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일 - 여행 7일째, 스트라스부르&꼴마르
TGV는 달려간다. 스트라스부르로......
거꾸로 달려가니 멀미가 날 지경이다.
아침에 일찍 숙소를 나와, 동역으로 고고!! 역에서 더블 에스프레소 한잔 사들고, 부랴부랴 기차에 올랐더니
어질어질 매스꺼워지는 것 같기도 하고, 여튼 멀미 초기 증상이 보인다.
스트라스부르까지는 약 2시간 반. 나는 밀린 일기를 쓰기로 했다.

어째 날이 어둑어둑 한게, 꼭 비가올 것만 같다. 스트라스부르는 괜찮겠지???
멀미도 떨쳐버릴 겸,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면서 가고 있노라니,
어???? 산이 없다.
호남평야에서나 볼 법한 풍경이 한시간 째 펼쳐지고 있다.
땅과 하늘 뿐. 어린시절 우리의 그림 속에 늘 배경이 되어주던 뾰족뾰족 산들은 어디에 있는걸까?
아무리 프랑스 국토의 대부분이 평지라지만, 정말 이국적인 느낌이다.
남들은 커피를 마셔가며 밤늦게 공부한다고 하는데,
나는 더블 에스프레소를 마셔도 계속 하품만 나오니, 남들의 이야기는 나와 상관이 없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게 하품만 하다가 스트라스부르 도착!!!!! 역의 외관이 매우 독특하다.
우리의 숙소는 스트라스부르 역을 나서자 마자 눈에 딱 들어오는, 완전 최상의 위치.

별 두개짜리 호텔인데, 트리플 룸이 57유로, 더블룸이 50유로. (인터넷으로 예약했을 때.)
가격대비 완전 초초초 만족!!! (자세한 건 숙소 리뷰에 할께요~)
오늘 나의 여행의 목적은 스트라스부르 보다는 꼴마르에 있었기 때문에,
숙소에 짐만 던져넣고, 숙소앞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사들고 다시 역으로 와서 꼴마르를 향하는 기차를 탄다. (40~50분정도 소요 되었던 듯.)
기차가 출발하자마자 비가 오기 시작!!!!! 맙소사, 이거 쿨하게 비 좀 맞아야 될 예정.
그러나 난 태양의 여자!!!
꼴마르 역에 내리자 비는 서서히 그치기 시작한다.
역에서 시내 중심까지는 10분정도를 걸어야 한다. 관광안내소도 시내에 있어서, 역에서 물어물어 시가지를 향했다.

우와~ 동화 속 마을이다!!!!
독일 국경과 인접해있고, 세계2차대전 이후 프랑스 영토로 돌아온 알자스 지방의 끄트머리에 있는 도시라 그런지 독일식 전통가옥들이 눈에 띈다.
그리고, 집집마다 꽃이 만발해 있고, 도시 가득 꽃이 피어 너무나도 아름답다.
또 꼴마르는 가게마다 독특한 간판들이 참 인상적이다.


골목 구석구석을 돌아보는데, 쿠키 가게 앞에서 예쁜 언니가 쿠키를 나누어 주고 있다.
하나 먹어봤는데, 맛있다아~~~~ 그래서, 급 가게로 쳐들어가 쿠키를 마구마구 사주셨다.ㅡㅡ;;
나중에 계산할 때, 촘 후회하긴 했지만, 그래도 언니(동생일 수도...)가 예쁘니까.... 라며 자기합리화를 시켰다.
너무 예쁜 가게가 많아서 지름신께서 몇번 왔다 가셨다만, 쿠키를 질러주신지라 꾹꾹 참았다.
하지만 우리 엄마는 지름신을 반갑게 맞이하시어, 예쁜 물병 두개를 질러주셨다.
드디어, 꼴마르의 하이라이트 쁘띠베니스!!!!!

