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운전학원 다녔다. 어머니 등살에 진절머리나서 여름방학 때부터 면허증 딸려고 했는데...
내 머리 안 좋은 거 세상이 다 안다. 나는 운전면허 필기시험을 무려 4번이나 떨어졌다.
젠장 빌어먹을
오죽하면 북부면허장에 근무하는 경찰관 아저씨가 4번째부터 아는 척을 하는 것이었다.
'어? 또 왔나?' (그 뒤에 숨겨준 얄팍한 웃음...)
그리고 4번째 갔을 땐가?? 고등학교 때 우리 학교를 자퇴한 꼴통같은 놈을 우연히 만났다. 오늘 처음치러 오는 것이라고 했다.
오랜만에 만나 담배 한 대 피우면서 이야기했다.
꼴통: '니 서울갔다메? 애들 소문 쫙 퍼졌드라. 잇빠이 좋은 대학 갔다메? 어디라드라?'
나: '서강대다. 니는 요새 뭐하노?'
꼴통: '내? 내 일한다이가.'
나: '어디서? 술집?'
꼴통: '서면 나이트... 백악관'
나: '맞나? 월급 좀 괜찮나?'
꼴통: '그저 그렇지. 얌마! 근데 니 스티커가 와 이리 많이 붙었노? 다 필기 떨어진거가?'
나: (극도로 밀려오는 수치심을 참으며 묵묵히) .......'
꼴통: '그래 니 대가리가 그렇지 뭐. 오늘 잘 치라.'
시험후... 나는 4번째 시험을 58점을 받았다.
꼴통: '합격이가?'
나: '니는?'
꼴통: '88점! 양끗 쉽네! 니는?'
나: '58... 아~ 짜증나네.'
꼴통: '어이구~! 빙신아! 죽어라! 뭐? 서강대? 지랄하네. 거기 바보들만 모아놨나? 니 그 학교에서 성적 꼴찌맞제?'
나: '.......' (속으로... 젠장 빌어먹을...)
그런 아픈 기억이 있다. 고등학교도 못 나온 놈에게 공부하는 시험으로 약올림을 당하다니...
하지만 나에게도 기회가 왔단다. 5번째 시험보는 데, 아시다시피 필기 시험칠 때마다 시험지가 다르게 나온다. 랜덤이다. 20개가 있다고 하는데...
내가 3번째 친 시험지... 아마도 8번 시험지가 맞지 싶다. 5번째 시험 본 그 날, 내가 받은 시험지가 바로 그 8번 시험지가 또다시 나왔던 것이다.
ㅋ ㅑㅋ ㅑㅋ ㅑ
아무리 내가 바보라지만 두 번 실수는 하지 않는다. 두 번 실수하는 놈은 한마디로 븅신이다.
아시다시피 1종 합격점은 70점이다. 5번째에 결과는!!!??
68점이었다. ㅡ.ㅡ한문제 차이로 또다시 좌절할 뻔 했다.
아 나는 븅신인가?
그렇게나 더웠던 지난 여름... 나는 북부면허장에서 허탈하게 나오고 있었다. 내 머리를 탓하며...
하지만 얼마 안가서 전화가 왔다.
'김용수씨? 여기 북부면허장인데요...아아... 채점상의 오류가 생겼습니다. 한문제 덜 채점됐더라루요. 축하합니다 합격입니다.'
오~ 주님! 감사합니다.
ㄴ ㅑㅎ ㅏㅎ ㅏㅎ ㅏㅎ ㅏ
그맇게 해서 합격한 기분이란~ 아마도 이것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이 감격을 겪어보고 싶은 사람은 나와 똑같이 하면 된다. 크크크
그렇게 필기에서 어렵게 붙은 바람에 시간을 너무 끌었다. 약 2주일 넘게...
그러나 이 몸은 머리를 쓰지 않는 일외에는 다름 사람만큼 할 수 있다. 장내기능은 바로 첫방에 합격했으나... 장내기능 합격을 한 날이 8월 25일이었던가?
아쉬움을 남기고 도로주행은 겨울방학으로 미루었다..
그래서 요즘 학원을 다니는 것이다.
드디어 내일이 도로주행 시험이다. 아아... 하나님... 저에게서 어둠의 커튼을 걷어주시고 밝은 빛을 내려쬐주소서.
아멘
당감동 노브레이크를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