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는 딸네 집 마당을 손질해주었지요. 이제는 내 일도 생기고 힘에 부치기도 해서 올해부터는 모른 체 했어요. '이제는 지들이 알아서 하겠지.' 했고 딸도 "엄마 내가 할게." 하길래.... 알뜰살뜰하지 못한 딸이 미덥지 않아 노파심으로 당부를 했었지요. "꼭 제초제를 뿌리라" 고
가끔 들러서 보면 과실수 나뭇가지가 길가쪽으로 뻗어나오고 울타리로 친 호랑가시나무는 삐쭉삐쭉 솟아나 있고 잔디는 무성하게 올라와 사람이 사는 집인지 폐가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가 됐더군요. 전정가위를 꺼내 들자 "엄마, 전동 전정톱 사다가 자를거야." 하길래 '그러려니...' 했지요. 근데 날이 가고 달이 가도 전정하는 기미는 보이지 않고 태평해 있길래 잔소리를 했더니 어느날은 말끔히 정리했더라고요. 근데 문제는 잔디를 안 깎고 그냥 두는 거예요. 보다 못해 요 며칠을 검질(잡초)을 맸지요. 사거리 길가집이라 오가는 사람들이 흉 볼 것도 같고 오는 福도 달아날 정도로 흉칙해 보여 할 수 없이 팔을 걷었어요. 집도 깨끗해야 좋은 기운이 들어올 것 아닙니까.
일 끝내고 오는 길에 들려 해 질 녘까지 4일을 드나들어 드디어 오늘 마무리를 했습니다. 잡초를 뽑은 뒤에 잔디를 깎는 것이라 시간이 배 이상 들더군요. 이건 잔디밭인지 잡초밭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라 아예 싹 갈아엎어 버리는 게 나을 정도로 한심해서 궁시렁 거리며 했지요. 도마뱀이 튀어 나오고 방아깨비들이 놀라 도망치더라고요. 잔디는 너무 긴 탓에 전동 잔디깎이가 헛돌기까지 하고 충전시키면서 하다보니 짜증도 나고 덥기는 하고 모기에게 피를 보시하며 겨우겨우 마무리 했습니다. 땀이 비 오듯 하고 눈에 들어가 앞이 뿌옇게 보여 연신 땀을 닦아내며 물을 주전자 채 들이키며 이윽고 끝냈지요.
잡초란 게 얼마나 끈질긴지 뿌리 채 뽑지 않으면 금방 발을 뻗어 나가죠. 생각해보니 요즘 애들은 잡초도 모를 것 같아요. 잔디인지 잡초인지도 헷갈리는 건 당연하겠죠.
마당 관리 못 할 거면 아예 세멘트로 발라버리라 했더니 애들 정서상 안 좋대나 뭐래나. 나 참 어이가 없어서 .....
* 요즘 일본어 해석 (숙제) 못해 변명삼아 이 글을 올립니다. 회장님 이해 해 주시겠죠? 지치기도 하고 손에 물집도 생기고 완전 다운 상태입니다. 내일은 친구들이 회 먹으러 가자고 하고 모레부터 숙제 하렵니다. ㅎ 일어방을 위해 노고가 많으심에 늘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며칠 푹 쉬고 따님 마당 한번더 보시고 맘에 드실때까지 잔소리 하시다가
천천히 하셔도 됩니다..
내일 맛있게 회 드시고 오세요.
소주 한잔 곁들이면 더 좋을텐데..ㅎㅎ
깊은밤 감기 조심하시고 편하게 지내세요..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는 통에 즐기지 않습니다만
친구가 운전한다니 두어 잔 마실까 합니다. ㅎㅎ
할일을 눈앞에두고는 ....아우라님이 못 참고 수고 했군요 ㅎ
울딸도 말로는 엄청 까다로운 심사관 같은데 하는거 보면...
코로나 두집 살림에 왔다 갔다 정신이 없답니다.
건강 잘 챙기세요 ^^
하미 선배님
코로나 땜에 바쁘시군요.
그래도 건강 잘지키시고 다음에 볼때
이뿌게 하고 만나요..
이렇게 자극을 줘야 이뿌지시겠죠? ㅎㅎ
@응도 서하미님 오랜만입니다.
우리 어머니들은
아들네집에 갔다가
딸네집에 갔다가 바쁘지요.
아쉬울 때마다 불러 들입니다.
산방산 앞에서
우리 회원들을 위해
식사 준비하고
고기 굽느라
땀 흘리면서도 밝게
웃으시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영원히 잊지 못 할
소중한 추억이 됐지요.
다가오는 추석에도 무리하지 마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애들이 다 그래요 말로만 알아서 한다지만 어디 그런던가요
더위에 마당정리 잔디정리 하는라고 고생하셨네요
그래도 해놓고 보면 깔끔하고 이쁘지요
이젠 좀 쉬면서 건강챙기세요~ㅎ
정말 말로는 다 해요.
실천은 안 하면서....
얼마나 보기 흉해야 제가 했겠습니까?
도마뱀, 방아깨비, 지렁이,개미떼들한테는
집을 빼앗았지만
할 수 없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