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밥에 쉽게 적응하는 방법
환자분들에게 ‘현미밥 드셔요?.’라고 물으면 자신들도 현미밥 먹는다고 말한 분들이 종종 있다. 그러나 자세히 캐물으면 완전 현미밥이 아니고 흰쌀밥에 현미를 잡곡 섞듯이 조금 넣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섞지 않는 것보단 낫지만 흰쌀이 들어있는 양만큼 치유가 더디다.
보통 사람들이 현미밥으로 바꾸는 과정은 흰쌀을 5분도미로 바꾸고 현미를 섞는 양을 늘리며 점진적으로 개선하려 한다. 그러나 이 과정을 거치면 100% 현미밥으로 넘어가는 것이 더 어려울 수 있다. 흰쌀에 현미를 섞어 밥을 하면 흰쌀을 씹는 느낌과 현미를 씹는 느낌은 너무나 다르다. 왜 그런가 하면, 속껍질이 깎여나간 백미는 쉽게 퍼지는 반면, 속껍질을 그대로 간직한 현미는 잘 퍼지지 않는다. 따라서 물을 적게 넣고 뜸을 적게 드리는 흰쌀 위주로 밥을 한다면 현미는 충분히 익지 않아 부드러운 백미에 비해 껄끄러움을 심하게 느낀다. 반대로 물을 많이 넣고 뜸을 오래 드리는 현미 위주로 밥을 하면 흰밥은 퍼져 죽처럼 느껴질 것이나 그에 비해 현미는 여전히 꼬들거리는 느낌이 여전히 남는다.
따라서 100% 현미밥으로 쉽게 넘어가길 바란다면 오히려 흰쌀을 섞지 않는 것이 훨씬 쉽다. 현미밥을 맛있게 짓는 법을 터득하면 대부분 거부감을 느끼지 않게 밥을 지을 수 있다. 현미밥으로 바꿀 마음이 있다면 완전 현미밥으로 단번에 바꾸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혹시 남은 흰쌀이 걱정된다면 걱정할 필요 없다. 김치 담그기 등 풀을 쑤어야 할 때가 종종 있으므로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요긴하게 Tm면 된다.
이제 쉽게 적응하고 맛있는 완전 현미밥 짓는 방법을 살펴보자.
100% 현미밥 맛있게 요리하는 법
1) 멥쌀과 찹쌀의 비율;
멥쌀 비율을 처음부터 3/4 정도로 높여도 별 차이 없지만, 좀 걱정이 된다면 처음에는 현미 찹쌀 비율을 반으로 높여도 된다. 여기에 원하는 잡곡(조, 수수, 기장, 율무, 흑미 등)과 콩류를 조금 섞는다. 잡곡을 섞는 이유는 영양적인 이유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영양 부족에 대한 염려를 낮추고 맛을 내기 위한 목적이다. 사실 반드시 매번 잡곡을 섞어야 될 이유는 없다. 현미에 이미 충분한 영양분을 담고 있고 또 채식반찬을 통해 다양한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보리쌀은 흰쌀과 마찬가지이므로 섞으면 손해다.
2) 물의 양이 매우 중요하다.
처음 현미밥을 짓는 사람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이 물의 양인 듯 하다. 그러나 물의 양 때문에 고민할 필요가 없다. 만약 현미밥이 되게 지어졌다면 푸스른 다음 물을 더 붓고 다시 밥을 하면 된다. 거꾸로 너무 질게 느껴진다면 역시 푸스른 다음 잠깐 김은 내보면 된다. 현미는 속껍질이 있어 쉽게 퍼지지 않아 가능하다.
보통 흰쌀밥 짓는 것보다 3배에서 5배가량 물을 더 붓는다. 손등이 거의 잠길 정도로 물을 많이 넣어야 한다. 묶은 쌀일 경우 좀 더 넣어야하고 현미 찹쌀 비율이 높아지면 그 만큼 물의 양은 줄여야 한다.
3) 두 번째 핵심은 뜸 들이는 시간이다.
센 불에서 추가 심하게 흔들리면 조금 기다렸다가 불의 세기를 확 줄인다. 약한 불에 20분 이상 뜸을 들여야 하며 불을 끈 뒤에도 바로 김을 빼지 말고 자연스럽게 김이 새나가도록 그냥 둔다. 김이 다 빠져나간 뒤 뚜껑을 열고 밥을 푸스른다. 그리고 먹을 밥만 푸고 다시 뚜껑을 덮어두거나 입밥통에 옮겨 담아 전기밥솥에 보온 상태로 보관한다.
만약 시간이 쫓겨 김빠지기를 기다리기 어렵다면 김을 빼고 밥을 푼 뒤 다시 덮어둔다.
4) 전기 압력 밥솥보다 그냥 압력 밥솥이 더 좋다.
전기 압력밥솥은 시간 조절을 인위적으로 할 수 없어 간혹 뜸이 덜 된 상태에서 요리를 마칠 때가 있다. 만약 밥이 좀 설익었다면 물을 조금 더 부은 뒤 한 번 더 밥을 하면 된다. 반면에 일반 압력 밥솥은 뜸 드리는 시간을 자유자제로 조절할 수 있어 한 번에 충분히 익힐 수 있어 편리하다.
5) 전날 불리면 좀 더 부드럽게 먹을 수 있고 밥 짓는 시간이 절약 되며 또한 발아 효소 작용이 시작된다. 요즘 배아 현미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굳이 비싼 돈을 주고 먹을 이유가 없다. 발아현미나 일반 현미나 둘 다 상대적으로 장단점이 있는 것이지 일방적으로 좋은 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전날 담가놓았다가 밥 지으면 충분하다.
