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동강할미꽃을 담기위해 강원도 영월로 떠났습니다. 항상 담고 싶었던 꽃이기는 했는데 1년에 단 몇일만 담을수 있고, 동강할미꽃이 필 무렵이면 남도의 매화와 산수유, 벚꽃 등의 유명세를 따라 카메라를 들고 다닌 것이 벌써 만10년이 지났습니다. 2015년, 올해도 그냥 지나치면 다시 몇년을 잊고 살듯 하여 호적하게 다녀온 강원도 영월의 동강할미꽃과의 첫 테이트 사진 입니다.^^ 인천에서 새벽에 출발해 중간에 아침도 먹고 천천히 4시간을 달려 도착할때까지 사진으로만 보았던 동강할미꽃을 그려보며 가는 길이 얼마나 가슴 떨려오던지요 마치 처음으로 데이트를 신청한 스무살의 그날처럼 가슴이 콩닥콩닥 뛰기 시작해 우리들의 첫만남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길이였습니다. 지식백과 자료나 타블로그에서 많은 분들이 올려 주셨듯이 동강할미꽃은 강원도 동강유역에서만 자라는 고유종으로 우리가 인식하기 훨씬 전부터 그곳에서 피고지고 있었지만 1997년 생태사진가분이 최초로 촬영을 하고 2000년에 한국식물연구원에서 「동강」이라는 지역명을 붙혀 「동강할미꽃」이라 명명하였다고 합니다. 보통의 할미꽃이 고개를 숙이고 피어나는 모습이지만 동강변 석회암 절벽에서 피어나는 동강할미꽃은 고개를 떨구지 않고 꼿꼿하게 피어난다고 합니다. 척박한 땅에서 피어서 더욱 생명력이 강해 그런지 아니면 물길을 따라 전해져 오는 봄기운이 그리워서 그런지는 알수는 없지만 뽀송뽀송한 솜털과 함께 무리지어 피어나는 모습이 봄의 여왕처럼 보입니다. 동강할미꽃 자생지는 동강할미꽃 축제가 열리는 정선 귤암리와 바로 아래 동네인 영월 운치리 그리고 백룡동굴이 있는 문희마을 3곳이 유명합니다. 바로 오늘 3월 27부터 일요일 29일까지 귤암리 입구 생태공원에서 [동강할미꽃축제 2015]가 열린다고 하니 가족이나 지인분들과 함께 이곳을 찾으셔도 참 좋을듯 해요. 동강할미꽃도 좋지만 저는 옥빛처럼 빚나던 동강위로 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이 너무 좋았거든요..... 척박한 벼랑위에 뿌리를 내리고 꽃망울을 터트린 동강할미꽃 화려하게 꽃망울 터트리고 있는 다른 동강할미꽃에 비해 이제 막 피어나고 있는 어린녀석도 만납니다. 아직 오리털 잠바를 벗지 않고 있는 꼬마처럼 온몸에 뽀송털이 애처롭기도 하고 앙증 맞기도 합니다. 바람꽃으로 유명한 풍도와 할미꽃으로 유명한 동강을 찾으면서 제일 걱정되고 발길을 주저하게 만드는 것이 어린 풍도바람꽃이나 동강할미꽃이 피어날쯤 뜨는 뉴스 기사입니다. 바로 작품사진을 담는다고 주인공이되는 꽃만 나두고 주변의 어린 싹이나 오래된 가지들을 깨끗하게? 정리해 어린 들꽃들이 더이상 자랄 수 없게 한다거나, 고의든 실수든 꽃을 밟거나 꺾어 버리는 기사를 종종 보게 됩니다. 조금 과장된부분이 없지 않지만 결론적으로는 이런 사실을 부정할 수 없는것이 현실이고 그런 훼손?에 저도 일조 하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보고 더욱 조심스레 담고 발걸음을 옮길때도 세심한 주의를 하자고 다짐합니다. 저도 그렇고 이글을 보는 이웃님들이나 방문하신분들 모두 정말 조심스럽게...아니온듯 다녀오셨으면 합니다. 새롭게 피어나는 꽃망울 아래 지난해의 잎들을 제거하면 영양분을 받을수 없고, 차가운 밤기운에도 견딜수 없어 금방 죽고 만다고 합니다. 꼭 있는 그대로 담으시고, 혹시나 가위같은 것으로 분재하고 계신분들이 있다면 큰소리로 지적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진을 담고 나오다가 만난 가장 어린 동강할미꽃... ▲ Canon macro lens ef 100mm 1:2.8 usm (일명 백마)로 담은 동강할미꽃 vs ▼ Canon PowerShot G1X Mark2(일명 : 쥐두막)로 담은 동강할미꽃 이건 벼랑위 한참 위에 핀 동강할미꽃 입니다. 카메라를 머리위로 90도로 올려서 담은 사진인데 마치 제비집에 어린 제비들이 먹이를 달라고 고개를 내밀고 있는듯 해서 찍으면서도 미소를 지으면서 담았던 사진입니다. 사진을 담고 나올때 미련이 더 생기게 되나 봅니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역광 햇살속에 뽀송뽀송한 솔털을 지난 할미꽃들이 저의 발길을 붙잡네요. 혹시나해서 가져간 반사렌즈도로 담아보고.... 일부러 쨍한 사진보다는 촛점도 맞지 않는 사진도 담아봅니다. 먹이를 주는 어미를 기달리듯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고 있는 모습이 마치 새끼 제비들 같아 더욱 앙증맞은 동강할미꽃 햇살 속에 빛나는 모습이 너무 좋아 몇시간 더 담고 싶었지만 약속했던 시간도 모두 지나고 잠잠했던 강가의 바람도 더욱 거세지면서 조심히 가라고 인사하듯 고개를 흔들어 줍니다. 동강할미꽃은 보라색, 자주색, 흰색등이 있다고 하던데 주로 보라색을 담다가 입구쪽에서 만난 (붉은)자주색 꽃을 담기 위해 허벌나게 걸어와 다시 담았던 붉은 동강할미꽃입니다. 동강할미꽃이 자라고 있는 동강변에는 동강할미꽃과 함께 여러 들꽃들이 봄마중을 하고 있습니다. 고사리처럼 길게 꽃망울 피우고 있는 돌단풍도 담고.... 동강할미꽃의 짝꿍 동강할아비꽃이라 불라는 동강고랭이꽃도 강바람을 따라 살랑 거리고 있었습니다. 외래종이 대세를 이룬 도시의 민들레가 아닌 토종 산민들레도 만나고... 노란 산괴불주머니?도 수줍게 피어나고 있습니다. 어디 핀들 꽃이 아니겠습니까? 이름없이 피고 지어도 너무나 소중하고 귀한 우리의 들풀, 들꽃입니다.
이번 주말 지인분들과 다시한번 이곳을 찾을 예정입니다. 욕심 부리지 않고 동강의 강바람을....그곳에서 피고지는 작은 생명들을 소중히 담아 오겠습니다. 따뜻한 봄날,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2015.03 @강원도 정선 | 동강 ━━━━━━━━━━━━━━━━━━━ 호호의 사진여행 글 / 사진 : 김대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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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안동과학대학교 은빛학생회 원문보기 글쓴이: 개목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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