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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하느님] 16 - "그리하여 천국보다 아름다운..."
1. S# 도입부.
하루Na : 똑똑해지면 행복해질 줄 알았습니다.
flash-back1>
2부 73씬 동재와 하루. “똑똑해지고 싶습니다”
7부 60씬, 하루가 공부하는 장면,
10부 1씬, 학술 세미나에 수많은 사람들앞에 서는 하루,
하루Na : 누군가를 이기면 행복해질 줄 알았습니다.
flash-back2>
6부 “당신이 한건 수술밖에 없어!”
5부 60씬 동재를 농구로 이기는 하루,
하루Na : 돈이 많아지면 행복해질 줄 알았습니다.
flash-back3> 12부 2씬. 도박해서 돈을 긁어모으는 하루,
12부 주식하는 하루, 부자가 되는 하루,
13부, 은혜에게 돈을 주는 하루...
13부, 여자의 목에 얼굴을 묻는 하루의 모습등등위로.
하루Na : 그래서 그 멀고 먼 길을 돌아 행복을 찾아다녔지만.. 그러나 결국 내 마음을 채워준건 단 한마디의 말이었습니다.
flash-back5> 15부. 56씬. 목욕탕.
은혜 : 사랑해!
하루 : (보는 위로)
은혜 : 사랑해 하루야...
하루 : (바라보는 얼굴위로)
은혜 : 니가 날 기억못해두.. 내가 널 기억할게 하루야. 그러니까.. 죽지만 마. 3급이래두 괜찮으니까... 나는 니가..
그냥.. 살아만 있어줬으면 좋겠어 하루야.
하루 : (순간 흑..! 울음이 터져나온채로 바라보면)
은혜 : (하루를 꼭 끌어안으며 복받쳐오르는 감정으로) 사랑해...!
하루 : (그제서야 팔을 들어 은혜를 꼭 끌어안는다, 그 위로)
하루Na : 이젠 그만.. 돌아가려고 합니다.
2. S# 병원 일각. (15부 마지막씬 연결)
마주보고 서 있는 하루와 동재.
동재 : 그래서.. 수술을 받기로 마음을 정한거니?
하루 : 네. (보며) 대신에 일주일만 저한테 시간을 주세요.
동재 : (? 본다)
하루 : 일주일이면.. 될거예요.
동재 : (보면)
하루Na : 일주일만 은혜야. 일주일만 더.. 너를 기억할게.
바라보는 하루의 시선에서.
타이틀 “안녕하세요, 하느님! 제 16부”
3. S# 염교장댁 전경. D
수정E :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아!!!
4. S# 염교장댁 거실.
수정, 염교장, 자물통, 집을 나서는 가운데
은혜와 하루, 나란히 서서 식구들을 배웅하고 있다.
염교장 : 다녀오마 하루야. 다녀올게요 은혜양.
자물통 : 다녀오겠습니다! (웃으면)
은혜 : 다녀오세요.
하루 : 다녀오세요 교장선생님. 물통 형님, 수정이두.
수정 : 하루오빠! 어제 내가 얘기한거 잊지 마. 알았지?
하루 : (? 본다. 보다가) 어. 그래. 알았어. (웃으면)
은혜 : (하루 보며) 뭔데?
하루 : 있어, 그런거. (수정이하고만 아는 미소 씩 웃으면) 그치 수정아?
수정 : 응. (웃더니) 다녀오겠습니다. (쪼르르 달려나간다)
염교장 : 어허! 녀석.. 넘어질라... (웃으며 따라 나간다)
자물통 : (따라 나가면)
봉평댁 : (주방에서 보자기에 싼 찬합통 하나 집어들고 바삐 나오며) 은혜야, 집 잘 지키구 있어라이?
(하루 보며) 아이고, 둘이서 맨날 집지키느라 심심허겄다, 그렇지?
하루 : 아니예요. 괜찮습니다. (웃으면)
봉평댁 : 그려어, (하더니) 장선상님! 안가세유우? (하면서 신발 신으면)
장필구 : (뒤늦게 방에서 나온다) 갑니다 가요. (하더니) 은혜양.
은혜 : (? 돌아보면)
장필구 : (들고 나온 묵직한 종이봉투를 내밀며) 이거 저번에 부탁했던거요.
은혜 : 아! 감사합니다. (하고 받는다)
하루 : (? 보면)
장필구 : 다녀올게요, 은혜양, 다녀올게 하루야.
은혜 : 다녀오세요.
하루 : 다녀오세요 필구형님.
봉평댁 : (?아나가며 “저게 뭐래유? 예?” 하면서 같이 나간다. 문 닫히면)
하루 : (돌아보며) 뭐야 그건?
은혜 : 나두 있어, 그런거. (새침하게 웃는 얼굴로 돌아서다가 쿵..! 걸려서 그만 넘어진다)
그 바람에 우르르 바닥에 쏟아지는 책들..
은혜, 아야! 아파.. 하다가 얼른 후다닥 책들을 집어드는데 그 중에 하나를 집어들어서 보는 하루.
하루 : (? 보며) 너.. 대학공부 시작했니?
은혜 : (순간 벌떡 일어나 얼른 탁! 뺏더니) 그냐앙. 장선생님한테 진로상담을 좀 받다가..일단 대학시험부터 한번 쳐볼까하구..
(보며) 다른 식구들한텐 비밀이다?
하루 : 왜?
은혜 : 이러다 떨어지면 쪽팔리잖어.
하루 : (본다. 피식 웃음) 넌 쪽팔릴것두 많다.
은혜 : 어쨌든 비밀이다, 알았지?
하루 : (본다. 보더니 가만히 은혜를 안아준다)
은혜 : (? 하루를 보면) 야, 왜 이래?
하루 : 이렇게 하루에 세 번은 꼭 안아주래. 은혜언니는 하루오빠가 안아주는거 좋아하니까....라고 수정이가 말했습니다.
은혜 : (? 보더니) 뭐야, 아까 수정이가 잊지 말라던 말이 그럼 이거였냐?
하루 : 응.
은혜 : 난 또오.. (미소지더니) 나쁘진 않네 뭐.
하루 : 좋다아! 계속 이렇게 껌처럼 너한테 착 달라붙어 있었으면 좋겠다.
그 때 순간, 문이 확! 열리면서.
봉평댁 : 아이구 이 놈에 정신머리...! (하면서 들어선다)
동시에 안고 있었던 은혜와 하루, 후다닥 놀라서 떨어진다.
봉평댁, 들어서다 말고 그 두 사람을 보면 은혜와 하루, 어쩔줄 모른채 서로 머슥, 민망해하면서 딴짓..
은혜 : (괜히 뒷목을 긁적거리며) 왜... 왜요 아줌마? 뭐 잊고 가신거 있으세요?
봉평댁 : (흘끗 대충 눈치 챈 듯) 이이, 국물 끓여놓은걸 깜빡해서..
은혜 : 아.. 국물이요! (후다닥 주방으로 뛰어들어가더니 보온통 갖고 나오며) 자, 여기요. 이거 맞죠?
봉평댁 : (받는다. 다시 흘끗 보더니) 둘이서 맨날 집지키기 심심허겄다 했더니만.. 그게 아니었구만 그랴.
은혜 : 예? (보면)
봉평댁 : 아니다. 됐다. 하던거 마저 혀. (픽 웃더니 도로 나간다)
봉평댁이 나가자 은혜와 하루, 서로 시선 마주친다. 픽 터지는 미소.
은혜 : (슬쩍 장난기어린 표정으로) 하던거 마저 하라는데?
하루 : (? 보더니) 좋지. 이왕 하는거 아예 세 번 다 채워버리지 뭐. (그러더니 한번 더 와락! 끌어안아버린다)
은혜 : (작게 꺄아..! 기분좋게 소리지르며 안기는데서)
하루Na : 시간은.. 참 빨리도 흘러갑니다.
5. S# 몽타쥬.
1. 집 마당.
빨래줄에 빨래는 널고 있는 은혜, 하루는 은혜가 빨래를 널면 빨래집개로 집는 일만 하고 있다.
손이 흔들려서 잘 되지 않지만 그래도 열심히 빨래를 집는 하루,
은혜, 흘끗 돌아본다. 씩 웃더니,
(짧은 경과) 하루의 머리 가득 빨래집개가 꽂혀져있다.
환하게 웃는 하루의 얼굴을 은혜, 하나, 둘, 셋, 넷.. 세어보는 위로,
하루E : 내가 열 개 주세요 하면.. 그건 많이 주세요라는 뜻이야.
2. 욕조속에 앉아 있는 하루,
그 뒤에 의자놓고 앉아서 머리를 감겨주는 은혜, 벅벅 문지르다가 샴푸묻은 머리로 뿔도 만들었다가,
자유의 여신상 머리도 만들었다가, 하루는 거품으로 후우! 불어서 비눗방울을 만들기도 하고,
서로 물도 튀어가면서 즐거운 모습...
하루E : 내가 꽥꽥 오리를 빌려주는건.. 나한테 아주 아주 특별한 사람이라는 뜻이구..
3. 거실.
하루와 장필구, 오목을 두고 있다.
은혜와 수정, 자물통은 하루 편에 서서 응원을 하고 있다.
봉평댁과 염교장은 장필구옆에 앉아 훈수를 두고 있고,
하루, 바둑알을 집어든채 바둑판위에 올려놔야하는데 손이 흔들린다.
수정이가 얼른 두 손으로 잡아서 “하루오빠 어디? 여기다 놓을까?” 하루 “어! 거기” 하면, 수정이가 탁! 놔준다.
