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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게시판 스크랩 [불교신문] 아잔브람 스님과 수불 스님의 ‘대담법회’
이루 추천 0 조회 140 13.11.28 16:0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세계적인 명상가 아잔브람 스님 첫 한국방문

명상캠프 참가자 지도 … 수불스님과 ‘대담법회’도

 

데스크승인 2013.01.10  09:32:01 이성수 기자 | 사진=신재호기자

 

 

 

 
수불스님과 아잔브람 스님이 1월9일 안국선원과 보디니야나수행센터의 자매결현 협약을 체결했다

 

세계적인 명상가 아잔브람 스님이 처음으로 한국을 방한해 간화선 수행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1월9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아잔브람 스님은 같은 날 오전 11시 서울 안국선원에서 수불스님(범어사 주지)과 ‘대담법회’를 가졌다.

 

아잔브람 스님과 수불스님은 상호 수행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부처님 가르침을 바르게 익혀 생활에서 실천하는 방법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남방불교의 명상수행에 대한 세계적 권위자와 한국의 전통적인 간화선을 전하고 있는 수행자의 공개적인 ‘대담법회’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아잔브람 스님은 기조법문을 통해 “행복해지고 싶다면 과거도 미래도 놓아버리고 법(法 )이 살아 숨 쉬는 지금 이 순간으로 와야 한다”면서 “고요하게 내려놓고 비우면 진리를 볼 수 있고 삶도 행복해진다”고 강조했다.

 

수불스님은 간화선 수행에 대해 설명한 후 “선은 신비가 아니라 ‘공개된 비밀’로 지혜의 눈을 뜰 수 있는 가장 쉽고 빠른 효과적인 수행법”이라면서 “선불교가 세상에 등장해 인류를 무지에서 깨어나게 할 수 있는 정신적 혁명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중앙승가대 교수 미산스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대담법회’는 1시간 30분 동안 진지한 가운데 계속됐다. 대담법회에는 철우스님(사천 구룡사 주지), 원담스님(선원수좌), 정명스님(선원수좌), 제정스님(중앙종회의원), 맥산스님(선재선원장), 광명스님(비로선원장), 법성스님(범어사 사회국장), 일명스님(선원수좌), 도재경 서기관(문화체육관광부), 전현수 정신과 전문의, 진우기 지엘통번역센터 원장을 비롯해 사부대중 5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안국선원과 보디냐나 수도원은 상호 협력과 교류를 담은 협약서를 체결해 세계인에게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기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한편 오는 10일부터 16일까지 동국대 국제선센터에서 진행되는 세계명상힐링캠프 참가자들을 지도하기 위해 방한한 아잔브람 스님은 틈틈이 봉은사, 조계사, 구룡사 등에서 특별법회도 갖는다.

 

세계명상힐링캠프 준비위원장 각산스님(참불선원장)은 “간화선의 정혜쌍수와 다르지 않은 남방불교의 정통수행법인 ‘호흡명상(안반선, 安槃禪)’을 통해 부처님 당시의 수행법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선정과 깨달음의 세계를 실참하기 위해 아잔브람 스님을 초청한 가운데 명상캠프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아잔브람 스님은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했으며, 태국에서 출가해 아잔차 스님에게 부처님 가르침을 공부한 후 명상수행에 전념하고 있다. 특히 호주의 보디냐나 수행센터를 중심으로 전 세계인에게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국내에도 출간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끈 <성난 물소 놓아주기> <술취한 코끼리 길들이기>의 저자이기도 하다.

 

다음은 1월9일 오전 11시 서울 안국선원에서 거행된 아잔브람 스님과 수불스님의 대담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 수불스님 기조법문

   

수불스님

 

= 좋은 인연입니다. 멀리 호주에서 한국을 방문하신 아잔 브람 스님, 사회를 맡아주신 승가대 교수 미산스님, 그리고 오늘 토론회를 주선해주신 각산스님을 비롯한 여러 수좌스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지금 세계는 바야흐로 IT 시대가 열려, 불법의 모든 정보도 인터넷 상에서 실시간으로 전 세계인이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각자 독자적인 길을 걸어왔던 남방과 북방의 불교도, 이제는 부처님의 공통된 가르침 안에서 서로 만나 소통하고 융합하는 새로운 시절 인연을 열어가야 할 것입니다.

