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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우이읍(向隅而泣)
구석을 향해 흐느껴 울다는 뜻으로, 외톨이가 되어 실망하다 또는 고립되어 괴로운 지경에 빠지다는 의미의 말이다.
向 : 향할 향(口/3)
隅 : 모퉁이 우(阝/9)
而 : 말 이를 이(而/0)
泣 : 울 읍(氵/5)
출전 : 유향(劉向)의 설원(說苑) 卷05 귀덕(貴德)
이 성어는 한(漢)나라 유향(劉向)의 설원(說苑) 귀덕(貴德)편에서 연유한다. 그 내용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예기(禮記)에 말하기를, '제사(祭祀)에 쓸 가장 좋은 가축(牲)이 없으면, 그 다음 가축으로 하고, 그 다음 가축이 없으면 제사의 제물을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禮記曰: 上牲損則用下牲, 下牲損則祭不備物.
이는 예(禮)를 어기면서 이를 하면 즐거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고로 성인이 천하를 대할 때는, 비유하자면 한 방안에 모인 선비들로 보았다.
以其舛之為不樂也. 故聖人之於天下也, 譬猶一堂之上也.
지금 집안 가득 손님들이 주연(酒宴)을 즐기고 있는데, 한 사람이 유독 쓸쓸하게 방구석으로 머리를 돌리고 운다면(向隅而泣), 그곳의 사람들이 모두 즐겁지 않게 될 것이다.
今有滿堂飲酒者, 有一人獨索然向隅而泣, 則一堂之人皆不樂矣.
성인이 천하를 대할 때는 방안에 모인 선비로 여겼으니, 그 중 한 사람이 자기의 자리를 찾지 못한다면, 효성이 지극한 자라도 감히 선물을 바쳐 올리려 들지 않을 것이다.
聖人之於天下也, 譬猶一堂之上也, 有一人不得其所, 則孝子不敢以其物薦進.
(說苑/卷05 貴德)
향우비읍(向隅悲泣)
모퉁이를 향해서 슬피 운다
한시외전(韓詩外傳)이라는 중국의 고전에 이런 말이 있다. “여러 사람들이 어울려 즐겁게 놀아도 그 가운데 한 사람만 돌아앉아 모퉁이를 향해서 슬피 울고 있으면 그 자리가 즐겁지 않다.”
우리들은 대부분 다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자기가 사는 형편은 어느 정도 부러울 것 없이 괜찮아도, 가까운 친척 가운데 불행한 일을 겪거나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이 있으면 늘 마음이 편치 않다. 그래서 “사돈팔촌까지 다 아무 일이 없어야 마음이 편하다”라는 우리나라 속담이 있다. 정말 형편은 안 되지만 도와주어야 되겠다 싶은 사람은 무척 많다.
어느 경제전문가가 “개인마다 쓰고 싶은 만큼 쓸 수 있는 돈 액수가 얼마나 되겠는가?”라고 물었는데, 대답하는 사람들이 5억, 10억, 100억 등등으로 대답하니, 그 전문가는 3조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못사는 처삼촌 집도 한 채 사주고 싶고, 실직한 중학교 동창생 아들 공납금도 내 주고 싶고, 부도나서 도망 다니는 친구 빚도 갚아주고 싶고, 병원비가 없어 입원 못하는 고향 동네 아주머니 입원도 시켜주고 싶고 등등 평소에 “나에게 돈이 있으면 내가 도와주었으면 좋을 텐데”라고 생각한 일을 다 하려면 그만한 돈이 든다는 것이다.
그러니 모든 사람들을 즐겁게 만족하게 하기는 정말 쉽지 않다. 조그마한 단체 하나도 이끌어 나가려면 여러 사람들의 말이 많은데, 국가 전체를 이끌어 가는 대통령은 얼마나 힘들겠는가?
선거 결과에 따라 대통령이 바뀐다. 그러면 대통령이 바뀜에 따라 새로운 자리를 얻어 즐거워 할 사람도 많이 나오겠지만, 반면에 좋은 자리를 잃고 떠나가는 사람도 많이 생길 것이다.
새로 취임하는 대통령은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나라에서 제일 강자(强者)다. 강자는 후덕(厚德)하고 관대(寬大)해야 한다. 권력을 손에 쥔 강자가 편협한 생각을 갖고서 지난날 자기의 감정을 건드린 사람, 자기를 괴롭힌 사람, 자기를 모독한 사람을 다 손보려고 하면 다시 나라가 분열되고 혼란하게 된다.
후덕하고 관대하게 모든 사람들을 따뜻하게 껴안아야 한다. 남 몰래 눈물 흘리는 사람이 없도록 해야 한다. 다른 정당 사람, 다른 지역 사람이기에 앞서 모두가 자기가 다스리는 나라의 국민이다. 당이 다르다고 지역이 다르다고 차별하거나 적대시한다면,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
노무현 대통령의 5년 동안 시정 방침을 5만여 자의 한자 가운데서 한 글자로 나타낸다면, 나눌 ‘분(分)’자라고 할 수 있겠다. 모든 것을 나누려고 한다. 나를 지지한 사람과 지지하지 않은 사람,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 부자와 가난한 사람. 나누는 것은 끝이 없다. 나누는 것은 반감(反感)을 불러 일으킨다. 5년 동안 나누다 보니, 정작 필요한 일보다는 쓸 데 없는 일에 대부분의 정력을 쏟고 말았다. 국민들도 거기에 휘둘려 별일 아닌 것 가지고 서로 적대감정을 갖게 되었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지성으로 떠받들었던 명(明)나라가 결국 나눌 ‘분(分)’자 때문에 망했다. 이민족인 몽고족(蒙古族)을 북쪽으로 몰아내고 명나라를 세운 뒤에는 이민족을 오랑캐라 하여 철저하게 분리하여 무시하였다. 그러니 이민족들의 반감이 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만주족(滿洲族)이 몽고족(蒙古族)의 힘을 빌려 명나라를 멸망시키고 청나라를 세웠다. 그리고 나라 안은 당쟁으로 조용할 날이 없었다.
그래서 대통령이 해야 할 급선무(急先務)는 국민들의 정신적인 안정(安定)과 화합(和合)이다. 민주화정권 이후 개혁이라는 구호 아래 올바른 역사적 평가도 없이 매일 부수고 바꾸고 하여 국민들은 정신적으로 지쳐 있다. 국민들이 새로운 당선자를 선출한 것은 안정과 화합을 바라기 때문일 것이다.
