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사조영웅전 구입시 주의점
2003년 처음 출간된 사조영웅전은
그 책을 기다리던 팬들의 원성을 사게 만들었다.
부드럽지 못한 해석은 둘째치고서라도
오자와 탈자가 많았던 것이다.
이에 이 책을 출간한 김영사는 2005년 2월 대대적인 수정을 하였고,
쇄를 거듭할수록 잘못된 부분을 재차 수정하였다.
2005년 이전에 출간된 책은 김영사에서 교환해주고 있다.
이 사실을 알았기에 책을 구입하기 전에
인터넷서점에 문의를 했더니 2006년도판이라고 했다.
뭘 의심없이 봤는데, 5권의 책상태가 별로 좋질 않아
출간년도를 봤더니 2003년.
아니, 다른 책들은?
전부 확인해봤더니 다행이 5권을 제외하곤 전부 2006년도판이다.
인터넷서점에 전화해서 이러이러하다고 이야기하니
미안하다면서 당장 제대로 된 5권을 보내주겠다고 한다.
쩝.
만일 이 책을 구입하실 분이 있으면 이점을 유념해야 할 듯하다.
1. 송나라 충신 악비
작년에 상해, 항주, 소주로 여행을 간 적이 있었는데,
항주에는 서호라는 유명한 호수가 있다.
그 호숫가에 보면 또 유명하다고 하는 한 장군의 묘가 있는데,
물론 나에게는 이름도 생소한 장군이었다.
우리나라 이순신 장군의 현충원도 가보지 않았는데..
이런 곳에 가야 되나? 싶었는데,
유명하다고 하니 가봤다.
그 묘가 송나라 때 장수 악비장군의 묘였던 것이다.
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송나라 태평성대가 지나고, 각종 부패가 만연하면서
국세가 기울어졌을 때 마지막 충신이었다고 한다.
그 충신이 간신배들에 의해 역적으로 몰려 죽음을 당하고
송나라는 추풍낙엽이 되고 말았다고 한다.
사조영웅전 5권의 부제는 <악비의 유서>이다.
역사적으로 실제 <악비의 유서>에 무술에 대한 비법이 들어있는지 모르겠지만,
이 책에서는 무술이 비법이 있다고 한다.
금나라 왕야 완안홍열이 그 <악비의 유서>를 찾으려고 눈에 불을 켜고 있으니 말이다.
아무튼 여행지에서 낯선 인물로 만나 알게된 악비가
이 책에서 등장하니 반갑기 그지없다.
2. 은혜를 모르는 고수가 고수인가?
5권의 줄거리는 대략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예상대로 구양봉이 원하는 것은 <구음진경>이었다.
죽백통은 그럴 수 없다면서 아예 배에서 뛰어내려 바다로 빠졌다.
그러자 구양봉은 곽정을 데려다가 <구음진경>을 적으라고 협박을 했다.
홍칠공과 곽정은 <구음진경>를 틀리게 알려주여
구양봉이 엉뚱한 무술을 익히도록 하여 곽정은 엉터리 <구음진경>을 적어주게 된다.
그러는 사이 홍칠공은 몰래 술을 훔쳐 먹을려고 배 창고에 왔다가
구양봉과 구양극이 배를 불에 태워서 홍칠공과 곽정을 죽일려는 의도를 알게 되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홍칠공은 엉터리 <구음진경>을 다 쓴 곽정과 함께
몰래 작은 배를 타고 도망가려했다.
구양봉과 구양극이 이를 발견하고 싸움이 붙게 되었는데,
배는 이미 그들에 의해 불이 붙은 상태였다.
구양봉과 홍칠공은 불붙은 배에서 진검승부를 하고 있다가
불붙은 돛이 쓰러면서 구양봉이 그대로 맞을 것 같자
의협심이 강한 홍칠공은 구양봉을 구하게 된다.
이때 홍칠공이 빈틈이 생겼든데,
구양봉은 자신이 기르고 있던 독사와 장풍으로 공격을 하여
홍칠공은 중상을 입게 된다.
구양봉.
고수가 되기 전에 사람이 되어야 할진대,
그의 행태는 아직 인간이 덜 되었구나.
구양봉은 인간이 아니기에 절대 고수가 될수 없다.
암튼 이에 격분한 곽정은 홍칠공을 대신하여 구양봉과 싸우게 되고,
곽정을 찾아 배를 타고 온 황용이 만나 홍칠공을 간호하게 된다.
그리고 구양극도 작은 배로 옮겨타서 그 배에는 오월동주와 같이
황용과 홍칠공, 그리고 구양극이 같이 타게 되었다.
홍칠공이 중상을 입고 있어서 황용이 간호하고 있었는데
큰 파도와 함께 구양봉과 곽정이 바다에 빠지고 말았다.