 

이런 뜻에서 우리는 존경하는 태국의 아잔 차 스님께서 아끼시던 영국인 제자인 아잔 브람 스님의 한국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한국의 전통수행법인 간화선과 태국의 숲속 수행 전통이 깊은 상화 이해와 교류를 가지기를 기원합니다.

 

오늘 국경을 넘어 불조의 혜명을 나누는 이 자리에서, 아잔 브람 스님의 맑고 넉넉한 미소를 대하니, 아무래도 우리는 전생부터 각별한 법연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소납은 지난 23년간 안국선원에서 약 250여회 이상의 집중수행을 통해 2만 여명에게 간화선 수행을 실시했고, 그 결과 과반의 참가자들이 선 체험을 맛보았습니다. 그들은 신체적, 정서적, 인지적, 성격적 변화를 맛보고, 그에 따라 대인관계및 불교신앙에 획기적으로 긍정적인 확신을 가졌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런 축적된 수행지도 경험에 따라, 소납은 멀리 호주에서 오신 아잔 브람스님께 가능한 쉬운 언어로 간화선 수행의 진수를 들려드리도록 해보겠습니다.

 

1700년 전통의 한국불교는 일찍부터 선을 받아들였고, 오늘날 한국불교의 주류는 선종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전해주신 법등은 중국에 전해져, 육조혜능 대사는 모든 사람이 본래 지닌 자성을 그 자리에서 몰록 깨치는 견성법을 가르쳤습니다.

 

이것이 12세기 대혜종고 스님에 의해 간화선 수행법으로 계승되었습니다. 스님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선불교는 대승불교를 인연해서 최상승으로 발전한 수행법입니다. 활발한 성품의 한국인들은 이 적극적인 수행법을 수용하고 발전시켜왔으며, 오늘날 대한불교조계종은 간화선을 전통 수행법으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선은 본래부터 환히 드러나 있는 실상을 다만 직지할 뿐입니다. 선은 신비가 아니라, 굳이 말하자면 공개된 비밀입니다. 진리는 눈앞에 환히 드러나 있는데, 무명업식에 가로막혀 이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실질적인 간화선 수행을 통해 돈오의 인연을 열어줍니다.

 

간화선은 인간에게 지혜의 눈을 뜰 수 있게끔 이끄는 가장 쉽고, 빠르며, 효과적인 수행법입니다. 그 원리는 화두 의심을 통하여 학인의 내면 깊은 곳에 막혀있는 정신적 장벽을 깨트리는 것입니다.

 

간화선은 눈 밝은 선지식이 믿음을 낸 학인으로 하여금 화두 참구를 통해 참의심을 불러일으키고, 그 의심 뭉치가 터지면서 돈오케 하는 수행법입니다. 수행자는 의심에 걸려야 하고, 그것이 점점 커져서 온몸에 꽉 차면, 시절 인연에 따라 타파되는 것입니다.

 

간화선에서 화두 의심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바로 주객이 나누어지지 않도록 만드는 장치이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선지식이 공안을 통해 학인에게 화두 의심을 걸어주고 타파되도록 이끈다는 점에서, 간화선 수행은 오늘날 수행자에게 잘 맞는 효과적인 수행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간화선 수행의 실례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저는 초심자들을 이렇게 지도합니다. 먼저 저를 따라 손가락을 한 번 튕겨보게 합니다. 그리고 묻습니다. 무엇이 나로 하여금 이렇게 하게 합니까? 내가 하는 것도 아니고, 손가락이 하는 것도 아니고, 마음이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하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이어서 그들에게 ‘나’와 ‘손가락’과 ‘마음’이 하지 않는 것이라는 사실을 논리적으로 납득시킵니다. 그리고 학인이 어떤 대답을 해도 그것은 이름에 불과하며, 실질적인 것을 스스로 자각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인연이 있는 분이라면, 이쯤해서 그것을 알고 싶은 마음이 일어납니다. 조금이라도 알고자 하는 마음이 일어났다면, 눈앞을 가로막는 정신적인 벽을 느낍니다.

