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국립 소화기병학 연구소 연구팀, 지방간 환자 60명 대상 임상시험
매일 오렌지 400g 섭취 시 LDL 수치 감소 경향… 혈액 내 지질 상태 변화 확인
폴리페놀 성분을 통한 지질 대사 조절 및 대사이상 지방간 개선 가능성 시사
오렌지에 풍부한 폴리페놀 성분이 지질 대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대사증후군을 동반한 지방간 질환인 ‘대사이상 지방간질환(MASLD)’ 환자가 매일 오렌지를 섭취할 경우 체내 지질 대사 개선 가능성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국립 소화기병학 연구소 연구팀은 대사이상 지방간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오렌지 섭취가 혈청 지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오렌지의 폴리페놀 성분이 혈액 내 지질 대사 지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식단과 질환 관리의 연관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연구팀은 참여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4주간의 비교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실험군에게는 매일 나벨리나 품종의 오렌지 400g을 섭취하게 하고, 대조군은 오렌지 섭취를 제한해 비교 조건을 설정했다. 특히 연구 기간 중 알코올과 카페인을 포함해 폴리페놀 성분이 함유된 다른 식품의 섭취를 자제하도록 식이 권고를 병행했으며, 참여자들의 혈액을 채취해 생화학적 측정 및 혈청 내 지질 성분의 변화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오렌지를 섭취한 실험군에서 혈관 벽에 쌓여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감소하고, 혈관 내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운반하는 고밀도 지단백(HDL) 수치는 증가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다만 연구진은 이 같은 수치 변화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 도달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혈액 내 지질 상태 변화는 오렌지에 풍부한 폴리페놀(Polyphenol) 성분이 지질 대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세부 지질체 분석 항목을 살펴보면, 오렌지 섭취군에서는 염증 유발 물질인 아라키돈산(AA)이 줄고, 비만 및 인슐린 저항성과 관련된 지표로 알려진 EPA 수치는 상승했다. 이러한 경향은 지표 간 상관관계 분석에서도 확인됐다. 항염증 작용을 하는 오메가-3와 EPA 수치가 높을수록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수치도 함께 높아지는 연관성이 확인됐다. 반면 체내 염증 수치가 높을수록 HDL 수치는 오히려 낮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이처럼 일부 지표 변화가 관찰된 것은 오렌지 섭취가 대사이상 지방간 환자의 지질 대사 개선과 관련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 책임자인 마리아 노타르니콜라(Maria Notarnicola) 박사는 “이번 연구는 대사이상 지방간 환자를 대상으로 오렌지의 폴리페놀 성분이 혈액 내 지방 성분 수치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 초기 임상시험 중 하나”라며 “오렌지가 지질 대사와 관련된 식품으로서 잠재적 가치가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Effect of 4-Week Consumption of “Navelina” Oranges on Serum Lipid Profile in Patients with MASLD: Evidence from a Randomized Clinical Trial, 나벨리나 오렌지 섭취를 통한 지방간 환자의 혈청 지질 개선 효과: 임상 시험 결과)는 2026년 4월 국제 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에 게재됐다.
임수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