향우이읍(向隅而泣)
여기 여러 사람이 모여서 먹고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합시다. 모두가 어울려 웃고 떠들고 있는데, 한 사람이 어울리지 못하고 구석에 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다면 어떨까요.
아마 그 한 사람 때문에 분위기가 가라앉아 다른 사람들도 마음껏 즐거워하지 못할 것입니다. 나와 무관한 일이라며 애써 무관심한 척 해도 마음이 즐거울 리 없습니다.
중국 한(漢)나라 유향(劉向)이 말했습니다. '방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술을 마시는데 한 사람이 구석을 향해 앉아 울고 있으면 방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즐겁지 않다.'
'설원(說苑)' 귀덕(貴德) 편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여기서 구석을 향해 앉아 우는 것을 한자로 향우이읍(向隅而泣)이라고 합니다. 모퉁이를 향해서 울고 있다는 말입니다. 향우이읍(向隅而泣)은 소외된 사람의 존재를 뜻하는 말입니다.
구석에 앉아 울고 있는 한 사람의 존재가 방안에 있는 모든 사람의 즐거움을 망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위로하고 도와주어 더 이상 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모든 사람의 즐거움을 지키는 길입니다.
마찬가지로 소외된 사람의 존재는 그 사람만의 불행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불행입니다. 소외된 사람의 존재는 나 역시 언제든 소외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야기합니다.
소외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안고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은 없습니다. 따라서 소외된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것이 사회 구성원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길입니다.
한 사람이 구석을 향해 앉아 울고 있으면 방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즐겁지 않다고 하였습니다. 구석을 향해 앉아 울고 있는 사람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 곧 나의 즐거움과 행복을 향해 손을 내미는 길입니다.
◼ 說苑 貴德 1
第五篇, 貴德
인과 덕을 귀중히 한다
1
○ 聖人之於天下百姓也, 其猶赤子乎.
성인(聖人)이 천하의 백성 보듬는 것이, 마치 어린 아이 돌보는 것과 같도다.
饑者則食之, 寒者則衣之; 將之養之, 育之長之; 惟恐其不至於大也.
굶는 자는 먹이고, 추운 자는 입히고, , 거느려 보살피며 길러 자라게 하며, 오직 더 많이, 더 널리 백성에게 헤택이 미치지 못할까 염려 한다.
詩曰; 蔽芾甘棠, 勿剪勿伐, 召伯所茇.
시(詩)에 이르기를, '우거진 감당나무, 자르지 마소. 우리님 소백께서 쉬시던 곳이라오' 하였고,
傳曰; 自陝以東者周公主之, 自陜以西者召公主之; 召公述職當桑蠶之時, 不欲變民事, 故不入邑中, 舍于甘棠之下而聽斷焉. 陜間之人皆得其所.
전(傳)에 이르기를, '섬(陝) 땅의 동쪽은 주공(周公)이 다스리고, 섬땅의 서쪽은 소공(召公)이 다스리는데, 마침 상잠(桑蠶) 철인지라, 백성의 일상이 바뀌지 않게 하려고, 그 마을 안에 들어 가지 않고, 동구 밖 감당나무 아래를 청사(廳舍)로 삼아 송사(訟事)의 업무를 보았다. 섬땅 사람들이 모두 이 은덕을 입었다.
是故後世思而歌誄之. 善之, 故言之, 言之不足, 故嗟嘆之; 嗟嘆之不足, 故歌詠之.
이 때문에 뒷사람들이 소공을 사모하여 노래를 지어 예찬하였다. 예찬을 말로 하였으나 부족하여 탄식하였고, 차탄(嗟歎)하는 것도 부족하여 노래를 지어 부르기에 이른 것이다.
夫詩思然後積, 積然後滿, 滿然後發. 發由其道而致其位焉. 百姓嘆其美而致其敬.
대저 시(詩)라고 하는 것은 사모한 연후에는 쌓이게 되고, 쌓인 연후에 가득 차게 되며, 가득 찬 연후에는 튀어 나오게 되는 것이다. 그 튀어 나오는 것도 도(道)에 여유하고, 그 지위에 합치된다. 따라서 백성은 그 미덕을 찬미하려니와 그 공경심에 합치 되는 것이다.
甘棠之不伐也, 政教惡乎不行.
감당나무를 베지 말라는 노래는 아끼는 마음이다, 백성의 마음이 이와 같으니, 정사와 교화가 어찌 실현되지 않으리오.
孔子曰: 吾於甘棠, 見宗廟之敬也.
공자가 말하기를, '나는 감당나무란 시에서 백성의 종묘에 대한 공경심을 보았다'고 하였다.
甚尊其人, 必敬其位. 順安萬物, 古聖之道幾哉. 仁人之德教也.
그 사람을 지극히 존경하면 반드시 그 지위를 존경하게 된다. 만물을 순하고 편안하게 하나니, 옛 성인의 도에 거의 가깝도다. 이것이 인인(仁人)의 덕교(德敎; 도덕에 맞는 가르침)인 것이다.
○ 誠惻隱於中, 悃愊於內, 不能已於其心.
진실로 그 마음 속은 측은히 여기는 마음이요, 그 내면이 참되고 정성스러운 마음(悃愊)이기에 능히 그 마음을 멎을 수 없는 것이다.
故其治天下也, 如救溺人.
그러므로 천하를 다스림에 있어서 백성을 마치 물에 빠진 자를 구하듯이 한다.
見天下強陵弱, 眾暴寡, 幼孤羸露, 死傷係虜, 不忍其然.
천하의 강한 자가 약자를 능멸하는 것을 보거나, 수효가 많다고 무리지어 소수에게 횡포를 부리는 것을 보거나, 어린이나 고독한 자가 헐벗고 밖에 누어 있는 것을 보거나, 억울하게 붙들려 죽음을 당하는 것을 보면, 이를 차마 그러려니 하고 지나치지 못하는 것이다.
是以孔子歷七十二君, 冀道之一行而得施其德, 使民生於全育, 烝庶安土, 萬物熙熙, 各樂其終, 卒不遇. 故睹麟而泣.
그래서 공자가 일흔 두사람의 인군(人君)을 만날 때마다 오직 도(道)를 한결같이 실행하여 그 덕을 베풀고, 백성들로 하여금 온전히 길러지게 하며, 많은 사람들이 자기 땅에서 편히 살게 하며, 만인이 모두 무럭무럭 자라서, 각기 즐겁게 그 끝을 누리고 마칠 수 있게 하는 방도를 제시하였지만 끝내 이에 호응하는 인군을 만나지 못하였다. 그래서 기린이 현신하여 보게 되는 날을 상상하며 울었다.