순간 “쌍삼이다! 쌍삼!” 봉평댁 난리가 나고..
하루E : 안녕하세요 내 이름은 하루임미다.. 라고 인사를 하는건 나는 당신과 친하게 지내고 싶습니다라는 뜻이야..
4. 하루의 방.
은혜, 하루가 옷 갈아입는걸 도와주고 있는데
하루, 덜덜덜 다시 경련증세가 오기 시작한다.
은혜, 이젠 놀라지도 않고 재빨리 한쪽에 있던 약병과 물을 가져다 준다.
은혜가 먹여주는 약과 물을 마시는 하루.. 이젠 그들의 일상이 되어버린 느낌. 그 모습위로.
은혜E : 그럼 바람개비는? 바람개비를 주는건 무슨 뜻인데?
5. 이층 거실.
은혜와 마주앉아 공부를 가르쳐주고 있는듯한 하루, 고개들어 쳐다보면 은혜, 꾸벅꾸벅.. 졸고 있다.
빙긋 웃더니 손가락으로 은혜의 코끝을 간질간질하면
은혜, 손으로 긁적긁적.. 하루, 그 모습이 귀여운 듯 피식 웃는다.
양손으로 턱을 괸채 그렇게 하염없이 졸고 있는 은혜를 바라보는 하루.
하루E : 내가 바람개비를 주는건.. 당신을 웃게 해주고 싶습니다라는 뜻이야.
은혜E : 아아.. 그런거였구나..
dis.
마루위에 나란히 드러누워 책을 베개삼아 한가롭게 낮잠을 자는 은혜와 하루..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커튼밑에서 졸고 있는 두 남녀의 모습에서
하루Na : 그렇게 시간은.. 너무나 빠르게 지나갑니다.
dis.
6. S# 수술실 N
수술대 앞으로 다가서는 동재, 흉터자국이 있는 오른손으로 메스(또는 뇌신경수술 기구)를 집어든다.
그 옆으로는 비디오 화면으로 수술하는 장면이 돌아가고 있고,
동재, 수술대 머리맡에 서서 조용히 눈을 감고 화면에 나오는 대로 손을 움직이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그러나 손목 방향을 바꾸는 순간 쥐고 있던 메스(또는 기구)를 툭 떨어뜨린다.
동재, 멈칫.. 눈을 뜨고 오른손을 쳐다본다. 나즉히 한숨을 내쉬는 시선에서... 그 위로
하루E : 수술을 받는다 해도 예전처럼 돌아갈거란 보장은 없겠죠?
7. S# 병원 일각. (회상) D
동재 : 글쎄.
하루 : 3급보다 더 나빠질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되나요?
동재 : 반반이야.
하루 : (씁쓸한 미소) 조금쯤 희망적으로 얘기해주실순 없으세요?
동재 : 환자한테 정확한 사실을 얘기해주는것도 의사의 몫이니까.
하루 : 완전히.. 다 잊게 될까요?
동재 : 기억의 영역이 어디까지 남아있을지는 장담못해. 어쩌면 단편적인건 기억날지도 모르지.
하루 : 하지만 그랬던 사실만 기억할뿐.. 그게 어떤 의미였는지까지는 정확히 이해못하겠죠,
지능이.. 완전히 떨어져버릴테니까. 그렇죠?
동재 : (본다. 보더니) 내가 지금의 니 심정을 전부 다 이해한다면 그건 거짓말일거야.
하지만 조금이라도 살수 있는 희망이 있다면 그걸 포기하지는 마라. 살아간다는건 어떻게든 의미가 있는거니까.
너 자신한테도, 은혜씨한테도 그리구.. 나한테두.
하루 : (그 말에 동재를 보더니) 나는... 동재선생님한테 어떤 존재였나요?
동재 : (? 본다)
하루 : 그저 임상실험대상자일뿐.. 정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나요?
동재 : (본다. 보더니) 너는.. 내 꿈이었고, 내 자존심이었고, 내 신념이었어.
사람들은 너를 내 성공작이거나, 실패작이라고 기억하겠지만 나는 너를.. 내 첫걸음이었다구 그렇게 기억할거야.
하루 : (짐짓 미소로) 그렇게 근사한 말 말구.. 좀 더 솔직히 얘기해줘봐요. 나 때문에 골치아프고 속썩은게 한두번이 아닐텐데..
동재 : (흘끗 보더니) 뭐.. 골치아픈 놈이었던건 사실이지.
하루 : (픽 웃음)
동재 : 너 때문에 속상한적도 많았고 화난적도 많았지만.. 그래도 널 싫어했던적은 한번도 없었어.
하루 : (그 말에 동재를 본다. 그에게서 느껴지는 깊은.. 우정같은 느낌.) 미안해요..
동재 : (? 돌아본다)
하루 : 나 때문에 동재선생님 손.. 그렇게 되서..
동재 : (본다. 바라보더니) 그래도 걱정마. 니 수술만큼은.. 어떻게든 성공시킬테니까.
하루 : (본다) 알아요.
동재 : (? 본다)
하루 : 동재선생님 때문에 속상한적도 많았고, 화난적도 많았지만.. 동재선생님 능력을 의심해본적은 한번도 없었어요.
동재 : (짐짓.. 본다)
하루 : (따뜻한 미소로 시선 돌리는데서 dis)
8. S# 다시 수술실. N.
조용히 마음을 다잡고, 기구를 집어드는 동재, 다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본다.
손목 방향이나 각도를 바꿀때마다 계속 툭..! 툭..! 떨어뜨리는 기구..
그래도 동재, 포기하지 않고 계속 주워들어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면,
9. S# 수술실 문 밖 일각, N
유리문 저편으로 지나쳐가던 장필구, 지나갔다가 다시 뒤로 두어걸음 물러서며서 유리문안쪽을 보면,
저 안으로 동재가 이미지트레이닝중인 모습.. 계속해서 기구를 떨어뜨리고 다시 잡고, 하는 모습을
장필구, 조용히 바라본다. 시선에서 fade-out.
10. S# 병원전경. D
11. S# 원장실.
똑똑똑! 노크소리가 들리는 문. 그 위로
허원장E : 들어와.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서는 민주, 제법 예쁘게 차려입은 모습
소파에 앉아 있던 허원장, 민주를 돌아본다. 쟤가 왠일이지? 하면서도 내심 그런 민주의 모습에 만족한 듯 미소 짓더니.
허원장 : 어, 그래 민주야, 들어와.
민주 : (본다. 다가서면)
허원장 : 인사하지, 이 쪽은 심장외과 김현준 닥터. 인사해요 김선생, 내 딸 민주.
민주 : (? 보면)
미끈하게 생긴 젊은 의사, 자리에서 일어선다.
젊은의사 : 안녕하십니다. 김현준입니다. 원장선생님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민주 : 아... (약간 당황하면서 허원장을 보면)
허원장 : 오늘 우리 딸하고 점심약속을 했거든. 괜찮은 레스토랑에 예약해뒀는데 어때? 김선생도 같이 나갈까?
젊은의사 : 저야 좋습니다. (하는데)
민주 : 저기요, 엄마...
허원장 : (? 돌아본다) 뭐? 말해.
민주 : 사실은 저 오늘 엄마께 드릴말씀이 있어서 뵙자구 한건데..
허원장 : (? 본다. 보며 최대한 상냥하게) 뭔데?
민주 : 저기.. 혈압약은 챙겨오셨어요?
허원장 : (? 본다) 어. 챙겨왔어. 왜?
민주 : 그럼.. (하더니 돌아서서 문쪽으로 간다. 문을 열고) 들어와요.
허원장 : (? 본다)
젊은의사 : (? 보면)
문뒤에서 긴장한 모습으로 들어서는 자물통, (양복차림으로 쭉 빼입었다)
허원장, 순간 멈칫... 쳐다본다. 젊은 의사도 뭐지? 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면.
자물통 : 안녕하십니까 원장선생님.. (하는데)
허원장 : (순간 열이 확! 올라서) 허민주, 너! (쳐다보면)
민주 : 엄마께 정식으로 인사드릴려구요. 유리씨예요. 저희 결혼을 전제로.. 정식으로 사귀려구요, 엄마.
젊은의사 : (순간 흐흠.. 민망한 표정)
허원장 : (기막혀서 보더니 자물통을 보며) 당장 나가요! 여기가 어디라구 함부로 들어오는거야 지금!
자물통 : 원장선생님..
허원장 : (버럭) 나가라는 말 안들려!
자물통 : 죄송합니다만. 나가기전에 드릴말씀은 드려야겠습니다.
허원장 : (허! 기막혀) 뭐야?
민주 : (? 역시 멈칫하는 기분으로 자물통을 보면)
자물통 : 원장님 보시기에 저는 여러 가지로 부족한 사람입니다. 압니다. 학력도 딸리구, 직업두 딸리구,
이래저래 안좋은 과거까지.. 하지만.. 그건 원장선생님 기준으로 볼 때 그런거구요,
사실 저는.. 제 인생에 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 부족한것두, 여기서 더 가지고 싶은거두 없구요.
허원장 : 이것봐, 누가 당신 얘기 듣고 싶댔어? 나가! 경비를 불러서 쫓아내기 전에 나가!
자물통 : 민주씨를 사랑합니다.
허원장 : 뭐야?
자물통 : 그래서 절 병원에서 쫓아내시겠다면 그렇게 하십쇼. 그렇다고 제가 민주씨 한사람 못먹여 살리겠습니까?
