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드릴 내용은 심리학에서 굉장히 클래식한 이론으로써,
20세기 중반에 조지 켈리란 심리학자가 고안한 방법입니다.
<개인적 구성개념> 이라는 이론인데,
쉽게 얘기하자면,
하나의 현상에 대해서
각자의 해석이 다를 수 있고,
각자의 해석이 다른 이유는
세상을 이해하는 각자의 <구성개념>이 다르기 때문이다.
라는 겁니다.
친구들이랑 놀면서
다 내 꺼야 다 내 꺼라고
라고 떼 쓰는 한 아이를 상상해 봅시다.
이 장면을 본 어른 A가 다음과 같이 생각합니다.
'어휴 애가 왜 저렇게 욕심이 많아, 커서 뭐가 되려고'
어른 B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오 애가 집요한 구석이 있구만 저런 애가 야심이 큰 어른이 되지'
초등교육교사인 어른 A는 세상을 바라볼 때
<욕심이 없는 - 욕심이 많은> 이라는 구성개념을 사용하고,
모든 시민이 자신의 욕심을 조절할 때 좋은 세상이 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아이들을 가르칠 때도 이러한 신념에 따라서 욕심은 나쁜 것이라고 훈육을 해요.
반면, 야구 스카우터인 어른 B는 세상을 바라볼 때
<야망이 없는 - 야망이 큰> 이라는 구성개념을 사용하고,
모름지기 위대한 선수가 되려면 어릴 때부터 남다른 집요함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유망주들을 볼 때 지고는 못 사는 싸움꾼 스타일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죠.
같은 모습을 바라보고 있지만,
세상을 이해하는 "구성개념"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대한 해석이 이런 식으로 달라질 수 있는 겁니다.
핵심 구성개념 리스트
앞선 사례와 같이,
어떤 사람이 가지고 있는 <핵심 구성개념 리스트>를 알 수 있다면,
그 사람의 캐릭터를 알 수 있게 되고,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생각이라든지 행동까지 예측할 수 있게 되요.
(어른 A : 본인의 자녀가 소유욕을 보일 때 이를 결점이라고 여길 것이다.
어른 B : 본인의 자녀가 소유욕을 보일 때 이를 자질이라고 여길 것이다.)
나에 대해서 바로 이걸!!!! 해 보는 겁니다.
'나는 세상과 사람을 볼 때 어떠한 사안들을 중요하게 여기는가?'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고 리스트업을 해 보는 거에요.
예시를 들어 볼까요?
<철수의 구성개념 리스트>
① 이득인가 손해인가
② 로열티(의리)가 있는가 없는가
③ 재미있나 재미없나
④ 개성이 있는가 없는가
<영희의 구성개념 리스트>
① 신뢰가 있는가 없는가
② 갈등이 있는가 없는가
③ 배울 점이 있는가 없는가
④ 트렌드에 민감한가 아닌가
사람에 따라 구성개념의 수와 종류는 천차만별이겠지만,
편의 상, 핵심 구성개념의 수가 4개인 두 가상의 인물을 상정해 보았습니다.
철수는 손익에 민감하고, 의리를 중요시하며, 재미와 개성을 추구하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본인도 그러한 식으로 행동하겠지만,
타인을 볼 때 역시 저러한 기준에 부합하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철수가 스포츠를 좋아한다면,
손익에 민감하니 잘하는 선수를 좋아할 것이고,
로얄티를 중시하니 한 팀에 오래 있는 선수를 선호할 것이며,
재미와 개성을 추구하므로 유니크하고 통통 튀는 캐릭터에게 끌리겠죠.
한편,
내가 가진 구성개념들이 서로 불협화음을 일으키면 내적 갈등에 휩싸이게 되는데,
철수의 경우,
손익과 로얄티는 내적 갈등을 유발하는 부조화 요인이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내가 응원하는 팀의 A라는 선수가 잘해서 애정했는데,
A가 부상을 당해 실력이 급감했다고 칩시다.
