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아이 어린이집 담임선생님이 코로나 확진이 된 후, 무사히 지나가나 싶었지만 결국 저와 아이가 확진 판정을 받았어요. 코로나 증상이 사람마다 다르다지만, 처음 걸렸고 처음 느껴보는 고열과 몸살에 3일을 꼬박 앓다가 오늘이 되어서야 열이 떨어져서 그나마 한결 낫다 싶었어요.
남편도 어제 밤에 컨디션이 좀 안좋았다고해서 퇴근시간 맞춰서 삼겹살을 구웠어요. 고기를 좋아하거든요. 고기를 먼저 다 구웠고, 김치도 볶아주면 잘 먹으니까 김치 볶는 동안 먼저 가서 먹으라고 했어요. 상은 이미 거실에 펴놓았고, 세팅해야 할 것들은 제가 부엌에 둔 상태였어요.
볶음김치 다 하고 저도 상 앞에 딱 앉았는데... 제가 고기먹을때 돈까스 소스를 찍어먹거든요. 그냥 어릴때부터 찍어먹던거였고, 남편도 신기하다며 알고 있었어요. 부엌에 2칸짜리 종지랑 쌈장 돈까스소스 올려놨었는데, 딱 종지랑 자기 먹는 쌈장만 가져가서 먹고 있는거에요...
근데 진짜 별거 아니잖아요. 근데 그게 왜 그렇게 서럽게 느껴지던지... 제가 "어떻게 딱 자기 먹을 쌈장만 들고오냐" 하니 몰랐대요... 밥을 딱 한 술 떴는데, 몸이 아파서 예민해서 그런건지 그냥 눈물이 후두둑 떨어지더라구요. 남편이 놀랐는지 왜그러냐고 하고 아이가 옆에서 티비를 보고있어서, 괜히 큰소리 내기 싫어서 됐다고 하고 밥을 먹었어요.
근데 계속 물어보는거에요... 그래서 울면서 나는 오빠가 볶음김치 좋아하니까 그거 만든다고 늦은건데, 내가 돈까스 소스 찍어먹는거 뻔히 알면서 혼자 쌈장 들고와서 먹고있냐고.. 하니 별것도 아닌걸로 왜 저러냐고 뭐라고 하더라구요. 네, 진짜 별거 아닌데 별거처럼 느껴지더라구요. 그냥 사소한건데 그 사소한거 조차도 챙김받지 못하는 기분?...
그러더니 남편이 벌떡 일어나서는 남은 밥을 버리더라구요. 별거 아닌걸로 밥맛떨어지게 한다고... 저도 화나서 상에 있던 샐러드 싱크대에 부어버렸더니 버렸다고 소리지르고....
연애때, 신혼때는 잘 못느꼈어요. 저는 삼남매 맏이이고, 남편은 삼남매 늦둥이거든요. 전 챙기는게 익숙하고, 남편은 챙김 받는게 익숙한...
근데 아이를 낳고 키우다보니 그냥 사소하고 별거 아닌거에 섭섭해지고 눈에 보이기 시작하더라구요. 외식을 나가도 저는 아이 먼저 먹이느라 공기밥 뚜껑도 못열고 아이 먹이고 있는데, 자기 혼자 밥말아서 후룩후룩 먹고 있다거나... 그냥 뭘 먹으러가도 항상 아이가 먼저가 아닌 본인이 먼저.. 섭섭해서 얘기하면 자기가 얼른 다 먹고 애기 봐줄테니 저 혼자 편하게 먹게하려고 그랬다며...
다행히 열은 내렸지만, 기침 가래 코막힘때문에 오늘 하루가 계속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그런걸까요. 고작 소스 하나에 눈물이 나고 섭섭하고 그러네요. 아이 삼시 세끼 밥 챙겨먹이고 약 먹이고 놀아주고.. 정작 나는 입맛없어 빵 하나 먹은게 다인데.. 참 서럽네요.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네요.
어제는 그냥 세상 슬프고 서러워서 처음으로 써본 글이었어요. 이렇게 많은 분들께 댓글을 받을거라 생각도 못했습니다. 남편이 혼자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고, 코로나 걸린지 한달정도 밖에 안되어서 안일하게 생각했던거 같아요. 접시는 다 각각이었지만, 겸상이 불편하셨다면 너무나 죄송합니다.
남편은 평소에도 원하는게 있으면 항상 콕 집어서 얘기해달라고 해요. 여러번 시키지말고.. 근데 결혼 6년차인데 이젠 스스로 할 순 없는건지.. 잔소리하는것도 지쳐서 그냥 내가 하고말지 하는데 어제는 그냥 조금씩 쌓아왔던 감정들이 몸이 아프단 핑계로 터져나온거같아요..