 

무엇이 나로 하여금 이렇게 하게 하는가? 이것은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그 문제는 한 번 보고 듣고 느끼면 됩니다. 이제부터 학인은 답만 찾아야 합니다. 문제 따라 답을 알려고 하는 마음이 일어나면, 뭔가 석연치 않은 기운에 마음속에 걸리게 됩니다. 뭔가 갑갑한 기운이 가슴에 자리 잡아, 삼키지도 못하고 뱉지도 못하게 됩니다.

 

그런 기운에 왜 생겼겠습니까? 답을 모르니까, 알고 싶어서 그런 것입니다. 모르면 모를수록 더욱 알고 싶은 궁금증이 그런 기운을 만들어 냅니다. 목마른 자가 물을 찾다가 물이 없으면, 목만 더 마르게 되는 경우와 마찬가지입니다.

 

갑갑하니 알려고 해야 하고, 알려고 하지만 알아지지 않으니까, 답을 찾아 계속 끝까지 의심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답을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 지속적으로 정신을 집중해서 그것을 알고자 하는 마음으로 밀고 나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 인연에 오랫동안 집중할 수 있는 힘을 기르지 않으면 공부를 지속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답을 얻을 때까지 쉬지 않고 집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의 집중은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집중과는 다릅니다. 일반적인 집중은 어느 한 곳에 몰두하는 것을 말하지만, 간화선 수행에서의 집중은 알고자 하는 마음으로 인연되어진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기운에 스스로 사무치는 것입니다.

 

인연이 있어서 진정한 화두 의심이 들려지면, 의심을 하지 않으려 해도 저절로 의심이 진행되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활구 의심이라고 합니다. 비록 그렇더라고 선지식이 옆에 있어서 역순경계를 넘어 정신적인 벽을 깨트릴 수 있도록 길안내를 해주어야, 공부가 순조롭게 진행됩니다.

 

이와 같은 모든 과정을 본인 스스로 알고 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혼자서는 화두 의심에 걸리기 어렵고, 걸리더라도 그 경계를 이겨내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그래서 먼저 길을 가보고 눈 뜬 경험자의 안내가 꼭 필요한 것입니다. 따라서 간화선 수행에서는 눈 밝은 선지식을 만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간절히 원하면, 선지식을 꼭 만날 수 있습니다.

 

간화선은 처음부터 대중들을 위한 지름길 수행법으로 나온 것입니다. 물질과학 문명이 발달한 것만큼 이제는 정신문명의 수행법도 발전해서 누구나 쉽고 정확한 방법으로 지혜의 눈을 뜰 수 있어야 합니다.

 

선불교가 세상에 등장하면서 인류를 무지에서 깨어나게 할 수 있는 정신적 혁명을 일으켰습니다. 이런 소중한 전통이 한국불교의 흐름을 통해 면면히 이어져오고 있는 것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잔브람 스님께서도 이번 기회에 한국불교와 간화선 수행법을 찬찬히 살펴보시고, 또 스님의 법을 한국에도 많이 소개해주시기를 부탁 바랍니다. 스님께서는 더욱 건강하셔서 부처님의 향기를 많은 이들에게 전해주시기를 축원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아잔브람 스님 기조법문

   

 아잔브람 스님

 

= 저는 무엇보다 사람들이 행복하도록 가르칩니다. 왜냐하면 제가 영국에서 젊은 학생 시절에 불교를 공부할 때 많은 스님들의 법문을 들으러 가면 지루해서 많이 졸았습니다. 어떤 경우는 너무 무서워서 도망간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스님들은 굉장히 행복해 보였고 우리에 대해서 정성을 많이 쏟아주시는 같았고, 그런 경우에는 제가 눌러 앉아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르칠 때는 먼저 웃습니다.(그것은 마케팅 전략입니다-대중 웃음) 사람들이 제가 웃고 있으면 제 말을 듣고 싶어하는 게 ‘저 사람이 행복하다, 나도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부처님의 핵심 가르침과도 동일합니다. 부처님께서는 고통을 없애고 싶다고 하셨으니까요.

