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국립현대미술관을 갔다왔습니다. 큰 미술관을 가니 역시 볼 것도 많고 재미있었습니다.
지난번 작은 미술관을 갔다가 크게 실망하였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엔 큰 미술관을 갔다왔습니다. 대형미술관 답게 질좋은 그림이 저를 반겼습니다. 함부로 작가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모든 자유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작가가 추구하는 표현의 자유 또한 그렇습니다. 법적 책임만이 책임이 아니고 작품에 대한 평가, 작가의 의도에 대한 평가를 받아들이는 것 또한 작가가 짊어져야할 책임입니다.
위 그림은 마치 어머니와 아버지가 일궈낸 가정을 표현하는 느낌이 듭니다. 이런 기와집을 보면 서양문물을 받아들이기 전 조선의 집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기와집은 부부가 이뤄낸 결과를, 부부의 옅은 미소는 만족감을 표현하는 듯 합니다. 저정도 퀄리티의 기와집은 현대에선 40평대 아파트정도 되리라 생각됩니다. 지역을 불문하고 40평대 아파트면 꽤나 여유있는 가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방문 당일 비가 조금씩 내렸습니다. 위 조형물에 물이 맺힌 모습이 마치 땀을 흘리는 것 처럼 보이는것이 인상적이어서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위 두 작품은 웅장한 소리와 함께 천천히 움직이는 작품입니다. 작품은 오므려졌다 펴졌다 하는 움직임을 반복합니다. 빨간 꽃잎이 천천히 움직이는 것을 보고있으면 정신을 잃고 빨려들어가는 기분이 듭니다. 소리 크기가 매우 적절하여 감상에 방해가 되지 않고 더욱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작품이 움직이는 속도 또한 빠르지 않고 느리게 움직였기에 최면을 당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위 작품은 절대 배가 아닌 우주선입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구성요소인 광학망원경요소Optical Telescope Element 라는 장치가 부착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보다 먼 공전궤도에서 공전하며 우주로부터 여러 영역의 빛을 받아들입니다. 제임스웹 이전의 우주망원경보다 더 멀리있는 천체들을 관측할 수 있기에 우주의 기원을 관측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매우 먼 곳에서 오는 빛은 매우 먼 과거에 발생한 빛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과거의 정보들로부터 미래를 예측할 수 있고, 미래를 예측하는 이유는 좀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함입니다. 위 작품은 등대를 기준으로 앞뒤가 같습니다. 한 쪽은 과거를, 한 쪽은 미래를 향하고 있고 치켜올린 손가락과 시선은 희망찬 미래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입니다.
위 작품을 보기위해 국립현대미술관에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매우 유명한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작품을 해석하는데에는 기쁘지 않았습니다. 저는 작품 해석을 하기 위해선 작가의 의도나 다른 사람의 해석을 보지 말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수학문제를 풀 때 답지에 의존한다면 사고력을 키울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작가의 의도나 다른 사람의 해석을 먼저 보지 않습니다. 지난 번 전시회 후기는 작품의 의도를 보면서 글을 작성하려했지만 제 스타일이 아니어서 중간에 포기했을 정도로 제 마음대로 상상하며 해석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위 작품은 너무나 유명하기에 해석을 먼저 봐버렸습니다. 지푸라기 인형들은 공을 갖기위해 끊임없이 움직이는 을을, 천장에 매달린 새는 을을 관람하는 갑을 표현했다고 합니다. 보고싶은 것을 봐서 기쁜 마음과 상상력이 닫혀 슬픈 기분이 공존하였다는 것이 제 평입니다.
위 작품은 얼굴아침이라는 작품입니다. 인간의 3대욕구는 식욕 성욕 수면욕이라고 흔히 알려져있습니다. 저에게 가장 중요한것은 수면욕입니다. 저는 일어나야 할 일이 없으면 하루에 12시간씩 자는것이 가능합니다. 이런 제가 아침수업을 위해 일찍 일어나면 나오는 표정이 딱 저렇습니다.
전시회중에서 가장 크기가 큰 작품이었습니다. 작품 앞에 쿠션과 매트를 깔아놔서 편하게 누워서 볼 수 있었습니다. 여러 그림들이 있어 해석의 여지가 충분히 있지만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고 5분정도 편하게 누워있다가 갔습니다. 그 때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지금이라도 추가적인 평을 하지는 않겠습니다.
11월 마지막 전시회 관람 후기를 쓰며 느낀점입니다. 저는 늘 작가의 의도나 타인의 해석과는 다른 대답을 내놓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남들처럼 생각하고 움직이는 사람은 평균을 못벗어날 것입니다. 남들과 비슷한 평균적인 삶은 너무 재미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 후기는 남들보다 질이 떨어질수는 있어도 재미는 있었다고 생각했기에 만족스러웠습니다. 이 수업이 종강한 뒤에도 종종 전시회를 다니고 후기를 쓰며 생각의 나래를 펼치면 재미있을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