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씨의 공연 <노브레이크>를 보고 왔습니다. 그곳에서 건진 김제동 씨의 어록입니다.
“빵구똥꾸가 맞는 말입니다. 이 말이 정신분열증 어린이의 욕이라고 방송에서 규제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국회의원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 중에 똥꼬에 빵꾸 안 난 사람 있습니까? 모든 똥꼬에는 다 빵구가 나 있어야 합니다. ‘야, 이 막힌똥꾸야’ 이게 진짜 욕입니다.”
“이 썩을 놈아! - 얼마나 친환경적인 욕입니까? ‘이 썩지 않는 비닐, PVC 같은 놈아!’ 이게 진짜 욕입니다.”
“굶어 죽는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은 ‘음식쓰레기’라는 말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음식’ 뒤에 ‘쓰레기’라는 단어가 어떻게 붙을 수 있는지 상상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그 아이들에게 ‘음식쓰레기’는 틀린 말입니다. ‘꽃미남’ 같은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잘 빠진 근육질 남자처럼 우락부락하게 생긴 꽃이 세상에 어디 있습니까? 그건 꽃에 대한 욕입니다. ‘꽃미남’, ‘꽃보다 남자’ 이런 말들을 방송에서 규제해야 합니다.”
“한 어린이가 쓴 두 줄짜리 일기입니다. ‘강이 흐르고 있다. 참 예쁘다.’ 그렇습니다. 강은 흘러야 예쁩니다. 강을 막으면, 안 예쁩니다. 제 말이 아니라 어린이의 말입니다.”
“한 어린이가 ‘얼음이 녹으면 ( )이 된다’는 문제의 답을 ‘봄’이라고 적었습니다. 그렇지요. 얼음이 녹으면 봄이 됩니다. 그런 아이들 생각에 ‘물’이라는 ‘정답’만 강요하는 교육을 하면 창의력이 발달하겠습니까? ‘사촌이 땅을 사면 (가 본다)’, ‘호랑이는 죽어서 (안 무섭다)’ 이런 아이들의 창의력을 살리는 교육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상상력이 부족하니까, 동영상 좀 편집해서 올렸다고 고소하고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겁니다. 한번 웃으면 될 일인데, 웃자고 한 일에 죽자고 덤비면 되겠습니까? 그 분이 <전원일기>에 나올 때는 참 착했는데...”
위 사진에 보이는 게시판의 메모지들은 관객들이 김제동 씨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적어 놓은 것들입니다. 설암 치료 중인 한 엄마가 “자라는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지 못해 안타깝다”는 사연을 적었는데, 김제동 씨와 유재석 씨가 즉석에서 “우리 둘이 재미있는 동화책을 읽어 녹음해 보내드리겠다.”고 약속하더군요. 그 엄마가 울음을 참느라고 손으로 입을 막고 눈시울을 붉히는 장면이 무대 위 전광판 화면에 잡혔습니다. 마음이 짠했습니다.
이 날 유재석(완전 ‘대박’이었습니다)과 이하늘이 초대 손님으로 왔습니다. 이하늘은 술을 좀 많이 마시고 왔는데 그래도 역시 가수여서 노래를 시작하니까 랩이 술술 막힘없이 완전 간지나게 나오더군요. 이하늘이 김제동에게 전화를 해서 “요즘 괴롭히는 놈들 없냐?”고 물었답니다. 김제동이 “없습니다.”라고 답했더니 “이명박이 안 괴롭히냐?” 했다고... 대단한 이하늘이야.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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