한참을 기다려도 곽정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황용, 홍칠공, 구양극은 어쩔 수 없이 노를 저어 갔다.
그리고 어느 무인도에 도착하게 된다.
3. 끝없이 이어지는 이야기
사조영웅전은 우연이 지나치기는 하지만,
수많은 복선과 끝없는 꼬리를 잇는 이야기 전개로 책놓기가 쉽지 않다.
무인도로 도착한 황용은 구양극을 경계하면서 홍칠공 간호에 힘쓰지만,
홍칠공이 워낙 중상을 입은 터라 쉽게 회복하질 못했다.
중상을 입은 홍칠공은 살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개방파 방주를 황용에게 전수하고,
개방파 방주에게만 전수되는 타구봉법을 전수한다.
한편 미련한 구양극은 그래도 황용은 말은 잘 듣는터라
그리고 홍칠공의 부상정도가 어느정도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그 또한 황용과 홍칠공을 경계한다.
그러던 중 황용은 꾀를 써서 구양극이 커다란 바위에 다리가 짓눌리게 된다.
그후 황용은 홍칠공과 함께 무인도를 빠져나가려 했지만,
하필 그 순간에 구양봉과 곽정이 같이 그 섬에 나타났다.
구양봉은 홍칠공이 중상을 입은 것을 알고, 곽정과 황용에 협박하여
자신의 조카인 구양극을 구하는데 돕게 한다.
사실 구양극은 구양봉의 조카가 아니고,
형수를 겁탈해서 나은 자신의 아들이었던 것이다.
역시 구양봉은 인간이 아닌 짐승이었던 것이다.
그런 그에게 왜 그런 뛰어난 무공이 주어졌는지...
이제 이 작은 무인도에 다시 경계의 눈빛이 더욱 늘었다.
황용과 곽정은 몰래 뗏목을 만들어 도망갈려고 했지만,
구양봉에게 걸려 뗏목을 빼앗기고 말았다.
황용은 그 뗏목의 밧줄에 칼질을 해 두어 바다에서 뗏목이 망가지게 했고,
황용과 곽정은 다시 뗏목을 만들어 스승 홍칠공과 함께 무인도를 빠져 나온다.
그러다가 바다에 표류에 있는 구양봉과 구양극을 만나게 되고,
작한 홍칠공이 그들을 구하라는 말에 결국 다시 그들을 태워주게 된다.
그렇게 바다를 표류하다가 배 한 척을 만나 구조되었는데,
이런 금나라 여섯번째 왕야인 완안홍열과
그의 쫄따구들인 팽련호, 양자옹, 양지상인 등이 같이 타고 있었다.
물론 양강도 타고 있었는데, 양강은 곽정과 황용을 보고 먼저 자리를 피했다.
이때 상어 한마리를 타고 그 배에 나타난 이가 있으니
늙은 악동 노완동 주백통이었다.
구양봉과 내기에서 지고 배에서 뛰어내린 주백통은 한마리 살아있는 상어를 만나고
그 상어를 훈련시켜 상어를 조정할 수 있게 되고 그 상어를 타고 온 것이다.
그리고 상어가 한마리 살아있었기 때문에 구양봉과의 내기에서도 이긴 것이라고
큰소리를 떵떵쳤다.
그 상어는 왜 안죽었는가?
구양극이 잔인하게 상어 한마리를 굶겨 죽을려고 아래위 이빨에 나무를 꽂아두었는데
그 상어만이 독이 퍼진 다른 상어를 먹지 않아 살아남았다가
주백통을 만나게 된 것이다.
그야말로 전화위복이 아니던가.
결국은 주백통이 있었기에 상대방도 싸움을 할 수 없었고,
주백통은 황용, 곽정, 홍칠공을 데리고 작은 배를 가지고 떠났다.
아참. 안완홍열은 왜 그곳을 지나고 있었는가? 하피...
왜냐면 악비의 유서'를 훔치려고 가던 길이었다.
악비의 유서를 훔치는데 그는 구양봉에게 도움을 청하고
구양봉은 알겠다고 응하는 척 하면서 실제로 자신이 가져갈려는 마음을 품게 된다.
곽정일행이 떠나고 얼마 안되어 황용을 찾으러 나선 황약사가 그 배에 도착하게 된다.
이에 영지상인은 주백통, 곽정, 황용, 홍칠공 모두 바다에 빠져 죽었다고 하자
황약사는 격분하고 이 원인을 전부 곽정한테 돌리고,
곽정이 죽었으니 그의 스승인 강남육괴에게 복수를 하겠다며 길을 떠났다.
한편 육지에 도착한 곽정, 황용, 홍칠공, 주백통은 어느 객점에 머물게 되는데,
그곳에는 바보 소녀 혼자 지키고 있었다.
그런데 그 바보소녀가 어설픈 무공을 쓰는데 바로 황약사와 같은 무공인 것이다.
