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The New York Times [온라인판] 2011-7-10 (번역) 크메르의 세계
캄보디아 증권거래소 개장의 과제들
Shares Needed as Cambodia Gets a Stock Exchange
거래할 주식이 필요하다
기고 : SIMON MARKS
(프놈펜) — 오랜 내전과 정치적 무질서 끝에 10년간의 경제성장을 경험한 이후, 마침내 캄보디아가 월요일(7.11) 주식시장을 개장한다. 캄보디아 정부의 바램은 소규모이자 개발도상에 놓인 이 나라의 경제에 보다 많은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바램을 가로막는 장벽이 있다. 그것은 바로 아직도 캄보디아에는 기업공개가 준비된 회사들이 없다는 것이다. 국내 기업들의 준비가 부족하다는 점은, 캄보디아가 금융시장을 운용하는 데 필요한 도전들에 적응할 능력에 대하여, 광범위한 불확실성이 존재함을 시사하는 것이다.
증권거래소의 도입은 캄보디아 경제에 정교함을 보다 더해 줄 것이며, 잠재적으로는 달러 의존도에서 탈피하는 데 도움도 줄 것이다. 하지만 부정부패가 일상적이며 종종 법률의 작동 역시 미약하다고 주장되는 한 사회에 대해, 비판자들은 주식시장 규제당국이 경영이나 회계, 거래 규준에 대한 문제들에 대해 법률을 적용할 능력이 있는지를 놓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캄보디아 증권거래소'(CSX)는 캄보디아 정부가 지분의 55%를 소유하고 있고, 나머지 지분 45%는 '한국거래소'(KRX)가 보유하고 있다. KRX 파생상품 시장 담당 부서의 이인표(Lee In-pyo) 과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캄보디아 주식시장의 규제당국은 범죄를 예방하고 바람직한 관리, 그리고 반듯하고 준법적인 거래를 보장하는 데 필요한 모든 법규를 갖추게 될 것이다. 하지만 캄보디아의 일반적인 관행과 문화, 경험을 인정한다면, 법률의 완전한 시행은 매우 어려울 것이다." |
한국의 KRX는 지난 2009년 3월에 캄보디아 정부와 합작사업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KRX의 활동을 역내로 확대한다는 계획에 따른 것이었다. 그리고 캄보디아의 께엇 촌(Keat Chhon)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MEF) 장관이 '캄보디아 증권거래위원회'(SECC) 의장을 맡기로 했다.
현재까지 CSX에 상장할 의사를 발표한 회사는 3개 국영기업체들 뿐이다. 이 기업들은 '텔레컴 캄보디아'(Telecom Cambodia), '프놈펜 수도관리국'(Phnom Penh Water Supply Authority), 그리고 '시하눅빌 자치항구'(Sihanoukville Autonomous Port: PAS)이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캄보디아 법인'(Tong Yang Securities Cambodia)은 '텔레컴 캄보디아'와 '프놈펜 수도관리국'의 기업공개(IPO) 준비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 회사의 한경태(Han Kyung-tae) 프놈펜 사무소장에 따르면, 이들 두 회사가 주식시장의 법규들을 준수하고 있다는 확신을 주려면 아직도 할 일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한경태 사무소장은 이들 기업이 이르면 금년 말까지 상장 준비를 마치고자 하는 바램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기업인 'SBI 프놈펜 증권'(SBI Phnom Penh Securities)은 '시하눅빌 자치항구'의 상장을 준비 중인데, 논평을 부탁했지만 답신이 없었다.
(사진: Samrang Pring/Reuters) '캄보디아 증권거래소'가 입주해 있는 '카나디아 타워'.
'월드뱅크'(World Bank, 세계은행)에 따르면, 캄보디아 경제는 2009년도에 세계경제위기의 여파로 GDP가 2%나 감소하는 마이너스 성장을 한 이후, 2010년에 6.7%가 성장하는 반등을 보이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주식시장 개장이 캄보디아 경제에 더 많은 자본을 유입시킬 것이라 말한다.
이웃국가들인 태국이나 베트남의 경우 은행 시스템 상에서의 총대출금이 GDP 대비 거의 100%에 달하고 있지만, 캄보디아의 경우 30%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도 자본 유입을 위한 여지는 많이 남아 있는 상태이다. '캄보디아 비지니스 연구원'(Business Research Institute of Cambodia: BRIC)의 스즈키 히로시(Hiroshi Suzuki) 씨는, "캄보디아가 주식시장을 도입할 적기"라고 말했다.
캄보디아는 자국 화폐인 리엘(riel) 화를 갖고 있긴 하지만, 캄보디아 경제는 본질적으로 달러에 의존하고 있다. 은행 시스템의 경우 예금 및 신용거래의 90%가 달러에 지배받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중앙은행인 '캄보디아 국립은행'(National Bank of Cambodia: NBC)으로 하여금 경제 및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거나 부양시킬 때 사용가능한 수단에 제약을 가하고 있다.