팀에 도움이 안 되는 거죠.
이렇게 되면 손익의 측면에서 A는 자격 미달이 되지만,
나는 또 로얄티가 중요한 사람이잖아요.
도움이 안 된다고 누군가를 헌신짝처럼 버리기에는 스스로가 용납이 안 되는 거죠.
이와 같이,
핵심 구성개념 중에 서로 상충하는 요인들이 있으면 내적 갈등에 빠질 일이 많아지게 됩니다.
또한,
내가 가진 구성개념과 내 지인이 가진 구성개념의 불협화음도 심각한 위협요인이 될 수 있어요.
철수는 인간관계에서 손익을 중요시 여기는데,
배우자인 영희는 신뢰를 중요시 여긴단 말이죠.
이러면 상대방의 행태가 이해가 안 될 때가 많아지고
결국엔 그러한 상대방에게 염증을 느끼게 될 수 있어요.
철수는 싸울 땐 싸우더라도 좋을 땐 확실히 좋고 재밌는 게 좋은데,
영희는 좋고 재밌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안 싸우는 게 중요해요, 갈등을 극도로 싫어해요.
이러한 쌍방간의 부조화도 심각한 불협화음의 요소가 되겠죠.
내 마음이 너무 괴로워서 심리상담가를 찾아가게 되면,
크게 두 가지 정도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내 얘기를 맘껏 할 수 있고,
상담가가 경청과 리액션을 곁들여 열심히 들어준다는 겁니다.
이렇게 내 감정을 분출하고 속에 쌓여있던 얘기들을 풀어놓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기분이 극적으로 좋아지는 효과가 있어요.
다른 하나가, 바로 내 구성개념을 알게 된다는 겁니다.
상담가와의 속 깊은 대화를 통해,
나는 어떠한 구성개념을 지니고 있으며,
지금 내 구성개념의 어떠한 부분들에 문제가 있는가를 캐치해서 올바른 방향으로 조정해 주는 겁니다.
이게 앞서의 사례처럼 서로 상충되는 두 개념들의 문제일 수도 있고,
아니면 어떤 하나의 잘못된 구성개념이 나를 계속해서 괴롭히고 있는 상황일 수도 있어요.
(ex. 능력이 있다없다와 같이 능력 여부를 최우선시하는 사람의 경우,
내 성과가 지지부진할 때 자기혐오에 빠진다거나,
내 주변 사람들의 성과가 지지부진할 때 그들을 비난하며 심각한 관계 갈등을 초래할 수 있음)
나는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요인들을 중시하는가?
있는그대로 솔직하게 나의 핵심 구성개념들을 리스트업해보세요.
그 리스트는
내가 세상을 해석하는 방식과
내가 타인을 평가하는 패턴에 대해 알려줄 거에요.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과 서로의 구성개념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그 대화가
서로를 위해 해서는 안 될 행동과
서로를 위해 해주면 좋을 행동들을 명확히 구분해 줄 테니까요.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첫댓글 나에게 중요한 가치를 아는것 상대에게 중요한 가치를 아는것이 중요하고 그것을 존중해야한다고는 생각했었는데 말씀해주신대로 아무리 노력해도 불협화음을 도저히 피할수없는 관계도 있겠다 싶네요 좋은말씀감사합니다
제가 어떤 문제가 생겼을때 친구와 같이 얘기하는 과정을 통해
문제에 대한 정리를 하고
문제점과 해결책을 파악하는 형식이었는데
위의 방식과 비슷한 면이 있었네요.
무명자님 글 읽으면서 또 한번 정리가 되는것 같습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려요
최근 비스게에 일상생활에서의 갈등에 관해 올리신 분들이 많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우연인지 의도신지 모르겠지만 좋은 글 감사합니다
구성개념!!! 좋은 글 감사합니다
믿고보는 무명자님 글! 항상 재밌고 유익한글 감사합니다~
우선순위나 가치관과 비슷한 개념같아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