哀道不行, 德澤不洽, 於是退作春秋.
도(道)가 실행되지 않음을 슬퍼하고, 덕의 은택이 흡족하게 적셔지지 않음을 슬퍼하면서 물러나 춘추(春秋)를 저술하였다.
明素王之道, 以示後人, 恩施其惠, 未嘗輟忘.
이 책은 소왕(素王)의 도(道)를 밝혀, 후세에 보여 줌으로써 그 은혜가 널리 베풀어 져야 한다는 뜻을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是以百王尊之, 志士法焉, 誦其文章, 傳今不絕, 德及之也.
이 때문에 모든 왕들이 이를 높이 받들고, 지사(志士)가 이를 법으로 여기며, 그 문장을 암송하여, 끊임없이 유전하여, 그 덕이 이에 미치게 된 것이다.
詩曰; 載馳載驅, 周爰咨謀. 此之謂也.
시경(詩經)에 말하기를, '수레에 싣고 달리면서, 두루 묻고 살피네' 라고 하였으니, 그것은 바로 이것을 이른말이다.
○ 聖王布德施惠, 非求報於百姓也.
성왕(聖王)이 덕(德)을 펴고 은택을 베푸는 것은 백성에게 보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郊望禘嘗, 非求報於鬼神也.
군왕이 성밖에서 제사를 지내거나, 햇곡으로 하늘에 제사지내는 것은 귀신한테 보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山致其高, 雲雨起焉.
水致其深, 蛟龍生焉.
산이 아주 높으면 거기에서 구름과 비가 마련되고, 물이 아주 깊으면 거기에 교룡이 산다.
君子致其道德而福祿歸焉.
군자가 도덕을 지극히 하면 복록이 돌아온다.
夫有陰德者必有陽報. 有隱行者必有昭名.
대체로 음덕(남 모르게 베푼 선행)이 있는 자는 반드시 들어나는 보답이 있다. 선행을 숨겨도 반드시 그 이름은 밝혀진다.
古者溝防不修, 水為人害.
옛적에도 제방을 쌓지 않아서 물이 사람을 해쳤다.
禹鑿龍門, 闢伊闕, 平治水土.
우왕(禹王)은 용문(龍門)을 뚫어서 이궐(伊闕)을 열어 물과 땅을 평안히 다스렸다.
使民得陸處, 百姓不親; 五品不遜, 契教以君臣之義; 父子之親, 夫婦之辨, 長幼之序.
백성을 육지에 살게 하니 백성이 친애하지 않고, 오품(五品; 오상, 오륜의 통칭)을 따르지 않기에 설(契)이 군신간의 의(義)를 가르치고, 부자간의 친애와 부부간의 분변과 장유간의 차례를 가르쳤다.
田野不修, 民食不足, 后稷教之, 闢地墾草, 糞土樹穀, 令百姓家給人足.
논밭이 황페하여 백성의 식량이 부족하기에 후직(后稷)이 나서서 가르치되, 땅을 열고 초지를 개간하여 땅을 걸게 하고, 곡식을 심어서 거둔 곡식을 백성에게 공보급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흡족하게 하였다.
故三后之後, 無不王者, 有陰德也, 周室衰, 禮義廢.
그러므로 삼후(三侯)의 뒤로는 왕으로서 음덕이 없는 왕이 없었는데, 주실(周의 왕조)이 쇠퇴하자 예의가 피폐해졌다.
孔子以三代之道, 教導於後世.
繼嗣至今不絕者, 有隱行也.
공자는 이 삼대의 도법을 가지고 후세대를 교도(敎導)하였다. 뒷날에 인군들이 이를 이어 지금껏 끊기지 않는 것은 은행(隱行; 들어나지 않는 덕행)이 있기 때문이다.
○ 周頌曰: 豐年多黍多稌. 亦有高廩, 萬億及秭. 為酒為醴, 烝畀祖妣. 以洽百禮, 降福孔偕.
시경(詩經)의 주송(周頌)에 이르기를, '기장도 찰벼도 풍년일세! 또한 높은 창고에 가득 채워, 억만 섬이나 되니, 많기도 하네. 술로 빚고 단술로 만들어, 조상께 제사를 지내어 올리네. 모든 예를 갖추어 올리니, 내리시는 큰 복 모두에게 미치네!' 하였고,
禮記曰: 上牲損則用下牲, 下牲損則祭不備物.
예기(禮記)에 이르기를, '희생(犧牲)으로 할 만한 가장 좋은 가축이 없으면 그 다음의 가축을 희생으로 하고, 그 다음의 가축이 없으면 제사의 공물을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였다.
以其舛之為不樂也.
이는 예를 어기면서 행하는 것은 즐거움이 될 수가 없다는 뜻이다.
故聖人之於天下也, 譬猶一堂之上也.
그러므로 성인이 천하를 대할 때에는 비유하자면, 백성들을 한 방안에 모인 사람들로 본다.
今有滿堂飲酒者, 有一人獨索然��️向隅而泣, 則一堂之人皆不樂矣.
지금 그 방을 가득 메운 사람들이 술을 마시며 즐거워 하는데, 어느 한 사람이 홀로 귀퉁이를 향해 운다면 그 방 안의 사람들이 모두 즐거움을 누릴 수 없다.
聖人之於天下也, 譬猶一堂之上也, 有一人不得其所, 則孝子不敢以其物薦進.
이와같이 성인이 천하를 대할 때에도, 비유하자면 방안에 모인 사람들로 여겼으니, 단 한 사람이라도 자기의 자리를 찾지 못한다면, 이런 상황에는 효성이 지극한 자라도 감히 선물을 바쳐 올리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2
○ 魏武侯浮西河而下, 中流顧謂吳起曰: 美哉乎. 河山之固也, 此魏國之寶也.
위(魏)나라 무후(武侯)가 배를 타고 서하의 흐름을 떠라 내려가면서 오기(吳起)를 돌아보며 말하기를, '아름답도다! 강과 산의 견고한 것은 위나라의 보배로다'고 하니,
吳起對曰: 在德不在險. 昔三苗氏左洞庭, 右彭蠡, 德義不修, 而禹滅之;夏桀之居, 左河濟, 右太華, 伊闕在其南, 羊腸在其北, 修政不仁, 湯放之;殷紂之國, 左孟門而右太行, 常山在其北, 太河經其南, 修政不德, 武王伐之. 由此觀之, 在德不在險。若君不修德, 船中之人盡敵國也.