 

제가 서양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고통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너무 많이 알고 겪었습니다. 저는 고통의 끝을 알고 싶었습니다. 제가 서양만 아니라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서도 가르치러 가는데 그것이 행복의 덕성이라는 것에 대해서 말을 많이 합니다.

 

아주 간단하게 술을 마시지 않는 것 만으로도 우리는 굉장히 더 건강하고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아시아에 있는 많은 분들은 귀신을 무서워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귀신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한국에도 그 귀신이 있다고 합니다. ‘병 귀신’이라고 하는 겁니다.

 

이상한 병귀신에 들리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말을 하고, 이상한 병을 먹고, 특히 차를 운전할 때는 사람들을 죽이기도 합니다. 병 귀신은 위스키병, 진병, 와인병, 맥주병에 들어 있는데, 일단 이런 병을 따고 마시면 귀신들이 목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면 이상하게 말을 하고, 사람들을 죽이게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영어로는 위스키를 증류쥬스 스피릿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영혼 즉 귀신이라는 뜻도 있어 술을 그렇게 부릅니다. 제가 이런 식으로 사람들을 가르치면 재밌는 이야기라고 듣다가 금방 이해를 하고 술을 잘 마시지 않게 됩니다. 어떻게 알콜 술 같은 것들이 사람들을 삶을 파괴할 수 있을지 저는 염려가 됩니다.

 

저는 예전에 과학을 전공했는데 제가 사람들에게 가르칠 때는 과학을 이용해서 이야기 합니다.

 

런던의 경제학 학교(연구소)에서 발표한 연구결과가 있는데, 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마약은 헤로인도 암페타민도 아니고 알콜 술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먼저 청중에게 덕을 지키는 것, 계를 지키는 것을 가르치고 나면, 그 다음에는 어떻게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는지 가르칠 수 있습니다.

 

저는 가르칠 때마다 항상 예화를 이야기하는데, 사람들이 기억을 잘하기 때문입니다.

 

양계를 하는 농부 두 사람이 있었습니다. 한 양계장 주인이 새벽에 닭장에 들어가 간밤에 닭들이 낳은 알을 꺼내러 갔습니다. 그런데 바구니를 들고 가서는 계란을 담는 게 아니고 닭똥을 담아왔습니다. 그것을 집으로 가지고 와서는 그 닭똥으로 큰 스테이크를 만들었습니다. 매우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두 번째 양계하는 사람은 닭장에 들어가서 계란을 바구니에 가득 담아 집으로 왔습니다. 일부 계란으로는 식구들을 위해서 아침 식사 오믈렛을 만들고 나머지는 시장에 내다 팔았습니다. 매우 똑똑한 양계장 주인입니다.

 

이것을 비유해서 말하자면 여러분이 과거를 돌아볼 때, 여러분은 과거에서 이 순간으로 바구니에 무엇을 담아 가지고 오십니까. 대부분의 서양 사람과 많은 한국 사람은 똥을 가지고 옵니다. 과거의 아주 나쁜 기억만 바구니에 담습니다.

 

그렇게 해서는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과거에 일어났던 고통스럽고 아픈 기억들을 다 놓아 버리세요.

 

미래에 대해서 또 건강하고 행복하고 싶다면, 할 수 있는 일은 지금 이 순간입니다. 과거도 다 놓아버리고, 미래도 다 놓아버리고, 법이 살아 숨 쉬는 지금 이 순간으로 오라고 저는 말을 합니다. 그 다음에는 좀 더 앞으로 진전해서 아주 아주 고요하고 조용하게 만듭니다.

 

제가 이렇게 차(茶)가 든 잔을 들고 있으면, 이것을 움직이지 않게 들고 있을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제가 여기에 아무리 집중을 많이 해도 이것은 흔들립니다. 하지만 컵을 내려 놓으면 저 혼자 알아서 조용해집니다. 사람들에게 마음을 지배하려는 생각을 버려라. 놓아버려라 라고 말을 합니다.

