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동행-
요란한 언쟁이 장지문 너머로 들려왔다.
이방인이 된 난 방금전의 경험이 아주 낯설게 느껴졌다.
잘 마시지도 않는 커피향에 진한 향수를 느끼며 설국의 사각형 토종벌집과 엄나무 가시들이 내 가슴 속 깊은편린들을 마구 자극하고 있었다
이슬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
××셋이 나란히 걸어갑니다~
빨간×× 파란×× 찢어진 ××~
좁다란 오솔길에 어쩌구 저쩌구.....
시뻘건 불덩이 둘레를 빙글빙글 돌면서 가늘어지고 작아져버린 목구멍을 찢어져라 외쳐댔다,
차라리 밀고 댕기고 막춤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아무 말 없이 빙그레 웃고 있던 장승은 다 알고 있을 것이지만
다음날 닥쳐올지도 모를 엄청난 두통을 알지 못하는 불나방처럼 즐기고 있었다.
전날의 여흥이 아직 남아있는 가운데 우리의 동행이 시작되었다.
한 두 커다란 눈알갱이들이 툭툭 유리창을 두드렸다
비탈길은 어느새 하얀 신작로가 되었다,
한참을 그렇게 매료당하고 있을때 쯤 뒤따르던 차량들로부터 유턴하겠다는 통보가 계속 이어졌다.
우리들의 다음 목표물을 향한 집념이 점점 흔들리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봉고차도 해발 500 미터의 '비행기 재'를 간신히 넘어 오던길을 되돌아 갔다.
평창을 통한 귀로를 포기하고 진부쪽으로 차량을 돌렸다.
앞서가던 차량들이 유턴하라는 신호를 남기고 사라져갔다.
여기저기서 구겨진 차량들과 거대한 제설차들이 제철을 만난듯했다.
슬슬 불안한 가운데 우린 유턴과 직행을 반복했다.
한 사람처럼 행동하던 동행이 설왕설래 개인기를 발동했다,
제설차를 따라가다 정선읍에서 체인을 감고 의기양양하게 탈출을 시도했다,
한 고개를 넘으면 또 다른 고개가 거대한 입을 벌리고 허옇게 웃고 있었다,
모두 빈 털털이가 된 황색 모래 주머니를 껴안고 끝모를 내리막길을 바라보았다,
"그냥 타자! 이제 모래주머니도 없잖아, 브레이크를 밟으면 절대 안 돼!"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어어~ 으으으~ ....."
쥐죽은듯 고요했다,
잠시동안 모두의 머리속은 빠르게 회전했다,
차량이 미끌어져 수 십미터 낭떠러지 끝자락에 간신히 지탱하고 있었다,
아무도 탈출하지 않았다,
의견이 두 부류로 나뉘어져 있었다,
제일 연장자인듯한 남자가 차에서 내려 지나가는 차량을 다 통과시키고 우리의 마스터를 지휘했다,
우린 아무 말 없이 그 분의 연륜에 믿음을 보냈고 드디어 그 곳에서 빠져나왔다,
진부 IC근처에서 점심을 마치고 진한 커피향과 장지문 너머의 웅성거림도........
펑크난 타이어 교환을 위해 레카차에 끌려가는 번거로움도...........
영동고속도로의 밤샘 밀림도.............
안개속을 뚫고 생을 향한 우리의 삶에 대한 집념은 참으로 따사로운 기쁨이었다
나도 더 이상 '강원도 촌닭'이 아니었다.
위기 앞에서 한 몸이 되어 생환의 기쁨을 나누는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낯선 얼굴들과 함께한 롤러코스터의 하얀 경험은 죽는 날까지 잊지못할 추억이 되었다,
강원도~
잊지못할 나의 고향~
아름다움 뒤에 무시 못할 강원도여~
1년동안 겪을 자연재해를 단 3일동안 다 겪으면서 모두의 안전에 최선을 다해 주신 부천사생회 회장님,
모든 격려를 아끼지 않은 회원님들께
모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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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런일을 함게 겪고 난후엔 더 친밀감이 느껴지는 거..그게 사람사는 맛이죠...ㅎㅎ
마져~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