허원장 : 허! (점점? 쳐다보면)
자물통 : 어차피 오늘 제가 온건 허락을 받으러 온게 아니구요, 제 마음이 그렇다는거.. 그걸 말씀드리러 온거니까요.
허원장 : 자네 돌았지? 미쳤지?
민주 : 나두예요 엄마, 엄마한테 허락받겠다고 온게 아니구요, 우리 마음이 그렇다는거.. 그걸 말씀드리러 온거예요.
허원장 : 이것들이 진짜! (열이 확 오르며) 어우... (이마를 짚는데)
민주 : (멈칫..) 혈압약 꺼내드릴까요?
허원장 : 시끄러! (노려보면)
민주 : 네.
허원장 : (보더니) 나가! 꼴도 보기싫으니까 둘 다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져!
민주/물통 : (그 말에 본다. 보더니 동시에) 네, 그럼.. (꾸뻑 인사한 뒤 나간다)
허원장 : (허! 나가란다고 진짜 나가는 그것도 기막혀 쳐다본다)
12. S# 원장실 앞 복도.
밖으로 나오는 민주와 자물통, 나와서 잠시 둘 다 멍하니 서 있다가
민주 : 그래두 생각보단 괜찮았죠?
자물통 : (꿀꺽.. 침을 한번 삼키더니) 그러게요. 골프채를 휘둘러도 맞을 각오로 들어갔는데.. 그냥 소리만 치시네요.
민주 : (본다) 말했잖아요, 우리 엄마.. 생각보다 착하다구.
자물통 : 그러게요. 정말 생각보다 착하신분 같네요.
민주 : 유리씨도 멋졌어요. 남자다웠어요.
자물통 : 민주씨가 제 옆에 있는데 무서울게 뭐가 있겠습니까.
민주 : (씩 웃더니) 점심식사나 하러 갈까요? 칼국수 어때요?
자물통 : 좋죠.
민주 : 조개는 빼구요.
자물통 : 네. (씩 웃으면)
나란히 걸어가는 두 사람,
민주, 자물통의 팔짱을 꼭 끼고 가는 모습에서.
13. S# 병원 일각.
장필구, 청소용구들을 정리하고 있는데
허원장 : 장필구씨! 나 좀 봐요!
장필구, 멈칫.. 돌아본다.
허원장 완전 열받은 모습으로 다가서더니 다짜고짜
허원장 : 당신 밑에서 일하는 자물통인가 하는 그 사람! 당장 짤라요.
장필구 : (? 본다)
허원장 : 그런 사람 내 병원에서 단 일초도 있게하고 싶지 않으니까 당장 짤라버리라구요! 지금 당장!
장필구 : 무슨 일이예요 갑자기? 앞 뒤 설명도 없이 다짜고짜 사람을 잘라버리라니..
허원장 : 그 사람이 내 딸을 좋아한대요, 사랑한대요, 결혼을 전제로 사귀겠대요! 참나 기가막혀서.. 어디서 감히 주제도 모르구!
장필구 : (보면)
허원장 : 기집애가 맹해가지구 그거 조금 잘해준다고 홀딱 넘어가서는.. 증말 기막혀.
장필구 : 서로 좋아한다는데, 그래서 결혼도 하고 싶다는데.. 그게 그렇게 기막히구, 화낼 일이예요 허원장은?
허원장 : 어디 웬만해야 말이죠, 웬만해야! 어떻게 병원 청소일을 하는 사람이 원장딸을 넘봐요? 그게 말이 된다구 생각해요?
장필구 : 말이 안될건 또 뭐가 있는데.
허원장 : 필구씨!
장필구 : 물통이 녀석을 자른다고 칩시다. 그런다고 이제 막 불붙기 시작한 두 사람을 막을수 있다고 생각해요?
허원장 젊었을때를 생각해봐요! 그런 마음이 막는다고 막아지는가!
허원장 : (본다. 보더니) 증말.. 속상해. (하더니 한쪽에 털썩 앉으며) 내가 저를 어떻게 키웠는데..
저하나만 바라보구, 저 하나 어떻게 잘되게 해보겠다구 내 청춘 다 바쳐서 이날 이때껏 살아왔는데..
장필구 : 민주양 핑계대지 말아요. 이건.. 허원장이 원한 인생이지, 당신딸이 원한 인생은 아니잖아.
허원장 : (골치아픈 듯 이마를 짚는다)
장필구 : (본다. 안된 기분으로 카트에서 보온병하나 집어들더니 옆자리에 앉아 쪼르르 차를 따라서 내민다)
솔잎차예요, 마시면 좀 나아질거예요.
허원장 : (본다. 보더니 슬쩍 받아서 마신다. 후우.. 한숨 내쉬더니 힘빠진듯) 사는거.. 증말 맘에 안들어. 하나두 맘에 안들어..
장필구 : 욕심을 좀 버려봐요. 그럼 편해질테니까..
허원장 : 당신.. 그런 말투도 맘에 안들어.
장필구 : (짐짓 웃으며) 그래도 들을건 다 듣잖아.
허원장 : 그래두.. 당신만큼 오랜 친구는 없으니까.. (그러면서 조용히 차를 마시며 먼곳을 응시한다)
장필구 : (짐짓 따뜻한 미소로 같이 고개 돌려 먼곳을 응시한다)
두 사람의 모습에서.
그 일각>
복도 모퉁이 벽뒤에 서서 그 두사람을 쳐다보고 있는 봉평댁,
괜히 심난한 표정으로 물끄러미 보더니 에이고.. 하면서 돌아선다. 천천히 프레임-아웃 되면.
14. S# 병원 주차장 일각. N
퇴근하는 옷으로 갈아입고 쭉 차쪽으로 걸어오던 장필구, 멈칫.. 보면
저만치 찬합통 든채 쪼그리고 앉아 있는 봉평댁. 콧물을 훌쩍거리다가 흘끗 장필구를 보더니 주춤주춤 일어선다.
장필구 : 봉평댁.. 여기서 뭐하구 있어요?
봉평댁 : 뭐허긴유, 동재 반참 좀 맹글어다주느라구 와다가.. (흘끗 보며) 어차피 집으루 가는 차 좀 얻어탈라구
기다리구 있었지유, 차삯도 애끼구... (하면서 흘끗 시선 돌리더니) 그나저나 오래된 친구허고는 대화 잘 나누셨남유?
장필구 : 예?
봉평댁 : 있잖유, 여시같은 원장선상.
장필구 : (본다. 보다가 허.. 웃는다. 조금은 어이없는 듯 보면)
봉평댁 : 어이구 추워, 아, 뭐허세유, 차문이나 좀 열어줘유, 얼어뒤지겄네.
장필구, 보더니 두르고 있던 머플러를 봉평댁한테 둘러준다.
봉평댁, 멈칫... 장필구를 돌아보면
장필구, 시선도 안마주친채 차문을 열어주며
장필구 : 타요, 갑시다. (하면서 운전석쪽으로 간다)
봉평댁 : (본다. 보더니 금새 마음이 풀려서) 피이.. (웃더니 얼른 올라탄다)
장필구 : (부릉! 시동을 걸면)
봉평댁 : 저기유, 간만이 이렇게 오붓허니.. 워디 짱깨집에 가서 짜장면이나 사먹구 들어갈까유?
장필구 : 안전벨트나 메요.
봉평댁 : 알았시유. (하면서 벨트 멘다. 기분좋은 듯 흥얼거리면)
장필구 : (어이구, 단순한 여자... 픽 웃으면서 차를 출발하는데서)
15. S# 염교장댁 전경. N.
16. S# 이층복도.
은혜, 피곤한 듯 하품을 늘어지게 하면서 계단을 올라선다.
툭툭 어깨를 치면서 쭉 걸어오다가 하루의 방문앞에 멈춰선다.
17. S# 염교장댁, 하루의 방. N
스륵.. 문을 열고 들여다보는 은혜, 하루, 침대위에 누워 곤히 잠자고 있다.
은혜, 안으로 들어와 가만히 하루의 이불을 덮어주는 은혜,
잠시 잠든 하루를 바라보다가 열린 방문밖으로 아무도 없는걸 확인한뒤 쪽! 하루의 볼이 뽀뽀해준다.
씩 웃는데.. 그 때 드드드.. 핸드폰 진동소리.
은혜, 얼른 꺼내 보면 “까칠한 놈”이다.
은혜, 하루를 한번 보더니 얼른 밖으로 나간다. 문을 닫으면서
은혜E : 여보세요? 동재씨.. 어쩐 일이세요?
조용히 눈을 뜨는 하루의 얼굴에서.
18. S# 염교장댁 집 앞. N
대문을 열고 계단을 내려오는 은혜, 차안에 있던 동재, 은혜를 보더니 차에서 내려선다.
은혜 : 동재씨! (어쩐일이지? 하는 표정으로)
동재 : 잘 있었어요?
은혜 : 그럼요. (보며) 동재씨는요?
동재 : 나두 뭐 그럭저럭.. (그러더니 약봉지 내민다) 하루 약이 곧 떨어질때가 된거 같아서요, 퇴근하는길에 가져왔어요.
은혜 : 약은 장선생님이나 물통형님편에 보내주셔두 되는데.. (받으면)
동재 : 잠깐 어디 가서 차 한잘 할래요?
은혜 : (? 보면)
동재 : 삼십분만 뺏을게요.
은혜 : (본다. 보더니 짐짓 미소.. 고개를 한번 끄덕이면)
19. S# 하루의 방. N
불꺼진 방안. 그 창가쪽으로 천천히 다가서는 하루, 조용한 시선으로 내려다보면 저 아래로 보이는 동재와 은혜의 모습.