 

답을 찾으려고 하지 말고, 아무것도 하지 말고, 고요히 있어라. 고요해 지면 아주 고요한 수면을 가진 산속의 호수처럼 완벽하게 고요한 마음이 될 것입니다. 산속 호수의 수면이 완벽하게 잔잔하고 정지해야 하늘에 있는 별과 달이 그대로 완벽하게 보일 것입니다. 그래서 고요하게 그리고 놓아버리고, 그럴 때 우리가 진리를 볼 수 있습니다.

자 이렇게 간단하게 제가 가르치는 방법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조용하게 고요해지는 방법, 이것이 다른 것이 아니고,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좀 더 중요한 것은 모두가 잘 더 많이 웃는 것입니다. 그래서 수불스님을 만났을 때 잘 웃으셔서 좋았습니다.

 

 

수불스님

= 아잔브람 스님의 말씀에 동감합니다. 불교를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수행을 현실 속에서 찬찬하게 해나갈 수 있는 입장이 말씀에서 배여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대승불교에서 이야기하는 불교와 불법의 차원과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북방불교 특히 한국에서 수행을 위주로 하는 입장에서 일반 대중화할 수 있는 가치를 외면하는 것은 아니고 전문 수행인들에게 실질적인 깨달음을 어떻게 성취할 수 있는지의 수행법이 발전했다고 봅니다.

 

잠시 비유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흙탕물을 가라 앉히고 가라앉히면 맑아집니다. 그렇지만 경계를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습니다. 흔들어서 완벽하게 가라앉히기도 하지만, 일어나는 그것을 다 뽑아 없앴을 때, 즉 흔들어도 맑은 물만 일어나야 하고, 나아가 맑은 물조차도 사라지게 만들 수 있는 입장이면 더 좋지 않겠습니까. 간화선은 그런 수행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잔브람 스님

= 사라지는 것에 대해서는 저도 제 가르침에 포함시켰는데, 완벽하게 고요해지면 모든 게 사라진다고 가르칩니다.

 

저도 옛날에 영국에서 공부할 때는 가르침에 목말라 어떤 불교 가르침이든지 다 찾아다녔습니다. 한번은 주말에 선수련회를 갔습니다. 서양인이 가르치는 선수행에 참여해 명상을 했습니다. 반시간만에 제 앞에 있던 벽이 사라졌습니다. 저는 내가 먹은 점심에 마약을 탔나 잠시 의심을 했을 정도입니다.

 

조금 뒤에 알게 됐습니다. 모든 것이 고요해지면은 사라지게 된다는 것을 말입니다. 물이든 병을 그대로 두면, 맑은 물도 사라지고, 병도 사라지고 물조차도 사라집니다. 이것은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말이 안 되며 지성으로 생각해도 안 되며, 경험해 봐야 아는 일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나는 더 이상 여기 없구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것이 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이것은 생각으로 알 수도 없고, 학생이 되어 알 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한 철학교수가 영국의 어떤 식당에 들어갔습니다. 오성급 호텔이었습니다. 웨이터가 메뉴판을 가져다주었는데, 아주 호화스러웠습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메뉴판이어서 박물관에 보관해 놓아야 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교수는 그 식사를 한 후 비용을 지불하고 식당을 떠났습니다. 왜냐면 교수는 메뉴와 음식의 차이를 구분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체험을 해야지 생각을 많이 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수불스님

= 본래 내려놓을 것도 없습니다. 체험을 통해 내려놓는 입장과 체험을 하지 않고 내려놓는 입장은, 내려놓는다는 말은 같아도 다를 수 있습니다.

