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나물과 삼 형제
ㅡ 돌나물, 기린초, 바위채송화
돌나물과 삼 형제
ㅡ 돌나물, 기린초, 바위채송화
누가 보더라도 한 핏줄 형제
배고픈 세월
한 솥 끼니를 나누던 식구
셋은 서로 끔찍한
우리 식구였다
그러나
힘없어 밀려 사는 삶
그게 그리 만만했던가
뿔뿔이 살 길 찾아 헤어질 운명
가고 또 가고
해(年)를 넘고 또 넘고
얼마나 흘렀는가
끝내 갈 곳 없다고 버틴 삶
죽어라 잡고 늘어진 목숨
운이 좋아 찾아드는 행운은 싫어
이를 악물었던 생
문득 하늘 푸르고 햇빛 찬란한 날
드디어 쓰게 된
승리의 황금 면류관
뛸 듯 기쁨 속에 입은 은총
피땀 흘린 근면함에
척박한 땅 기름 흐르고
절절히 그리는 형제애(兄第愛)에
큰 산 바위가 울었다
우리 식구 걱정 가련함에
아침 안개 피고 이슬이 맺혔다
글, 사진 / 최운향
■ 돌나물
■ 기린초
■ 바위채송화
****** 돌나물, 기린초, 바위채송화
척박한 땅, 산지 바위 곁이나 바위틈 등에서도 강인한 생명력으로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는 돌나물과의 식물로 그 꽃의 모양으로는
이들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돌나물은 세 개의 잎이 돌려나고, 기린초는 잎이 넓고 톱니
모양이 있고, 바위채송화는 두 개의 잎이 어긋나며 마주 보는 형상
이기에 구분이 된다.
특히 바위채송화는 높은 산 바위틈이나 바위 위에 쌓인 퇴적물 위에
뿌리를 내리고 번성하여 꽃을 피우기에 그 끈질긴 생명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형제자매는 묘하게도 닮은 점들이 많다. 아니, 그게 당연할 것이다.
옛날엔 먹고살기도 어려웠지만 여럿이 한 솥 밥을 나눠 먹으며 살았
기에 그 애틋한 가족애, 형제애는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과거엔 '우리'라는 말에 '식구'라는 말을 결합해 '우리 식구' 라
는 말이 '가족'의 뜻으로 자연스럽게 쓰였다는 생각을 해본다.
돌나물, 기린초, 바위채송화는 그 얼굴(꽃)의 모습이 너무도 닮았고,
어려운 조건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그 옛적 '우리 식구'라는
끈끈한 인연을 그리고 추억에 젖어본다.
돌나물의 꽃말은 '근면', 기린초의 꽃말은 '기다림', '소녀의 사랑',
바위채송화의 꽃말은 '가련함', '순진함'이라 한다.
나름 그 속에 깊은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글, 사진 / 최운행 2021. 6.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