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현대 중공업 회전기생산부 철심반에 근무하는 김경렬 사우 아들 민기 군(중1)의 투병생활을 보고 현재 KBS [뉴스광장]을 진행 중인 황상무 아나운서가 도움을 호소하며 현대 중공업 편집실로 보내온 메일입니다.
(황 아나운서 아들도 교통사고로 같은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있으며, 현재 의식불명상태임)
민기 군은 현재 ‘심실충격결실’, ‘폐동맥 협착’, ‘대혈관 전의’라는 3가지 병을 동시에 앓고 있으며, 5월 초 폐동맥 판막 교체수술을 어렵게 성공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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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황상무 아나운서의 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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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사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 막내아들이 사고를 당해, 서울대병원 어린이병동
중환자실에 입원한 지도 벌써 6주 째에 접어 들었습니다.
아직도 의식이 깨어나지 못해, 하루하루 정말 피를 말리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주위에는 저보다 더 딱한 사람들이
있어서 염치불구하고 이 글을 씁니다.
지난 5주 동안 이 병실에서는 무려 7명이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하루도 웃을 날이 없이 노심초사하며 보내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민기라는 아이는 정말 누구보다 사정이 딱한데,
그래도 그 엄마 아빠가 웃음을 잃지 않고 희망을 이어가고 있어서
서울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의 소망이 되고 있습니다.
민기는 이제 중학교 1학년인데,
어려서부터 선천성 심장기형이었다고 합니다.
아주 어려서 수술을 했고,
이제 또 수술을 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고 해서
지난 1월 울산에서 서울로 올라와 수술을 했습니다.
지난 3월 말부터 성공확률이 20%도 안 되고,
수술과정에서 숨질 확률이 80%라는 말을 듣고도
부모들은 민기를 수술대로 보낼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한 번 수술에 6시간 씩을 걸리는 수술을
일주일, 열흘 간격으로 네 번이나 했습니다.
수술과정에서 피가 지혈이 안돼,
무려 350봉지의 피를 수혈하며 수술을 하는
정말 피나는 과정이었다고 합니다.
마치 수도꼭지를 틀어놓은 듯 피가 쏟아져서,
쏟아진 피의 반 정도는 투석을 해서 다시 주입했지만,
나머지는 결국 버릴 수 밖에 없었는데,
어른이 두 손으로 간신히 들 정도의 피를
몇 봉지나 버려야 했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는 민기 아빠가 근무하는
울산 현대중공업의 회사동료들이 거둬 준 헌혈증서가
무척이나 큰 힘이 됐다고 합니다.
수혈한 혈액비용만도 2천만원이 훌쩍 넘는 것인데,
헌혈증서 하나에 혈액 한 봉지를 수혈받을 수 있어
200봉지는 그래서 무료로 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동안 저금해 놓았던 돈을
병원비 중간정산으로 다 털어넣고도
아직 계산하지 못한 병원비만
벌써 4천 2백만원이라고 합니다.
민기네는 그래도 아빠가 우리나라 굴지의 기업,
현대중공업에 다니기 때문에 괜찮다고는 합니다.
울산에서는 그래도 6천만원대의 아파트도 있고,
승용차도 가지고, 넉넉지는 않지만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벌써 집값의 2/3나 되는 병원비에
앞으로도 또 얼마나 걸릴 지 모를 병원생활을 생각하면,
옆에서 보기에도 사정이 너무나 딱합니다.
아들을 살려야 하는 부모의 심정이야 너무도 당연하지만,
당장 민기의 병원비 때문에 집도 팔고 차도 팔아야 할 정도로
절박하게 됐습니다.
민기네는 엄마가 지난 1월부터 병원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동생 홍기를 울산의 옆집에서 봐주고 있다고 합니다.
그 옆집 아주머니는 자신이 민기를 위해
해 줄 수 없는 게 너무도 안타까워서,
한 번 다녀 본 적도 없는 교회를 나가면서
민기의 회복을 기도해 주고 있다고 합니다.
너무도 주제넘게도 현대중공업 사원 여러분에게
감히 글을 올리는 것은, 누구나 부러워하는 기업,
현대중공업의 가족이, 다른 누구도 아닌,
여러분들의 직장 동료가 이처럼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데,
여러분들이 그냥 있지는 않을 것임을 알면서도,
누가 알리지 않으면 도와주고 싶어도 도와주시지
못할 것 같아서입니다.
십시일반이라고, 여러분들은 3만명이나 되는
대가족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원 당 단돈 1,000원 씩만 모금을 해주셔도
민기네 가족에게는 정말 너무나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오늘도 제 아들 면회시간에 잠시 민기를 만났습니다.
수술 후 경과가 좋아서 지금 의식도 깨어났고,
텔레비젼에서 봤다며 저까지도 알아봤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하루 20시간 이상을
신경안정제를 맞아가며 잠을 자야 하고,
또 몇 차례의 고비를 더 넘겨야 한다고 합니다.
민기에게 희망을, 그리고 어려움 속에서도
늘 맑은 웃음을 머금고 계시는
착한 민기 아빠, 엄마에게 용기를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03. 5. 19일 KBS 뉴스광장 앵커 황상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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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상무 아나운서의 아들에게도 쾌유를 빌어 주세요.
(sangmoo@kbs.co.kr을 이용하시든 지, KBS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남겨 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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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열씨(☎018-782-2966)의 계좌번호 :
<단위농협. 815122-52-304239. 김경열>
PS : 민기의 조속한 회복과 아울러, 동기 여러분들과 여러분들의 가족의 건강을 기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