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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모래로 민주노총 지도부 수배 및 공안탄압이 50일째를 맞는 가운데,9월9일 오후 경찰이 보안등을 설치하고 있다. |
경찰서가 시민들 야간안전 위해 구청을 재끼고 직접 보안등을 설치한다?
9월9일 오후 2시30분 경 민주노총 건물 바로 앞 인도 전신주에 보안등 2개가 설치되기 시작했다.
보안등 설치 작업자에게 “무슨 일을 하는 거냐?”고 묻자 “영등포경찰서 지시에 따라 이 곳에 보안등을 달고 있다”고 밝혔다. 보안등 전기선은 민주노총 바로 옆에 위치한 영등포2가 파출소로 직접 연결돼 있었다.
영등포구청에게 "경찰서가 구청을 배제한 채 마음대로 보안등을 설치할 수 있냐"고 문의하자 "보안등은 시민들 안전을 위한 것으로 통상적으로 밤 시간에 으슥한 골목길이나 우범지대 등에 설치하도록 돼 있으며, 설치목적은 범죄 예방과 밝은 거리 조성"이라고 설명하고 "보안등 설치와 유지관리는 전적으로 해당 구청 업무영역이며, 주민들이 설치를 요청하거나 구청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설치하도록 돼 있다"고 설치 기준을 밝혔다.
영등포구청 도로과 관계자는 “경찰이 지역을 순찰하다가 보안등 설치를 요청해오는 일이 간혹 있다”고 말하고 “보안등 설치와 유치관리는 구청 고유 업무이며 경찰서에서는 해당 예산도 없을 텐데 경찰 측에서 직접 설치한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다”며 어리둥절했다.
이어 구청 관계자는 “보안등은 설치목적상 밤새도록 켜놓게 돼 있는데 너무 밝아서 밤잠을 설친다며 이의를 제기하는 주민들 민원이 많다”고 보안등 피해 사례를 거론하고 “만약 특정 건물 앞에 설치된 보안등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피해를 입는다고 생각되면 설치한 경찰 측에 항의할 문제”라며 책임소재를 떠넘겼다.
지난 7월24일부터 민주노총 앞에 전투경찰과 사복형사들을 배치해 24시간 건물을 봉쇄하고 불법부당한 검문과 감시를 벌이는 경찰이 급기야 민주노총 앞에 보안등을 설치했다.
이명박 정권을 비판하는 국민과 촛불, 그리고 민주노총 등을 '적'으로 몰아 전방위적 탄압을 벌이는 우울한 시대의 한 장면이다. 민주노총과 노동자 안전을 위해 가로등으로 밤거리를 밝히는 시대는 언제 올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