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래봉 철죽 꽃구경하고 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 3대 철죽 군락지로 소백산. 황매산. 바래봉을 꼽는다.
바래봉은 작년 지리산 둘레길 걸을 때,
마을 사람 한분이 봄에 바래봉 철죽제를 하니 그때 다시 한번 와보라는 예기를 듣고 그러마고 했는데 우연한 약속을 지키게 됐다.
바래봉은 전북 남원과 인월에 위치한 곳으로 원래 발산(鉢山)인데 바리(사발)를 엎어 놓은 것과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일산에 있는 정발산(80m)도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16일(일) 동대문에서 동료11명이 만나 예약한 00산악회 버스로 7시 출발 남원시 운봉읍에 도착하니 11시다.
입구 정류장에는 버스와 승용차 수백대가 꽉 차있고 등산로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아마 운봉읍이 생긴 이래 최고의 인파인지 모른다.
바리봉 높이가 1165m 인데 출발지점이 해발 400m라니 큰 부담은 안 된다.
좌측 우회도로는 차도 다닐 만큼 넓으며 시야가 트여 많은 것을 볼 수 있는데 햇볕에 노출되어 땀이 난다.
반면 우측은 숲 속 길로 그늘이지만 가는 사람이 별로 없다.
중간에 한번 쉬고 바래봉 밑에 다달으니 이곳 부터는 급경사고 길도 외길이다.
한참을 숨차게 오르니 정상에 철죽은 없고 작은 바위와 세로로 (바래봉 1165m ) 쓴 표지목만 있다.
그래도 사방을 둘러보니 서북으로 운봉읍이 보이고 동남으로는 멀리 지리산 능선이( 천왕봉부터 촛대봉 반야봉 노고단) 장엄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원래는 5월중순이면 정상부까지 꽃이 만개하는데
올해는 이상기온(저온)으로 산 하단부만 만개하고 중간일부와 상단부는 꽃몽오리 상태인데 그것도 또 다른 멋이 있어 보였다.
붉은색 가운데 더러 흰색에 가까운 꽃을 피는 나무가 있는데 더 탐스럽고 돋보인다.
일부 구간은 외길이라서 서로 비켜가기가 어려운 곳도 있고 흙 먼지가 많은것이 옥의 티다.
산악회 가이드의 주의 사항 전달에 이어 지형 설명을 하는데 (팔랑치. 정령치. 부운치. 세동치 등) 유난히 치자가 붙은 곳이 많다.
치(峙)는 높은 언덕을 뜻한다.
아마 전투할 때 (6,25) 아군이나 빨치산이 수비 진지를 구축한 장소 같기도 하다.
이곳이 철죽으로 유명한 이유는 대강 이렇다.
1971년 박대통령이 호주를 방문하고 시범면양 목장을 2,000여평 조성하였는데 면양이 잡목과 풀은 모두 먹어 치워 철죽만 남겨져 있었다니 철죽 나무에 우리가 모르는 독성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 후 지역에서 계획적으로 철죽 나무를 더 식재하여 오늘의 명성을 얻게 되었다.
애초의 목적과는 빗나갔으나 결과는 더 크게 성공한 것 같다.
우리일행은 바래봉에서 팔랑치를 지나 부운치에서 뱀사골 방향으로 하산하다가 마침 0교사의 친척이 하는 펜션에 들려 시원한 동동주에 따뜻한 두룹전을 먹으니 천하일미가 따로 없다.
5시쯤 늦은 점심 (산채나물)을 먹고 잠간 휴식후 버스에 몸을 싣고 서울양재동에서 내려 3호선 전철을 타고 집에 오니 11시.
오늘 하루 바쁘고 힘들었지만 뜻 있게 보냈다... 끝
첫댓글 바래봉 철죽꽃 구경을 잘 하고 오셨군요...이상기온으로 꽃이 만발하지 못한 것같네요. 철죽꽃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독성이 있는 것같아요...진달레꽃은 사람들이 먹기도 하는데 철죽꽃은 먹는 것을 못봤어요...바래봉의 철죽꽃을 상상하며 주신 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몇해전 지리산 바래봉 철죽꽃 산행을 한 적이 있는데 경문의 산행기를 읽어보니 또가고 싶어지네요. 지난 주에 보성의 초암산 등정을 했는데 그곳의 철죽도 대단합디다. 몇년전에 군락지를 발견하여 공원을 조성하고 2년전 부터 입산을 시키고 있다고 하는데 좋은 느낌을 가지고 돌아왔지요. 경문의 산행기 잘 읽고 가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