동재, 차 문을 열어주면 그 차에 올라타는 은혜.
동재, 차문을 닫아준 뒤 운전석에 올라탄다.
천천히 후진해서 골목을 빠져나가는 동재의 차...
하루, 조용히 내려다본다. 시선에서.
20. S# 커피전문점. N
안으로 들어서는 은혜와 동재,
곽점장 : 어서오세.. (요 하다가 멈칫..) 어? 서은혜씨!
은혜 : (반갑게) 안녕하세요 점장니임!!
곽점장 : 아니, 어떻게 된거야. (보며) 잘 지내고는 있는거예요?
은혜 : 그럼요, 가게는 좀 어때요?
곽점장 : 뭐, 우리야 서은혜씨 안나온뒤로 조용하고 평온허지.
다른것보담두 일단 그 이상한 아저씨들이 안오니까 내가 살겠어요. 허허.
은혜 : (헤.. 웃으면)
곽점장 : 자자, 어서 앉아요.
(짧은 경과)
마주앉은 동재와 은혜앞으로 커피를 놔주는 곽점장,
은혜 : (무심결에 하품하다 말고) 아.. 감사합니다.
곽점장 : 맛있게 들어요. (안쪽으로 들어가면)
은혜 : (한번 더 가볍게 하품을 하는.. 그러면서 양손으로 커피잔을 잡으면)
동재 : 피곤해요?
은혜 : (? 본다. 보더니) 요즘 잠을 좀 설쳐서 그래요. 자다가 두 세 번씩은 꼭 깨거든요, (하면서 눈도 비벼가며)
하루가 잘 자나.. 어쩌나 때때로 일어나서 확인해줘야하니까..
이제는 하루가 화장실 가는 소리만 들려도 눈이 번쩍번쩍 떠져요. (웃음)
동재 : (조금은 안쓰러운 기분으로 보면)
은혜 : 동재씨는요? (조심스럽게) 손은 좀.. 어때요?
동재 : (? 보더니, 오른손을 보여주며 움직여보인다) 재활훈련 시작한지 일주일 돼가요.
완벽하진 않지만 감각도 조금씩 돌아오는거 같구..
은혜 : (짐짓 미소) 요즘 봉평댁아줌마도 자주 보시겠네요? 매일마다 밥해다 나르는거 같든데..
동재 : (짐짓 미소.. 시선을 떨구며) 그러지 말라는데두 매일 오세요. 솔직히 아직까지는 진심으로 웃어주지 못하지만...
그래두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어요. 뭐..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되는 감정도 있겠죠. 부모자식이니까..
(그러면서 미소띈 표정으로 은혜를 보면)
어느새 은혜 스르르 눈이 감기면서 잠속에 빠져들고 있다.
양손으로 찻잔을 잡은채, 입은 반쯤 벌린채.. 스르르르 눈꺼풀이 감긴다.
의식은 졸음 저편으로 아득히 떨어지고 있는 듯...
동재 : (그런 은혜를 복 순간 픽.. 웃는다. 조용히 바라보며 나즉히..) 사실은 나 말야. 많이 힘들었어..
솔직히 말하자면.. 아직도 좀 힘들고 있어. 나는 아직도 너를.. 다 떠내보내지 못했거든.. (하는데)
은혜 : (꾸뻑..! 한다. 짐짓 눈이 떠졌다가 다시 밀려오는 잠속으로 스르르)
동재 : (미소로 보더니 조용히 일어나 은혜 옆자리에 가만히 앉는다)
살면시 찻잣을 잡고 있는 은혜의 손을 떼어낸 뒤 졸고 있는 그녀의 머리를 손으로 살짝 당겨 자기 어깨에 기대게한다.
그대로 허..! 하고 고개가 뒤로 젖혀지면서 기대는 은혜..
동재, 조용히 은혜가 편히 잘수 있도록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다.
동재E : 그래도 감사하기로 했어. 떠나간 너를 안타까워하기 보다는.. 한 때나마 나에게 최고의 시간을 준 너에게 감사하기루..
그렇게 동재에게 기대어 쉬고 있는 은혜와 어깨를 빌려주고 있는 동재.
창문안으로 보이는 그 두사람의 모습에서...
21. S# 하루의 방. N
조용히 침대에 앉아 있던 하루, 방문을 열고 이층거실쪽으로 나간다.
열린 방문 저편으로 보이는 거실 테이블..
그 앞으로 다가서는 하루, 탁..! 스탠드불을 켜면,
그 위에 놓여있는 은혜의 대입수능책들.. 그 중에 하나를 집어드는 하루,
<은혜를 위한 수능 쉽게 따라잡기 - 하루 지음> 이라고 적힌 노트를 펼쳐들면
빼곡히 중요한 내용들을 정리해놓은 하루의 글씨들..
하루, 흔들거리는 손으로 겨우겨우 정성들여 정리를 해가는 모습위로.
동재E : 수술 날짜가 잡혔어.
22. S# 병원 야외 옥상. (베란다같은 곳, 경치 좋은 그곳..)
나란히 서서 먼 곳을 바라보는 동재와 하루.
동재 : 일단 삼일 뒤 오후 4시. 병원엔 하루전에 입원하면 될거야.
하루 : (고개를 끄덕인다)
동재 : 은혜씨한텐 아직 말을 안한 것 같든데..
하루 : 네. 곧 해야죠..
동재 : (고개를 끄덕이면)
하루 : 동재선생님한테 부탁이 있어요.
동재 : (? 돌아보면)
하루 : 만에 하나.. 정말 만에 하나 수술이 잘못되서, 그래서 내가 3급보다 더 상태가 안좋아지거나 하면..
운동장애나, 기타 다른 중증장애가 발생하게 되면 그 때는 저를 보호시설로 보내주세요.
동재 : (멈칫... 하루를 본다) 무슨.. 말이야?
하루 : 내가 그런 모습이 돼버리면.. 교장선생님댁 식구들한테 폐가 될거잖아요.
은혜한테 짐이 될거예요. 그러고 싶진.. 않거든요. (보며) 이해.. 하시죠?
동재 : (본다. 보더니) 그래..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어.
하루 : 고마워요. 역시 이해해줄줄 알았어요.
동재 : (짜식.. 보면)
하루 : (짐짓 표정 밝게 웃더니) 참, 오늘 저녁때.. 시간 어때요?
동재 : (? 보면)
하루 : 간만에.. 나랑 한게임 안할래요?
동재 : (본다. 짐짓 미소로 보더니) 좋지.
하루 : (본다. 미소에서)
23. S# 염교장댁, 은혜의 방.
이리 뒤척, 저리 뒤척하는 은혜, 도저히 잠이 안온다.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앉는다. 핸드폰을 집어들어서 본다.
은혜 : 얘는.. 하루종일 전화두 없구.. 대체 아침일찍부터 어딜간거야 대체? 아 참... (긁적긁적 궁금하네..)
24. S# 염교장댁, 거실.
안마의자에 앉아 덜덜덜덜 안마를 하고 있는 봉평댁,
그 뒤로 계단을 내려오는 은혜, 슬쩍 현관문쪽을 돌아본다.
봉평댁, 흘끗 한번 돌아보더니
봉평댁 : 왜애.
은혜 : (돌아보며) 예? 아니.. 아니예요. (하면서 다시 이층계단을 올라가다가 다시 되돌아와서) 혹시 하루한테서 전화 없었죠?
봉평댁 : 없었다.
은혜 : 예에... (하면서 다시 돌아서서 가다가) 대체 어딜 간거야? 말두 없이..
봉평댁 : 잠깐 볼일 있어서 나갔다고 안허냐아.
은혜 : 아, 짜식 맘대루 혼자 다니면 안된다구 그렇게 말했는데.. (하는데)
봉평댁 : 어이구 거참! (성가신 듯 벌떡 일어나 앉더니) 고거 몇시간 떨어졌다구 그래 쥐빵구리 드나들 듯
아래위층을 올라갔다 내려갔다, 전화기를 들었다 놨다, 그렇게 할 일이 없냐? 없으면 니방 가서 낮잠이라두 자든가.
은혜 : 잠이 안와요.
봉평댁 : 아, 그럼 다른거라두 하든가.
은혜 : 집중이 안돼요.
봉평댁 : 워쩌라고 그래서. 너 그러다 하루 없어지면 워떡헐라고 그러냐 대체?
은혜 : (멈칫.. 봉평댁을 본다)
봉평댁 : (순간 말이 심했다 싶다가) 아, 그려. 이왕지사, 얘기가 나왔으니께 말인디,
너.. 너무 그렇게 하루헌티 정 줘쌌구 그러지 말어라. 너두 아적 나이가 있고, 앞날이 창창헌디..
갸헌티 너무 그렇게 마음 줘버리면 너 앞으로 워찌 살라 그러냐?
은혜 : (짐짓... 씁쓸하게 시선떨구면)
봉평댁 : 하루 생각허는 니 맘은 알것다만.. 너무 그랬쌌는거 아니다. 니가 너무 정줬싸믄 가는 사람두 힘든겨. 뭔말인지 알어?
은혜 : (본다. 보더니) 올라갈께요. (힘없이 이층으로 올라간다)
봉평댁 : (본다. 보다가 한숨으로 보면) 그러다 니 신세만 부러진다 그 말이다 이년아. 쯧..! (하는데서)
25. S# 은혜의 방.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는 은혜, 들어와서 하루의 침대에 걸터앉는다. 나즉히 한숨...
그 때 핸드폰이 드드 울린다. 은혜, ? 들어서 보면 하루다.
