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좋아하는 분야 별로 마음에 드는 자료를 보면 핸드폰에 따로 폴더를 만들어 보관하는 습관이 있어요. (폴더 별로 사진을 정리해두면 자꾸 겹치는 것들이 보여서 제가 진짜 좋아하는 게 어떤 건지 취향을 알겠더라고요) 인테리어 역시 그 중 하나인데, 알면 알수록 어려운 게 인테리어 같아요.
처음엔 미니멀 하게 꾸미고 싶었지만 이번 생엔 안 될 것 같고, 일반적인 배치 보다는 우리가족 생활패턴에 맞게 가구를 배치하고 싶고, 좋아하는 색감도 포기할 수 없고.. 결국 우리 가족을 닮은 집! 내 맘에 드는 집!을 만들 되 청소하기 쉽고 수납을 적극 활용해 미니멀인 척(?)하는 집을 만들려고 했어요.
34평의 저희 집은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왼쪽으로 작은 방이 나란히 2개가 있고, 오른쪽으론 주방 겸 거실이 있어요. 거실은 가변형을 통해 알파룸을 만들 수 있는 구조고, 팬트리가 곳곳에 있어서 숨은 수납공간이 많아요!
안방엔 욕실과 드레스룸이 있고, 집에서 유일하게 발코니가 있어요.
새 집에 대한 로망 같은 게 있었는데, 막상 새 집에 오니 새 집도 개인 취향에 딱 맞는 건 아니라 인테리어가 고민이 되더라고요.
무엇보다 수납공간도 많고, 구조도 다 마음에 드는데 이상하게도 우리집이란 편안함과 여기가 내 집이다! 하는 소속감이 안 느껴지는 거에요. 작은 방 2개는 학교 다니는 세 아이가 나눠쓰기에 턱없이 좁고, 알파룸이 팬트리는 깊이가 너무 깊어서 공간활용이 아쉬웠고요.
그래서 우리가족의 취향에 맞게 실용적이면서도 예쁜 집을 만들기로 했어요! 샷시와 필름지 작업으로 전체적인 톤을 화이트로 바꾸는 것만 했는데 한결 집이 넓어보이는 효과를 톡톡히 봤네요. :)
Before : 현관
집의 첫인상이라고 할 수 있는 현관!
현관이 그닥 넓지 않지만 그렇다고 다섯식구의 신발을 보관해 줄 신발장을 철거할 수 없기에..
After : 거실
화이트 시트지를 씌워서 컬러감을 통일하고,
반대쪽 신발장 문에는 거울을 달아서 넓어보이는 효과를 주었습니다.
마침 전신거울이 필요했는데 덕분에 시각적으로 넓어보이기까지 해서, 거울문을 설치한 건 정말 잘 한 선택 같아요.
바닥은 육각형에 대리석 무늬가 들어간 타일로 교체했어요.
그리고 타일 사이사이 먼지가 끼기 쉬워서 부지런히 청소하려고 빗자루 세트를 샀어요.
그런데 매일 청소기만 돌리고 있네요! 하하하하!
중문은 망입유리가 있는 양개형으로 골드손잡이가 가격대가 좀 나갔지만.. 볼 때마다 흐뭇해지는 곳이에요.
현관 중문은 개인적으로 엄청 만족하고 추천하고 싶은 시공이에요. 양개형 미닫이라 불편한 점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예쁘니까..!
안쪽으로 보이는 핑크, 블루 문 틀이 아이들 방이에요. 집의 모든 문이 화이트인데 아이들 방 만큼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컬러로 포인트를 줬어요. 너무 튀는 건 아닐까 걱정했는데 막상 바꾼 걸 보니 제대로 포인트 역할을 해주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좋아해서 만족해요!
복도 소개는 이쯤으로 마무리 하고 반대쪽 거실과 주방부터 소개할게요.
짠, 이쪽으로 꺾으면 거실이 나옵니다.
Before : 거실
거실과 주방 사이에 (중앙에서 살짝 우측에 보이는 붙박이장 있는 공간) 알파룸을 만들 수 있는데, 아이도 셋이고 아이들 방도 작아서 알파룸을 만들어야 하나 했지만 거실이 넓은 게 가족에게 더 좋을 것 같아서 과감히 알파룸을 포기하고 탁 트인 거실을 만들기로 했어요!
Ing : 거실
After : 거실
새 집이지만 제가 원하는 밝고 따뜻한 느낌을 내기 위해 목공, 샷시, 도배, 바닥, 전기 공사를 싹 했어요.
하이그로시 재질의 팬트리 문은 모두 필름지를 입혀 무광 화이트로 바꿔줬어요.