- 보관법
단기 보관할 때는 입밥통에 담아 보온 밥통에 물을 붓고 넣어 두면 되며 장기 보관할 때는 한끼 먹을 양만큼 나누어 담아 냉동실에 넣어두면 된다.
- 밥 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쁜 사람들에게
흰쌀밥보다 밥하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현미의 성질을 좀 더 이해하면 흰쌀밥보다 시간을 더 절약할 방법이 있다.
현미밥은 밥을 해도 여전히 속껍질을 갖고 있어 장기 보관을 해도 속은 크게 변화가 없다. 다시 찌거나 물을 첨가하여 다시 끓여도 새 밥과 크게 다르지 않게 맛있다. 그래서 시간이 없는 사람은 시간이 한가할 때 1주일 이상 분량의 밥을 왕창 한꺼번에 해서 용기에 한 끼나 두 끼 분량으로 나누어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그때그때 꺼내 데우기만 하면 된다. 찌거나 끓이는 것이 좋으나 데우는 시간도 빡빡하다면 전자레인지에 데워먹어도 된다. 단, 전자레인지에 데운 뒤 남은 밥을 다시 냉동시키면 맛이 크게 떨어진다.
< 현미밥을 꼭 먹어야 하는 이유 >
현미밥을 꼭 먹어야 하는 이유는 현미의 특징에서 나온다. 현미란 속껍질이 그대로 있고 그 속에 쌀눈이 붙어있는 쌀을 뜻한다. 따라서 생명이 살아있고 다양한 영양분과 갖가지 항산화 물질 그리고 섬유질이 풍부하다. 바로 이런 특징 때문에 질병 예방 및 치유 효과가 나타난다.
왜 현미식을 해야 하는 지, 어떤 질병에 특히 좋은 지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1. 변비 치유와 독성물질 배출; 보통 사람의 변비는 흰쌀밥에서 현미식으로 바꾸면 거의 해결된다. 변비를 치유하는 데 가장 중요한 섬유질 양이 흰쌀에 비해 8.8 배, 마그네슘이 12배나 되기 때문이다. 또 섬유질은 중금속, 발암물질을 배출시킨다.
2. 뇌 발달, 치매 방지; 뇌 세포 성장, 재생, 그리고 뇌 활동에 필요한 아연, 비타민 B2가 1.5배나 많다. 또한 흰밥보다 자연스럽게 더 많이 씹게 되는 데, 이것이 뇌치매 예방 및 뇌를 자극하는 효과를 키운다. 또한 아이들을 안정시켜 산만함을 줄이고 집중력을 키워주기 때문에 ADHD 예방 및 동일 시간 내 학습 효과를 월등히 높인다.
3. 골다공증, 근육 피로 회복; 칼슘이 4배나 많다. 또한 피로 회복에 필요한 비타민이 더 풍부하다.
4. 비만, 당뇨병 예방 ; 같은 량을 먹더라도 칼로리가 적고 포만감이 더 오래 지속되어 군것질이나 간식 가능성을 줄여준다. 또한 흰밥에 비해 혈당이 매우 천천히 올라간다.
5. 고지혈증, 고혈압, 동맥경화, 중풍; 콜레스테롤과 세포 노화를 억제하는 직접적 효과와 비만을 예방하는 간접적 효과로 혈관 계통 질환 예방 효과가 있다.
6. 생명; 현미를 물에 담가두면 싹이 나 발아현미가 된다. 흰쌀은 그냥 썩는다. 흰쌀은 생명이 아니라 현미만 생명이 깃든 쌀이다.
7. 면역력 높이기; 침을 많이 흘리는 아이가 건강하다는 옛말이 있다. 현미밥은 쉽게 침 분비량을 늘려준다. 침은 소화 기능 뿐 아니라 면역을 돕는다.
8. 환경 ; 저절로 밥 량이 줄 뿐 아니라 10% 정도 도정해 버리는 량을 줄인다.
9. 풍부한 항산화물질은 암(항산화 물질)과 불면과 우울증을 예방하고 치유를 돕고
10. 넉넉한 철분은 빈혈을 예방하고 치유를 돕고
11. 비타민 E 등 피부에 좋은 영양소는 피부를 탄력 있고 뽀얗게 만들어 준다.
12. 피부를 통해 적당한 기름기가 배어나와 아토피 등 피부 질환 치유를 돕는다.
13. 입맛 바꾸기; 흰밥은 단만을 빼면 별맛이 없다. 반면 현미밥은 여러 가지 풍부한 미네랄 때문에 씹을수록 간이 잘 밴 밥처럼 느껴져 오래 먹다보면 흰 밥이 싱겁게 느껴진다. 자연의 맛을 더 빨리 회복할 수 있어 야채 늘이기, 고기와 인스턴트 줄이고 끊는 것도 쉬워진다. 아이들 식성을 바꾸려면 먼저 주식인 밥을 바꾸어야 하는 이유이다.
14. 천천히 소화되는 성질이 있어 쉬 배가 꺼지 않아 간식 생각을 줄여 준다.
이렇듯 현미는 모든 질병 예방과 치유에 첫 걸음이나 다름없다. 특히 한국 사람에게 밥은 주식이다. 먹는 것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식인 밥을 현미로 바꾸지 않고는 질병 치유와 예방은 어렵다. 흰쌀밥 비중을 줄이면 줄일수록 그 효과는 커진다. 완전한 현미밥으로 바꾸면 치유 효과는 확 커진다. 환자만 먹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온 식구가 먹어야 한다. 자신의 건강예방 뿐만 아니라 모든 식구 심지어 환경과 생태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으로 모든 식구가 잘 먹을 수 있도록, 아이들도 거부하지 않도록 맛있는 현미밥을 지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