 

아잔브람 스님 정도 되면 내려놓기가 굉장히 쉬울 것입니다. 일반인에게 쉽게 현실 속에서 가르칠 수 있는 인연을 갖고 있기에 쉽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내려놓고 싶은데 과연 내려놓기가 쉬운가 살펴야 합니다. ‘어떻게 내려 놓을 수 있나.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는가’ 이런 것을 알고 싶어하고 그런 것을 알려줘야 합니다. 그런 입장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아잔브람 스님

= 제가 머무는 사원에서는 보시함이 따로 없습니다. 그러면 뭐가 있을까요. ‘내려놓기 함’이 있습니다. ‘버리기 함’이라고도 합니다. 그렇게 우리가 하나씩 내려놓고 버리는 것을 익혀가면 점점 가벼워지고 조금더 행복해집니다. 조금 더 버릴 수 있고 놓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제일 먼저 놓아야 할 대상은 자식입니다. 자식은 우리의 자식이 아닙니다. 성년이 되면 그냥 떠나는 존재입니다. 새들도 조금 나이가 들면 자식들은 이쪽으로 부모들은 저쪽으로 가지 않습니까.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 또는 부모님이 돌아가실 때도 그분들을 놓아드려야 합니다. 사람들이 죽을 때는 (친지나 친구들이) 너무 눈물을 많이 흘립니다. 그런데 아이가 태어나면 아이는 울지만 부모는 웃습니다.

 

사람이 죽으면 관에 눕혀 놓지 않습니까. 그런데 죽은 사람은 웃고 있는데 주위 사람들은 울고 있습니다. 이것이 반대로 돼야 합니다. 어리석은 일입니다. 다음번에 아이가 태어나면 여러분은 울어야 합니다. ‘엄청난 고통이 찾아왔구나’라고 말입니다. 반대로 누군가 죽으면 ‘천국으로 갔구나’라며 좋은 일이라고 해야 합니다.

 

아잔브람 스님

= 선이라는 말도 결국 선정에서 온 말입니다. 우리가 좀 더 많이 고요해질수록 점점 더 선정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더 고요하고 놓아 버릴 때 선정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오감을 놓아버릴때 모든 것이 아주 고요해지고 사라집니다.

 

그 이후로도 계속 고요하게 있으면 생각도 사라집니다. 선정에 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 있지만 이렇게 오감이 사라지고 육식(마음)만이 남아있게 됩니다. 그렇게 선정으로 들어가게 되는 매개체는 ‘아름다운 빛’입니다. 이것은 실제로 존재하는 빛이 아니기에 육안으로는 볼 수 없고 마음의 눈으로만 볼 수 있습니다.

 

수행을 계속 할수록 내면의 빛이 강력하고 진해집니다. 여기서 굉장히 큰 정신적 즐거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빛이 굉장히 안정되고 강력해질 때 우리가 선정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아주 엄청난 믿을 수 없을 만큼 고요한 상태에서 엄청난 행복감을 맛볼 수 있습니다.

 

한국에도 기독교도가 많다고 하는데, 기독교 예를 하나 들면 (성경)시편에 ‘고요하고 고요하라 그러면 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합니다. 단지 신을 말하는 것이지만, 불교의 선정에서는 너무나 평화롭고 강력하고 믿을 수 없을 만큼 강력한 깨갈음을 향해 갈 수 있는 토대를 이뤄줄 것입니다. 이것은 부처님이 하신 일과 똑같은 일입니다. 선정에 깊게 들어가는 것은 절대 어려운 일이 아니고, 재미있고 좋은 일입니다.

 

서양에서는 제가 흔히 이렇게 말합니다. 일단 선정에 들어가면 그 행복감과 황홀감은 섹스보다 더 하다고 말입니다. 그렇게 말하면 기독교인들도 관심을 보입니다.

 

수불스님

= 선정에서 지혜가 나오는 것은 누구나 다 잘 알고 있습니다. 간화선 자체가 체험을 중시하기 때문에, 체험 직전의 선정에 들어가는 것과 화두삼매를 타파한 깨달음의 입장에서 말하는 선정은 서로 차이가 있습니다. 앞의 선정과는 또 다른 입장에서의 선정이기 때문입니다.

 

선정은 체험을 통해 이야기 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깨달음의 입장에서 선정을 체험하는 입장이 되면 어디에서든 가능합니다. 고요하고 조용한 곳이나 시끄러운 곳 등 어디서나, 즉 행주좌와 어묵동정에서 선정의 힘을 갖는다는 입장을 간화선에서는 말하고 있습니다.