따뜻한 느낌의 커튼이 좋긴 하지만 창 밖 아파트랑 거리가 아주 멀지 않아서 안방을 제외한 모든 창에는 화이트 우드 블라인드를 설치했어요. 블라인드 각도에 따라 집으로 들어오는 햇빛도 좋고, 빛의 양에 따라 덩달아 기분도 바뀌는 기분이에요. :)
거실 바닥에는 포쉐린 타일을 깔았는데 타일임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어서 밝은 그레이톤으로 시공했어요.
집에 놀러오시는 분들마다 포쉐린 타일을 탐낸답니다. :) 매끈하지 않은 질감이 매력적일 뿐 아니라 열전도율도 좋아서 더울 때, 추울 때 상관없이 가족 모두가 좋아해요
Before : 거실 아트월 기존에 대리석으로 되어있던 아트월을 저희는 도배지로 덮어버렸어요! 낮에는 허전해 보일 때도 있지만 하루일과를 마칠 때 쯤 벽을 스크린 삼아 가족영화관을 개장하곤 합니다. 스크린을 확대하면 벽 한 면을 가득 채울만큼 늘어나는데, 여기에 노브랜드에서 파는 980원짜리 팝콘 한 봉지만 있으면!! 영화관 느낌을 그대로 낼 수 있어요. 가끔은 나홀로집의 케빈처럼 아이스크림 한 통 앞에 두고, 피자 두 판 펼쳐놓고 영화를 보는데 TV로는 만들 수 없는 가족의 취미시간이 생기는 것 같아 좋아요. (하지만.. 쌓여가는 행복만큼.. 뱃살도 같이 느는 건 안 비밀...ㅎㅎ) 대신 TV가 그리운(?) 날이면 안방 TV를 갖고 나오곤 한답니다. (요즘은 TV가 가볍고 이동도 편리한 모델들이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ㅎㅎ) 거실 뒤로 주방과 알파룸이 있는데 주방 먼저 소개할게요. Before : 주방 After : 주방 기존 아일랜드 식탁의 상판을 떼서 원목을 크게 짜서 올리고, 그 위에 기존 상판을 잘라서 다시 얹었어요. 매번 식사 때마다 다이닝 테이블을 이용하기 번거로울 듯 하여 원목상판을 덧댔는데 아주 실용적으로 잘 쓰고 있어요! 주부의 로망은 부엌이라는데.. 예산을 초과하는 바람에 싱크대는 하나도 손을 못 댔어요. 싱크대에 필름지 입히고 손잡이 교체만 겨우 했네요. 그래도 마음에 드는 디자인에 가격까지 착한 수전을 만나서 바꿔주었어요. 소소하게 하나만 바꿔주어도 전체적인 분위기가 확 달라지는 걸 보면 재밌어요. 주방은 아무래도 기름때 같은 오염에 자유롭지 못 한 곳이라 알루미늉 타공 블라인드를 설치했어요. 관리도 편하고 타공 사이로 들어오는 은은한 빛도 매력적이랍니다. 컴팩트 한 게 좋아서 작은 사이즈의 모듈형 냉장고를 나란히 두었어요. 왼쪽부터 냉동고, 냉장고, 김치냉장고 순으로 배치했는데 김치냉장고엔 김치보다 각종 술과 음료가 더 많은 듯..?ㅎㅎ 일반 냉장고보다 기능이 살짝 떨어진다는 걸 알았지만 순전히 디자인 때문에 구매했답니다. (웃음) Before: 알파룸 주방 옆 공간이 거실로 그대로 사용하기로 한 알파룸 공간이에요. 깊은 팬트리가 있어서 책장으로 활용할까 했는데 깊이가 너무 깊어서 실용적이지 않겠더라고요. 그래서 펜트리를 철거하고 벤치형 책장을 만들었어요! 책장은 되도록 깔끔하게 정리하고 싶어서 크기가 일정하지 않은 책들과 아이들의 학습지 등은 파일박스 안에 넣어서 보관 중이에요. 늘 정해진 자리에 두기 때문에 파일박스에 가려져 보이지 않아도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다 알고 있어요. :) 벤치 아래에는 바퀴 달린 서랍이 들어있어요. 숨은 수납공간이죠! 70cm정도 되는 이 비밀서랍 안에는 아이들의 큰 교구와 장난감 같은 게 들어있어요. 책장 앞 다이닝 테이블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가구이자, 제일 좋아하는 공간이에요. 이 곳에 다같이 모여 숙제를 하기도 하고, 친구들이 놀러오면 맛있는 걸 먹기도 하고, 커피 한 잔 하며 혼자 멍 때리기도 해요. ㅎㅎ 알파룸은 저희 집에서 가장 색깔이 많고 화려한 공간이라 (테이블도 컬러가 있고. 책장에 꽂힌 책도 알록달록, 소파까지 컬러가 있어서..) 테이블의자는 투명으로 선택했어요. 투명이라 괜히 안 튼튼할 것 같다는 걱정이 들었는데 일반의자랑 같더라고요. 설마- 했는데 다행이었어요. (웃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