작은 운하사이로 예쁜 집들이 늘어서 있고, 그 집의 테라스마다 예쁜 꽃들이 장식되어 있고,
그 조용한 길을 따라 걷고 있노라니, 동화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이다.
파리와는 또 다른 모습의 프랑스라서 나는 내내 입을 다물지 못했다.
파리는 수많은 관광지와 볼거리가 가득하지만, 꼴마르는 조용한 시골마을.
오염시키고 싶지 않은, 바닥에 떨어져있는 쓰레기가 어울리지 않는 그런 마을인거다.
꼴마르는 작은 도시라 골목골목을 걸어도 2시간이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는데, (예쁜 관광객용 꼬마기차도 다닌다^^)
특별한 볼거리가 있다기보다는 그 특유의 분위기에 취해 빠져나올 수 없는 그런 곳이다.
스트라스부르도 보려면, 이제는 헤어질 시간. 아쉬운 발걸음을 돌리느라 한참을 고생했다.ㅠㅠ
스트라스부르도 굉장히 아름다운 도시인데, 이미 꼴마르에 취해있는 나로서는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렇게 또 골목골목을 걸어서 작은 프랑스 지역에 도착!!!!!
하지만 이미 꼴마르에서 눈에 담은 익숙한 풍경인지라 특별히 눈에 들어오진 않았다.
꼴마르를 다녀오지 않았다면 '완전 동화속 풍경!!!' 이라며 또 입을 다물지 못했을 것이 분명한데,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참 간사하다.
조용한 골목을 걷다보니, 눈 앞에 웅장한 노틀담 성당이 들어왔다.

카메라에 다 담을 수 없을만큼 하늘을 향해 뾰족하게 솟아 있는 첨탑. (고딕양식이라고 하나요.....)
붉은 빛의 대리석이 파리에 있는 노틀담 성당과는 너무나도 다른 포스를 뿜어내고 있었다.
이런 웅장한 건축물로 하여금 '스트라스부르는 별로...'라고 생각했던 한심한 여행자가 반성을 하게 만드는 힘.
그래서 나는 성당안으로 들어가 하나님께 기도도 했다.
나는 특별히 종교가 없이, 절에 가면 합장을 하고, 교회에 가면 기도를 하는 다신교인이다.ㅡㅡ;;;
문제는, 어떻게 기도를 해야하는지 기도하는 방법을 몰라서 내 멋대로 기도를 한다는 건데,
그래도 인자하고 너그러우신 하느님께서 들어주셨으리라 믿는다.
노틀담 성당 앞 광장에서는 아리따운 여자가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노래를 너무 잘불러서 나는 한참을 그 앞에서 노래를 듣고 있었는데,

그 앞을 지나던 한 청년이, 급 그 옆에 앉아 플룻을 주섬주섬 꺼낸다.(설마 서로 아는 사이는 아니였겠지....)
그리고는 여자와 눈을 마주치며 노래 중간중간에 플룻 연주를 곁들여 주는데
오오오~~ 이건 완전 노다메 칸타빌레도 아니고, 완전 음악신동들이신거다.
특별한 대화없이 음악으로 소통하는 그들이 너무 부러웠다.
만약 내가 악기를 멋들어지게 연주할 수 있다면, 만약 내가 노래를 엄청엄청 잘부른다면, 나도 저 옆에 앉을 수 있었을까?
언어가 통하지 않더라도, 음악으로 공유할 수 있는 그들의 쏘울~이 약간 샘이 나기도 했다.
슬슬 배가 고파지기 시작해서 아쉽지만 멋진 연주자들과 안녕을 했다.
숙소가 있는 역 근처로 돌아오면서, 마음에 드는 식당에 들어가 저녁을 먹으려고 했는데,
아직 이른시간이라 그런지 (그래도 7시는 넘었었는데,,) 이제서야 준비를 하는 곳이 많아서, 마땅히 들어갈 곳이 없다.
숙소까지 다 와서, 저렴한 터키 식당으로 들어갔다.
여기는 사진을 보고 음식을 주문하면 되서, 먹고 싶은 걸 고르는 것이 한결 수월했다.
가격도 10유로 전후로 저렴해서 나는 케밥을 시켰는데, 완전 양이 엄청나게 많아서 나는 깜놀!!!!!!