오기가 대답하여 말하기를, 나라를 보위 하는 것은 덕(德)에 달린 것이지, 지형이 견고한 것에 있지 않습니다. 옛적에 삼묘씨는 왼 쪽에는 동정호가 있고 오른 쪽에는 팽려가 있었지만, 덕의(德義)를 이수하지 않았기에 우왕(禹王)이 이를 쳐 없앴습니다. 하나라 걸왕(桀王)이 거처하던 곳은 왼 쪽에는 황하와 제수(濟水)요, 오른 쪽에에는 태화산이요, 기궐은 그 남쪽에 있고, 양장같이 높고 험해서 그 북쪽을 막아 주고 었었지만, 정사를 배풂이 어질지 못하였기에 탕왕(湯王)이 이를 쫓아냈으며, 은(殷)나라 주왕(紂王)은 왼쪽은 맹문이요, 오른쪽엔 태행(太行)이요, 상산이 그 북에 있고 태하가그 님쪽을 가로맊고 있었지만, 정사를 덕치로 하지 못하였기에, 문왕이 이를 토벌하였습니다, 이를 연유하여 보면 나라의 보위는 덕에 달린 것이지, 지형의 험조에 달린 것이 아닙니다, 만약 주군께서 덕을 이수하지 않는다면, 이 배 안의 사람도 모두 적국인 것입니다'고 말하자,
武侯曰: 善.
무후(武侯)가 말하기를, '훌륭합니다!' 하였다.
3
○ 武王克殷, 召太公而問曰: 將奈其士眾何.
무왕(武王)이 은(殷)을 이기고 나서, 태공(太公)을 불러 말하기를, '장차 이 은나라의 많은 사인과 군중을 어찌해야 하겠습니까?'고 물었다.
太公對曰: 臣聞愛其人者, 兼屋上之烏;憎其人者, 惡其餘胥;咸劉厥敵, 使靡有餘, 何如.
태공이 말하기를, '제가 들으니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은 그 집의 지붕위에 앉은 까마귀까지도 사랑스럽다고 한답니다. 또 누군가를 미워하는 사람은 그 집의 사위나 인척까지도 밉게 보인다고 합니다. 그러니 우리의 적수였던 그들을, 남김없이 죽이는 것이 어떨까요?' 하였다.
王曰: 不可.
무왕이 말하기를, '그렇게는 못합니다'고 하였다.
太公出, 邵公入, 王曰: 為之奈何.
태공이 나가자 이번에는 소공이 들어 왔다. 무왕이 말하기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는가?'고 물으니,
邵公對曰: 有罪者殺之, 無罪者活之, 何如. 王曰: 不可.
소공이 말하기를, '죄있는 자는 죽이고, 죄없는 자는 살려주는 것이 어떨까요?'고 대답하였더니, 무왕이, '그리 못합니다'고 하였다.
邵公出, 周公入, 王曰: 為之奈何.
소공이 나가자 이번에는 주공이 들어 왔다. 무왕이 말하기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고 묻자,
周公曰: 使各居其宅, 田其田, 無變舊新, 唯仁是親, 百姓有過, 在予一人.
주공이 말하기를, '각각 자기의 옛 집에 그대로 살게 하면서 밭을 가는 자는 밭을 갈게 하여,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화가 없도록 하면서 오직 인(仁)으로 베푸시면 친해 올 것입니다. 그 다음에 백성들에게 과실이 있으면, 이는 오직 나 한 사람의 책임이라 여기면 됩니다'고 하였다.
武王曰: 廣大乎, 平天下矣. 凡所以貴士君子者, 以其仁而有德也.
무왕이 말하기를, '넓도다! 천하를 평안히 하는 말씀이여! 대저, 사인과 군자를 귀히 여기는 까닭은 인(仁)으로써 포용하되, 덕(德)을 베풂이 있음이로다'고 하였다.
4
○ 孔子曰: 里仁為美, 擇不處仁, 焉得智.
공자(孔子)가 말하기를, '마을 사람이 서로 인애(仁愛)하는 것이 아름다운데, 인애에 처하지 못하는 마을을 선택하여 산다면, 이를 어찌 지혜롭다 하겠는가?'
夫仁者, 必恕然後行. 行一不義, 殺一無罪, 雖以得高官大位, 仁者不為也.
대저, 인(仁)이란 반드시 용서한 이후에 행하는 것이다. 한가지라도 불의를 행하거나, 죄없는 사람을 죽여서 비록 고관대작의 자리를 얻을 수 있다고 할지라도 인자(仁者)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夫大仁者, 愛近以及遠. 及其有所不諧, 則虧小仁以就大仁.
무릇 대인(大仁)이란, 가까운 곳을 보살펴 그 인애하는 마음이 먼 곳에까지 미치게 하는 것이다. 그 인애하는 마음이 서로 화목하지 못한 곳까지 이르게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소인(小仁)을 버리고 대인(大仁)을 취해야 하는 것이다.
大仁者, 恩及四海;
小仁者, 止於妻子.
대인(大仁)은 그 은혜가 사해(四海)에 미치게 되는 것이지만, 소인(小仁)은 그의 처자(妻子)에서 끝나는 것이다.
妻子者, 以其知營利. 以婦人之恩撫之, 飾其內情, 雕畫其偽, 孰知其非真.
처자는 그가 이익을 영위하는 줄로만 안다. 부인의 은정을 위무하여 안으로 정회를 꾸미되 조각이나 그림이 거짓된 것인데도 누가 그것이 참이 아닌 줄을 알겠는가.
雖當時蒙榮, 然士君子以為大辱.
비록 당시에 영예를 입었더라도 그러나, 군자는 이를 대욕(大辱)으로 여기게 되는 것이다.
故共工驩兜符里鄧析, 其智非無所識也, 然而為聖王所誅者. 以無德而苟利也.
그래서 공공(共工), 환도(驩兜), 부리(符裡), 등석(鄧析) 등은 그 지혜가 모르는 것이 없었지만, 그러나 끝내 성왕(聖王)에게 주살(誅殺) 되었다. 이것은 덕(德)이 없으면서 구차히 이익만 추구했기 때문이다.
