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에도 게슴치레 술독을 헤메는 사람이 있다.
상구와 태식이다.
태식이는 유능한 중국집 주방장이었는데,
동거녀가 가출을 하고부턴 영 아니올시다가 되어버렸다.
새벽같이 일어나 자유시장을 배회하며 술을 푸는 그는,
대부분 출근을 서두르는 여덟시면 벌써 꼭지가 가있다.
코를 댓발이나 흘리며 웃통을 벗어던지고,
바쁘게 길을 재촉하는 여인이며 차량들을 검문하기에 여념이 없다.
가끔은 말쑥한 차림으로 빡스도 주워 팔지만 오래가질 못한다.
천상 술꾼이요 거렁뱅이 행색이다.
겨울이면 원주역이나 밥상공동체를 찾기도하지만
그는 붙어있질 못하고 쫒겨나거나 자유인이 좋아 뛰쳐나오고야 만다.
그러나 그는 행패를 부리거나 나쁜 짓은 하지 않는다.
오히려 불구의 몸으로 상가마다 구걸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주머니를 탕탕 털어 도와주기 일쑤다.
얼마전에는 걸인의 소쿠리에 만원짜리를 넣어주며 2천을 거슬러 받던
현장을 목격하곤 얼마나 웃었는지도 모른다.
태식이는 나를 무서워한다.
그는 매 맞는 것을 무서워한다.
진진발이처럼 개기기에 몇차례 두들겨 주었더니
"형아야~ 형아야~ 제발 때리지만 말아줘..." 한다.
태식이는 58년 개띠다. 그가 세상을 베게삼아 산지도 10년이 넘었다.
원주 시민들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을 태식이,
가끔 핸섬보이가 되어 마주치면 싱긋 미소를 띄우는 태식이,
지금은 담배친구가 되어버린 우리 태식이,
제멋대로 살지언정 남들에게 큰 피해없이 바보같이 사는 태식이가
나는 좋다.
시장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어언 세상이 변한다는 10년을 훌쩍 뛰어넘은 시장의 풍경에 정이 들었나
보다. 태식이가 보이질 않으면 화젯거리가 되기도하니
시장의 명물은 명물이다.
와중에 태식이를 무서워하고 태식이만 보면 꽁지를 내리고 내빼는
주정뱅이가 있으니 그가 바로 제2의 걸물 상구다.
상구란 놈은 인상부터가 고약스럽다.
꼭지가 가면 시장이 제집이다. 전봇대고 주차한 차 뒷바퀴고간에
다리도 안들고 방뇨를 하는 곳은 기본이고, 상가마다 들려 마린보이
하는 것은 주특기다. 가끔 얻어 터지기도하지만 술기운에 아픔도
없는가보다. 시장에선 내놓은 존재다. 상구의 영역은 상당히 넓다.
태장동이 되기도 하고 횡성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역시 시장이 반찬이라 자유시장이 좋은가 보다.
상구와 태식이가 만났다.
둘은 누가 더 취했는지도 모를 정도로 맛이 갔다.
눈을 아무리 곱게 뜨려해도 삼백안이다.
삼백안이라는 것은 사팔뜨기처럼 검은자위가 올라붙는 현상을 말함이다.
둘이 마주보며 불꽃이 튄다.
황야의 무법자들이다. 권총만 빼면 쏠 자세다.
흐미... 일분도 견디질 못하고 상구의 기권 패다.
역시 자유시장은 태식이의 나와바리다.
슬그머니 자리를 이동하는 상구,
태식이는 상구란 놈에 관심도 없다.
그저 코를 늘어뜨리며 "형아~담배 하나~"만 할 뿐이다.
좋은 구경거리가 될 뻔한 상황은 싱겁게 끝나버렸다.
그런데 말이다.
지겹고도 화가 치미는건,
이 글을 올리는 나도 이름이 상구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상구라는 놈이 한놈 더있는데, 그놈도 진진발이였었다.
나를 포함해 상구가 세명이 있었으니 잘하면 삼총사가 될 수도 있었다.
내 이름에 먹칠을 하고 다닐 상구나 태식이를 생각하니
시장통이 그런대로 맛갈스럽게 느껴진다.
자유시장은 참 좋은 시장이다.
그상구와 이상구는 다른 인물이며 저상구 또한 다른 인물입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오랜세월 노하우가 있는 법, 그들의 비밀을 맨입으로 어찌 공개를 할 수가 있겠느뇨..^^ ㅎㅎ 상범이란 인물은 원사에 최근 가입한 강원사랑 동호회 회원으로 유기적인 관계를 바탕으로한 이번주 일욜날 모내기 벙개의 주역입니다.^^
첫댓글 항상 구수한 말부터 시작해서 그렇게 ... 내옆에 이웃같은 느낌이 좋아여
그런데 상구는 누구에여?
쓰는중이예요. 쓰다간 자꾸 다운이 되어서요. 그래서 조금씩 이어서 쓰는 중이어요^^ 그런데, 참 오랫만이예요. 보고팟는데..^^
푼수때기님!...상구가 누구냐구여??..ㅋㅋㅋ..담달 정모때 나오시면 아마 만나실수 있을겁니다..정중히 소개해 드릴께여..ㅎㅎㅎ..좋은하루되세여..
.참! 돼지감자 형님 이번주 일요일에 횡성 정금 들어갑니다..상범이네 모내기하러..가실꺼져..오랜만에 못밥두 먹어보구..논두렁에 앉아 시원한 막걸리 한잔에 두릅을 초장에 퍽! 찍어서..음~~~~..좋은밤되서여..
그 상구가 그 상구 아닐까요??? ㅋㅋㅋ 농담 입니당~
상구 트리오!그이름이 흔한 이름이 아닌데 우째서 자유 시장에 그리 많게 되얐는지...비오는날이면 상구는 어찌살런지...맥가이버님이 말씀하신 상범씨는 또 누구??
그상구와 이상구는 다른 인물이며 저상구 또한 다른 인물입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오랜세월 노하우가 있는 법, 그들의 비밀을 맨입으로 어찌 공개를 할 수가 있겠느뇨..^^ ㅎㅎ 상범이란 인물은 원사에 최근 가입한 강원사랑 동호회 회원으로 유기적인 관계를 바탕으로한 이번주 일욜날 모내기 벙개의 주역입니다.^^
지난번에 나갈체비 했는데요 우리집 왕초가 술고프데여 그래서 술친구 하느라구 못나갔지여 다음엔 꼭 갈꺼에여
- 때기님 ! 그려면 왕초를 모시고 오면 더 좋잖아요. 많은 분들이 대 환영 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