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사목’의 준말인 원목은 병원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환자들의 전인 치료를 목적으로 이뤄지는 영적 치유 활동을 일컫는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가톨릭 의료 활동의 목적은 ‘가장 연약하고 무방비 상태에 있는 사람, 가늠할 수 없는 고통의 신비 앞에 의미를 찾는 환자들의 안녕’이라고 했다. 원목이 가톨릭 의료 활동의 핵심임을 강조한 것이다.
지금까지의 원목 활동은 교회 전통에 따라 기도와 성사, 그리고 대화가 주를 이뤄왔다. 그러나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전통 방식의 원목은 이제 달라져야 한다는 요구를 받고 있다. 전통적인 원목 활동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병원 내 다른 직군들과 대등한 전문성을 갖고 다학제적인 방식을 통해 전인 치유에 나서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전문적인 원목자를 체계적으로 양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음에도 원목자 양성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현실에서 9일 한국가톨릭원목자협회가 창립한 것은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협회 창립으로 원목자를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것은 물론 전국적으로 흩어져 있는 270여 명의 원목자들이 정보를 교환하고 교류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한국가톨릭원목자협회는 원목자 양성 시스템으로 이론 위주인 1단계 기초 교육과 실습 위주인 2단계 임상사목교육(CPE), 그리고 1ㆍ2단계 수료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3단계 전문 교육 과정을 마련했다. 전체 교육 과정이 자리를 잡으면 한국 교회 병원사목은 새로운 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돌봄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교회의 사명이다. 한국가톨릭원목자협회의 출범이 환자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더욱 따뜻하게 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