豎刁易牙, 毀體殺子以干利, 卒為賊於齊.
또 수조(豎刁)와 역아(易牙)는, 자기의 몸을 허물고 아들까지 죽여 가면서 윗사람을 모셨지만, 그러나 그것이 자신의 이익에 있었기 때문에, 마침내 제(齊)나라를 해치는 적(賊)이 되었다.
故人臣不仁, 篡弒之亂生, 人臣而仁, 國治主榮. 明主察焉, 宗廟大寧.
따라서 신하가 어질지 못하면 찬시(篡弒)의 난이 일어나고, 신하로서 어질게 행동하면 나라는 잘 다스려지고 군주는 영광을 얻는다. 현명한 군주라면 이를 잘 살펴야 종묘가 크게 편안해 지는 것이다.
夫人臣猶貴仁, 況於人主乎.
무릇 신하된 자로서 오히려 인(仁)을 귀하게 여기는데, 하물며 군자된 자임에랴!
故桀紂以不仁失天下, 湯武以積德有海土. 是以聖王貴德而務行之.
그러므로 걸주(桀紂)는 불인(不仁) 하였기에 천하를 잃었던 것이며, 탕무(湯武)는 덕(德)을 쌓았기 때문에 해토(海土)를 얻은 것이다. 그래서 성뫙(聖王)은 덕(德)을 귀하게 여기며 이를 행하기에 힘쓴다.
孟子曰: 推恩足以及四海, 不推恩不足以保妻子. 古人所以大過人者無他焉, 善推其所有而已.
맹자가 말하기를, '은혜를 밀고 나아가면 족히 사해(四海)에 미칠 수 있지만, 은혜를 밀고 나가지 않으면 처자도 보전하기 어렵다. 옛 사람들이 지금 우리보다 크게 뛰어난 것은 다른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가 가진 바를 잘 추진해 나갔기 때문일 것이다'고 하였다.
5
○ 晏子飲景公酒, 令器必新, 家老曰: 財不足, 請斂於民.
안자(晏子)가 경공(景公)을 집으로 모시고 함께 술을 마시는데 경공이 술잔과 그릇은 반드시 새것을 쓰라고 명령하자, 음식을 나르던 늙은 심부름꾼이 말하기를, '재물이 부족하여 충분치 못하오니 청컨대 백성들에게서 거두시지요?'고 하였다.
晏子曰: 止. 夫樂者, 上下同之. 故天子與天下, 諸侯與境內, 自大夫以下各與其僚. 無有獨樂. 今上樂其樂, 下傷其費, 是獨樂者也. 不可.
안자가 말하기를, '그만 두시오! 무릇 즐거움이란,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함께 누려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천자가 천하에 함께 더불어 군림할 수가 있는 것이며, 제후는 그 경내에서 제후 노릇을 할 수 있으며, 대부는 아래 각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홀로 즐긴다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윗사람으로서 그 즐거움을 만끽하면서 아랫 사람들에게 그 비용을 부담시킨다는 것은, 곧 홀로 즐기는 것이 됩니다. 그래서는 안 됩니다'고 하였다.
6
○ 齊桓公北伐山戎氏, 其道過燕.
제(齊)나라 환공(桓公)이 북쪽으로 산융씨(山戎氏)를 토벌하러 가면서, 연(燕)나라 땅을 지나가게 되었다.
燕君逆而出境, 桓公問管仲曰: 諸侯相逆固出境乎.
연나라 인군이 거슬러 국경을 넘어 제나라 경내까지 들어왔다. 환공(桓公)이 이를 보고 관중(管仲)에게 묻기를, '제후로서 서로 맞이하고 보낼 때 진실로 그 국경을 넘어도 되는가?'고 물었다.
管仲曰: 非天子不出境.
관중이 대답하기를, '천자가 아니면 경계를 넘어서는 안됩니다!'고 하였다.
桓公曰: 然則燕君畏而失禮也, 寡人不道而使燕君失禮, 乃割燕君所至之地以與燕君.
환공이 말하기를, '그렇다면 연나라 임금은 두려움 때문에 예를 잃은 것이고, 과인은 도(道)를 몰라 연나라 임금으로 하여금 예를 잃게 하였으니, 연나라 임금이 넘어온 땅만큼 그에게 할양해 주리라!'고 하였다
諸侯聞之, 皆朝於齊.
제후들이 이 소식을 듣고, 모두 제나라에 조공해 왔다.
詩云: 靖恭爾位, 好是正直, 神之聽之, 介爾景福. 此之謂也.
시(詩)에 이르기를, '훌륭하신 임금이여 그대의 자리를 마련해 드리니, 이는 바르고 곧은 이를 좋아하기 때문이라오! 신神도 그대를 어여삐 듣고, 크나큰 복을 많이 내려 주시리라!'고 한 것은 이것을 말한 것이다.
7
○ 景公探爵鷇, 鷇弱故反之.
경공(景公)이 어린 참새를 잡으려다가, 그 어린 참새가 너무 연약하다고 여겨 놓아 주었다.
晏子聞之, 不待請而入見. 景公汗出惕然.
안자(晏子)가 이 소식을 듣고, 부르지도 않았는데 경공을 찾아갔다. 경공은 마침 땀을 흘리며 애처로움운 심사에 잠겨있는 모습이었다.
晏子曰: 君胡為者也.
안자가 말하기를, '주군께서 왜 그러한 모습으로 계십니까?'고 묻자,
景公曰: 我採爵鷇, 鷇弱故反之.
경공이 말하기를, '내가 방금 어린 참새를 잡으려다가 너무 연약해서 놓아 주었소이다'고 하였다.
晏子逡巡北面再拜而賀之: 吾君有聖王之道矣.
안자는 말이 떨어지자 마자 안자는 북면(北面)을 하고서 재배하며 말하기를, '우리 주군께서는 성왕지도(聖王之道)를 지니셨습니다'고 하였다.
景公曰: 寡人入探爵鷇, 鷇弱故反之, 其當聖王之道者何也.
경공이 말하기를, '과인이 어린 참새를 잡으려다가, 너무 연약하기에 살려 준 것이 성왕(聖王)의 도(道)라 하니 그것이 무슨 뜻이오?'하고 물었다.
晏子對曰: 君探爵鷇, 鷇弱故反之, 是長幼也. 吾君仁愛, 禽獸之加焉, 而況於人乎. 此聖王之道也.
