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컬러는 차종의 개성을 반영하는 중요한 디자인 요소이자 운전자 개인의 취향이 표현되는 대표적인 선택 사양이다. 다채로운 색감과 질감으로 자동차를 더욱 아름답게 하는 자동차 컬러의 매력에 대해 살펴봤다.
자동차를 구입할 때 반드시 마주하게 되는 선택의 순간이 있다. 가장 행복한 고민이자 가장 어려운 선택 요소로 손꼽히는 자동차 컬러다. 컬러는 자동차의 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디자인 요소이자 개인의 취향을 반영하는 외장 사양이다. 컬러에 따라 자동차가 풍기는 분위기가 좌우되기에 외장 컬러의 선택은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의 자동차는 다양한 외장 컬러를 선보이면서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아름다운 색감이나 채도로 컬러 고유의 매력을 제공하고, 독특한 도장의 질감을 활용한 차별화된 컬러도 선보이고 있다.
자동차 컬러에도 유행은 존재한다. 화이트, 블랙, 그레이와 같은 무채색은 가장 무난한 선택지로, 자동차 컬러 중 가장 인기가 높다. 하지만 그 외 다양한 유채색 계열은 유행에 따라 선택 비율이 오르내리곤 한다. 글로벌 화학 기업 바스프(BASF)의 코팅 사업부가 발표한 ‘2021 자동차 OEM 코팅용 바스프 컬러 리포트’에 따르면 최근 블루와 레드 컬러의 선택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그린과 베이지 컬러도 적지만 꾸준히 점유율을 높여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변화는 자동차 산업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전동화 흐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가 친환경이라는 속성을 차별화된 컬러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니로의 시티스케이프 그린 컬러는 니로의 디자인 매력을 부각시켜주는 대표 컬러다
현대차그룹의 차종에서도 최근 유행을 반영한 컬러를 비롯해 해당 자동차의 스타일링을 더욱 부각시켜주는 다양한 컬러를 경험할 수 있다. 가령 기아의 대표적인 친환경 패밀리 SUV인 니로는 총 7가지의 외장 컬러를 제공한다. 그중에서도 ‘시티스케이프 그린’은 니로 디자인에 특화된 대표적인 컬러다. 시티스케이프 그린은 자동차뿐만 아니라 패션 산업 전반에서 가장 인기 있는 그린 컬러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다. 니로의 볼드한 스타일을 미니멀하고 모던하게 표현하기 위해 펄 입자를 투명한 안료에 넣었으며, 유리알처럼 맑은 펄 느낌을 구현해 세련되고 도시적인 색감을 자랑한다.
기아 니로는 외장 컬러와 에어로 필러의 컬러 조합으로 다양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또한 기아 니로는 기존 양산차에서 볼 수 없었던 ‘에어로 필러’를 통해 다양한 컬러 조합을 선보였다. 스노우 화이트 펄과 스틸 그레이, 스틸 그레이와 인터스텔라 그레이, 미네랄 블루와 오로라 블랙 펄, 시티스케이프 그린과 오로라 블랙 펄 등으로 이뤄진 총 4가지의 컬러 조합은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색의 조화가 특징이다. 아울러 고객의 취향대로 외장 컬러를 선택할 수 있는 비스포크 개념을 적용하여 니로에 고유의 개성을 부여하고,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에도 기여했다.
아이오닉 5의 신규 외장 컬러인 그래비티 골드 매트(왼쪽)와 루시드 블루 펄(오른쪽)
현대자동차의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 5 역시 특색 있는 컬러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대표적인 신규 컬러 아틀라스 화이트는 전기차의 깨끗하고 순수한 이미지를 강조한다. 루시드 블루 펄은 남극과 북극의 청량한 바람의 이미지를 컬러로 구현한 것이며, 디지털 틸그린 펄은 광물의 결정체가 가진 순수함과 전기차 기술의 결합을 컬러로 표현했다. 총 9종의 외장 컬러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컬러는 바로 그래비티 골드 매트다. 해당 컬러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첨단 기술을 시각화하는 데 집중한 결과물이며, 매트한 질감을 통해 정교하게 다듬어진 금속 컬러를 아름답게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컬러 디자인 과정에서 특정 지역이나 콘셉트의 이름을 따오기도 한다
제네시스의 전용 전기차 GV60의 컬러는 한층 과감하고 다채롭다. GV60의 외장 컬러는 글로시(유광) 8종, 매트(무광) 3종으로 구성돼 총 11종의 컬러를 제공하며, 그중에서도 신규 컬러인 하나우마 민트, 아타카마 코퍼(글로시/매트), 상파울로 라임은 GV60의 스타일링과 개성에 특화된 컬러라 할 수 있다. 이 컬러들은 제네시스 전기차 특유의 고급스럽고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는 CMF(Color Material Finish) 디자인 전략 아래 탄생했다. 하나우마 민트는 하와이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꼽히는 하나우마 베이(Hanauma Bay)의 아름다움을 담았으며, 아타카마 코퍼는 전기 부품의 핵심 소재인 구리(코퍼, copper)의 금속감을 강조해 세련된 전기차 이미지를 구현했다. 참고로 아타카마라는 이름은 구리가 대량으로 매장돼 있는 칠레의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San Pedro de Atacama) 지역에서 따왔다.