포테이토는 거의 먹지도 못했고, 맛있는 케밥도 남겼다.ㅠㅠ 둘이 먹어도 완전 충분할 예정!!!!!
(혹시 스트라스부르에서 저렴한 식사를 원하신다면 추천이요. 스트라스부르 역에서 나와 맥도날드 골목으로 들어오면 바로에요.
SNACK NEMRUT IMBISS 라고 보입니다요~)
그리고 밥을 먹는 내내, 아마도 터키 가요로 추정되는 노래가 계속 해서 나왔는데,
한 곡의 길이가 어찌나 긴지........ 그리고 똑같은 가사가 반복되는 것 같았는데,
계속 '미리줘~ 미리줘~미리줘~미리줘~~♬' 뭘 그렇게 달라는 건지 계속 미리 달라고 하고,
'옆머리~옆머리~옆머리~~♪' 라며 계속 옆머리 타령을 하는 통에 밥먹는 내내 웃겨 죽는 줄 알았다.
이렇게 프랑스 여행이 끝나가고 있었다.
볼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았던 프랑스. 그러나 물가가 비싸서 늘 손을 떨게 만들던 프랑스.
하지만 숨어있는 매력을 찾는 재미가 쏠쏠해서 행복했던 프랑스.
파리와는 또 다른 프랑스의 모습이 반가웠던 오늘.
파리에서의 6일과는 또다른 느낌의 스트라스부르와 꼴마르에서의 하루. (하루로는 너무 부족한 느낌이다.)
게다가 파리와는 다르게 친절하고 정감있는 사람들이 있어 더욱 매력적이었다.
작은 도시에 머물며 그 도시속에 물들어 가는 것. 이것 또한 배낭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내일은, 스위스를 향하는 기나긴 기차여행이 기다리고 있다.
프랑스 안녕~~~~~ See you Later!!!
첫댓글 스트라스부르를 통해서만 갈 수 있나요~? 너무 이쁘고 정겨운도시 '꼴마르' 가보고 싶네요.
스위스 바젤에서도 가능할 것 같아요. 스트라스부르역에서 바젤가는 기차나, 꼴마르까지 가는 기차로 갈아타야 하거든요. 그럼 바젤에서 스트라스부르로 오는 기차를 타도 되겠지요???(시간은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어요) 정말 꼭!!!!! 가보세요~~
다음 얘기도 너무 기대되요. 기다리고 있을게요..잘 읽었어요..
다음은 스위스편!! 감사합니당~
완전 대박입니다. ^^ 사진으로만 봐도 잊혀지지 않는 풍경이네요.
눈으로 보면 더 대박이에요~~~
와우~ 저도 다음 여행 기회가 있음 여기에 꼭 가봐야겠어요~
대도시의 유명한 관광지를 보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작은 소도시도 꼭 들러보세요
노래 웃겨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리줘~ 옆머리~
진짜 그렇게 들린다니깐요.ㅋㅋㅋㅋㅋㅋㅋㅋ
슈트라스부윽 넘 좋죠. 꼴마르는 못가봤는데 많이 괜찮나요?
저는 스트라스부르보다 더 좋았어요^^
저두가요~~ ^^
숙소정보 좀 알려주세요
스트라스부르 숙소정보는 호스텔&호텔 리뷰에 올려놓았어요^^
와.. 꼴마르 정말 너무 이쁘네요... 정말 저런 곳에서 살고 싶다.. 꼴마르 가게간판이 짤츠부르크 가게들과 비슷하네요 ^^ 그리고 케밥집 노래 ㅋㅋㅋ 너무 웃겨요 ㅎㅎ 잘봤습니다 ^^
저도 짤쯔는 아직 안가봤는데, 꼴마르는 정말 너무 아름다워요~ 다음 여행엔 짤쯔도 꼭 가야지~^^
참 며칠전엔 티비에서 슈트라스부윽 다큐를 해주더라구요. 그걸보니 또 넘넘 가고싶었다는 !!!!
흠, 예쁘네요. 곧 파리로 떠날 예정이니 꼭 가봐야겠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