안자가 말하기를, '주군께서 어린 참새를 잡으시려다가 너무 연약하다고 살려 주셨다고 하였으니, 이것은 장유(長幼)를 보는 성품입니다. 지금 주군의 인애(仁愛)가 금수(禽獸)에게 까지 미쳤는데, 하물며 백성들에게 있어서야 말할 것이 있겠습니까? 그것이 성왕(聖王)의 도(道)인 것입니다'고 하였다.
8
○ 景公睹嬰兒有乞於途者, 公曰: 是無歸夫.
경공(景公)이 길거리에서 걸식을 하고 있는 아이를 보고, 그 어린 아이에게 묻기를, '너는 어디 돌아갈 곳이 없느냐?'고 하였다.
晏子對曰: 君存何為無歸, 使養之, 可立而以聞.
안자가 나서서 말하기를, '주군이 계신데 어찌 돌아갈 곳이 없겠느냐고 묻습니까? 그를 잘 기르게 하면, 곧 주군이 부모라는 소문이 퍼질 것입니다'고 하였다.
9
○ 景公遊於壽宮, 睹長年負薪而有饑色, 公悲之, 喟然嘆曰: 令吏養之.
경공(景公)이 수궁(壽宮)에서 놀다가, 나이 든 한 노인이 땔나무를 졌는데 그 행색이 매우 허기진 모습이었다. 경공이 매우 애처롭게 여겨 탄식하면서 말하기를, '관리에게 명하여 봉양해 주도록 하여라!'고 하였다.
晏子曰: 臣聞之, 樂賢而哀不肖, 守國之本也. 今君愛老而恩無不逮, 治國之本也. 公笑有喜色.
안자가 말하기를, '제가 들으니, 어진 이를 대하는 것을 즐겁게 여기고 불초한 자를 불쌍히 여기는 것은 나라를 지키는 근본이라 하였습니다. 주군께서 지금 노인을 인애시고 이 은혜가 미치지 않는 곳이 없게 하면 이것이 곧 나라를 다스리는 근본인 것입니다'고 하였다. 경공이 웃으며 기쁜 빛을 띠었다.
晏子曰: 聖王見賢以樂賢, 見不肖以哀不肖;今請求老弱之不養, 鰥寡之不室者, 論而供秩焉.
안자가 다시 말하기를, '성스러운 인군은 어진 이를 만나면 즐거움으로 그를 대하고, 불초한 자를 보면 측은 마음으로 그를 대하였습니다. 지금 청하건대 노약하면서 봉양을 받지 못하는 자나, 홀아비나 과부로서 가정을 이루지 못한 자들을 구하여, 그 정황에 따라 이들을 구휼할 방법을 시행하시기 바랍니다'고 하니,
景公曰: 諾. 於是老弱有養, 鰥寡有室.
경공이 말하기를, '알겠습니다' 하고, 이에 노약자는 봉양을 받게 하고, 홀아비와 과부는 가정을 이룰 수 있게 해주었다.
10
○ 桓公之平陵, 見家人有年老而自養者, 公問其故.
환공(桓公)이 평릉(平陵)이란 곳에 갔다가 어느 집에 한 노인이 홀로 음식을 끓여 먹고 있는 것을 보고, 환공이 그렇게 봉양을 받지 못하고 혼자 고생하는 이유를 물었다.
對曰: 吾有子九人, 家貧無以妻之, 吾使傭而未返也.
늙은이 말하기를, '제게는 아들이 아홉이나 있습니다. 집이 가난해서 아직 장가도 못들였습지요. 그들을 밖에 내보내어 남의 품팔이를 시켰는데 아직 돌아오지 않아서 이렇게 혼자서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라 하였다.
桓公取外御者五人妻之.
환공은 측은히 여겨서 자신을 밖에서 모시는 시녀들 다섯을 노인의 아들 중 다섯에게 보내어 아내로 맞게 하였다.
管仲入見曰: 公之施惠不亦小矣.
관중이 이 말을 듣고 입조하여 아뢰기를. '주군께서 은혜를 베푼 것이 너무 약소합니다'고 하였다.
公曰: 何也.
對曰: 公待所見而施惠焉, 則齊國之有妻者少矣.
환공은 물어 말하기를, '무슨 뜻입니까?'고 하니, 관중이 말하기를, '주군께서 눈에 띄는 것에만 은혜를 베푸시니, 그렇다면 제나라 사람중에 장가들 수 있는 자가 너무 적겠습니다'고 하였다.
公曰: 若何.
管仲曰: 令國丈夫三十而室, 女子十五而嫁.
환공이 물어 말하기를, '그럼 어찌 하면 좋겠소?'라 하니, 관중이 말하기를, '법령을 내려 의무적으로 남자는 스무 살에 장가를 들게 하고, 여자는 열 다섯에 시집가게 하십시오!'라 하였다.