한라산 그린은 제네시스 최초로 한글명을 가진 컬러로써 한국적인 럭셔리를 표현했다
제네시스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세단 G90는 무려 12종의 외장 컬러를 제공한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단일 차종 기준 최대 수준으로, 무채색 계열의 보편적인 선택지는 물론, 차별화된 가치를 추구하는 다양한 고객의 취향을 고려한 결과다. 보편적으로 많은 선택을 받는 블랙 컬러만도 두 가지 선택지가 제공된다. 비크 블랙은 미세한 펄감으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강조하고, 하와이 마우이 블랙샌드비치에서 영감을 얻은 마우이 블랙은 순수한 고흑도 블랙의 색감이 두드러진다. 한편 G90의 한라산 그린은 제네시스 최초로 한글명을 가진 컬러이며, 한국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짙은 그린 컬러로써 제네시스가 추구하는 한국적인 럭셔리 가치를 담았다.
한편, 현대차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내 차 만들기’를 활용하면 각 차량 마다 제공하는 외장 컬러를 비롯해 해당 차종을 구입한 고객의 컬러 선택 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의 차종에서 가장 인기 있는 컬러는 역시 무채색 계열이다. 아반떼, 그랜저, 투싼, 싼타페, 팰리세이드 등 현대차 주력 차종의 컬러 비중은 그레이와 화이트 컬러가 주를 이뤘다.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아마존 그레이 메탈릭의 높은 인기다. 아반떼 출시와 함께 신규 컬러로 선보인 아마존 그레이는 단단한 금속 느낌의 알루미늄 입자를 바탕으로 블루 펄과 터콰이즈 그린 펄을 첨가한 중채도 컬러다. 빛에 따라 그레이와 그린 컬러가 돋보이는 이중적인 색감은 최신 컬러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으며, 아반떼 외에도 투싼과 투싼 하이브리드에서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차종에 따라 인기가 높은 유채색 계열의 외장 컬러도 눈길을 끈다. 현대차 베뉴는 짙은 블루 컬러의 펄감이 도드라지는 데님 블루 펄의 인기가 높았으며, 코나 하이브리드는 연한 블루 빛이 감도는 다이브 블루가 많은 선택을 받았다. 이처럼 젊은 소비자층이 주를 이루는 소형차 라인업에선 유채색 컬러의 선택 비중이 두드러졌다. 참고로 현대차 중에서도 특정 컬러의 비중이 집중된 차종은 바로 아반떼 N과 코나 N이었다. 아반떼 N(M/T)의 경우, 구매자 중 40%가 퍼포먼스 블루 컬러를 선택했으며, 코나 N은 구매자 중 33%가 소닉블루를 선택해 N 브랜드 전용 컬러의 높은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퍼포먼스 블루는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 N의 대표 컬러로 자리매김했다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 N의 차종에서 만나볼 수 있는 퍼포먼스 블루 컬러는 어느덧 상징적인 브랜드 컬러로 자리매김했다. 높은 채도로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특징이며, 현대모터스포츠의 i20 N WRC 랠리카, 엘란트라(아반떼) N TCR, 아반떼 N컵 레이스카 등의 경주차에 공통적으로 적용돼 있다. 이뿐만 아니라 퍼포먼스 블루는 스티어링 휠, 기어 노브, 스티치 등 N 브랜드 차종의 실내 곳곳에서 존재감을 뚜렷하게 표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다채로운 외장 컬러를 통해 디자인 매력을 전달하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최근 현대차그룹의 자동차에서는 다채로운 컬러를 만나볼 수 있다. 언제나 깔끔하고 단정한 이미지로 오래도록 사랑받는 무채색부터 각 차종의 콘셉트에 걸맞은 특별한 고유 컬러까지, 현대차그룹 다양한 컬러 라인업에서 컬러가 지닌 매력과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새로운 컬러 개발을 통해 디자인 매력을 더해나갈 것이다. 최신 컬러 트렌드를 반영한 이색적인 컬러를 비롯해 미래 모빌리티 기술에 걸맞은 새로운 컬러의 등장을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