은혜 : (순간 반가운 표정으로 얼른 받으며) 야! 너 어디야! 어딜 말두 없이 나가서 이제서야 전화하는거야, 어? (하는데)
하루F : 봄이 오려나봐 은혜야.
은혜 : (멈칫...!) 뭐?
26. S# 학교 운동장.
바람개비 나무 밑에 서서 따뜻한 햇빛과 바람을 맡고 있는 하루, 표정까지 따뜻하고 맑아지는 듯한 기분으로
하루 : 바람이.. 아주 따뜻해졌어. 햇볕도 좋구... (짐짓 따뜻한 미소를 짓더니) 잠깐 안나올래?
27. S# 은혜의 방.
은혜 : 거기 어딘데? 어.. 그래. 알았어 그럼. 이따 거기서 보자. (핸드폰을 끊는다, 잠시 바라보다가 이내 기분좋게 씩 웃더니)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옷장문을 연다.
옷을 갈아입는 은혜, 마음이 분주한 듯 들뜬 모습에서.
28. S# 다시 학교 운동장 일각.
조용히 바지에 두 손을 넣은채 고개를 드는 하루, 바람이.. 바람이 너무 좋다.
하루의 뒤로 쏴아..! 흔들리는 바람개비 나무에서.
29. S# 농구장 앞. N
프레임-인 되는 은혜, 농구장을 한번 쳐다본다. 텅..! 텅..! 농구공 튕기는 소리가 안에서 들려온다.
은혜, 짐짓 미소로 농구장문을 밀고 들어선다.
30. S# 농구장 안. N
문을 열고 들어서는 은혜, 동시에 골대에 맞고 튕겨나오는 농구공이 은혜앞으로 텅. 텅.. 텅! 굴러간다.
은혜, 농구공을 집어들고 고개를 들어올린다. 순간 멈칫.. 어? 본다.
땀을 흘리고 있던 동재, 은혜를 본다. 어? 쳐다본다.
동재 : 은혜씨! 여긴 어쩐 일이예요?
은혜 : 하루하구 만나기루 했는데.. 동재씨는요?
동재 : 그래요? 나두 하루하구 오늘 한게임하러 왔는데..
은혜 : 아아.. (그렇구나 동재랑 다 같이 만나는거였구나. 씩 웃으면)
동재 : 좀 늦는 모양인데, 어때요? 하루 오는동안 한게임 할래요?
은혜, 본다. 보더니 씩 웃으면서 가방을 내려놓고 외투를 벗는다.
그리고 동재와 시작되는 은혜의 농구공 게임.. 두 사람 즐겁게 놀이를 즐긴다.
(동재, 골을 던지는 족족 골대 맞고 튕겨져 나오거나, 노골이다)
시계, 그렇게 삼사십분쯤 오버랩으로 지나는 모습.
(짧은 경과) 텅... 바닥에 굴러떨어지는 공.
그 옆으로 에고고고 주저앉는 은혜, 그 옆으로 같이 숨을 몰아쉬며 주저앉는 동재.
동재 : 손을 다치니까.. 슛까지 잘 안되네?
은혜 : (돌아본다. 웃으며) 그런다구 안봐줘요. 어쨌든 내가 이겼으니까 밥은 동재씨가 사요. 알았죠?
동재 : 그러자구요.
그러면서 동재와 은혜, 잠시 말이 끊긴다. 둘다 잠시 숨만 내쉬다가...
은혜 : 근데 하루는.. 안올모양이네요, 그렇죠?
동재 : 그러게요...
동재와 은혜, 다시 말이 없어진다.
두 사람 모두 하루가 일부러 자기 둘을 불러놓고 안나타나고 있다는걸 이미 감지하고 있다.
그렇게 서로 조용히 시선 돌리는 모습에서.
31. S# 이층 거실.
은혜의 수능책들 맨 위로 올려놓는 노트.
<은혜의 수능 쉽게 따라잡기 - 하루 지음> 노트와 그리고 그 위로 목걸이 상자.
하루, 뚜껑을 열어서 보면 그 안에 들어있는 바람개비 목걸이..
하루, 조용히 미소띈 얼굴로 본 뒤 뚜껑을 닫고 노트위에 올려놓는다.
마지막으로 스탠드를 탁..! 끈 뒤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에서.
fade-out.
32. S# 염교장댁 전경 (아침)
33. S# 염교장댁 주방.
염교장 : 뭐어? 수술을 받기로 했어?
식구들, 일제히 먹다 말고 하루를 본다.
은혜, 역시 맞은편에서 멈칫하는 표정으로 하루를 보면.
하루 : 예, 교장선생님. 수술.. 받기로 했어요.
수정 : 언제?
자물통 : 어디서?
봉평댁 : 누구헌티?
하루 : (웃으며 수정을 본다) 삼일뒤에, (자물통 보며) 하늘병원에서요. (봉평댁 보며) 박동재선생님팀이 집도할거예요.
장필구 : (짐짓, 생각하는 표정. 그래서 박동재가 그렇게 연습을 했구나)
식구들.. 일순 조용해지면서 누구 하나 쉽게 말문을 열지 못한다.
염교장도, 수정이도, 장필구도, 자물통도 봉평댁도..
은혜는 그저 빤히 하루를 바라볼뿐..
하루, (유독 은혜하고만 시선 못마주친채) 식구들을 한번 쳐다보더니
하루 : (빙긋 웃으며) 전.. 괜찮아요.
식구들 : (조용...)
하루 : 정말루.. 괜찮아요. (그러자)
염교장 : 수고했다 하루야. 고생했어..
하루 : (염교장을 본다, 보다가 시큰해져서 헤.. 웃는데)
수정 : 이제 수술 받으면 수정이랑두 예전처럼 잘 놀아주겠네, 그치?
하루 : 응. 수정아..
자물통 : 학교도 다시 예전처럼 반짝반짝거리겠다 하루야.
하루 : 네, 물통형님. (그러면서 빙긋 웃는데)
염교장 : 학교 선생님들이랑 학교 친구들하고 환영파티라도 준비해야겠다. 그렇잖아두 다들 하루가 보고싶다고 기다렸는데.
자물통 : 하루 자전거도 고쳐놔야겠어요, 저번에 브레이크가 잘 안잡히는거 같든데..
장필구 : (식구들 얘기 나누는 가운데 하루를 조용히 쳐다보면)
하루 : (식구들 얘기에 맞장구 쳐주며 웃고만 있다, 그 때)
은혜 : (조용히 숟가락 내려놓더니) 잘 먹었습니다. (일어나 이층으로 올라간다)
식구들 : (멈칫... 일제히 고개 돌려 은혜를 쳐다본다)
하루 : (짐짓.. 돌아본다. 시선에서)
34. S# 이층 거실.
아무런 표정없이 빨래를 개고 있는 은혜, 그 뒤로 천천히 프레임-인 되는 하루
하루 : 은혜야..
은혜, 한쪽에 다 개어놓은 하루의 빨래를 집어들고 일어선다. 하루방으로 들어간다. 하루, 돌아본다.
35. S# 하루의 방.
하루의 옷장 서랍을 열고 하루의 빨래들을 차곡차곡 집어넣는다. 그 뒤로 따라들어서는 하루, 보면.
은혜 : (돌아보지 않은채) 병원엔 언제 입원하면 돼?
하루 : 수술하기 전날에 들어오면 된대.
은혜 : 그래? (빨래 다 집어넣고 탁! 서랍닫더니 나즉히) 어젠 덕분에 바람 잘 봤어.
동재씨랑 저녁두 맛있게 먹구 간만에 데이트도 하구..
하루 : (짐짓.. 시선들어 은혜를 본다)
은혜 : 근데.. (돌아보며) 다신 그러지마.
하루 : (본다) 은혜야..
은혜 : 그러지.. 말라구.
하루 : (보면)
은혜 : (그대로 돌아서서 나가려는데)
하루 : 그래야.. 한다구 생각했어. 나는.. 남자니까. 이쯤에서 널 편하게 보내줘야한다구.
은혜 : (돌아본다. 딱하다는 듯..) 그런다구 마음까지 가지니? 그런다구 마음이... 보내져?
하루 : (고개들어 은혜를 본다, 보더니 아프게 씩 웃으며) 아니..
은혜 : 다신.. 그러지 마. 응?
하루 : (본다)
은혜 : 응?
하루 : (본다) 응.
은혜 : 됐어. (짐짓 웃더니 조용히 하루를 지나쳐 밖으로 나간다)
혼자 방에 남겨진 하루.
36. S# 그 방문 밖.
조용히 방문앞에 서서 나즉히 한숨을 내쉬는 은혜, 옆모습 위로.
하루Na : 그렇게 시간은 빠르게 우리의 곁을 지나갑니다.
37. S# 수술실. N.
땡그랑.. 바닥에 연습용 기구를 또 떨어뜨리는 동재, 오른손을 감싸쥔채 젠장..! 한계에 부딪힌 표정으로 오른손을 본다.
수술이 삼일뒨데... 수술이...
동재, 절망스러운 표정으로 천천히 의자에 털썩.. 앉는다. 이젠 어떡하면 좋지..? 표정에서.
38. S# 병원 복도 일각. N.
퇴근하는 듯 평상복을 입고 쭉 걸어나오는 장필구, 걸어나오다가 ? 보면 저쪽으로 힘없이 앉아 있는 동재를 본다.