 

선정에서 지혜가 나오고 지혜에서 선정이 나오는 것은 서로 동의하는 것이고, 거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아잔브람 스님

= 고속도로를 오토바이를 타고 전속력으로 달릴 때 뒤에 탄 사람은 앞사람에 꼭 매달려야 합니다. 때로는 무엇인가에 집착하는 것이 좋을 때도 있습니다. 여러분의 덕성에 매달리고 명상수행 참선수행에 매달리려야 합니다.

 

오스트레일리아에 있는 저의 한 제자가 파티에 갔습니다. 술 마실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한 사람이 술을 권하면서 ‘불자는 놓아버리는 것을 가르치지 않습니까. 그러니 놓아버리고 술을 마시세요’라고 했습니다. 그 제자는 ‘안 됩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무엇을 놓아버리고 무엇을 붙잡아야 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사다리를 올라갈 때, 위에 사다리에는 매달리고, 발을 딛고 있는 사다리는 놓아버려야 살 수 있습니다.

 

선정에 들어갈 때까지 선정을 놓아버리지 말아야 합니다. 물론 체험 후에는 놓아 버려도 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증득하기도 전에 놓아버리는 데 그것이 문제입니다.

 

수불스님

= 여기는 그런 분들 없을 것입니다.

 

 

* 청중질의 응답

 

아잔브람 스님과 수불스님 대답법회에 참석한 한 재가불자가 질문을 하고 있다.

 

 

김성부(법명 은암)

= 아잔브람스님께 질문하겠습니다.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이 생활 속에서 계속하여 놓아버리는 공부가 가능하겠습니다. 단기간에 공부를 마쳐 생활하서 행복 느낄 수 있어야 하지 않을 까요 .아잔브람 스님의 공부 방법을 실생활에서 어떻게 조화시켜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아잔브람 스님

= 명상법을 일단 익히고 나면 굉장히 효과가 높아지기에 시간이 많이 생깁니다. 여기 컵이 하나 있습니다. 이 컵이 얼마나 무거운가요. 오랫동안 들고 있을수록 컵은 더 무거워 집니다. 1분, 2분, 3분이 지날수록 컵의 무게는 점점 더 합니다. 컵이 점점 무거워질 때 어떻게 해야 됩니까. 1분만 내려놓고 쉬십시오. 1분 휴식 후에 컵을 들면 무겁지 않고 가벼울 것입니다.

 

뇌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시간이 나는 대로 쉬는 것입니다. 만약 5분 정도 뇌를 쉬어주면 그 전에는 두시간 걸릴 일을 그 후에는 훨씬 짧은 시간 안에 끝낼 수 있습니다. 제가 가르치는 명상법이 이것이다. 하버드 경영대 불러그에도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뇌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쓸 것인가. 간간히 쉬어준다’. 이런 말입니다. 그리고 또한 여러분이 보다 시간이 났을 때, 휴가나 명절이 되었을 때 관광이나 쇼핑을 하지 말고 뇌를 쉬십시오. 유럽에 클럽메드라는 여행클럽 있습니다. 그런데 간간히 명상하는 것을 클럽메드에 가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메드가 명상 메디테이션이란 뜻이기도 합니다. 휴가나 명절에는 클럽메드에 가는게 최고입니다. 그렇게 하면 더 깨달음에 가까워질 수 있다.

 

여신도

= 수불스님께서 말씀하신 ‘맑은 물도 없애버려라’ 아잔브람 스님의 ‘경계가 없어진다는 것’은 차이 있다고 봅니다.

 

아잔브람 스님

= 처음에 선정에 들어가는 것이나, 여기서 더 깊게 들어가는 선정이 있습니다. 선정이라는 입장에서는 같지만 다른 것이라는 점을 알았으면 합니다. 경계가 좀더 사라질수록 우리가 좀 더 깊이 들어가는 것입니다.

 

수불스님

= 아잔브람 스님이나 내가 말하는 '방편말'에 속으면 안 됩니다.

 

아잔브람 스님

= 선정으로 깊이 들어가면 무색계 선정을 체험하게 되고, 궁극에는 모든 것이 소멸하고 아무것도 남게 되지 않습니다.

 

수불스님

= 웃음으로 대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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