▶️ 向(향할 향, 성씨 상)은 ❶회의문자로 嚮(향)의 간자(簡字), 曏(향)과 통자(通字)이다. 갓머리(宀; 집, 집 안)部는 건물(建物), 口(구)는 창문이 있는 모양으로, 북쪽의 창문이나, 바람이 들어오는 방향을 이르는 말이다. 또 음(音)이 같은 鄕(향)과 결부되어 향하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向자는 '향하다'나 '나아가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向자의 갑골문을 보면 집과 창문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창문'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向자의 본래 의미는 '창문'이었다. 창문은 보통 어느 방향에 자리 잡고 있을까? 아마도 대부분은 북쪽일 것이다. 왜냐하면, 집의 방향이 남향으로 정착된 이후부터 대문은 남쪽으로 지어졌고 창문은 북쪽을 향하게끔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向자의 본래 의미는 '북쪽을 향해있는 창문'이었다. 그러나 후에 '북쪽'이라는 뜻은 사라지고 단순히 방향만을 뜻하게 되어 '향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向(향, 상)은 묏자리나 집터 따위의 자리잡은 위치(位置)의 앞면. 방향좌(方向坐)의 뜻으로 ①향(向)하다 ②나아가다 ③길잡다 ④바라보다 ⑤대(對)하다 ⑥대접(待接)을 받다 ⑦누리다 ⑧권(勸)하다 ⑨흠향(歆饗)하다 ⑩메아리치다 ⑪제사(祭祀)를 지내다 ⑫방향(方向) ⑬북향(北向)한 창(窓) ⑭메아리 ⑮지난 번, 그리고 ⓐ성(姓)의 하나(상) ⓑ땅의 이름(상) ⓒ나라의 이름(상)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위나 앞을 향해 발전함을 향상(向上), 뒤미처 그 뒤에 곧 잇따라 오는 때나 자리를 향후(向後), 요전의 그때나 저번 때 또는 햇볕을 마주 봄을 향일(向日), 지난번이나 얼마전을 향전(向前), 좇음과 등짐을 향배(向背), 향하여 나가는 곳을 향방(向方), 마음을 기울임 또는 마음을 씀을 향의(向意), 쏠리는 마음으로 마음을 기울임을 향념(向念), 향하여 가는 길을 향로(向路), 목적지를 향하여 출발함을 향발(向發), 향하여 절함을 향배(向拜), 기체나 액체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흐르는 것을 향류(向流), 더운 쪽으로 향함이라는 뜻으로 차차 더워짐을 이르는 말을 향서(向暑), 어떤 곳을 향한 쪽 또는 어떤 움직임이나 현상이나 뜻하는 바가 나아가는 목표가 되는 쪽을 방향(方向), 마음의 움직임으로 개인이나 집단의 심리나 행동이 움직이는 방향을 동향(動向), 마음이나 형세가 어느 한쪽으로 향하여 기울어짐을 경향(傾向), 한 쪽으로 치우침을 편향(偏向), 지정해 그 쪽으로 향하게 함 또는 그 방향을 지향(指向), 뜻이 쏠리는 방향을 지향(志向), 하고 싶은 마음이 쏠리는 방향을 취향(趣向), 성질 상의 경향을 성향(性向), 아래쪽으로부터 위쪽으로 향함 또는 그 쪽을 상향(上向), 위에서 아래로 향함을 하향(下向), 바람이 부는 방향을 풍향(風向), 방향을 바꿈을 전향(轉向), 안쪽으로 향함을 내향(內向), 좇는 것과 등지는 것이라는 뜻으로 어떤 일이 되어 가는 추세나 어떤 일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를 이르는 말을 배향(背向), 그 자리에 모인 많은 사람들이 다 즐거워하나 자기만은 구석을 향하여 한탄한다는 뜻으로 좋은 때를 만나지 못하여 한탄하는 말을 향우지탄(向隅之歎), 볕을 받은 꽃나무라는 뜻으로 높게 잘 될 사람을 비유하는 말을 향양화목(向陽花木), 권세와 이욕을 붙좇는 소인을 꾸짖어 이르는 말을 향화걸아(向火乞兒), 어디가 어디인지 방향을 분간하지 못한다는 말을 향방부지(向方不知), 쏠리어 우러르는 마음이라는 말을 향앙지심(向仰之心), 남을 대하여 마주 보며 이야기 한다는 말을 향인설화(向人說話) 등에 쓰인다.
▶️ 隅(모퉁이 우)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좌부변(阝=阜; 언덕)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작은 '모퉁이'의 뜻을 나타내는 글자 禺(옹, 우)로 이루어졌다. 산의 '모퉁이'의 뜻이 전(轉)하여 '구석'의 뜻이 되었다. 그래서 隅(우)는 ①모퉁이 ②구석 ③귀(네모진 것의 모퉁이) ④절개(節槪) ⑤정조(貞操)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길 도(塗), 길 로(路), 길 도(途), 길 도(道), 거리 항(巷), 거리 가(街), 길거리 규(逵), 네거리 구(衢)이다. 용례로는 물건의 귀퉁이를 쌈을 우과(隅裹), 난간의 모퉁이에 세우는 나무를 우목(隅木), 변두리의 귀퉁이에 있는 땅을 우지(隅地), 모송곳으로 끝 부분이 모가 진 송곳을 우추(隅錐), 네모가 지게 만든 베개를 우침(隅枕), 남동풍 남서풍 북서풍 북동풍을 통틀어 이르는 말을 우풍(隅風), 모퉁이나 구석을 우각(隅角), 귓돌로 돌 축대의 귀퉁이에 쌓는 돌을 우석(隅石), 건물의 모퉁이에 세운 기둥을 우주(隅柱), 제 구석이나 네 군데의 모퉁이 또는 둘레의 사방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사우(四隅), 북쪽 구석을 북우(北隅), 반달 모양으로 에어 낸 모서리를 월우(月隅), 멀고 먼 변방의 모퉁이를 황우(荒隅), 동쪽의 모퉁이라는 뜻으로 우리 나라를 가리켜 이르는 말을 창우(蒼隅), 에워싼 구역의 모퉁이를 각우(角隅), 공자의 교육법으로 일부를 들어서 전체를 알리는 것을 거우(擧隅), 전체의 면적 중의 한 모퉁이를 방우(方隅), 한쪽 구석이나 한 모퉁이를 일우(一隅), 바다의 한 구석을 해우(海隅), 행실이 올바르고 절조가 굳은 품성을 염우(廉隅), 후미진 구석이나 구석진 곳을 벽우(僻隅), 수를 놓아 만든 베개를 수우침(綉隅枕), 뭉우리돌로 모난 데가 없이 둥글둥글하게 생긴 큼지막한 돌을 무우석(無隅石), 수사법의 한 가지로 일부를 제시하여 전체를 알리는 것을 거우법(擧隅法), 잘 차린 봄철의 밥상이라는 뜻으로 용모가 풍만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사우춘반(四隅春盤), 어두운 밤중에 홍두깨 내밀듯. 예기치 못한 말을 불쑥 꺼냄을 이르는 말을 암우방장출(暗隅方杖出), 그 자리에 모인 많은 사람들이 다 즐거워하나 자기만은 구석을 향하여 한탄한다는 뜻으로 좋은 때를 만나지 못하여 한탄함을 이르는 말을 향우지탄(向隅之歎), 산모퉁이를 등지고 완강히 저항한다는 뜻으로 험한 지형에 의지해 완강히 저항하는 것으로 어떤 조건을 믿고 완강하게 버티는 것을 이르는 말을 부우완항(負隅頑抗) 등에 쓰인다.