장필구, 본다. 보다가 천천히 다가서면
동재, 짐짓 고개 돌려 보다가 장필구를 본다. 짐짓.. 자리에서 일어선다.
동재 : 지금 퇴근하십니까.
장필구 : 음. (보더니) 얘기 들었네. 하루를 수술하기로 했다구.
동재 : ... (본다. 보더니) 네.
장필구 : 그렇군. 무사히 성공해주길 바라겠네. (그러면서 조용히 동재를 지나쳐 오는데)
동재 : 선생님..! (절박한 심정으로 나즉히)
장필구 : (부르는 소리에 돌아본다. 응? 쳐다보면)
동재 : (본다. 보다가 흉터남은 오른손을 한번 꾹 쥔다. 쥐더니.. 진심으로) ...도와주십쇼.
장필구 : (멈칫..! 본다)
동재 : 제 손이.. 뜻대로 움직여주질 않습니다. 하루를 생각하면 수술 날짜는 더 미룰수가 없는데..
그런데 제 손이 움직여주질 않습니다. 선생님이.. 선생님께서.. 저를 좀 도와주십쇼. (하면서 고개를 숙인다)
장필구 : 이 사람... 갑자기 무슨 소릴...
동재 : (고개 숙인채 절박하게) 조금만 더 가르쳐주신다 생각해주십쇼. 못난 제자.. 조금만 더 가르쳐주신다 생각하고..
절 좀.. 도와주십쇼, 선생님.
장필구 : (본다. 빤히 쳐다보는 시선에서) 이봐, 박동재선생. 나는.. 이미 칠년전에 손을 놓은 사람이야.
동재 : 하루의 목숨을 걸고 제가 믿을수 있는건.. 선생님밖에 없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장필구 : ! (본다)
동재 : (고개 숙인채 그대로 읍소하는 모습...)
그 스승과 제자, 두 사람의 모습에서..
39. S# 염교장댁, 하루의 방. N.
어두컴컴한 방안에 혼자 누워있는 하루, 심난하게 뒤척이는데
그 때 살그머니 똑똑똑 노크소리. 하루, ? 돌아보면
조용히 열리는 문 뒤로 서 있는 은혜, 떠날 채비를 마친채 씩 웃고 있다.
하루, ...? 그런 은혜를 빤히 쳐다보는데서.
40. S# 염교장댁, 거실. (아침)
봉평댁 : 아이고, 장선상님! 교장선상님, 물통이 총각, 수정아아!!! (하고 편지지 하나 집어들고 뛰어내려온다)
봉평댁의 소리에 각자 방에서 주방에서 뛰어나오는 염교장, 장필구, 자물통, 수정이,
“왜 그래서요?”“ 무슨 일입니까? 하는 가운데
봉평댁 : 은혜 야가 글씨... (하면서 편지를 내밀면)
장필구 : (얼른 봉평댁이 들고 있는 편지를 뺏어들어서 본다)
식구들 : (일제히 옆에 붙어서 그 편지 같이 쳐다보면)
은혜E : 여행을 좀 다녀올까 합니다..
41. S# 바닷가. (또는 다른 장소..)
이야아아!!! 바다다아아!!!
좋아라 뛰어서 바다를 향해 달려가는 은혜, 강아지마냥 좋아서 이리저리 펄쩍펄쩍 뛰는 은혜의 모습.
그 이편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하루,
은혜E : 너무 걱정하지는 마세요, 저희 두 사람.. 지금 그 어느때보다도 행복한 기분으로 떠납니다.
은혜 : 하루야!!! (손을 흔든다)
하루 : (본다. 바라보는 얼굴, 웃는다. 따뜻한 미소...)
은혜와 하루, 모래사장에서 서로 즐거운 모습들..
하루, 잘 뛰지도 못하고 계속 넘어지고 주저앉고 하지만 그래도 마냥 즐겁다.
은혜, 그런 하루를 주변을 빙글빙글 돌기도 하고, 디카로 서로의 사진도 찍고, 둘이 같이 어깨동무하고도 찍고,
그러면서 행복한 미소, 미소 위로...
하루Na : 우린.. 서로에게 많은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 시간이 얼마나 남아있을지도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우리에겐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이 될 지금 이 순간을 그저 고마워하기로 했습니다.
고마워만 하기에도 너무 짧은 시간이니까..
dis. 황혼의 바닷가에 나란히 앉아 있는 은혜와 하루.. 그 위로.
하루E : 은혜야.
은혜E : 응?
하루E : 넌 이 세상에서 뭐가 제일 좋아?
은혜E : 딸기아이스크림.
하루E : 와, 나둔데. 그럼 넌 이 세상에서 뭐가 제일 갖고 싶어?
은혜E : 딸기 아이스크림.
하루E : 와, 나둔데.. 그럼 지금 이 순간 제일 먹고 싶은건?
은혜E : 딸기 아이스크림..
하루E : 와.. 나둔데.
은혜E : 근데 하루야.. 딸기 아이스크림은 너한테 어떤 뜻이야?
하루E : 나는 지금 행복합니다...
은혜E : 아... 그거였구나.
조용히 은혜의 어깨에 기대는 하루의 모습에서.
42. S# 동재의 사무실. (황혼..)
조용히 앉아 있는 동재의 모습.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가 조용히 책상위에 있던 자료들을 챙긴다. 모습에서.,
43. S# 병원 레지던트 사무실 같은곳.
청소를 하고 있는 장필구와 자물통.
그 저쪽으로 장필구를 찾아 지나쳐가던 동재, 지나쳐갔다가 다시 되돌아온다.
장필구, 흘끗 동재를 본다. 보더니 조용히 시선 돌려 하던 일 계속
자물통, 같이 흘끗 동재를 보면
동재, 안으로 들어오더니 판에 불을 켠 뒤 거기에 하루의 MRI와 CT를 턱! 턱! 꽂는다.
자물통, 뭐하는거지? 하는 표정과 함께
동재 : 하루의 최근 MRI와 CT , 그리고 CTI도 가져왔습니다. 보시고 전극 위치, 상태 확인해주십쇼.
그리고.. (한쪽에 비디오테잎과 자료들을 내려놓으며) 하루를 수술할 때 녹화해뒀던 테잎입니다.
그리고 이건, 지난 몇 달동안의 하루 진료 챠트구요.
자물통 : (? 동재를 보다가 장필구를 보면)
장필구 : (들은척도 안한채 계속 청소만)
동재 : 내일 수술팀 최종 미팅이 있을겁니다. 열한시까지 저희 사무실로 오시면 됩니다.
장필구 : (계속 청소만)
동재 :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돌아서서 나간다)
자물통 : (고개 돌려 장필구를 본다) 형님.. (보면)
장필구, 그제야 조용히 하던 손을 멈춘다. 나즉히 한숨을 내쉬더니 천천히 고개돌려 동재가 나간쪽을 돌아본다.
그러더니 조용히 시선을 돌려 사진들을 쳐다본다.
44. S# 복도.
천천히 사진과 자료들을 쳐다보기 시작하는 장필구의 뒷모습..
화면 그 옆으로 이동하면 문옆으로 조용히 서 있던 동재, ‘감사합니다 선생님..!’ 엷은 미소를 짓는다.
나즉히 한숨을 내쉬며 조용히 한쪽으로 걸어나가는 모습에서.
45. S# 팬션 전경. N.
46. S# 팬션 안. N
커다란 방안에 요를 깔고 이불을 까는 은혜와 하루.
하루, 일부러 은혜와 거리를 두고 요를 까는데
은혜, 흘끗 보더니 슬쩍 하루의 요를 자기 요쪽으로 당긴다.
하루, 흘끗 은혜를 보더니 자기 요를 도로 제자리로 가져간다.
은혜, 다시 고집스럽게 하루요를 자기쪽으로 당긴다.
하루, 못가져가게 할려고 확! 당기는데 그 바람에 쿵! 하고
은혜, 하루 요쪽으로 넘어진다.
하루 : 은혜야! (하고 놀라서 쳐다보는데)
은혜 : (돌아눕더니 하루의 배게를 가져다 베며) 아이고, 편하다... (흘끗 보며) 뭐해? 안누워?
하루 : (참나.. 보더니 은혜요쪽으로 가서 이불을 덮어쓰고 돌아누워버린다) 잘자.
은혜 : (? 돌아본다. 피이.. 김샌 표정. 이불을 뒤집어쓰고 눕는다. 이리뒤척)
하루 : (조용)
은혜 : (저리 뒤척..)
하루 : (조용)
은혜 : (그러다 하루쪽을 향해 돌아눕더니) 하루야.
하루 : 왜.
은혜 : 내 쪽 쳐다보구 자.
하루 : ...
은혜 : 얼르은.
하루 : (말없이 돌아눕는다. 눈은 꼭 감은채)
은혜 : (본다. 보다가) 저기 근데 하루야아.. (하는데)
하루 : (눈감은 채) 어서 자.
은혜 : (본다. 입다물다가 나즉히 흥얼흥얼 거리는데)
하루 : 자자구.
은혜 : (뚝.. 멈추더니 조심스럽게) 사실은 나 니 옆에서 자고 싶은데..
하루 : (눈 감은채 조용)
은혜 : (빤히 쳐다본다)
하루 : (눈 감은채 조용)
은혜 : (빤히 쳐다보는데)
하루 : (잠시 후, 쓱 이불을 들어올린다)
은혜, 씩 웃더니 재빨리 쪼르르 그 이불속으로 쏙 들어가더니 하루의 팔을 베고 돌아눕는다.
