르지 못하고 발을 동동 구르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VWP로 미국에 가려면 전자여권이 반드시 필요하며, 미국 국토안전부 미국 전자여행허가제(ESTA) 인터넷 사이트(https://esta.cbp.dhs.gov)에서 미리 입국 허가를 받고 입국 승인 판정을 받은 내용을 인쇄해 지참해야 한다. 전자여권이 아닌 기존 일반여권의 경우 종전과 마찬가지로 비자를 취득해야 한다.
그러나‘미국 여행은 무비자’라고만 생각한 승객들이 비자를 취득하지 않은 일반여권을 소지하고 공항에 나오거나, 사전에 인터넷으로 입국 허가를 받지 않고 전자여권만 갖고 공항으로 오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대한항공의 경우 일반여권만 소지하고 공항까지 왔다가 출국하지 못한 경우가 지난해 11월부터 현재까지 24명으로 매달 서너명씩 발생하고 있다. 또 전자여권은 지참했지만 사전 인터넷 등록을 하지 않아 당일 여행을 포기한 경우는 6월 한 달만 3명에 달한다.
특히 미국을 경유해 남미·유럽 등 제3국으로 여행하는 경우에도 미국 입국 시와 동일하게 미국 비자가 있는 일반여권을 소지하거나 전자여권을 소지하고 ESTA 승인 내용을 인쇄해 지참해야 하는데, 서류 미비로 여행을 포기하거나 미루는 경우도 종종 발생해 주의가 필요하다.
문화일보 김남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