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프리카란 이름에 걸맞게 토욜 아침부터 푹푹찌는 찜통더위가 시작됩니다.
古稀를 바라보시는 큰형님 두 분과 지난 4월 사위를 본 영수형님 이렇게 넷이서 해안과 내륙을 넘나드는 투어를 시작합니다.
날씨가 너무 무더워 곳곳에 소나기 구름이 발달되어 비를 퍼붓지만 하늘의 구름 상태와 레이더 강우영상을 조합하여
요리조리 멋지게 소나기를 피했습니다.
제가 증권사 출신이지만 격언에 소나기는 피하고 보란 얘기가 있습니다. ㅎㅎ
7번 국도를 타고 울진 죽변에서 물회로 더위를 식히고 불영계곡을 거쳐 다시 영양 수비로, 청송 진보로 내려옵니다.
비를 피해가는 능력에 형님들도 감탄사를 연발하십니다.
근데 사진을 찍을랬더니 카메라에 메모리카드가 없는 걸 발견합니다. 며칠 전 pc에 꽂아두곤 빼는 걸 잊어먹은 모양입니다.
카메라 없이 떠나는 투어도 한결 가볍지만 왠지 허전한 느낌입니다.
저녁 6시경 레이더영상을 확인해보니 대구와 영천 일대가 붉은색으로 표기됩니다. 강한 소나기가 내립니다.
9시가 넘어 대구에 도착하면 도로도 마르고 시원한 귀갓길이 예상되어 대구 북쪽 팔공산 윗쪽을 돌아
6.25 당시 전투가 치열했던 다부동 인근 편의점에서 간단한 저녁을 때우곤 최종 확인을 합니다.
허걱!! 근데 영수형님 집이 위치한 사드의 고장 경북 성주와 대구 서쪽 부근이 온통 붉은색입니다.
새로운 국지성 소나기구름이 발달한 것입니다. 일단 대구로 가서 만촌동 큰형님 apt에서 성주에 비가 그치길 기다립니다.
혼자 보내드리긴 뭣해서 의리의 사나이가 되기로 작정하고 30여 분을 기다리는데 할리걸(?)의 전화가 울립니다.
비가 쏟아지는데 뭣하냐고 빨리 들어오란 얘기가... 그렇습니다.
우리가 보는 스마트폰 레이더영상은 10여 분이 늦은 화면이 전송됩니다. 불과 집까지 5km 남았는데 어쩔지 고민 중입니다.
할리 같이 닦아줄 테니 들어오랍니다. 큰형님 두 분은 비 한 방울도 안 맞고 귀가하셨지만 저랑 영수형님은 늦은 시각
다시 귀가를 서두릅니다.
1km 정도를 가니 굵은 비가 떨어지더니 말 그대로 물폭탄을 맞았습니다. 앞이 잘 보이질 않지만 어렵게 느릿느릿 도착합니다.
팬티까지 쫄딱 다 젖어서 완전 물에 빠진 생쥐꼴입니다. ㅠㅠ
기다리던 할리걸(?)이 30분만 먼저 왔으면 비도 안 맞았을 텐데 라고 얘기합니다.
이렇게 저렇게 해서 그놈의 의리 때문에 그렇다니 꼬방시라며 약을 올립니다. 시계가 11시를 가리킵니다.
오히려 시원하단 느낌이 듭니다. 이참에 새들백을 떼어내고 뒷휠까지 둘이서 열씨미씨미 할리를 닦습니다.
늦게 귀가하시는 분들이 지하주차장에서 이상한 부부의 별난 행동을 목격하시곤 갸우뚱 하는 게 보입니다. ㅎㅎ
490km를 달렸습니다. 요리조리 비도 잘 피했지만 집을 5km 남겨두고 물폭탄을 맞은 어이없는 하루입니다.
시간은 벌써 새벽 1시... 뭣하는 짓인지... ㅋ 도와준 할리걸(?)이 고맙지요.
어제와 오늘 휴가지만 후유증으로 할리를 타진 않았습니다. 아니 솔직히 세차할 일이 겁나서 쉬는 중입니다.ㅋ
며칠째 국지성 소나기에 대프리카는 비 피해 소식도 들립니다. 카페의 그 누구도 저처럼 의리(?)를 지켰을 거라 생각합니다.
큰형님들이 저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아닐까요? ㅎㅎ 고희를 바라보는 두 분은 멀쩡하시니까요...
휴가철입니다. 가족들과 아님 동료들과 멋진 휴가 즐기시고 계곡에서의 피서하실 때 국지성 호우는 꼭 주의하셔야 합니다.
행복한 휴가 보내십시오. *^^*
- 대구에서 -
※ 아직 초보지만 물폭탄 맞고서 [실비오는 소리에] 색소폰곡 띄웁니다. 부끄부끄~
@훈이요 멋진 휴가 보내시고 잼난 후기 기대 만땅입니다.
잘 다녀오세요
@주식1004 넵 감사합니다 ~^^
짧은 물폭탄에 천사님 마음이 좋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할리걸님의 걱정해주는 따뜻한 마음이 있어 행복한 꽃비가 된것 같군요~오늘도 굿데이 하세요
할리 닦는데 도와준대서 살았습니다.
혼자 새들백 분해해서 닦을려면 땀 꽤나 흘렸을 텐데요...
남들이 보면 이상한 부부로 낙인 찍힐까
오밤중에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뭣하는 짓인지요.
소나기는 피하는 게 상책이다라는 격언은 특히 라이딩 중에는 안 통하는 거 같아요~~ㅎ
은폐물이 있다면 몰라도.... 휴식같은 휴가는 아니지만 멋진 추억을 만드셨네요~^^
글케요.도 보이질 않고 집에는 가야하고...아 겨우 집까지 도착했지만 팬티가 수영팬티입니다.
밤엔
헬멧쉴드를 빗물 처마
무더위 잘 이겨내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