뒤에서 은혜를 끌어안 듯 이불로 폭 감싸안는 하루.
잠시 그렇게 누워있는 두 사람..
은혜 : 근데 하루야.
하루 : (눈 감은채) 왜 또.
은혜 : 나 부탁이 하나 있는데..
하루 : ...
은혜 : 다른거 다 잊어버려도 괜찮으니까 딱 하나만 기억해줄래?
하루 : (짐짓.. 눈을 뜬다. 뜨더니) ...뭐.
은혜 : 내 이름..
하루 : (순간 짠.. 해져 온다)
은혜 : 내 이름.. 서은혜.
하루 : (순간 가슴이 먹먹해져 오더니) 그래.. 그럴게. 기억할게.
은혜 : (짐짓 미소.. 조용히 눈을 감는다. 감은 두 눈에 눈물이 고여온다)
하루 : (말없이 꼭 안아준다. 짠하게 눈물이 고여오는 모습에서)
dis. 어스름 푸른빛이 쏟아지는 깊은 새벽녘..
잠이 든 은혜의 얼굴, 조용히 뒤척이며 하루쪽으로 돌아눕는다. 짐짓.. 눈을 뜨고 보면 하루가 없다.
은혜, 어...? 어딨지? 하고 고개를 들어 쳐다본다.
부시시 일어나서 창문쪽으로 다가서는 은혜, 보면 저 밖으로 바닷가에 혼자 서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하루의 뒷모습.
은혜, 본다. 시선에서.
47. S# 바닷가 N.
쓸쓸히 앉아 있는 하루옆으로 다가와서는 은혜,
은혜 : 안춥니?
하루 : (조용히 바다를 보며) 이제 돌아갈려면 몇시간 안남았다.. 그치?
은혜 : (서서 바다를 바라본다) 응.
두 사람, 잠시 침묵이 흐르더니
하루 : 은혜야..
은혜 : 응?
하루 : 나두 마지막 부탁이 하나 있는데..
은혜 : (? 돌아본다)
하루 : (은혜를 본다. 시선에서)
(짧은 경과)
턱! 하니 카세트를 가져다 놓고 버튼을 누르는 하루의 손.
은혜, 바라보면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은혜가 좋아한다던 그 곡..
은혜, 하루를 본다. 피식.. 미소를 지으면
천천히 은혜앞으로 다가서는 하루, 천천히 은혜의 허리에 한손을 올린다.
그리고 천천히 스탭을 밟기 시작하는 은혜와 하루..
일렁이는 밤바다를 배경으로 춤을 추는 한쌍의 연인.. 그 위로,
은혜Na 하루야, 그거 아니?
flash-back1> 1부, 버스 사고 나는 짧은 컷에서,
은혜Na : 하필 그 때 그 버스를 타지 않았더라면..
flash-back2> “제 이름두 은혜예요, 한은혜!"
은혜Na : 하필 그 때 나와 같은 이름의 여자가 내 옆에 앉지 않았더라면,
flash-back3> 컨퍼런스 룸.
동재 : 뭐하는 분이세요?
은혜 : (에라 모르겠다) 학교 선생님이요!
은혜Na : 하필 그 때 거기서 그런 거짓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다시 바닷가>
하루품에 꼭 안긴채 춤을 추는 은혜, 잔잔한 미소위로.
은혜Na : 그 수 많은 우연중에 하나만 어긋났어도 나는 너를 만나지 못했을거야...
그래서 난 내 모든 우연과 불행과 사소한 아픔과 기억들에 너무 감사해. 그 모든 것들이 있어서 널 알아볼수 있었으니까.
하루, 은혜를 꼭 끌어안고 춤을 추다가 천천히 멈춘다. 그리고 두 사람 천천히 시선을 마주친다.
순간 두 사람 활짝 미소짓는 그 표정위로, 순간 왈츠곡이 오버랩되면서
하루, 은혜를 끌어안은채 카메라앞으로 쓱 끌어당기는것과 동시에.
48. S# 홀. (왈츠 씬..)
화면앞에서부터 쑥 빠져나가는 하루와 은혜. 넓은 홀 한가운데서 조명을 받으며 춤을 추기 시작한다.
두 사람의 춤 추는 모습 사이로
INSERT1> 수술실.
간호사들과 주인턴, 연구원1.2.3. 기계를 들여놓고, 수술이 필요한것들을 하나씩 세팅하기 시작한다.
척! 척! 척! 열을 맞춰서 놓여지는 가운데.
다시 홀> 홀 안으로 춤을 추며 빙글빙글 도는 은혜와 하루의 발..
INSERT2> 수술실로 향하는 이동침대의 바퀴...
다시 홀> 행복한 하루와 은혜의 얼굴, 빙글 빙글 돌아가는 모습에서.
INSERT3> 수술복을 입고 나타나는 동재와 그 옆으로 장필구,
머리에 캡을 쓰고, 마스크를 쓴 두 사람.. 안으로 들어서는 것과 동시에 탁! 환하게 켜지는 수술등에서.
다시 홀> 하나 둘 조명이 켜지면서 어둠속에서 하나 둘, 춤추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은혜와 하루, 어? 하는 표정으로 춤을 추면서 돌아보면 하나 둘, 아는 얼굴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허원장과 장필구가 춤을 추기 시작하고, 그 옆으로 자물통과 민주가 춤을 추면서 나타난다.
수정이와 염교장님이 함께 춤을 추고 있고, 그 옆으로 한강수와 하루엄마가 함께 춤을 추고 있다.
어린 하루도 좋아라 바람개비를 들고 같이 스탭을 밟고 있다.
그러다가 그 한쪽으로 나타나는 동재와 봉평댁의 모습도 보인다.
모두들 하루를 향해 행복한 미소를 지어주고 있다.
그 앞으로 표사장과 곽점장, 탱고? 포즈로 왔다갔다 하면서 지나쳐가고.
사내1.2(좌팔, 우팔)들도 서로 심각한 표정으로 왈츠를 추고 있다.
하루와 은혜, 그 한사람, 한사람들을 돌아보며 즐거운 표정..
그러더니 어느 순간 그 주변으로 가득 들어찬 사람들..
의사1과 수간호사가 함께, 장물영감과 한선생이 함께, 구형사와 강력형사3이 함께 짝을 맞추고...
지순경 아저씨는 아주매2와 짝을 맞춰서 춤을 추고 있고,
주인턴과 연구원1.2.3들도 각자 간호사들과 짝을 맞춰서 춤을 추면서 은혜와 하루 옆을 지나간다.
다들 환하게 웃으면서 하루옆을 지나간다.
어깨1과 여자 딜러, 그리고 구기자와 여기자도 같이 춤을 추며 지나간다.
그렇게 각자 짝을 맞춰서 플로어는 어느새 왈츠에 맞춰 춤을 추는 사람들의 움직임으로 아름다워지기 시작한다.
모두가 다 즐겁게 웃고 하루에게 손도 흔들고 즐거워 하는 모습..
그 한쪽으로 바람개비 꽂혀진 하루의 자전거도 보인다. (E. 때릉때릉..)
하루, 즐겁게 한 사람, 한사람 웃으며 인사하는 표정.. 그 위로.
하루Na : 여러분들의 따뜻한 웃음이 고맙습니다.
flash-back> 전 출연진들의 얼굴, 얼굴들.. 그 위로.
하루Na : 여러분들의 따뜻한 눈물이 고맙습니다.
flash-back> 염교장댁 가족들의 웃음과 동재의 환한 웃음 위로
하루Na : 당신들을 만났던 시간 시간들이 제 인생이 됐고, 추억이 됐습니다. 여러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왈츠에 맞춰 춤을 추는 광경.. 넘실넘실 물결을 이루듯..
그러다가 한 가운데에 천천히 멈춰서는 하루와 은혜,.
은혜, 숨을 몰아쉬며 하루를 쳐다본다. 그 위로
하루Na : 그리고.. 고마워 은혜야.
하루, 소중한 느낌으로 은혜의 얼굴을 감싼채 길고 긴 입맞춤...
행복한 마지막 키스를 나누는 그 두사람의 모습에서.
dis.
INSERT4> 수술실.
화면가득, 수술대위에 누워 있는 하루의 얼굴,
따뜻하고 편안하게 조용히 웃는 표정에서 천천히 화이트 아웃 되면서.
하루Na : 그래서 오늘도 천국보다 아름다운..
블랙화면 위로 에필로그 자막
“천국보다 아룸다운... 하루가 옵미다!” 그 위로,
하루Na : 하루가 옵미다... (이전의 하루의 목소리로 따뜻하게..)
49. S# 하늘 병원 전경.
짹짹짹.. 새소리와 함께.
50. S# 원장실 문 앞.
허원장 : 당장 나가아!!!!
동시에 벌컥! 문이 열리면서 뛰어나오는 민주와 자물통, 그 뒤로 휘리릭 던져지는 골프채.
재빨리 쿵! 문을 닫고 문앞에 서는 민주와 자물통..
자물통 : 오늘은 살짝 위험할뻔했지만.. 그래도 정통으로 맞추시지는 않으시네요, 정말.. 마음이 약하신가봐요.
민주 : 것봐요, 우리 엄마.. 생각보다 착하다니깐요.
자물통 : 그나저나 올해는 꼭 결혼허락을 받아야 할텐데 저렇게 저를 싫어하셔서 참 큰일입니다..
