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웅
바위가 섬이 되고 섬이 바위가 되는
섬과 섬 사이를 이어주던 물비늘 위로
노을이 무너져 내린다
절개지에서 뿌리째 뻗어 몸을 일으켜
세운 나무의 눈빛이 벌겋게 물들어 수직으로 꽃 피어
수평으로 물들어가는 바다를 바라본다
심해의 기억을 휘감고
달려온 파도가 신의 유두처럼 붉은
아름다움 앞에 바람의 끈 자락을
놓친 채 잃는 넋
한순간도 지체할 수 없어 거친 숨 몰아쉰
우리네 가슴 가만히 들춰보면
저렇게
밀물과 썰물이 공존하는 노을이 있다
가볍게 뛰어올라 조간대에 걸린 부력에
바다의 접경은 하늘에 닿았다.
2017년 제1집 촛대바위에 수록되어
있는 노을이란 시
젊은 날
안면도 횟집앞 백사장에서 바라본 노을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한참 누나 뻘 되는
여자 몇 분이 그 화려함에 취해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때는 몰랐지만 누님들 나이가 훨씬 지나니 비로소 깨닫는다.
내가 바라본 것은 노을이 아니었다
무너져내리는 향기의 필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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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자작시
노을
전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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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57
24.11.08 11:02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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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가슴속에는
노을을 가지고 사는데
살아가면서 가장 아름답고
붉게 물들인 노을을 느낄 때가
있지요
그때는 울컥해서 눈앞이 먹먹해집니다
행복한 밤 되세요
다 내어주고서도 거듭 재차 다시 분만해
노을이 되는 해는 그대로도 바다의 귀물인데?
그런 바다와 자연을 빌어 이렇게 멋진 시를
그릴 수 있는 시인은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요
좋은 시 줄감하고 갑니다