몸도 회복하면 마음도 회복할 수 있겠지요. 원래는 할말 다 하고 사는데 어제는 너무 고구마처럼 굴었어요. 답답한 글에 토닥토닥 해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리고, 날씨는 춥지만 모두 마음만은 따뜻한 겨울 보내시길 바랄게요. 감사합니다!! :)
첫댓글 이와중에 찬반댓 ㅈㅈ같노
모르긴 뭘 몰라..ㅋㅋㅋㅋ 저런인간들 빤히 알면서 귀찮고 싫고 이해안가는거 찍어먹는거 속으로 존중할 생각도 없으니까 지가 처먹를거만 가져가는거임.. 그래놓고 왜그러냐 그러면 몰랐어~ 한마디로 퉁치는거지.. 저거가지고만 글쓴이가 그러겠냐.. 배려도 없고 생각도 없는행동 쌓이고 쌓이니 몸도아픈데 터지는거... ㅉㅉ 저런거랑 살려면 대가리 깨지겠다 싶네
난 애초에 이해안되는게 먼저 쳐먹고있는거 꼴보기싫어 그걸 못기다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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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ㅂ 상사랑 밥먹어도 저렇게 지 소스만 쳐 먹고 그렇게.굴거야?아니잔어 걍 만만하니까 무시한거잖아
아 난 못살아…평생 저거 못 고침. 군대나 회사에선 저 지랄 안 할거면서ㅋㅋ나도 어릴 때 엄마한테 밥 먹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다 배움 못배운 새끼 티내네
먼저 처먹는것도 이해 안되고 먼저 처먹으면서 해준사람건 안챙기는것도 이해안되고 지는 밥버려도되고 와이프는 안되고 지 꼬라지난모습 보이면 왜그러냐 하고 달래라는거지 병신이노
쳐 먹을 줄 만 아는 짐승새끼지 뭐
아아악답답해
진짜저런병신이실제로존재해?ㅜ 나진짜돌겠나
규제뭐임.....?
글 하나에 병신같은 요소가 도대체 몇개냐 아픈 와이프 고기굽게 해, 지소스만 가져다 먹어, 우니까 밥맛떨어진다고 밥버려, 와이프도 음식버리니까 소리질러 ㅅㅂ..
남편새끼 어딜 밥을 버려? 싸가지 바가지 아니야
준비해둔 종지가 두칸짜리인데 몰랐을리가;;; 항상 그렇게 먹어온건데 지쳐먹을것만 쏠랑 가져간거지.. 글고 밥맛떨어진다고 갖다버리는 못된짓은 어디서 배워온거임...?가정교육어메이징하네..
한쪽은 준비중인데 먼저쳐먹는거부터 이해불가
2
33ㅋㅋㅋ난 가족이든 친구든 애인이든 절대 먼저안먹음;;
시바럼이
볶음김치랑 삼겹살 그대로 가져다가 버렸어야지
아오 악플 달고 싶네
난 이건 좀 글쓴이가 오바 같은디 저거 우울증 증상 아냐?ㅠㅠ 나도 한창 일할때 누가 한마디만 던져도 눈물 쏟았었어서 뭔지 알거 같은데... 그동안 힘든게 쌓여서 터진게 아닐까 싶음 (남편이 잘했다는거x 글쓴이 감정이 이상하다는거x 저렇게 쉽게 눈물 터지는게 걱정되어서 그럼
아 추가글 존나 아 어어아아아 답갑해 우ㅜ우우ㅜ아 시발
이게 사소해? ㅋㅋ오래된 동료나 친구여도 서운한데 자기먹을것만 띡
아님 미안하다고 늦게나마 챙겨주고 풀어줘야지
걍 미안하다 미처 생각 못했다고 하면 후장 따이냐? 집밖에서 남상사남 한테는 후장 존나게 빨아제끼면서 와이프만 만만하니까 저따위로 굴지 십창놈
글만봐도 존나 스트레스받아 아내분 저새끼랑 계속 살면 병 생길거같아…
사소해 보여도 이런게 쌓이면 사람 돌아버리는거지ㅋㅋㅋ 그리고 하날 보면 열을 안다고....
저것뿐아니고 쌓이고 쌓인거같아
몰랐을 수 있음 그럼 그냥 미안하다고 몰랐다고 하는게 어려움? 밥 갖다버린것부터 걍 미친놈
미안하다 몰랐다하면 될걸 승질부리고 별것도아닌걸로 이런다고 가스라이팅하고 기죽이려드네
저건 이기적인거임 사소한거라고? 모든 사소한거에서 저 남편은 저러고 살았을걸? 그 사소한게 여러개면 절대 사소하지않음
지 말대로 별 것도 아닌 일인데 하면 되는거 아닌가? 겨우 그 별 것도 아닌 일 안 해서 아픈 몸으로 병간호 하고 삼겹살까지 굽는 아내가 눈물 흘리게 만들다니...
저기서도 미안해 미처 생각을 못했어 오늘 하루종일 몸 안 좋고 힘들었을텐데 덕분에 맛있는 저녁 먹는다 고마워 하고 안고 우는거 달래줬으면 말 몇마디에 바로 풀어졌을텐데...
아무것도 안 할 권력..
흠... 남편감 선택 실패!
진심 이딴걸 판에 올려서 물어볼 일임? 회시 동기도 저렇게 안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