캄보디아 주식시장은 모든 주식거래를 리엘 화로 결재하게 하고 있지만, 개장 후 3년 동안은 당러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리엘 화를 발행하는 중앙은행은 캄보디아 경제의 달러 의존도를 탈피시키기 위해 더 많은 돈(리엘 화)을 시중 금융시장에 풀게 될 것이다.
'캄보디아 캐피탈'(Cambodia Capital)은 캄보디아 주식시장에서 증권인수업자로 인가된 7개 증권회사 중 하나이다. 이 회사의 공동 설립자인 모르텐 크밤멘(Morten Kvammen) 씨는 캄보디아 시장의 매력이 라오스 주식시장을 능가한다고 말했다. 라오스 증권거래소는 개장한지 6개월이 됐지만 오직 2곳의 국영기업체들만 상장되어 그 주식이 거래되는 상태이다.
모르텐 크밤멘 씨는 "우리는 거래량이 매우 빨리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는 거래 첫해에 10개 이상의 기업들이 상장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라오스의 경우 증권인수업자나 중개인 자격을 획득한 증권회사가 2곳에 불과하지만, 캄보디아의 경우 13개 회사가 인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캄보디아는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가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에서 여전히 거의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그리고 일부 캄보디아인들은 주식시장이 이 나라의 엘리트들이 사익을 취하기 위한 또 하나의 수단이 될 수도 있다면서, 주식시장 개장과 함께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들 역시 잘 알고 있었다. 띠오울롱 사우무라(Tioulong Saumura) 의원은 야당인 '삼랑시당'(SRP) 소속으로, '캄보디아 국립은행'의 부총재를 역임한 바 있다.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법치가 없는 문화 속에 살고 있다. 좋은 법규를 그대로 베껴서 종이 위에 그럴듯하게 채워 넣어서, 그것을 채택하는 일이 쉽다는 것이야 의심의 여지가 없다." |
'재정경제부'(MEF)의 헝 쭈온 나론(Hang Chuon Naron) 차관은 고도의 법제적 규준을 강화하는 일은 정부에게만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주식 발행자들과 투자자들에게도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캄보디아에 주식시장을 도입하는 일이 관련된 모든 이들에게 하나의 "학습과정"이 될 것라면서, 필요한 모든 표준들이 갖춰지는 데 5년 정도가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종종 베트남의 '호치민 증권거래소'(Ho Chi Minh Stock Exchange: HoSTC)의 사례에서 경고 섞인 교훈을 끌어내기도 한다. 원래 '호치민 증권 거래센터'(Ho Chi Minh City Securities Trading Center: HSTC)로 불렸던 HoSTC는 2000년도에 개장했다.
거래는 느리게 진행되어, 5년이 지난 후에도 단지 소수의 기업들만 상장되었다. 이후 2005년이 되자 세계 경제가 호황을 맞았고, 기업 밑 투자자들 과잉현상에 대한 사색이 등장했다. '호치민 지수'는 2000년도에 100 포인트였지만 2007년 초가 되면 1,000 포인트로 급등했다. 하지만 2009년 초가 되자 투자자들이 세계금융위기를 인지하면서 주가지수는 300포인트 밑으로 주저앉았다.
쿠알라룸푸르에 본사를 둔 'MIDF 아마나르 자산관리'(MIDF Amanah Asset Management) 소속의 펀드매니저 사니 자이누딘(Sany Zainudin) 씨는, 캄보디아 주식시장 투자 의향을 갖고 이 나라의 법률적 틀을 살펴보기 위해 작년 11월 캄보디아를 방문한 역내의 펀드매니저 32명 중 1명이다. 그는 "[캄보디아 주식시장은] 외국인 펀드매니저들 뿐만 아니라 내국인들에게도 급격한 학습곡선을 보여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제학자들도 말하기를, 캄보디아 기업들 중 상장 의향이 있고 재정적 영향력을 가진 기업들조차 족벌경영 체제의 문화에 익숙하여, 주식시장과 관련시켜 금융적 이익을 얻는 데 전혀 익숙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스즈키 히로시 씨는 "그들은 일부 주식을 타인에게 팔아야 한다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즈키 씨는 '모비텔'(Mobitel) 같은 캄보디아 굴지의 이동통신 기업들이나 일부 중대형 국내은행들이 민간기업들 중 최초의 상장기업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고 밝혔다. 그는, 만일 캄보디아 상황이 베트남과 마찬가지라면 증권회사들이 기업들을 설득해 상장시키기까지 몇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하면 이러한 기업들의 수를 증가시킬 것인가가 가장 고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이 기사는 2011년 7월 11일에 <인터내셔날 해럴드 트리뷴>(The International Herald Tribune) 지에도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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