▶️ 而(말 이을 이, 능히 능)는 ❶상형문자로 턱 수염의 모양으로, 구레나룻 즉, 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을 말한다. 음(音)을 빌어 어조사로도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而자는 '말을 잇다'나 '자네', '~로서'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而자의 갑골문을 보면 턱 아래에 길게 드리워진 수염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而자는 본래 '턱수염'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지금의 而자는 '자네'나 '그대'처럼 인칭대명사로 쓰이거나 '~로써'나 '~하면서'와 같은 접속사로 가차(假借)되어 있다. 하지만 而자가 부수 역할을 할 때는 여전히 '턱수염'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한다. 그래서 而(이, 능)는 ①말을 잇다 ②같다 ③너, 자네, 그대 ④구레나룻(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 ⑤만약(萬若), 만일 ⑥뿐, 따름 ⑦그리고 ⑧~로서, ~에 ⑨~하면서 ⑩그러나, 그런데도, 그리고 ⓐ능(能)히(능) ⓑ재능(才能), 능력(能力)(능)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30세를 일컬는 말을 이립(而立), 이제 와서를 일컫는 말을 이금(而今), 지금부터를 일컫는 말을 이후(而後), 그러나 또는 그러고 나서를 이르는 말을 연이(然而), 이로부터 앞으로 차후라는 말을 이금이후(而今以後), 온화한 낯빛을 이르는 말을 이강지색(而康之色), 목이 말라야 비로소 샘을 판다는 뜻으로 미리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가 일이 지나간 뒤에는 아무리 서둘러 봐도 아무 소용이 없음 또는 자기가 급해야 서둘러서 일을 함을 이르는 말을 갈이천정(渴而穿井),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한 듯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아주 다른 것을 이르는 말을 사이비(似而非), 공경하되 가까이하지는 아니함 또는 겉으로는 공경하는 체하면서 속으로는 꺼리어 멀리함을 이르는 말을 경이원지(敬而遠之), 뾰족한 송곳 끝이 주머니를 뚫고 나온다는 뜻으로 뛰어나고 훌륭한 재능이 밖으로 드러남을 이르는 말을 영탈이출(穎脫而出), 서른 살이 되어 자립한다는 뜻으로 학문이나 견식이 일가를 이루어 도덕 상으로 흔들리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삼십이립(三十而立), 베개를 높이 하고 누웠다는 뜻으로 마음을 편안히 하고 잠잘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고침이와(高枕而臥), 형체를 초월한 영역에 관한 과학이라는 뜻으로 철학을 일컫는 말을 형이상학(形而上學), 성인의 덕이 커서 아무 일을 하지 않아도 유능한 인재를 얻어 천하가 저절로 잘 다스려짐을 이르는 말을 무위이치(無爲而治) 등에 쓰인다.
▶️ 泣(울 읍, 바람 빠를 립/입, 원활하지 않을 삽)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立(립, 읍)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立(립, 읍)은 물건이 몇 개나 줄지어 서 있는 일을 말한다. 큰소리를 내어 우는 것을 哭(곡)이라는데 대하여 泣(읍)은 소리 없이 눈물을 여러 줄기 흘리는 일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泣자는 '울다'나 '눈물'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泣자는 水(물 수)자와 立(설 립)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立자는 땅을 딛고 서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다. 泣자는 이렇게 홀로 서 있는 사람을 그린 立자에 水자를 더한 것으로 사람이 울고 있음을 표현했다. 그러니 여기에 쓰인 水자는 '눈물'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참고로 泣자는 소리 내지 않고 눈물을 흘린다는 뜻이다. 반면 소리 내어 우는 것은 哭(울 곡)이라고 한다. 그래서 泣(읍, 립/입, 삽)은 ①울다 ②울리다, 울게 하다 ③근심하다(속을 태우거나 우울해하다), 걱정하다 ④울음 ⑤눈물 ⑥별자리의 이름, 그리고 ⓐ바람이 빠르다(립) ⓑ바람이 빠른 모양(립) ⓒ바람이 거세게 부는 모양(립) 그리고 ㉠원활하지 않다(삽) ㉡(피가)통하지 아니하다(삽)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울 곡(哭), 울 제(啼), 서러워할 통(慟)이다. 용례로는 눈물로써 간절히 하소연 함을 읍소(泣訴), 소리내어 슬피 울음을 읍곡(泣哭), 느껴서 욺을 읍감(泣感), 눈물을 흘리면서 욺을 읍체(泣涕), 어버이 상사를 당하여 눈물을 흘리며 슬프게 욺을 읍혈(泣血), 울면서 간절히 청함을 읍청(泣請), 눈물을 흘리며 기도함을 읍도(泣禱), 소리내어 슬피 욺을 곡읍(哭泣), 감격하여 욺을 감읍(感泣), 눈물을 흘리며 욺을 체읍(涕泣), 소리 없이 슬피 욺을 비읍(悲泣), 소리를 내어 부르짖으며 욺 또는 그 울음을 호읍(號泣), 목이 메어 욺을 오읍(嗚泣), 원한을 품고 욺을 원읍(怨泣), 매우 슬퍼서 애 타게 욺을 초읍(焦泣), 구름이 한 점도 없는 하늘에서 비나 눈이 오는 일을 천읍(天泣), 눈물을 머금고 마속의 목을 벤다는 뜻으로 사랑하는 신하를 법대로 처단하여 질서를 바로잡음을 이르는 말을 읍참마속(泣斬馬謖), 우는 아이에게 젖을 준다는 뜻으로 무엇이든 자기가 요구해야 얻을 수 있다는 말을 읍아수유(泣兒授乳), 하늘을 놀라게 하고 귀신을 울린다는 뜻으로 세상을 놀라게 할 만큼 뛰어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경천읍귀(驚天泣鬼), 원통하여 눈물을 흘리면서 비는 마음을 참을 수 없다는 뜻으로 청원하는 글 끄트머리에 쓰는 말을 무임읍축(無任泣祝), 울음소리를 내지 않고 눈물을 감춘다는 말을 탄성엄읍(呑聲掩泣), 비 오듯이 눈물을 흘리면서 울고 우레 같이 큰 소리를 내어 부르짖는다는 말을 우읍뇌호(雨泣雷號), 때로는 슬퍼서 울고 때로는 즐거워서 노래 부른다는 말을 비읍가락(悲泣歌樂), 여우의 죽음에 토끼가 운다는 뜻으로 동류의 불행을 슬퍼한다는 말을 호사토읍(狐死兔泣), 묵자가 실을 보고 울었다는 뜻으로 사람은 습관이나 환경에 따라 그 성품이 착해지기도 악해지기도 함을 이르는 말을 묵자읍사(墨子泣絲), 백유가 매를 맞으며 운다는 뜻으로 늙고 쇠약해진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 슬퍼한다는 말을 백유읍장(伯兪泣杖)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