결국 그 객점에 숨겨진 밀실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황약사의 제자인 곡승풍과 송나라 관리로 추정되는 뼈다귀를 발견한다.
바보소녀는 곡승풍에게 무술을 전술받은 것으로 추측되었다.
아직 홍칠공은 죽기 전에 소원이 있다고 했는데
그건 황제의 음식을 먹는 것이었다.
역시 거지무리를 이끄는 개방파의 방주다웠다.
끝까지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뿐더라 작가의 유머러스함이 물씬 풍겨나온다.
그래서 그들은 몰래 황궁에 들어가게 되었다가
완안홍열이 악비의 유서를 훔치기 위해 그곳에 있음을 알게 된다.
그 옆에 다정스럽게 이야기하는 양강이 있음에 놀라기도 하고, 양강에 실망하기도 한다.
주백통과 홍칠공은 식당에 숨어 있기로 하고
곽정과 황용은 완안홍열이 악비의 유서를 훔치려는 것을 막기로 했다.
하지만 완안홍열 일행에는 구양봉도 있었기에 쉽지 않았다.
구양봉은 곽정은 장풍으로 맞서고 있을때
양강이 비수로 곽정의 허리를 찔리고 양강을 공격하다가
구양봉의 합마공에 치명적인 부상을 입게 된다.
황용은 중상을 입은 곽정을 구하고,
다시 바보소녀가 있는 객점의 밀실에 숨게 된다.
그리고 곽정은 구음진경에 나와 있는 방법에 따라
황용의 도움을 받아 치료하게 된다.
치료는 일주일이 시간이 필요하며 다른 사람들의 방해를 받으면 안되기에
그들은 일주일치 먹을 것을 사들고 밀실에서 치료를 전념하게 된다.
밀실은 그 객점의 식당을 볼 수 있는 거울이 있는데
하필 그곳에 완안홍열과 그의 쫄다구들이 오게 되었다.
그들이 악비의 유서라고 훔친 상자속에 아무것도 없는 것을 알게 되고
다시 황실로 들어가지만 헛탕이었다.
한편 예전에 곽정이 구양극으로부터 구해준
정요가(알고보니 전진칠교 중 손불이의 제자임)가 그 객점에 오고
육승풍의 아들 육관영이 곽정에게 무슨 소식을 전하기 위해 그곳에 오고
전진칠자 중 구처기의 제자 윤지평이 곽정에게 전하기 위해 그곳에 왔다.
왜냐고 그곳이 바로 곽정의 고향인 우가촌이었기 때문이다.
정요가는 사실 곽정에게 마음을 두고 있었는데
육관영을 만나고 그와 함께 완안홍열의 쫄다구 중 하나인 후통태와 싸움을 하다가
그에게 연정을 품게 된다.
육관영과 윤지평은 둘다 황약사가 곽정의 스승인 강남육괴를 죽이려고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기 위해 왔던 것이다.
밀실에서 이것을 다 보고 있는 황용이 황약사가 왜 강남육괴를 죽이려고 하는지
알 수 없어 의아해 하지만 곽정의 치료를 위해서 그곳에서 나가지 않는다.
한편 완안홍열과 그들의 일행이 다시 그곳에 밀어닥쳐 육관영 등과 싸움이 붙었는데
그때 황약사가 그곳에 등장하였다.
그들은 황약사보다 무공이 낮아 싸움한번 제대로 못하고 그곳에서 쫓겨가게 된다.
윤지평은 전진칠교가 황약사보다 무공이 뛰어나다고 육관영한테 말싸움을 한 적이 있는데
황약사가 그말을 들었는지 윤지평도 쫓겨나게 된다.
4. 지나친 우연도 용서되리.
지은이 김용은 원래 신문기자였는데
발행부수를 늘리기 위해 신문에 연재할 소설로 사조영웅전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왼손으로는 기사를 쓰고, 오른손으로는 소설을 쓴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다재다능한 것 같다.
사실 그런데 우연이 좀 지나치다.
하지만, 그런 우연들은 우연일 수도 있지만,
소설의 한 요소인 복선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소설의 또 하나의 매력은 수많은 복선인 듯 싶다.
그래서 한줄 한줄 빼먹지 않고 읽어야 한다.
무심코 넘긴 한줄이 나중에 비중있게 다루어지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이걸 보고 신조협려를 바로 읽어야 하나?
어느정도 주기를 두고 읽으려고 했는데..
군인이 휴가 나와서 휴가복귀일이 다가옴을 걱정하듯이
사조영웅전을 읽으면서 그 소설이 끝날것을 걱정하는 요즘이다.
책제목 : 사조영웅전 5 (악비의 유서)
지은이 : 김용
출판사 : 김영사
독서기간: 2006.08.31- 09.02
페이지: 347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