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주와 운정
김 난 석
“솔 솔 솔 오솔길에 빨간 구두 아가씨......”
빨간 구두 아가씨는 1963년도에 하중희가 쓰고
김인배가 곡을 붙여 남일해가 불러 히트했다.
“또옥 또옥 똑 구두 소리 어딜 가시나......”
전통의 트롯 풍에서 벗어나
몸을 흔들어대는 듯 스윙 풍의 가락으로
젊은이들의 인기를 한껏 끌어 모았는데
건들, 살짝 건드려보는 뉘앙스도 풍긴다.
“한 번쯤 뒤돌아 볼만도 한데......”
아마도 앞에서 걸어가고 있는 빨간 구두 아가씨의
뒤태를 보고 있었을 테다.
심히 궁금하기도 했으리라.
시인 나태주는 자세히 보아야 아름답다 했다.
관심을 그렇게 표현한 것일까?
하지만 자세히 보면 티만 보이기도 한다.
달이 항아(姮娥)로 보이는 건 멀리 있어서가 아니던가.
로켓을 타고 가보니 울퉁불퉁한 불모지였던 것이다.
때론 멀리 바라보기만 할 일이다.
그것도 뒤에서 말이다.
“이놈들아, 왜 여인의 치맛자락을 붙잡으려 드느냐?”
“똑 똑 걸어가는 여인의 하이힐 소리와 간음하면 되느니라.”
학창 시절 어느 교수님의 말씀이 간간 귓가에 맴돈다.
특히 몸을 가까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그런 것이다.
유석 조병옥 박사에 얽힌 일화가 있다.
그 따님의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 세 번 놀랐다 했는데,
하나는 하이힐을 신고 걸어가는 뒤태에 놀랐고
둘은 그게 유석의 따님이란 사실에 놀랐고
셋은 그 얼굴을 보니 유석을 닮아서 놀랐다 했으니
멀리 보아야 아름답다는 이치가 숨어있는 것이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시력이 자꾸 나빠진다.
그러하매 자세히 들여다보기도 어렵다.
멀리 보란 말인가...
“빨간 구우두 우 아아가씨 혼자서 가네......”
이젠 또옥 똑 똑 걸어가는 하이힐 소리만 나도 반가운데
그마저 어디 숨었는지 볼 길은커녕 들을 길조차 없으니
두 허벅질 두드리며 장단이나 맞추는 수밖에 없겠다. / 2021. 6. 20.
어제는 효주 여사와 운정 여사가 무대에 올랐다.
왜 올랐는지는 물을 것도 없다.
그냥 보는 눈이 호강했던 것이다.
매력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근원을 알 수 없는 끌림이다.
미려한 받침대에 올려진 꽃병이 아름답다.
그러나 책상 위에 가로 놓인 장미도 아름답다.
말쑥하게 가발을 쓴 모차르트는 매력적이다.
그러나 봉두난발의 베토벤도 매력적이다.
가지 련한 치열의 여인이 아름답다.
그러나 한 둘 덧니가 보이는 모습도 매력적이다.
하이힐에 올라 선 여인이 아름답다.
그러나 정지용은 사철 발 벗은 누이를 그리워했다.
팔등신을 아름다운 여인의 기준이라 말한다.
그러나 다윗상을 조각한 미켈란젤로는
미인은 중후한 바위 속에 들어앉아있다고 했다.
나는 이런 말이나 할 뿐, 왜 효주와 운졍, 그들이 매력으로 보였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그들을 아래 위로 훑어보면서
거추장스러운 부케와 의상을 걷어내 보고 싶었고
빨간 구두를 신겨보고 싶었다.
여인의 치장은 모자에서 끝난다고도 했으니
페도라든 베레모든 무엇이라도 씌워주고 싶기도 했다.
그렇다면 나는 그들을
미켈란젤로가 말한 원석으로 들여다보고 있었던 것인가?
오늘의 단상을 이렇게 적어보지만
스커트든 바지든 상관없이
빨간 하이힐이니 구두를 신고
몇 미터 앞에다 두고 또박또박 걸어가는 모습을 연출하는 분이 있으면
누구든 후한 선물을 드리겠습니다.
일시 : 2021년 10월 25일 11시
장소 : 송파구 석촌호수 호반 카페(Jbout)에서 시작
첫댓글 ㅎㅎ 석촌호수 가는 건 문제 없는데 구두가 없네요‥힝~
운동화 신고 가면 안되나요? ㅎ
위에 효주님.운정님.
정말 아름답습니다‥
이쁜 님들 올러주신 석촌님.
감사합니다‥
꿀 밤요~^^
유영이여사야 뭐 자게방 지킴이니까 특별히 ^^
이 모든 외로움 견뎌낸 바로 그사람.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안치환의 노래가 도배하는 장면입니다~**
네에 그렇습니다.
운정씨 우리 동네 인근 사시는 분이십니다.
그렇군요
좋은 동네인거 같던데
@석촌 용주사와 융건릉 인근입니다.
동네 이름을 정조대왕이 지어주셨다고
들었고,
동네 입구에 안녕리 표지석이 있답니다.
효주님과 운정님 축하합니다
좋은 시간 가지셨군요
꽃속에 묻히셨네요
맞아요 그게 꽃인지 저게 꽃인지
https://youtu.be/Gq5KESxYi0E
또다른 빨간구두 ~~
PLAY
참 경쾌한 리듬입니다
꽃보다 아름다운 두 분의
멋진 사진
잘봤어요.
저는 빨간 구두는 있는데
하필 그날은 수업 하는 날이라서
시간이 안되니
너무 아쉽습니다.
ㅠㅠ
그러면~
이신바예바가 빠지는 장대높이뛰기 경기가 될거같은데..ㅋㅋ
그날 비가 오면 순연하지요 뭐.
하이구 석촌님께서 사진도 올려주시고..너무 감사합니다
사진보니 오늘부터 다이어트 꼭 해야겠어요 웃는얼굴에 눈이 안 보이니 ㅎㅎ
타트요? 그냥 편하게 지내는게 좋아요
먹고 싶은거 먹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