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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미주현대불교 원문보기 글쓴이: 가섭
한혜숙/ “부처님이 우리 모녀 살렸어” |
여리디 여린 소녀같던 분
어머니는 1.4후퇴 때 여덟달만에 팔삭동이로 나를 낳았다. 그토록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를 향해 수많은 청년들이 총칼을 들고 나가 죽어서 돌아왔던 그 시절이지만, 딸을 낳았다는 소식을 반가워하는 이는 별로 없었다고 한다. 요즘같으면 몇주를 인큐베이터에서 견뎌야만 제대로 세상빛을 볼 수 있는 팔삭동이는 태어나자마자 간들간들한 목숨으로 부모님의 애간장을 태웠다.
자식이 아프니 동네서 가까운 절에 가서 빌었겠거니 짐작했다. 어머니가 무슨 마음으로 어떠한 사찰을 찾아가 얼마큼 기도를 했는지, 나는 묻지 않았고 어머니도 길게 이야기해주지 않았다. 몇 년 전 어머니는 팔순을 맞아 함께 간 여행길에서 뜬금없이 가슴에 담아뒀던 50여년 전 ‘아픔’을 끄집어냈다.
아들도 아니고 비실비실한 딸래미 하나 낳아서 무슨 소란이냐며 짚에 말아서 내다버리라는 시집식구들, 뭐라 한마디라도 해줬음 힘이 될텐데 그저 눈을 내리깔고 입을 다문 남편… 어머니는 서러움에 복받치는 눈물을 삼키면서 딸과 함께 ‘가출’했다.
며칠 기도 끝에 하룻밤을 꼬박 울다 지친 갓난아기는 다음날이 되자 똘망똘망한 눈빛을 보이면서 기운을 회복했다고 한다. 어머니는 기도를 멈추지 않았다. 자식이 살아나 기도 목적도 달성했건만, 어머니는 그 날 이후로도 한동안 법당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엄마야, 엄마는 절에 가면 무슨 기도를 그렇게 독하게 하슈? 다 늙은 큰딸 시집가게 해달라고 하유?” 어머니는 중얼거리듯 이렇게 말했다. “기도는 무신 기도. 내 맴(마음) 내가 다스려 보려고 그러는기제. 다 죽어가는 딸래미 차라리 죽었으면 낫겠다 생각한 내 삿된 맴 물리칠려고 그러제. 자식새끼만 남겨두고 무심하게 먼저 떠난 영감탱이에게 원망하는 맘 날려버릴라 그러제.” 아! 나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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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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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헤숙님, 드라마에서도 보고 여기서도 보네요 부처님 공부 많이 하세요, 남무관세음 보살 마하살, 성불하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