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조금 일찍 끝나 걸어서 박영미 권사님 댁으로 향했다.
이옥순 씨가 앞장 서고 직원이 뒤 따라갔다.
보통은 시간 없어 택시탔는데 걷자고 권하니 그런다 하신다.
혼자 마음으로 혼자 다락방 예배보러 걸어가는 이옥순 씨를 상상해 봤다.
그런 날이 올까?하는 기대를 말이다.
단톡방에 적힌 주소대로 찾아갔다.
벨을 눌러도 나오지 않아 당황했다.
여기까지 걸어온 이옥순 씨 얼굴도 당황한 기색이었다.
“이모, 전화 해 볼까요?”
직원이 권하자 박영미 권사님께 직접 전화하셨다.
“아고, 앞에 1을 빼먹었네. 미안해. 옥순 씨. 15층으로 와요.”
옆에서 들리는 소리를 듣고 바로 엘리베이터에 탔다.
반갑게 인사 나누었다.
언제나처럼 성경이야기 나누고 마지막 말씀은 이옥순 씨가 읽는다.
얇고 가는 목소리지만 모두 이옥순 씨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그간 지낸 시간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구역예배 안에서 이옥순 씨가 할 수 있는 만큼 할 수 있도록 역할을 주시니 말이다.
직접 집에서 만드신 국수는 정말 맛있었다.
이옥순 씨는 단번에 국수 한 그릇 뚝딱 했다.
“옥순 씨가 국수를 좋아해. 더 줄까?”
“네.”
“옥순 씨, 이 기정떡도 먹어요. 이 떡도 좋아하더라고.”
대답은 하지 않았지만 기정떡에 계속 손이 가는 이옥순 씨다.
식사를 마치자 바로 일어나는 이옥순 씨다.
“옥순 이모, 조금만 더 있다 같이 치우고가면 어때요?”
직원이 두 번정도 이야기 하자 다시 자리에 앉았다.
덕분에 구역예배 순원으로 함께 먹은 것을 치우고 상도 닦았다.
매번 차려준 음식만 먹고 나가는 모양새가 마음에 걸렸었다.
직원의 권유에 응해준 이옥순 씨에게 고마웠다.
가는 길 기장떡과 밤 싸주시는 박영미 권사님 손길에 감사했다.
내가 갈 곳이 있고, 내가 할 일이 있는 다락방 예배가 이옥순 씨에게 어떤 의미일지 알게 된 오늘이다.
2024년 10월 8일 화요일, 김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