민주 : 그래도 드실 건 꼬박꼬박 다 드시더라구요. (씩 웃는다)
자물통 : 그래요? (웃으면서 돌아보면)
51. S# 원장실.
허원장 : 저것들을 어떡하면 좋아 그래, 어우.. 맘에 안들어! 어우우.. (하면서 소파에 털썩 앉는다. 앉다가 흘끗 보면)
테이블위에 자물통이 싸온 것으로 추정되는 음식들..
허원장, 본다. 보다가 나무젓가락을 집어들어 먹기 시작한다.
허원장 : 사내자식이 한번 태어났으면 큰뜻을 품어야지, 요리같은거나 하구 있구.. 어우 맘에 안들어..
(나즉히 한숨.. 그러면서도 계속 떠먹는다. 맛있긴 맛있다는 표정)
은혜Na : 그렇게 또 하루가 흘러갑니다.
52. S# 휴게실 일각.
한쪽에서 일하고 있는 장필구, 그 뒤로 프레임-인 되는 봉평댁,
봉평댁 : 뭐해유? 밥 왔시유, 식사허구 허세유.
장필구 : (? 돌아보면)
한쪽에 마주앉아 식사를 하는 장필구와 봉평댁.
봉평댁 : 어이구, 채소값이 얼매나 올렀는지, 우리나라 이거, 물가부텀 안정시켜야돼유,
물가를 잡지 않으면 서민의 마음을 잡을수가 없고, 서민의 마음을 잡지 못하믄 정치가 안되고,, (하는데)
장필구 : 국회출마할거예요?
봉평댁 : 그러니께 내 말은 일단 물가부텀 안정이 돼야,
장필구 : 밥먹을 땐 좀 조용히 헙시다.
봉평댁 : (순간 벌쭘해서 입을 다물면서 밥을 뜨는데)
장필구 : (먹는다. 흘끗 보더니 말없이 반찬을 하나 밥위에 놔준다)
봉평댁 : (멈칫.. 흘끗 보면)
장필구 : (시침 뚝 떼고 맛있게 먹는 모습)
봉평댁 : (금새 좋아서 얼른 그 밥을 한입 가득 먹는다)
그렇게 나란히 마주앉아 식사를 하는 두 사람위로.
은혜Na : 또 하루가 흘러갑니다.
53. S# 커피전문점. N
사내1.2. : 봄! 봄! 봄! 봄! (코러스처럼 봄봄거려가며 박자와 음정 맞추는 위로)
표사장 :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죽어, 참고 참고 또 참제 내가 죽어! (하면서 지휘의 마무리를 하듯 손을 탁! 치켜들면)
사내1.2. : (똑같이 딱! 멈춘다)
곽점장 : (카운터에서 증말 죽겠다! 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면)
표사장 : 긍께 내 말으 요지인즉슨, 힘내불고 힘차게 살자 그말이여. 살면서 내 돈도 갚고, 이?
아그가 올해 초등학교 들어간댐시? 아를 봐서라도 열씸히 살아야않것소? 내 돈도 갚고, 이?
중년부부 : (조아리며) 맞습니다. 열심히 살겠습니다. (훌쩍거리며 우는 얼굴로)
표사장 : 아나, 코코아 식겄소, 마셔감서 얘기헙시다, 이? (하고 웃다가 곽점장을 향해 찡끗 윙크하는 센스)
곽점장 : (놀구 있네! 어이구.. 탁! 행주 던지고 돌아서는데서)
은혜Na : 또 하루가 흘러갑니다.
54. S# 염교장댁 거실.
수정 : (뛰어들어오며) 학교 다녀왔습니다.
염교장 : (신문 보다가) 어이구 우리 수정이 오냐?
장필구 : (한쪽에서 바둑책을 들여다보다가) 오늘 시험 잘봤냐?
수정 : 그럼요! 국어시험은 만점이라니깐요. (씩 웃더니 주방쪽을 향해) 아줌마! 물통 삼촌, 민주 언니! 다녀왔습니다.
봉평댁 : 이! 그려어... (하면서 오이를 와작 깨물어먹으면)
민주 : (흘끗 본다. 보더니) 그렇게 다 드시면.. 뭘루 반찬 만들어요?
봉평댁 : 어려? 내가 먹긴 뭘 먹었다구 그랴?
민주 : 벌써 두 개째잖아요 그거..
봉평댁 : 허이구 참나, 꼬박꼬박 따지구 들기는...
자물통 : (뒤에서 요리하면서 씩 웃는다. 탁탁탁 칼질을 하는 모습위로)
수정 : 근데 은혜언니는요? 도착했대요?
염교장 : 아직 아니다. 도착하면 전화하겠지.
수정 : 와... 드디어! 은혜언니가 정문학교 선생님이 되다니..! 어떻게 변했나 빨리 보구 싶다, 은혜언니. (씩 웃는 얼굴위로)
은혜Na : 그리고 또.. 하루가 옵니다.
55. S# 하루의 방.
아무도 없는 텅빈 방.. 한쪽벽면에 하루의 사진들이 벽 전체를 가득 메우듯 붙어있다.
염교장선생님댁 식구들과 함께 찍은 사진, 한강수와 함께 찍은 사진..
그리고 은혜와 바닷가에서 찍은 행복한 사진들까지 다닥다닥..
그 옆으로 엄마그림도 보이고, 그리고.. 은혜의 그림도 보인다. dis.
56. S# 은혜의 방.
텅빈 방안. 그 한쪽으로 화면 쭉 따라가면 어린 동재의 사진옆으로
다정하게 함께 찍은 봉평댁과 동재의 사진이 나란히 놓여져있고.
그 한쪽으로 보이는 잡지 표지. <뇌정복을 향한 끊임없는 도전, 박동재의 신화> 그 위로
동재E : 네! 지금 거의 다 와갑니다.
57. S# 달리는 동재의 차.
동재 : 시차는 괜찮습니다. 오는 내내 비행기에서 푹 잤거든요. (운전하고 있는 동재의 오른손에 경미한 흉터자국..)
네, 도착하는대로 전화 다시 드리죠. (하면서 전화 끊는데)
그 때 저 앞으로 빨간신호등이 켜진다.
천천히 속력을 늦추면서 버스옆에 나란히 멈춰선다. 동시에,
58. S# 그 옆에 서 있는 버스.
툭.. 바닥에 떨어지는 볼펜 하나. 손 하나가 내려와 더듬적거리다가 그 볼펜을 집어든다.
찾았다! 집어들고 고개를 들어올리면 은혜다. 제법 짧아진 머리에 단정한 옷차림.. (목에는 바람개비 목걸이)
은혜, 볼펜으로 신문에 있는 낱말맞추기를 하고 있다.
insert> 손가락을 까딱까딱거리면서 신호를 기다리는 동재.
그 때, 신호등 파란불로 바뀌면,
창밖으로 보였던 동재의 차 먼저 출발하고, 은혜가 탄 버스도 출발한다. (동재와 은혜, 서로 못본채 스쳐지나가고...)
가다가 동재의 차, 오른쪽 깜빡이를 켜면서 우회전한다.
은혜가 탄 버스는 그대로 쭉 직진을 하는 모습에서.
59. S# 버스터미널.
도착하는 버스,.
내려서는 사람들, 사람들, 그들 사이로 내려서는 은혜선생님. 한손엔 가방, 다른 한손엔 자그마한 트렁크가 들려져 있다.
은혜, 조금은 들뜬 기분과 표정으로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터미널을 한번 휘 둘러본다.
보다가 사람들 사이를 뚫고 한쪽으로 빠져나가려는데
하루E : 은혜성샌님?
은혜, 멈칫.. 가다가 발길을 멈춘다. 설마... 하는 표정으로 돌아보면 수 없이 왔다갔다하는 사람들의 모습들...
은혜, 이리저리 돌아보다가 아니겠지 하고 다시 가려는데
하루E : (한번 더) 은혜성샌님?
은혜, 다시 멈칫...! 다시 고개 돌려 쳐다본다. 수없이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들..
은혜, 쭉 돌아보다가 어느 순간 멈칫.. 하는 표정으로 보면,
지나가는 사람들의 머리, 머리들위로 천천히 떠오르듯이 올라오는 도화지 하나.
삐뚤삐뚤한 글씨로.. “은혜성샌님을 환영함미다!”
은혜, 순간 멍하니 서서 그 도화지에 써진 글씨를 본다. 잠시 쳐다보다가 천천히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나아간다.
무심코 지나가는 사람들 사이사이를 지나 천천히 걸음을 옮기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커튼처럼 지나가는 그 저편으로 서 있는 한 사람..
은혜, 바로 일이미터앞까지 다가서서 걸음을 멈춘다. 멈추고 보면
사람들 사이로 도화지를 머리위로 쳐든채 환하게 웃고 있는 하루의 얼굴..
들고 있던 도화지를 천천히 가슴께로 내리면서 은혜를 보더니.
하루 : 은혜.. 성샌님?
은혜 : (빤히 쳐다보면)
하루 : (씩 웃는 얼굴로) 안녕하세요, 은혜성샌님?
은혜 : (본다. 보다가) 나를.. 알아요?
하루 : (순간 그리웠던 그 환한 미소로 씩 웃으며) 알죠오.. 은혜성샌님이잖아요, 맞죠? (또박 또박) 서. 은. 혜..
은혜 : (본다. 보다가 따뜻한 미소로 본다)
하루 : (맑은 미소로 마주본다)
북적북적이는 그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마주서 있는 하루와 은혜, 그 위로
(은혜E : 하루야.. 이제 좀 편하니?)
(하루E : 응.. 편해...)
fade-out. <16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